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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교협 “의대 쏠림은 국가 미래를 가두는 감옥”

“2027학년도 의대정원 결정 중단하고 과학적 인력수급 모델 재설계해야”

윤병기 기자 yoon70@whosaeng.com | 기사입력 2026/01/13 [09:50]

전의교협 “의대 쏠림은 국가 미래를 가두는 감옥”

“2027학년도 의대정원 결정 중단하고 과학적 인력수급 모델 재설계해야”

윤병기 기자 | 입력 : 2026/01/13 [09:50]

【후생신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이하 전의교협)가 최근 확산되고 있는 ‘의대 쏠림 현상’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며,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정부와 국민에게 촉구했다.

 

전의교협은 13일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이 ‘의대 쏠림’이라는 집단적 열병을 앓고 있다”며 “유치원생부터 의대 입학을 목표로 하는 비정상적인 풍경은 국가의 미래를 좀먹는 자해 행위”라고 지적했다.

 

교수들은 정부가 제시하는 의사 부족 통계가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AI와 로보틱스 기술은 이미 의료 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으며, 자율주행 기술 확산으로 교통사고 외상 수요는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 늘려놓은 의대생들이 의료 현장에 나올 10년 뒤에는 기술 발전으로 인해 유휴 인력이 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전의교협은 대한민국의 경쟁력은 연구와 사유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자원 빈국인 한국이 세계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과학기술 연구 인재와 인문학적 성찰 능력이었다는 것이다. 교수들은 “미래 모빌리티, 로봇 과학, 인공지능 시대를 성찰하는 인문학 분야로 인재가 향해야 국가의 존립이 가능하다”며 “지금 아이들이 가야 할 곳은 좁은 진료실이 아니라 세계를 선도할 연구 현장”이라고 밝혔다.

 

학부모를 향한 호소도 이어졌다. 전의교협은 “아이들에게 의대라는 ‘안전해 보이는 감옥’을 강요하지 말아 달라”며 “과거 정부가 강조했던 의사 고소득의 환상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 앞에서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가치와 철학적 사고를 키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대 교육 현장의 붕괴 가능성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전의교협은 “현재 전국 의과대학은 24·25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더블링’ 사태로 심각한 부담을 겪고 있다”며 “2027년부터는 해부학 실습조차 어려운 교육 불능 상태가 예상되고, 2029학년도에는 환자를 직접 보지 못한 참관 위주의 실습만 가능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수들은 충분한 병상과 교육 인프라 없이 추진되는 의대 정원 확대가 결국 의료의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향후 논의가 예상되는 2027학년도 의대 입학정원 결정에 대해 “국가의 인적 자원을 한곳에 몰아넣고 고사시키는 비극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전의교협은 공공의대 신설과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역시 “인구 감소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중복·과잉 투자”라고 평가했다.

 

전의교협은 “과학자가 기술을 개발하고, 철학자가 가치를 사유하며, 의사가 환자를 돌보는 인적 자원의 선순환이 무너질 경우 대한민국은 소멸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며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7학년도 의대 입학정원 확정 계획을 중단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과학적 인력 수급 모델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교수들은 “학자로서의 양심을 걸고 호소한다”며 “우리 아이들을 의대라는 좁은 틀에 가두지 말고, 대한민국이 다시 기술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연구소와 과학 현장으로 인재가 나아갈 수 있는 토양을 먼저 만들어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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