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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④

2025 Special Articles for PRIMARY CARE PHYSICIAN

후생신보 admin@whosaeng.com | 기사입력 2026/01/13 [09:21]

우울증 ④

2025 Special Articles for PRIMARY CARE PHYSICIAN

후생신보 | 입력 : 2026/01/13 [09:21]

1. 노년기 정신약물치료의 기본원칙 - 성형모 교수(순천향의대)  

2. 노년기 우울증의 특징과 치료에서 유의점 - 서정석 교수(중앙의대)  

3. 노년기 양극성장애의 특징과 치료 전략 - 박성용 부장(계요병원)  

4. 노년기 수면장애,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 - 장세헌 부장(봉생기념병원)  

5. 노년기 불안장애 및 초조 증상의 이해 및 치료적 접근 - 윤성훈 교수(원광의대)  

6. 우울증의 맞춤 치료 - 김문두 교수(제주의대)

  

 

4. 노년기 수면장애,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 - 장세헌 부장

 

▲ 장세헌 (봉생기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수면의 질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다. 나이가 들수록 “밤에 자주 깨요”, “자다가 새벽에 깼는데 다시 잠들 수가 없어요”, “아침부터 피곤해요” 등의 호소가 흔해진다. 실제로 65세 이상 인구의 40~70%는 만성적인 수면 문제를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수면장애는 단순한 생활 불편을 넘어 삶의 전반적인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수면 부족은 주간 졸림과 피로를 유발하고, 이는 신체 활동 감소와 낙상의 위험 증가, 우울증 발병, 인지기능 저하, 사회적 고립, 심지어 사망률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경우 노인의 수면 문제는 ‘그 나이쯤 되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면서 방치되기 쉽고, 치료의 필요성조차 인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노화에 따라 나타나는 수면 변화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수면의 총 지속 시간이 줄고, 깊은 수면(느린 파동 수면, slow-wave sleep)은 감소하며, 수면 중 자주 깨는 각성(arousal)의 빈도는 증가한다. 특히 밤새 한두 번 깼던 과거와 달리, 노년기에는 시간당 평균 20~30회까지도 무의식적인 각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로 인해 수면은 단편적이고 얕아지며, 수면의 질적 만족도가 저하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잠들기 어려운 ‘초기 불면’, 자주 깨는 ‘수면 유지 곤란’, 새벽에 너무 일찍 깨어버리는 ‘조기 각성’ 등이 있다.

 

또한 이러한 수면 구조 변화는 주간에도 영향을 미쳐, 노인들이 낮 동안 졸림이나 무기력함을 자주 느끼게 만들며, 이는 다시 수면-각성 리듬의 악순환을 초래한다. 낮잠이 길어지고 밤잠이 줄어드는 패턴이 반복되면 생체 리듬은 더욱 불안정해지고, 전반적인 신체적·정신적 기능은 더 악화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반드시 ‘정상 노화’의 일부로만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 실제로는 다양한 병적 요인들이 수면장애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키고 있으며, 이를 조기에 평가하고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강한 노화를 위해서는 수면 역시 ‘관리해야 할 건강 영역’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노년기 수면장애의 원인은 단순하지 않으며,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면의 질을 저하시키는 요인은 크게 정신과적 질환, 신체 질환, 약물의 영향, 그리고 일차적 수면장애로 나눌 수 있으며, 이들 각각은 독립적으로 혹은 상호작용을 통해 수면장애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우선, 정신건강의 문제는 노년기 수면장애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이다. 대표적으로 우울증은 수면 개시뿐만 아니라 수면 유지에도 영향을 주며, 특히 새벽에 일찍 눈을 뜨는 조기 각성(early morning awakening)은 노인 우울증에서 흔히 나타나는 양상이다. 불안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잠들기 어려운 초기 불면(insomnia onset delay)과 함께 자주 깨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수면-각성 주기가 구조적으로 파괴되면서 주야 리듬이 뒤바뀌는 현상이 흔히 관찰된다. 조현병이나 양극성장애 역시 수면의 양과 질에 영향을 주며, 특히 조증이나 혼돈 상태에서는 야간 수면이 급격히 감소하거나 완전히 소실되기도 한다.

 

신체적인 요인들도 수면장애의 주요한 원인이다. 만성 통증을 유발하는 관절염, 근골격계 질환은 수면 중 뒤척임과 각성의 원인이 되며, 심부전 환자의 야간 호흡곤란(paroxysmal nocturnal dyspnea),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위식도 역류(GERD) 역시 수면의 단절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야뇨증은 수면을 자주 중단시키며, 전립선 비대증이나 당뇨병, 심장질환과 동반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신체적 불편감은 수면의 단편화(fragmentation)를 유발하고, 결국 주간 피로와 무기력, 인지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약물 또한 중요한 수면장애 유발 요인이다. 노인들은 다약제 복용(polypharmacy)의 위험에 놓여 있으며, 항우울제(SSRI, SNRI), 베타차단제, 기관지확장제(예: 테오필린), 이뇨제 등은 수면의 구조와 리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뇨제를 늦은 시간에 복용할 경우 야간 배뇨로 인해 수면이 반복적으로 중단되며, 베타차단제는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여 수면 개시를 방해할 수 있다. 약물 복용 시간, 용량, 약물 간 상호작용을 고려한 정밀한 약물조정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노인에서 흔히 동반되는 일차 수면장애들도 무시할 수 없다. 만성 불면증은 대표적인 노인 수면 문제이며, 수면무호흡증(OSA)은 남성, 비만, 심혈관질환 환자에서 흔하며 야간 저산소증과 함께 주간 졸림을 유발한다. 하지불안증후군(RLS)은 다리의 불쾌감과 움직임 충동으로 인해 수면을 방해하며, 렘수면행동장애(RBD)는 꿈의 내용을 행동으로 재현하여 자타해 위험이 있는 경우다. 또한 수면-각성 위상장애, 특히 조기 수면-조기 각성 패턴은 노인에서 자주 나타나는 일차 수면리듬 장애다.

 

이러한 다양한 원인들은 흔히 단독이기보다는 중첩되어 나타난다. 예를 들어, 만성 통증을 앓는 우울증 환자가 여러 약물을 복용하면서 수면무호흡증까지 동반하고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노년기 수면장애는 개별 요인만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다면적인 평가와 통합적 접근을 통해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단순한 불면 해결을 넘어 전반적인 노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전제조건이 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철저한 병력 청취와 수면 이력의 체계적인 파악이 선행되어야 한다. 단순히 ‘잠을 잘 못 잔다’는 호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환자가 겪는 수면 문제의 구체적인 양상, 발생 시점, 지속 기간, 빈도, 악화 및 완화 요인,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자세히 문진해야 한다. 또한 수면의 어려움이 심리적 요인, 신체적 질환, 환경적 요인, 약물 복용 등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때 수면일지를 최소 2주 이상 작성하게 하여 실제 취침 시간, 잠드는 시간, 중간에 깨는 횟수, 기상 시간, 낮잠 여부 등을 기록하면 보다 구체적인 수면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 수면 파트너나 보호자의 관찰 정보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수면 중 이상행동, 코골이, 무호흡, 주기적인 사지 움직임 등은 환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수면장애를 시사할 수 있으며, 이는 진단의 중요한 단서가 된다.

 

객관적인 평가 도구도 병행되어야 한다. Pittsburgh Sleep Quality Index(PSQI)는 최근 한 달간의 수면 질을 평가하며, Insomnia Severity Index(ISI)는 불면증의 심각도를 정량화하는 데 유용하다. Epworth Sleepiness Scale(ESS)은 주간 졸림 정도를 측정하며, 주간 기능 손상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필요한 경우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 PSG)를 시행해 수면 구조, 수면 무호흡 지수(AHI), 산소포화도, 주기성 사지운동 등 정밀한 수면 생리 지표를 평가할 수 있다. 이 검사는 특히 수면무호흡증, 렘수면행동장애, 주기성 사지운동장애 등이 의심될 때 필수적이다. 수면활동기(actigraphy)는 비침습적으로 장기간 수면-각성 리듬을 모니터링할 수 있어, 불규칙한 수면패턴이나 수면위생 문제의 평가에 효과적이다.

 

진단 과정에서는 반드시 감별이 필요한 상태들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하지불안증후군(RLS), 주요우울장애, 야간다뇨, 수면위생 불량, 복용 중인 약물의 영향 등은 수면을 방해하는 주요 원인이며, 이들을 간과한 채 불면증만을 치료하려 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확하고 종합적인 진단은 효과적인 치료 계획 수립의 핵심이며, 장기적인 예후 향상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노년기 수면장애의 치료는 단순히 수면을 유도하는 약제를 처방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환자의 전반적인 삶의 구조와 생활 습관, 생리적 변화, 심리적 요인을 아우르는 다차원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무엇보다도 비약물적 치료 전략이 우선되어야 하며, 그 핵심은 수면위생 교육이다.

 

노인의 수면은 환경, 습관, 심리적 요인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규칙적인 기상과 취침 시간 유지, 낮 시간 햇빛 노출, 적절한 신체 활동, 과도한 낮잠 제한, 카페인·알코올·니코틴 섭취 조절 등 기본적인 생활지침만으로도 수면의 질이 상당히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어두운 방, 조용한 환경, 쾌적한 침구와 같은 수면 환경 개선도 중요한 요소다.

 

자극조절 요법(Stimulus Control Therapy)은 침대를 오직 수면(또는 성생활)과 연관된 공간으로 제한하고, 잠이 오지 않을 경우 즉시 침대에서 나와 다른 방에서 조용한 활동을 하다가 졸리면 다시 침대로 돌아가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침대와 수면 사이의 조건화를 다시 형성하는 효과가 있다. 수면제한 요법(Sleep Restriction Therapy)은 수면일지를 기반으로 실제 수면 시간만큼 침대에 머무는 시간을 제한해 수면 효율을 높이고, 이후 점차 시간대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완요법(예: 복식호흡, 점진적 근이완훈련)과 이미지 트레이닝도 수면 개시와 유지에 도움이 되는 부가적 기법으로 활용된다.

 

무엇보다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for Insomnia, CBT-I)는 현대 수면의학에서 가장 근거가 확고한 심리사회적 치료법이다. 수면에 대한 비현실적인 믿음이나 과도한 걱정, ‘오늘 또 못 자면 어떻게 하지?’ 같은 사고 패턴을 인식하고 수정하도록 돕는다. CBT-I는 개별 또는 그룹 치료로 진행되며, 최근에는 책자, 인터넷,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원격 치료도 가능해져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특히 약물 사용 없이도 상당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매우 유익한 치료법이다. 노년기 불면증에 있어서도 CBT-I는 우울증, 통증 등 동반 질환과 함께 적용될 수 있으며, 효과와 안전성이 모두 검증된 바 있다.

 

약물치료는 부작용에 민감한 노인을 대상으로 할 때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기본 원칙은 “최소한의 용량으로, 가능한 짧게” 사용하는 것이다. 비교적 안전한 약물군으로는 비벤조디아제핀계 수면제(Z-drugs)인 Zolpidem, Zaleplon, Eszopiclone이 있으며, 단기적으로 수면 개시에 도움이 된다. 또한 멜라토닌 작용제인 Ramelteon이나 저용량 Melatonin은 수면-각성 리듬이 불안정한 고령 환자에게 특히 유용하며, 생체시계를 조율하는 데 도움을 준다. Orexin 수용체 억제제(Suvorexant)는 수면 개시 및 유지 모두에 효과가 있으며, 최근 노인 인구에서도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어 활용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수면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에게는 저용량 Doxepin(3~6mg)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항우울 효과와 함께 수면 유도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Mirtazapine, Trazodone 등의 항우울제 역시 일부 환자에서 유용하다. 그러나 이들 약물은 진정작용 외에도 기립성 저혈압, 혼동, 낙상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개별 환자의 상태에 맞게 신중히 처방하고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한편, 특정한 수면장애 유형에 따른 맞춤 치료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수면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 OSA)의 경우에는 CPAP(지속적 양압기) 치료가 표준이며, 체중 감량, 금연, 자세 교정, 구강 삽입 장치 등도 병행된다.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 RLS)은 도파민 작용제(예: pramipexole, ropinirole), Gabapentin, 철분 보충 등이 효과적이며, 특히 야간 증상이 주된 경우에 치료 효과가 크다. 렘수면행동장애(Rem Sleep Behavior Disorder, RBD)는 Clonazepam(0.5-1mg)이나 고용량 Melatonin(3-12mg)으로 조절되며, 이 경우 야간 외상 방지를 위한 환경적 조치도 필수적이다. 수면-각성 위상장애(Advanced Sleep-Wake Phase Disorder, ASWPD)는 광선치료 및 멜라토닌 투여로 조율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노년기의 수면장애는 결코 단순한 노화의 부산물이 아니다. 이는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치료할 수 있는 의학적 상태이며,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개별화된 접근을 통해 수면의 질뿐 아니라 삶의 질 전반을 개선할 수 있다. 비약물적 치료를 중심에 두되, 필요 시 적절한 약물요법을 병행하는 균형 잡힌 치료 전략이 노인의 건강한 수면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임상의들은 이러한 수면 문제를 단순히 ‘나이 드니 당연한 것’으로 넘기지 않고, 적극적인 개입과 상담, 치료를 통해 환자의 기능과 독립성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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