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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비급여 국소마취제 이중청구 5년간 540억 추정”

“건보공단, 급여·비급여 이중청구 의료기관 조사하고 부당청구액 환수해야”

윤병기 기자 yoon70@whosaeng.com | 기사입력 2026/01/09 [09:12]

경실련 “비급여 국소마취제 이중청구 5년간 540억 추정”

“건보공단, 급여·비급여 이중청구 의료기관 조사하고 부당청구액 환수해야”

윤병기 기자 | 입력 : 2026/01/09 [09:12]

【후생신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비급여 국소마취제의 부당한 이중청구 실태를 공개하며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전면 조사와 부당청구액 환수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실련은 최근 5년간 환자 피해 추정액이 약 540억 원에 달한다며, 비급여 관리 사각지대를 방치한 정부 책임도 강하게 비판했다.

 

 

경실련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건강보험에서 이미 보장돼 환자가 별도로 비용을 부담할 필요가 없는 국소마취제를 비급여로 청구하는 관행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급여와 비급여의 이중청구는 명백한 부당청구”라고 주장했다.

 

국소마취제는 의료행위 수가에 재료비로 이미 포함돼 있어 환자에게 별도 비용을 받을 수 없는 ‘산정불가 급여’에 해당한다. 그러나 경실련은 “의약품 제조·유통사는 급여 등재를 회피하고, 의료기관은 동일 성분·효능의 고가 비급여 제품을 사용해 환자에게 수십 배 비싼 비용을 청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행위별 수가제는 서비스 비용, 재료비, 위험비용을 모두 포함해 환자의 추가 부담을 막는 것이 원칙”이라며 “국소마취제 비급여 청구는 건강보험 제도의 근간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산하 의약품정보센터에 보고된 최근 5년간 비급여 국소마취제 출고량과 출고가격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비급여 국소마취제 시장은 급속히 확대되고 있으며, 환자 부담도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급여 국소마취제 출고금액은 2020년 68억 원에서 2025년 85억 원으로 25.9% 증가했고, 출고단가는 같은 기간 6,259원에서 7,479원으로 19.5% 인상됐다. 반면 급여 국소마취제 출고단가는 14,663원에서 14,595원으로 0.5% 하락했다.

 

국소마취제가 주로 사용되는 도뇨, 방광경, 유치카테터 등 3개 의료행위는 연간 약 300만 건 시행되고 있으며, 사용 비중은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경실련이 상급종합병원 45곳을 대상으로 비급여 국소마취제 가격 고지 실태를 조사한 결과, 화순전남대병원 1곳만 비급여 가격을 고지하지 않아 비급여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됐다. 나머지 44개 병원은 1~3개의 비급여 국소마취제 가격을 고지하고 있었다.

 

가장 많이 사용된 제품은 ‘인스틸라젤 겔(11ml)’로, 34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사용 중이었으며 가격은 급여 대비 최소 9.9배에서 최대 19배까지 차이가 났다.

 

경실련은 상급종합병원의 비급여 고지 가격과 의약품유통정보센터에 신고된 출고량을 종합해 환자 청구 총액을 추산한 결과, 출고된 비급여 제품이 모두 사용됐다고 가정할 경우 최근 5년간 약 544억 원이 환자에게 부당하게 이중청구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비급여 관리 사각지대와 의료공급자 간의 구조적 문제로 부당한 비급여 사용이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부당한 비급여 사용은 건강보험 재정 안정성을 위협하고 국민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만큼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급여 청구 시 비급여 사용 내역도 함께 보고하도록 하고, 동일 성분 의약품에 대한 가격 통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실태 발표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관련 자료와 의견을 전달하고, 비급여 국소마취제 사용 의료기관에 대한 현장조사와 부당청구액 환수를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경실련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보험자로서 국민이 적정한 진료를 적정한 비용으로 받을 수 있도록 보호할 책임이 있다”며 “의료기관의 부당한 비급여 사용으로부터 국민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함께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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