2024년 제45차 한국혈전지혈학회 추계 학술대회 ②2024년 11월 22일(금) ~23일(토) /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2. 혈우병 치료를 위한 새로운 치료제 - 한승민 교수
여러 가지 새로운 혈우병 치료제 중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반감기 연장 인자 제제(EHL; extended half-life factor agents)로는 efanesoctocog alfa를 소개하겠다. Emicizumab과 유사한 이중 특이 항체(bispecific Ab)인 Mim8, rebalancing agent로는 anti-thrombin III 생성을 억제하는 iRNA인 fitusiran과 anti-TFPI inhibitor인 concizumab, marstacimab을 소개하겠다. 이 외에도 오늘의 주제는 아니지만 현재 시판 되고 있는 유전자 치료제가 3가지 있는데 이들도 혈우병 분야의 새로운 치료에 속한다.
반감기 연장 인자 제제 Efanesoctocog alfa는 FVlll 중 B domain을 잘라낸 나머지 부분을 가지고 있는 약물이다. 반감기 연장을 위한 XTEN 단백질을 가지고 있으며 Fc fusion까지 가지고 있어서 반감기를 더욱 연장시켰다. 특히, von Willebrand factor의 D’과 D3 domain까지 가지고 있다. FVlll은 von Willebrand factor와 결합하여 빠르게 대사되므로 기존의 FVlll 제제의 반감기는 20시간 이상으로 연장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efanesoctocog alfa는 스스로 가지고 있는 D’D3 domain으로 인해 체내의 von Willebrand factor와 결합하지 않는 구조로 개발되었으므로 기존 제제보다 반감기를 유의하게 연장시킬 수 있었다(Am J Hematol, 2021, NEJM, 2020).
12세 이상의 청소년 및 성인 혈우병 A 환자에서 efanesoctocog alfa의 유효성을 평가한 3상 연구를 먼저 살펴보겠다(NEJM, 2023). 1상 연구에서의 Efanesoctocog alfa의 PK profile을 보면, 반감기가 약 47시간이다. efanesoctocog alfa 50 IU/kg를 매 주 투여하는데, 투여 3일 후에도 거의 60% 이상의 환자들이 mean FVlll activity를 보였다. 7일 후에도 10% 내외의 활성을 보였다. Trough level인 10% 이상으로 유지되므로 주 1회 투여로 대부분의 환자들이 상당히 높은 수준의 응고 인자 활성을 유지함을 알 수 있었다. 이후 3상 연구에서 연구 피험자들은 52주까지 efanesoctocog alfa를 매주 투여하는 A군과 26주까지 on-demand로 투여하고 52주까지는 매주 투여하는 B군으로 무작위 배정되었다. 연구 결과, A 군의 ABR이 상당히 감소하였고 65%의 환자들이 zero bleeding까지 조절되었다. 기존 예방 요법 시 ABR이 2.96에서 efanesoctocog alfa 예방 요법 후 0.69로 감소하였고 A군 및 B 군 모두 자발성 출혈이 전혀 발생하지 않은 비율이 약 80%였다. 또한 양 군 모두 efanesoctocog alfa 투여 후 삶의 질이 향상되었고 통증도 감소하였다. 이상반응 분석 결과, 혈전증은 발생하지 않았다.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efanesoctocog alfa의 유효성을 평가한 3상 임상 연구도 2024년 NEJM에 발표되었다. 소아는 성인보다 대사가 빠르므로 efanesoctocog alfa의 반감기도 성인보다 소아에서 40시간으로 짧다. 하지만 소아에서도 투여 3일 후까지 FVlll의 trough level이 30~40%로 유지되며 7일 후에는 5~10%로 감소하는 높은 tough level을 보여주고 있다. 소아 환자에서도 efanesoctocog alfa 투여 후 ABR이 거의 0에 가까울 정도로 감소하였다. 다시 한번 약동학적 데이터를 정리해보면 성인의 mean trough level은 거의 20%에 가깝게 나온다. 1~6세 소아 환자에서는 7% 정도되고 6~12세 소아에서는 10%에 가깝다(Trough level이 10% 이상으로 유지되는 기간이 성인은 일주일 이상이고 소아 환자도 일주일 가까이 되므로 현재까지 나온 약제 중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FVlll 제제라고 생각된다.
미국에서는 efanesoctocog alfa가 시판 중이므로 약제 투약 중 출혈이 생기거나 수술 상황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마련되고 있다. efanesoctocog alfa 예방 요법 중 출혈이 발생하더라도 이 약의 반감기가 길고 trough level이 높게 유지되므로 약을 투약한 직후에는 일단 기다려보고 2~3일 정도의 간격으로 출혈을 조절하도록 되어 있다. On-demand로 투여하던 환자들도 마찬가지로 출혈이 발생하더라도 50 IU/kg로 투여하고, 그 다음 투여는 2~3일 정도 기다린 후 30~50 IU/kg를 투여할 수 있다. 이러한 투여 방법은 수술 환자에서도 동일하다(Drugs Ther Perspect, 2024).
새로운 이중 특이 항체 새로운 이중 특이 항체인 Mim 8을 소개한다. 이 약은 emicizumab과 마찬가지로 FX, FIXa와 함께 결합하는 이중 특이 항체로서, 3상 연구 결과가 2024 ISTH에서 발표되었다. FRONTIER2 연구를 살펴보자. 기존에 예방 요법을 하지 않고 on-demand로 치료 중인 환자들을 on-demand을 유지하는 군, Mim8을 주 1회 투여하는 군 또는 월 1회 투여하는 군으로 무작위 배정하였다. 응고 인자 예방 요법을 하던 환자들은 Mim8 주 1회 투여군 또는 월 1회 투여군으로 무작위 배정하였다. Mim8은 loading dose를 단회 투여하고 이후에는 유지 용량으로 투여하였다.
이 연구에는 남성 환자뿐만 아니라 여성 환자도 소수이지만 포함되어 있었으며 중증 혈우병 외에도 중등도 혈우병 환자도 포함되어 있었다. On-demand로 치료 중이던 환자군에는 항체 환자가 45% 가량 포함되어 있었다. 연구 결과, on-demand로 치료하던 환자 중 on-demand를 유지하는 환자에 비해 Mim8을 격주 또는 격월로 투여한 환자의 ABR은 거의 0에 가까울 정도로 현저하게 감소하였다. (그림 2) Mim8을 투여한 일부 환자에서 외상성 출혈이나 관절 출혈이 발생하였으나 격주 투여군의 85.7%, 격월 투여군의 95%는 zero bleeding까지 조절되었다. 참고로 on-demand를 유지한 환자 중에는 zero bleeding에 해당하는 환자가 없었다. 기존에 응고 인자 예방 요법을 하던 환자에서도 Mim8 투여 후 ABR이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격주 투여군의 ABR은 4.83에서 2.51로(p=0.0406), 격월 투여군은 3.10에서 1.78로(p=0.0066)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따라서 기존 응고인자로 예방요법을 진행하던 환자들이 Mim8예방요법으로 교체한 후 추가적인 ABR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임상 시험 도중 출혈이 발생한 환자들이 있었으나 대부분 추가적인 FVlll 투여로 출혈이 잘 조절되었고, 격주 또는 격월 투여 양군 전체 환자에서 zero bleeding은 60% 이상이었다. 혈전색전증(thromboembolism)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약물 투여를 중단해야 하는 이상반응은 3건 보고되었다. 3건에는 뇌신경 마비, 관상동맥 질환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주사 부위 자극(injection site reaction)이 10% 정도 보고되었으며, 약물에 대한 중화 항체(neutralizing Ab)는 발생하지 않았다. Mim8은 기존에 출시가 되어 있는 emicizumab (헴리브라)와 비슷한 작용을 가지면서 지혈효과가 조금 더 높은 약제로 앞으로 출시가 기대되는 약제로 제안되고 있다.
Rebalancing Agents 1) Fiturisan 기존의 혈우병 치료 전략은 부족한 응고 인자를 보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rebalancing agent는 과응고를 조절하는 과응고 방지 인자들을 덜어냄으로써 혈액 응고를 촉진시키는 작용을 한다. 대표적인 rebalancing agent로는 anti-thrombin lll(AT3)를 억제하는 fitusiran이 있다. 이 약은 간에서 AT3의 합성을 억제하는 siRNA 제제이다. 중증 혈우병 환자이지만 AT3가 결핍된 환자는 출혈이 적은 mild phenotype로 보고가 되었다. 이에 착안하여 AT3 합성을 저해하는 fitusiran이 개발되었다.
비항체 환자에 대한 3상 연구인 ATLAS-A/B 연구, 항체 환자에 대한 ATLAS-INH 연구, 기존의 예방 요법을 하는 환자에 대한 ATLAS-PPX 연구가 진행되었다. 예방 요법을 하지 않고 on-demand로 치료하던 환자를 대상으로 한 ATLAS-A/B와 ATLAS-INH 연구에서 fitusiran 투여 후 ABR은 현저하게 감소하였다(Lancet, 2023, Lancet Haematol, 2023).
기존 예방요법을 시행하고 있던 환자를 대상으로 했으므로 어떻게 보면 이는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가장 약제의 효과를 평가하기 좋은 ATLAS-PPX 연구는 기존에 예방 요법을 하던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총 80명의 환자가 등록되었다. 이 연구는 혈전증 등으로 인해 연구가 잠시 중단되었다가 다시 진행되었고, 최종적으로 65명의 결과를 분석하였다. 65명 중 항체 환자는 19명, 비항체 환자는 46명이었다. 환자들의 AT3 level은 fitusiran 투여 후 유의하게 감소하였고 그에 비례하여 thrombogenicity는 증가하였다. Fitusiran 투여 후 자발성 출혈, 관절 출혈을 비롯한 모든 출혈 발생률이 유의하게 감소하였고 BPA를 투여하던 항체 환자에서도 ABR이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또한 전체 환자의 2/3 정도는 zero bleeding까지 조절되었다. 이처럼 약제의 좋은 효과가 확인되었으나 이 약은 간에서 작용하는 약물이므로 ALT/AST의 상승이나 담낭염(cholecystitis) 등이 부작용으로 나타났으며 혈전증도 2명의 환자에서 발생하였다. 한 명은 중증 혈전증이었고 다른 한 명은 안구 모세혈관에 혈전증이 생겼다. 2건 모두 약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고, 2명 모두 AT3 level이 상당히 낮은 상태였다고 한다(Blood, 2024).
ATLAS-PPX 연구는 이와 같이 연구 과정에서 ALT, AST 상승, 담낭염, 혈전증 등이 발생하였기 때문에 약물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약물의 용량을 조절해야 했다. 이후 연구부터는 AT3 level을 보면서 fitusiran의 용량을 조절하면서 진행되었다(revised AT-dose based regimen).
처음에는 매월 80mg 투여로 시작하였으나 용량 조정 이후에는 2개월마다 50mg 투여하는 용법으로 약제를 시작하게 된다. 이후 AT3 level 15~35%로 유지되는 fitusiran 용량을 찾고 AT3 level을 보면서 투여 간격과 용량을 환자 마다 다르게 조절하도록 하였다. 약제는 80mg을 매달 맞는 환자에서부터 20mg을 2달에 한번 맞는 용법까지 (20,50,80mg을 매달~2달에 한번 투약 사이에서) 조절하게 된다.
현재 fitusiran의 3상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인데, 이와 같은 용량 조절 후 전체적인 ABR은 약간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AT3는 다소 상승하는 경향과 맞물려 있다. 그에 비해 ALT/AST 상승이나 혈전증과 같은 이상반응도 감소하였다. 연장 연구에서 혈전증은 4건 발생하였다. 1건은 여러 위험 인자를 동반하고 있는 항체 환자에서 발생한 뇌 경색(cerebral infarction)이었다.
다른 1건 역시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는 환자에서 발생한 색전성 뇌졸중(embolic stroke)이었는데, 약물 중단 5개월 후 발생했기 때문에 약물과의 인과 관계가 명확하지 않다. 나머지 2건은 수술 후 발생한 정맥 혈전증(venous thrombosis)이었는데, 2건은 추가 약제 투여 이력이 많은 환자에서 발생하였다. Fitusiran을 투여할 때 BPA나 응고 인자를 추가적으로 투여하면 혈전증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기에, 이 부분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2) Anti-TFPI agent (Marstacimab, Concizumab) TFPI는 과응고를 조절하는 인자이며 이를 억제하는 약물이 혈우병 치료제로 개발되었다. 현재 미국에서 올해 10월에 FDA허가를 받은 Marstacimab이라는 약제에 대해 먼저 간략하게 이야기하면, 아직 논문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2023년 미국혈액학회에서 3상 임상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이때 기존 예방요법을 하지 않던 환자와 비교하였을 때에는 ABR이 38회에서 3.86회로 감소하였으며, 기존 예방요법 진행 중인 환자와 비교하였을 때에는 ABR이 7.85회에서 2.27회로 감소함이 확인되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현재 항체가 없는 혈우병 A, B 환자에서 허가가 되었으며 주 1회 피하로 주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concizumab도 같은 기전을 가진 약제로 매일 투약하는 피하약제로 매일 투약한다는 불편함이 있을 수 있지만 그만큼 투약 기구가 간편하게 되어있으며, 약동학적인 안정성이 높다는 점이 장점인 약제이다. 3상 연구인 explorer7 연구를 간략히 살펴보겠다(NEJM, 2023). 이 연구는 항체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예방 요법을 하지 않던 환자에게 concizumab으로 교체하는 군, 임상 연구에 참여하면서 바로 concizumab 예방 요법을 하는 군으로 배정되었다. concizumab은 0.2mg/kg로 시작하여 혈중 농도를 토대로 유지 용량은 적절히 조절하였다. 연구 결과, 예방 요법을 하지 않는 환자에 비해 concizumab 예방 요법군의 63.6%는 zero bleeding 이었으며, primary endpoint로 분석한 자발성 출혈 또는 외상성 출혈은 예방 요법을 하지 않은 군에 비해 concizumab 예방 요법군에서 유의하게 감소하였다(p<0.001). concizumab 군에서 신장 경색(renal infarction)이 1건 보고되었고 주사 부위 홍반이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였으나 발생률이 그리 높지는 않았다.
explorer8 연구는 비항체 환자에서 예방 요법을 하지 않은 군과 concizumab 예방 요법군을 비교하였다(ISTH, 2023). 예상대로 예방 요법을 하지 않은 군에 비해 concizumab 예방 요법군의 ABR이 크게 감소하였다. 그러나 연구 참여 이전에 다른 약물로 예방 요법을 하던 환자들은 concizumab으로 교체한 후 mean ABR이 다소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출혈이 많았던 아웃라이어들로 인해 mean ABR 개선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rebalancing agent들은 혈우병 A, B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항체 유무와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피하투약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약제의 효과를 잘 활용하면서 혈전 등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방향에 대한 발표와 연구를 지속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오늘 다룬 약제 외에 혈우병 유전자 치료는 AAV vector를 이용한 gene transferring therapy이며, 해외에는 이미 상용화된 약제가 출시되어 환자 치료에 쓰이고 있다. 이처럼 앞으로 더 많은 약물들이 출시될 예정이다. 모든 혈우병 환자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말할 수 있는 약물은 없다. 새로운 약물의 장점과 단점을 잘 파악하여 각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약물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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