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비만치료 중요성 인식은 90%…적극 진료는 68%에 그쳐비만학회, 비만 치료 새 패러다임 ‘임상적 비만병’에 집중하는 정책적인 지원 필요성 강조
이와함께 비만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른 ‘임상적 비만병(Clinical Obesity)’에 집중하는 정책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한비만학회(회장 서영성, 이사장 김민선)은 4일 포스터타워에서 세계비만의 날(3월 4일)을 기념해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비만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의료적 접근이 필요한 질환임을 알리기 위해 ‘우리나라 임상적 비만병 실태 및 사회경제적 부담-효과적 관리를 위한 정책적 대응 전략’을 주제로 열린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비만 치료의 효과성을 높이지 위해 의료환경 개선과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있다.
세계비만의 날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비만연맹(WOF)에서 2015년 제정한 기념일로 비만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예방 및 치료 개선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오랫동안 전 세계는 비만을 좁은 시야로 바라보고 있으며 건강, 식품, 규제, 정책, 정부, 심지어 도시 디자인 등 시스템 문제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비만율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 먹는 음식, 그리고 받는 돌봄에 영향을 미치며 비만을 만성 질환이자 심장병, 당뇨병, 암과 같은 다른 질병의 원인으로 영구화시킨다.
특히 비만치료 및 비만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고 비만치료 현황 및 관리 실태를 확인하며 비만치료를 위한 향후 정책적 과제를 탐색하기 위해 비만학회는 2025년 2월 7일부터 12일까지 의료진 404명과 일반인 1,000명을 대상으로 비만 진료 및 관리 현황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의료진 90% 이상은 치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95% 이상은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적극적인 비만 진료를 하는 의료진은 68%에 불과하고 비만 관련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의료진도 56% 이며 83%는 치료제가 효과적이라고 평가했지만 처방에 적극성은 63%에 그쳤다.
진료 현장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긴 진료시간에도 불구하고 적정한 수가가 없고 비싼 치료비로 인한 환자 부담도 주요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또한, 의료진의 45%는 ‘BMI 30 이상 또는 BMI 27 이상+동반질환 보유 환자’에게 비만치료제를 처방해야 한다고 인식했으나 그 보다 낮은 기준으로 인지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비만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과 적극적인 치료율도 낮았다.
조사 결과, 일반인 응답자의 28%만 BMI 25 이상을 비만으로 인식하고 있어 비만 기준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고 63%는 비만이 개인 의지로 해결 가능하다고 답했다.
특히 비만이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인식한 비율은 38%에 불과했고 비만 예방에 대한 책임도 대부분 개인의 노력과 선택에 있다는 응답이 가장 높아 비만에 대한 사회적, 의료적 시스템 문제라는 인식이 여전히 낮았다.
또한 응답자 25%가 비만으로 인한 사회적 차별을 경험했으며 의료진으로부터 체중 관련 차별을 경험한 비율도 15%에 달했다. 비만치료제 급여 확대에 대해서는 의료진(68%) 및 일반인(60%) 모두 공감하고 있었다.
비만치료제 급여 확대 필요성에 대해서는 의료진은 ‘환자 비용 부담 완화’와 ‘만성질환 예방 효과’를 꼽았지만 치료제 처방 중단율이 44%로 2022년에 비해 증가했는데 환자 비용 부담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비만 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의료진 대상 비만 진료 교육 확대, 명확한 진료 가이드라인 마련, 비만 상담 수가 현실화, 장기적 안정성을 갖춘 치료제 처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비만에 대한 편견 해소를 위한 캠페인과 홍보, 비만을 개인의 책임이 아닌 질환으로 인식하도록 국가적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민선 이사장은 “비만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료적 접근이 필요한 질환으로 치료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의료 환경 개선과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비만치료 급여화 확대, 의료진 교육 강화,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 추진을 통해 보다 체계적인 비만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간담회에서는 비만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임상적 비만병(Clinical Obesity)’에 집중하는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임상적 비만병’은 비만을 다른 질병과 연관된 현상이나 위험인자가 아니라 그 자체로 기관의 기능 변화를 유발하고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성질환으로 재정의해야 하는 것이다.
지난 1월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 Commission 보고서는 58명의 의료보건 전문가 참여해 기존 체질량지수(BMI) 중심 평가 방식을 넘어 임상적 근거를 토대로 한 새로운 비만 진단 및 관리 모델을 제시했다.
보고서가 제시한 ‘임상적 비만병’ 평가 핵심요소는 ▲과도한 체지방 존재를 확인과 ▲주요기관 기능 장애나 일상 활동 제한 여부를 기준으로 ‘임상적 비만병 전단계’와 ‘임상적 비만병’을 구분하는 것이다.
먼저 과도한 체지방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BMI 뿐만 아니라 DEXA나 생체전기저항분석 등 직접적 체지방 측정법과 허리둘레, 허리-엉덩이 비율, 허리-신장 비율 등 보조적 인체 계측치를 함께 사용한다.
이어 ‘임상적 비만병 전단계’와 ‘임상적 비만병’ 구분에서 ‘임상적 비만병 전단계’는 과도한 체지방이 확인됐지만 뚜렷한 증상이나 기능 저하가 나타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며 ‘임상적 비만병’은 지방 축적이 중추신경계 이상, 상기도·호흡기 기능 저하, 심혈관계 손상, 대사이상, 간 및 신장 기능 저하, 생식기·근골격계 장애, 일상 활동 제약 등 임상 증상으로 이어져 실제 삶의 질이 저하된 경우로 구분했다.
이러한 구분은 환자의 체지방 분포, 대사 상태, 심혈관 및 기타 관련 기관 기능 등을 포괄적으로 평가하고 예방적 개입과 생활습관 개선, 약물치료, 필요한 경우 수술적 중재까지 아우르는 맞춤형 치료 계획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되고 체중 감량이 단순히 숫자상의 변화를 넘어 임상 증상 개선과 합병증 예방, 환자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해야 하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준혁 대외협력정책간사(노원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는 “임상적 비만병은 비만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조기 진단과 정확한 평가를 통해 개별 환자에 맞는 치료 전략을 세우고 적극적인 개입으로 비만 관련 합병증을 줄여 전반적인 건강 수준을 높일 수 있다”며 “만성질환으로서 비만병을 치료하고 치료 접근성 보장과 낙인 완화를 위한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지면 건강한 사회 환경을 구축하는데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환 대외협력정책이사(한양의대 내분비대사내과)는 “비만병을 중심으로 만성질환 관리 정책을 수립하면 현재의 비만병 개념에서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관리대상이 많아지면서 정책의 효율성이 낮아지고 비만병 예방과 관리 주체가 개인인지 국가인지 논란이 되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 ‘임상적 비만병’을 활용한 만성질환 관리 정책 수립이라고 밝힌 박 이사는 “임상적 비만병을 활용하면 대상자의 선택과 집중이 가능해지고 임상적 비만병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체질량지수가 아닌 disease와 illness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어 예방과 관리 주체에 대한 논란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임상적 비만병을 활용하기에는 아직 여러 제한점이 있다”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 수립 과정에서 이에 필요한 연구 등이 함께 시행되어야 하며 다양한 관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후생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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