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의 약물요법
당뇨병환자를 진료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여야 할 사항이 환자가 대사증후군을 가지고 있는지, 가지고 있으면 어떤 요소를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대사증후군 유무에 따라 환자에게 사용하는 약물 선택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또한 병의 진행에 따라 중간평가를 시행하여 치료방법의 변화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개발된 약물 사용으로 대부분의 제2형 당뇨병환자에게 거의 정상 수준의 혈당 조절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최근 당뇨병 치료법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은 아래 몇 가지 사실들을 근거로 하는데, 이로 인하여 기존의 접근 방법, 치료법과는 다른 새로운 paradigm shift가 생기고 있다.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전향적 연구 결과 ◎제2형 당뇨병은 서서히 진행하는 질환이다 ◎혈당, 혈압, 이상지혈증 조절 ◎공복혈당과 식후혈당 조절의 분리 ◎새로운 경구혈당강하제와 인슐린의 개발 ◎경구혈당강하제끼리 또는 경구혈당강하제와 인슐린과의 병용요법 ◎경구혈당강하제와 심혈관질환과의 관계 고려 ◎초기에 인슐린 치료를 포함한 보다 더 적극적인 치료의 필요성
1. 혈당 조절의 목표 당뇨병환자의 혈당 조절 목표를 어느 정도에 둘 것인가에 대해서는 기존에 이루어진 대규모 연구결과를 참조할 수 있다. 우선 1990년대에 이루어진 제1형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한 diabetes control and complications trial(DCCT)이나 제2형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한 united kingdom prospective diabetes study(UKPDS) 모두 hba1c 농도를 7%에 맞추려고 노력하였는데 만성합병증을 완전히 예방하지는 못했지만 감소효과를 보여주었다.
혈당 조절의 목표를 결정할 때 고려하여야 할 다른 한 가지는 당뇨병성 만성합병증이 발생하는 혈당의 역치인데, DCCT나 UKPDS 두 연구 모두 특정 역치 이상에서 만성합병증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혈당 조절 정도와 합병증 발생과는 연속적인 상관관계를 나타내므로 혈당을 조절하면 할수록 합병증 발생의 위험성이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당뇨병환자의 혈당 조절 목표는 가능하면 정상 혈당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환자의 나이나 기대 여명을 고려하여야 한다.
현재 미국당뇨병학회는 당화혈색소를 7% 미만으로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유럽당뇨병학회는 6.5% 미만을 권고하고 있다. 어느 경우든 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하여야 하며, 환자의 나이나 치료에 대한 동기 부여 등을 같이 생각하도록 한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정상 혈당에 가깝게 유지하면 할수록 만성합병증의 위험성은 줄어들게 된다.
2. 공복고혈당과 식후고혈당 공복혈당은 주로 간의 포도당 생산에 의해 결정된다. 공복시 혈장 포도당 농도가 감소하면서 인슐린 농도도 같이 감소하는데 이로 인해 말초 지방조직의 지방분해, 근육 조직에서의 단백질 분해가 생기고 간에서 이를 이용하여 포도당을 생성하게 된다. 이렇게 생성된 포도당은 인슐린과는 무관하게 신경조직에서 쓰이게 된다. 정상적으로는 포도당 생산과 이용이 같게끔 인슐린 농도가 유지되지만, 인슐린의 절대적, 또는 상대적 결핍이 있을 경우 포도당 생산이 포도당 이용보다 더욱 많아서 공복고혈당을 일으키게 된다.
식후혈당은 초기에는 식후 간의 포도당 생산 억제에 의해 결정되며, 시간이 흐르면서 간과 근육에서의 포도당 섭취의 의해 좌우된다. 포도당 섭취는 간의 포도당 생산을 억제하는 정도보다 많은 양의 인슐린을 필요로 하므로 식후 인슐린 분비의 양적, 질적 양상과 밀접한 관계를 나타내며, 근육에서의 인슐린 감수성과도 관계가 깊다.
식후고혈당은 공복고혈당이 생기기 수년전부터 생기므로 당불내인성의 초기 단계에 나타나게 되며, 공복고혈당 및 식후고혈당이 당화혈색소에 미치는 영향은 혈당 조절 정도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혈당이 높을 경우에는 공복혈당이, 어느 정도 조절이 되는 경우에는 식후혈당이 당화혈색소에 더욱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일부 연구에서는 당뇨병성 만성합병증 발생에 있어 공복고혈당과 식후고혈당이 미치는 기전 및 영향의 정도가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식후고혈당의 경우 대혈관합병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되어 있다. 당뇨병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도 그 주된 작용이 공복혈당, 또는 식후혈당을 조절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으나, 어느 경우든 정상 혈당에 가깝게 조절하려면 공복, 식후혈당 모두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3. 제2형 당뇨병의 병기 제2형 당뇨병은 췌장 베타-세포의 점진적인 소실로 인한 말기 단계이다. 대부분의 환자의 경우 가장 초기 단계는 인슐린저항성의 발현인데, 이를 보상하기 위하여 인슐린 분비량이 늘어나고, 고인슐린혈증이 나타난다. 그러나 일부 환자의 경우 인슐린분비능이 감소하여 당불내인성, 식후고혈당, 공복고혈당 단계를 거쳐 최후에는 인슐린 분비가 고갈되어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단계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치료적인 측면에서도 인슐린저항성 개선제는 초기 단계부터 사용할 수 있으며, 인슐린분비촉진제는 초기 단계에, 그리고 인슐린분비능이 고갈되면 인슐린 치료를 고려하도록 한다.
4. 경구혈당강하제의 약리작용과 단독요법 1) 인슐린분비촉진제 ① 작용기전 인슐린분비촉진제의 작용기전은 췌장 베타세포의 원형질막에 있는 atp-dependent katp CHAnnel을 닫는 것이다. atp-dependent katp CHAnnel은 kir-6.2 아단위와 sur-1 아단위,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sur-1 아단위는 설폰요소제의 결합 부위로서 설폰요소제가 결합하게 되면 k CHAnnel이 닫히게 되고 인접한 원형질막의 탈분극을 유도하여 전압-의존성 칼슘 CHAnnel이 열리고 세포내 칼슘 유입으로 인하여 인슐린분비 과립의 이동과 세포외방출이 일어나게 된다. 모든 설폰요소제 또는 (repa-, nate-)glinide 계열의 인슐린분비촉진제는 sur-1에 결합하여 작용을 나타내는데 약리작용의 차이는 개개 약물의 약물동태학, sur-1 아단위 결합의 친화성, 동태학에 기인한다.
② 약리작용 인슐린분비촉진제는 췌장 베타세포의 인슐린분비능이 어느 정도 있을 경우에만 효과를 나타내는데, 그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들과 각 제제의 특징은 표 1, 표 2와 같다. 인슐린분비촉진제를 처방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여야 할 사항은 작용발현의 시작시간, 지속시간, 혈당 농도에 따른 작용 정도와 katp CHAnnel이 있는 다른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한 부작용이다. 인슐린분비촉진제의 가장 커다란 부작용은 저혈당증과 체중 증가인데, 모두 생리적인 인슐린 분비를 재현하지 못해서 생긴다. katp CHAnnel은 뇌, 심장근육, 혈관평활근에도 존재하는데 뇌의 sur 아단위는 췌장 베타세포와 동일한 반면(sur-1), 심장근육이나 혈관평활근의 sur 아단위는 각각 sur-2a, sur-2b로 췌장과 다르다. 인슐린분비촉진제의 sur 아단위 동형(isoform)과의 상호작용이 각 제제마다 다르므로 임상적인 부작용의 발현 양상도 다른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표 1. 인슐린분비촉진제의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
표 2. 인슐린분비촉진제의 특징
③ 개별 제제 ◎설폰요소제 설폰요소제는 50년 이상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어 왔는데 UKPDS 결과, glimepiride 같은 새로운 설폰요소제의 개발, 허혈에 대한 심근, 혈관 반응에 미치는 영향 등의 새로운 사실들이 최근 들어 밝혀지고 있다. 설폰요소제는 제2형 당뇨병환자에게 특징적으로 관찰되는 초기 인슐린분비 결함은 개선시키지 못하며 주된 작용은 후기 인슐린분비를 촉진시키는 것이므로 식후 후기나 공복시 저혈당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설폰요소제는 인슐린생합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베타세포에 대해 cytotropic effect가 있거나 베타세포의 exhaustion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없다.
· glibenclamide 혈당감소 효과는 다른 설폰요소제와 비슷한 정도이지만 저혈당증, 체중 증가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고, katp CHAnnel 특이성이 없다. UKPDS 결과 새롭게 발병한 제2형 당뇨병환자에게 사용시 처음 2년간은 혈당 조절 효과가 있었으나 점점 효과가 감소하여 4~5년 후에는 효과가 소실되었다.
· glipizide glipizide는 흡수가 빠르며 생체이용률이 높다. 경증의 신부전증은 배설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하루 1~2회 복용토록 한다. 혈당강하 효과는 glibenclamide와 유사하지만 대사가 빠르므로 저혈당증의 위험도는 낮다. 음식 섭취시 흡수가 지연될 수 있으므로 공복에 복용시키도록 한다.
· glimepiride glimepiride는 가장 최근에 개발된 설폰요소제로서 베타세포의 katp CHAnnel 선택성이 높다. 또한 glibenclamide에 비해 katp CHAnnel과의 결합, 해리가 빨라서 인슐린 분비가 신속하게 일어나고 작용시간이 짧다. glimepiride 역시 초기 인슐린 분ㅂ를 회복시키지는 못하며, 후기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고 인슐린저항성을 일부 개선시키는 효과가 보고 되어 있다. 하루 일회 복용토록 하며 저혈당증의 빈도는 glibenclamide보다는 적고 glipizide와 비슷하다.
·repaglinide repaglinide는 비설폰요소제인 메글리티나이드 계열의 인슐린분비촉진제이다. 작용기전은 설폰요소제와 약간 다른데, 설폰요소제 결합부위와는 다른 sur-1 아단위에 결합하여 katp CHAnnel을 닫으며 인슐린 분비과립의 세포외방출을 촉진시키지는 않는다. 흡수가 신속하고 katp CHAnnel과의 상호작용이 빨라서 설폰요소제보다 신속하게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작용시간이 짧다. 따라서 매식사시 복용토록 하며, 식사를 거르거나 늦출 경우 약물투여도 따라서 거르거나 늦추도록 한다. 하루 여러 번 복용해야 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식후 또는 공복시 저혈당의 발현빈도가 낮다. 주로 간에서 대사되므로 간기능장애가 있는 환자는 용량을 줄이도록 하며, 경도의 신기능장애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다.
·nateglinide nateglinide는 d-phenylalanine 유도체로서 비설폰요소제 계열이지만 sur-1 아단위와 결합한다. 식전 복용시 흡수속도가 빠르며 신속한 대사과정을 거친다. 식후 복용할 경우 흡수속도가 느려진다. 신속한 작용 때문에 식후 고혈당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크며, 매식전 복용하도록 한다.
④ 인슐린분비촉진제의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 1970년대에 이루어진 대규모 연구결과 설폰요소제의 사용이 심혈관계 사망률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이후 이에 대한 확실한 결론은 나와 있지 않은 상태이다. 1980년대 katp CHAnnel이 췌장 베타세포뿐 아니라 심장근육과 혈관평활근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ischemic preconditioning'이라는 자가보호 기전이 알려졌는데, 짧은 기간동안의 반복되는 허혈이 추후 발생하는 심하고 장기간동안의 허혈로부터 심근을 보호한다는 개념이다. ischemic preconditioning에 관여하는 기전중 하나가 katp CHAnnel이 열리는 것인데, 대부분의 기존 설폰요소제들은 katp CHAnnel을 닫는 작용을 하므로 췌장 조직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경우 ischemic preconditioning이라는 자기보호 기전을 상쇄시키는 역할을 하고 따라서 심혈관계 사망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최근 개발된 glimepiride나 글리나이드 계열의 인슐린분비촉진제는 췌장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보고가 있으나 아직까지 확실하지는 않다.
2) 인슐린감작제
① 메트포르민
·작용기전 메트포르민은 1960년대 이후 제2형 당뇨병 치료에 널리 사용되어 오고 있으나 아직까지 정확한 작용기전이 밝혀져 있지는 않다. 메트포르민을 복용중인 환자는 흔히 입맛의 변화 및 식용부진을 호소하며, 주로 지방조직의 감소로 인한 평균 2~3 kg의 체중 감소가 있다.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지방조직의 감소는 피하지방보다 내장지방의 감소 폭이 더욱 크다. 현재 추정하고 있는 작용 기전은 말초 근육에서의 포도당 섭취를 늘리고 간의 당원 분해를 억제하는 것이다.
·약물동태학과 대사 메트포르민은 소장에서 서서히 흡수되며 공복에 복용시 50~60% 정도의 생체이용률을 나타낸다. 용량이 증가할수록 흡수율은 감소하며, 음식과 함께 복용하게 되면 흡수가 늦어지고 흡수율이 낮아진다. 복용 후 1~2 시간 후에 최고 농도에 이르며 1.5~4.9 시간의 반감기를 가지고 대사과정 없이 주로 신장을 통하여 12 시간 이내에 배설된다. 하루 1,750~2,000 mg 투여로 최대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위장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식사와 함께 하루 2~3 회 복용토록 한다. 최근에는 서방형 제제가 개발되어 사용 중이며 조만간 국내에도 소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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