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수술로봇 100례 달성 기념 세브란스병원 로봇수술 심포지엄 ②2024년 12월 6일(금) / 연세대학교 백양누리 최영홀
3. 비뇨의학과에서 Revo-i 수술 시스템의 도입과 실사용 사례 - 이종수 교수
필자는 이후 2023년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미국, 러시아, 한국, 우즈베키스탄 4개국 로봇수술 술기 교류 행사에서 Revo-i 로봇수술을 다시 접하게 된다. Revo-i를 이용한 전립선절제술, 부분 신절제술 등이 라이브로 시연되었고 이 경험을 계기로 필자 역시 다른 사람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Revo-i의 가능성과 효율성에 대해 알리는 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필자 역시 누군가의 경험을 보고 들으며 자신감을 얻었던 것처럼, 이러한 기회를 통해 로봇 수술의 도입과 발전을 도모하고자 한다.
필자가 처음 Revo-i를 사용한 사례는 근치적 신절제술로 전환 가능성을 염두에 둔 부분 신절제술이었다. 당시 환자는 젊은 여성으로, 수술 대상이 된 종양의 크기가 크지 않아서 부분 신절제술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종양의 조직 검사 과정에서 출혈과 감염이 발생하며 크기가 11cm에서 13cm로 커졌고, 결국 수술의 난이도가 더욱 높아졌으나 무사히 수술을 마쳤다. 병리 검사 결과13.5cm 크기의 암으로 확인되었다. 이후 10개월째 촬영한 환자의 사진에서는 양호한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또한 수술 결과와 환자 회복 측면을 기존의 외산 장비와 비교하더라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환자군 모두 신기능을 잘 유지했으며, 수술 전후의 creatinine 수치와 GFR(사구체 여과율)에서도 의미 있는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필자는 2024년 12월 6일 기준으로 Revo-i를 이용해 약 34례의 수술을 수행했으며, 대부분이 부분 신절제술이다. 이를 중점적으로 수행한 이유는 이미 Revo-i로 전립선절제술, 특히 고난도의 술기를 포함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점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세브란스병원의 로봇수술 데이터를 살펴보면, 과거에는 전립선 수술이 대다수를 차지했으나, 최근에는 신장 수술의 비중이 더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진단 기술의 발전과 조기 검진의 활성화에 따른 결과로 보이며, 신장암은 여전히 주요 암 발생 순위에서 상위 10위권 내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다른 영역, 특히 신장 수술에 집중하며 이 시스템의 유용성을 확인하고자 했다.
신장 수술은 시간에 민감한 특성이 있다. 허혈 시간(ischemic time)이 길어지면 환자의 신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수술 과정은 최대한 신속히 진행되어야 한다. 이는 Revo-i의 운동성과 효율성을 입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또한, 봉합 작업이 필수적인 신장 수술에서 Revo-i의 관절 가동 범위와 조작성 역시 효과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기존의 수술로봇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전반적인 허혈 시간에서 두 시스템 간 큰 차이가 없었으며, Renal score 기준에서도 성능 차이는 미미했다. 또한 수술 케이스가 축적될수록 수술 시간이 점점 단축되는 경향을 보여 Revo-i의 학습 곡선이 긍정적으로 평가되었다.
두 시스템 간의 기계적 움직임과 수술 과정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들을 다수 준비했다. 신장 종양 수술에서 난이도는 종양의 위치와 혈관과의 관계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어, 신동맥(renal artery)이나 신정맥(renal vein)과 밀접하게 위치한 종양은 수술 중 혈관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높은 정밀도가 요구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로봇 시스템의 정교한 움직임이 필수적이며, Revo-i는 이러한 고난이도의 작업을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오른쪽 상단 영상의 사례에서는 종양이 신동맥과 신정맥 바로 위에 위치했으나, 기계의 안정성과 정밀한 조작을 통해 혈관 손상을 방지하며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
특정 사례에서는 혈관을 클램핑 하지 않고(off-clamp) 종양을 제거하기도 한다. 이는 신장의 허혈 시간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약간의 출혈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를 신속히 복구할 수 있는 경우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 4cm 크기의 종양에 대해 off-clamp 방식을 적용한 사례에서는 혈관을 정확히 잡아가며 수술을 완료하였고, 큰 문제 없이 종양을 제거할 수 있었다.
오른쪽 하단 영상은 신장암의 혈전이 하대정맥(IVC)으로 넘어간 경우를 다룬 사례다. 이러한 수술은 로봇을 활용한 수술 중에서도 가장 고난이도 작업 중 하나로, 하대정맥을 포함한 종양을 절제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해당 수술에서는 Revo-i를 활용하여 동맥을 길게 박리하고, 성공적으로 절제 후 전달할 수 있었다. 해당 사례의 수혜자와 공여자 모두 현재까지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미래컴퍼니가 개발한 수술로봇 Revo-i는 다양한 수술에서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성능을 보여주었다. 또다른 느낀 점은, 기존 로봇과의 비교에서 단순히 럭셔리카와 상용차의 차이로 비유하기보다는,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의 차이로 접근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두 시스템은 구동 방식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어 동일한 질감을 제공할 수는 없다. 이는 마치 내연기관 차량에 익숙한 운전자가 전기차를 처음 접했을 때 느끼는 어색함과 비슷하며, 시간이 지나며 점차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에는 환자의 상처를 최소화하고 수술을 최적화하기 위해 Revo-i를 활용한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부분 신장절제술 중 간 아래부터 방광 아래까지 광범위한 수술 영역을 필요로 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 수술에서는 넓은 영역을 다뤄야 했기 때문에, 두 개의 로봇팔만 활용해 효율적으로 진행했다. 신장 위쪽 작업에서는 왼쪽 로봇팔을 주로 사용했고, 아래쪽 작업에서는 오른쪽 로봇팔을 활용하여 수술을 수행했다.
신장절제술 중 방광 아래쪽 작업에 도달했을 때, 로봇 팔의 위치를 변경하여 수술을 진행했다. 초기 작업에서는 왼쪽 팔과 오른쪽 팔을 기존 위치대로 사용했지만, 방광 아래쪽으로 작업 범위를 이동할 때는 팔의 역할을 교체하여 왼쪽 팔을 오른쪽으로, 오른쪽 팔을 왼쪽으로 바꿨다. 이러한 변경을 통해 방광 아래쪽 영역에서도 부딪힘이나 간섭을 최소화하며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 방광 아래쪽으로 내려간 상태에서 요관을 박리하였고, 이후 방광도 성공적으로 봉합하며 광범위한 작업 범위에서도 Revo-i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Revo-i와 타 시스템간의 경제성을 비교하는 작업도 진행되었다. 로봇 수술 케이스가 적은 병원일수록 두 시스템 간의 수익성의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연간 50례 정도의 수술을 수행하는 병원에서는 고가의 로봇을 도입한다면 투자 비용을 회수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다. 결론적으로 로봇수술 도입 및 시스템 선택은 단순히 기술적 성능뿐만 아니라 병원의 연간 수술 케이스 수와 운영 규모를 면밀히 고려한 경제성 평가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이며, Revo-i는 이러한 다양한 상황에서 유연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생각한다. <저작권자 ⓒ 후생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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