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6,000억 ‘콜린’ 시장, 은행잎 제제 급부상대법원 판결로 콜린 보험급여 축소 확정…6,000억 시장 재편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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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생신보】연 처방액 규모만 6,000억에 달하는 ‘콜린알포세레이트(이하 콜린)’ 제제가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치매 외 질환 선별급여(30%→80%) 적용 고시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임상 재평가를 통해 치매, 경도인지장애 유효성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을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다.
먼저, 지난 3월 대법원은 콜린 제제의 건강보험 선별급여 적용 취소를 요구하며 종근당이 총대를 메고 진행한 소송에서 정부 측 손을 들어줬다. 콜린 제제의 보험 급여 축소가 5년여 만에 사실상 확정된 순간이었다.
같은 콜린 제제를 판매중인 대웅바이오도 수십 개 제약사를 대표해 같은 소송을 진행 중이다. 결과(2심)는 오는 6월경 나올 예정, 하지만 대법원 판례가 새롭게 나온 만큼 이들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국내 콜린 제제 시장은 현재 종근당과 대웅바이오가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콜린 제제를 대상으로 한 임상재평가(적응증 삭제) 역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임상 재평가는 치매(~27.12)를 비롯해 혈관성 경도인지장애(~26.6), 퇴행성 경도인지장애(~27.3)에 대한 효과를 입증해야 하는 임상이다. 임상을 통해 효과를 입증하지 못할 시에는 적응증이 삭제되고 이는 곧 시장 퇴출을 의미한다.
이들 적응증 역시 입증하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임상을 진행중인 회사들에게 조차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의 경우 콜린 제제는 이미 오래전 의약품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됐다.
약 6,0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콜린 제제 시장의 급격한 변화가 불가피한 대목이다. 해서 업계는 은행잎 추출물을 포함한 대체 치료제들이 이 시장을 차지할지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콜린 제제 보험 축소, 6,000억 시장 재편 불가피
콜린 제제는 기억력 개선이나 인지기능 저하 예방을 목적으로 치매 초기 환자에게 널리 사용돼 왔다.
하지만 2020년 보건복지부가 치매 진단을 받지 않은 환자에게 콜린 제제 처방 시 본인부담률을 기존 30%에서 80%로 상향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에 제약사들은 임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급여를 제한한 정부 조치에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부터 대법원까지 모두 정부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이 이어졌다.
이번 대법원 확정 판결로 콜린 제제의 보험 급여 축소는 사실상 확정됐고, 환자들은 기존보다 2.7배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2024년 기준 콜린 제제의 연간 처방액은 5,672억 원에 달했으나, 보험 급여 축소로 환자 부담이 증가하면 처방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에 주목하고 있다.
대체 시장 노리는 은행잎 추출물…빠른 성장세
콜린 제제가 흔들리면서 기넥신<사진>으로 대표되는 은행잎 추출물이 대체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은행잎 추출물은 혈액 순환 개선제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치매 예방과 인지기능 개선 효과도 인정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은행잎 추출물 기반 의약품 시장은 2020년 418억 원에서 2024년 674억 원으로 연평균 12.7% 성장했다. 콜린 제제의 유효성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한 이후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아시아 신경인지질환 전문가그룹(ASCEND)은 2021년 은행잎 추출물을 경도인지장애(MCI) 치료에서 ‘Class I, Level A’로 은행잎 추출물 제제를 권고했다. 이는 가장 높은 수준의 효과와 과학적 근거를 의미하는 등급으로, 은행잎 추출물의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또한 독일에서 진행된 리얼 월드 데이터(RWD) 분석에서는 경도인지장애 환자 2만 4,483명을 대상으로 한 장기 추적 연구에서 은행잎 추출물 복용 시 치매로 진행될 위험이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근거에 기반 독일, 오스트리아, 스페인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은행잎 추출물을 치매 초기 단계 환자의 증상 관리 약물로 승인하고 있다.
콜린 제제 흔들리는 사이…대체제 경쟁 본격화
은행잎 추출물 외에도 니세르골린 등 뇌 혈류 개선제들이 콜린 제제의 빈자리를 노리고 있다.
니세르골린은 아세틸콜린 분비 촉진과 뇌 혈류 개선을 통해 인지기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연간 처방액이 71억 원 수준으로 제한적이다.
반면, 은행잎 추출물은 다양한 임상 근거와 국제적 권고를 바탕으로 콜린 제제의 대체제로 빠르게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치매 예방과 경도인지장애 개선에서 효과가 확인된 만큼, 환자와 의료진의 선택이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콜린 제제의 보험 급여 축소로 환자 부담이 크게 증가하면서, 효과가 입증된 대체제를 찾으려는 환자들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은행잎 추출물은 과학적 근거와 국제적 권고를 바탕으로 빠르게 입지를 넓혀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콜린 제제가 저물고 치매 예방과 인지기능 개선 시장에서 은행잎 추출물 제제가 뜨는 상황, 치매 초기 단계나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의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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