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①2023 Special Articles for PRIMARY CARE PHYSICIAN
1. 통풍 치료의 최신지견 - 송정수 교수
서론
통풍은 장기간에 걸친 퓨린 대사의 이상으로 고요산혈증이 장기간 지속된 결과, 체내에 과잉 축적된 요산이 나트륨과 만나 요산염나트륨 결정(monosodium urate crystal)으로 변화하면서 관절과 관절 주위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심한 관절통과 관절 변형으로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남성에게 가장 흔히 일어나는 만성 전신 대사질환이다.
최근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통풍은 남자에게서 3%, 여자에게서 1%, 평균 2%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과거에 비해 급속히 증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통풍은 고통스런 관절염뿐만 아니라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복부비만, 당뇨병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대사증후군과 뇌출혈, 뇌경색, 심근경색 등과 같은 심뇌혈관 합병증도 일으킨다. 또한 만성 신장병과 요로결석, 지방간염 등의 합병증도 생긴다. 통풍 환자는 질병에 의한 합병증과 약물 부작용으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되고, 수명이 단축되고, 경제적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통풍은 적절히 치료하면 통풍발작을 예방하고 통풍의 심각한 합병증도 줄이거나 늦출 수 있다.
치료에 앞서 중요한 조건은 정확한 진단이다. 따라서 통풍으로 진단하기 위한 최선의 병력청취와 신체검사, 혈액검사와 관절초음파검사 등을 포함한 영상검사 등을 통해 확실한 통풍의 진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여기에서는 통풍의 치료에 대한 외국의 가이드라인을 참고하여 우리나라 환자의 치료에 대한 최신 가이드를 환자 별 특징에 따라 소개하고자 한다.
시기에 따른 통풍의 치료 방법
보통 통풍은 10년 이상의 장기간 무증상 고요산혈증(asymptomatic hyperuricemia)을 거쳐 극심한 관절통을 동반하는 급성 통풍관절염(acute gout flare), 증상이 하나도 없는 시기인 장기간의 간기 통풍(intercritical gout)을 거쳐, 뼈 손상과 요산 덩어리인 통풍 결절을 동반하는 만성 결절 통풍(Chronic tophaceous gout)으로 점차 진행된다. 이들 시기에 따라 통풍의 치료 방법은 조금씩 다르다.
1) 무증상 고요산혈증: 원칙적으로 무증상 고요산혈증 환자에게 요산저하요법(urate lowering therapy, ULT)은 시행하지 않는다. 그러나 신장병이나 요로결석, 고혈압, 심장혈관질환,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대사증후군과 같은 질환이 동반되고 혈청 요산이 9.0 mg/dL를 넘으면 각종 합병증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ULT를 시작한다.
우리나라에서 요산형성억제제인 allopurinol이나 febuxostat 또는 요산배설촉진제인 benzbromarone을 사용하여 ULT를 시작한다. 혈청 요산이 9.0 mg/dL 미만인 경우에는 금주, 절식, 운동, 건강한 식이요법, 충분한 수분 섭취 등의 생활습관개선을 정기적으로 교육하고, 3개월에서 6개월 간격으로 혈청 요산과 혈당, 간기능, 신장기능, 혈청 지질을 정기적으로 추적한다. 일본의 가이드라인에서는 혈청 요산이 9.0 mg/dL 이상인 경우와 8.0 mg/dL 이상이면서 통풍과 관련된 합병증이나 동반질환이 있다면 ULT를 시작하라고 권고하는데, 이에 동의하는 국내의 학자는 별로 없으며, 이는 무증상인 고요산혈증에 대해 너무 적극적인 치료 방침으로 보인다.
2) 급성 통풍관절염(급성 통풍발작): 급성기 치료는 가능한 빨리 시작하고, 비스테로이드소염제나 콜히친, 글루코코티코이드를 증상의 중증도에 따라 단독 또는 조합으로 사용하여 염증을 조절한다. 이 때 ULT를 발작 처음부터 같이 시작하라는 미국류마티스학회의 권고가 있지만 많은 국내의 학자들은 아직도 상기 약물로 급성 염증이 소실된 때부터(보통 일주일 후) ULT를 시작하기를 권한다.
3) 간기 통풍: 이 시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어서 약물 치료 없이 지내거나, 한두 달의 짧은 기간 ULT 후 증상이 없다고 ULT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통풍으로 확진된 환자라면 간기에라도 ULT를 시작하여 정기적인 혈청 요산 농도를 추적하면서 평생토록 ULT를 유지해야 급성 통풍관절염의 재발과 통풍의 여러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4) 만성 결절 통풍: 이 시기는 이미 장기간의 통풍으로 인해 뼈에 손상이 오고 몸에 통풍 결절이 보이는 시기이다. ULT 약물은 매일, 평생 복용하여 혈청 요산을 치료 목표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요산의 치료 목표는 통풍결절이 없는 경우에는 6 mg/dL 이하로, 통풍 결절이 있거나 만성 신장병이 동반된 경우에는 5 mg/dL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ULT 도중에도 통풍 발작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으나 발작이 생겼다고 ULT를 중단하지 말고, ULT를 쓰던 용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추가로 비스테로이드소염제나 콜히친,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증상의 중증도에 따라 단독 또는 조합으로 사용하여 염증과 통증이 없어질 때까지 급성기를 치료한다. 통풍이 확실한 환자에게 ULT를 중단하면 다시 혈청 요산이 증가하여 통풍 발작이 재발하고 위험한 합병증들이 발생되므로 통풍의 근본적인 치료, ULT는 평생토록 해야 한다.
CARE의 연구에서 나타난 febuxostat의 심혈관계 안정성 논란
Febuxostat는 allopurinol과 같이 xanthine oxidase를 억제하는 약물인데, 효과가 강하고 하루에 한번 40 mg 또는 80 mg 한 알만 복용하는 편리성을 갖고 있다. 또한 여러 연구에서 allopurinol 보다 요산을 목표치까지 우수하게 떨어뜨리는 효과를 보였다. 유럽 EMA에서는 2008년 4월에, 미국 FDA에서는 2009년 2월에 ULT 약물로 승인하였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KFDA)에서는 2012년 2월에 febuxostat를 2차 ULT 약물로, 2016년 7월에는 1차 ULT 약물로 승인하였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지만 febuxostat 환자군에서 심혈관계 부작용이 약간 증가된 연구 결과가 있어 이를 확인하기 위해 시행된 연구가 CARES (Cardiovascular Safety of Febuxostat or Allopurinol in Patients with Gout) 임상연구이다.
2018년 3월에 발표된 이 연구에서 “주요 심혈관계 질환이 동반된 통풍환자에게 febuxostat 환자군에서 allopurinol 환자군에 비해 모든 원인의 사망률과 심혈관계 사망률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라는 결과를 발표하여 전 세계 의료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를 근거로 미국 FDA에서는 febuxostat를 ULT의 1차 약물에서 2차 약물로 강등시켰다. 우리나라 FDA (KFDA)에서는 febuxostat를 2차 약물로 강등시키지는 않았지만, 전문가 및 환자들에게 이 약의 심혈관계 위험성을 널리 알리고, 심장질환 및 뇌졸중 병력이 있는 환자는 이 약의 위험성과 유익성을 고려하여 사용하라고 공지하였다.
CARES 연구 발표 후 이 연구에 대한 오류와 의문점이 많이 대두되었다. 1) 치명적인 심혈관계 합병증이 증가한다면 비치명적인 심혈관계 합병증도 함께 증가함이 마땅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치명적인 심혈관계 합병증과 비치명적인 심혈관계 합병증의 발생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2) 사망한 환자들의 85% 정도가 임상시험 약물을 중단한 상태에서 발생되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사망의 원인이 약물 때문인지, ULT 중단 후 요산이 다시 증가하면서 생긴 통풍 자체의 심혈관계 합병증 때문인지 불확실하다. 3) 임상시험의 중도탈락률이 45-57%로 매우 높아 이 임상시험을 신뢰하기 힘들다. 4) 이 연구는 위약군이 없기 때문에 febuxostat 환자군에서 사망률이 더 증가한 원인이 febuxostat의 심혈관계 독성이 심해서 그런지, 아니면 allopurinol이 더 상대적으로 심혈관계 합병증을 잘 예방하기 때문인지 알 수 없다. 5) 이 연구의 결과를 설명해 줄 만한 생물학적 근거가 없다. 6) 이 연구에서 통풍 발작이 발생된 환자들의 임상경과와 중증도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다.
인종적 차이를 고려하고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이 연구 결과를 우리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도 힘들다. 이 연구에 아시아인은 겨우 3%만 포함되어 있다.
이 후에 febuxostat와 allopurinol의 심혈관계 합병증에 대한 후속 연구가 계속 발표되었는데 대부분 febuxostat 환자군을 allopurinol 환자군과 비교해 볼 때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이나 심혈관계 부작용의 차이는 없거나 오히려 febuxostat 환자군에서 심혈관계 부작용이 더 적게 나타나 CARES 연구와는 반대되는 결과를 보였다.
한국인에서 allopurinol의 부작용
1960년대 초반에 개발된 allopurinol은 통풍 치료의 혁명을 가져왔다. 많은 통풍 환자들이 allopurinol을 복용한 후에 통풍 발작의 빈도가 줄어들었고 통풍 결절이 있었던 환자들은 통풍 결절이 사라지게 되었다. 그러나 일부 환자들이 이 약물에 과민반응을 보이고 극소수에서는 치명적인 allopurinol hypersensitivity syndrome (AHS)이 나타나는 바람에 allopurinol은 안전하지 못하고 일부 환자들에게는 위험한 약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2017년 11월에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allopurinol에 의한 중증피부이상반응(Severe cutaneous adverse drug reaction; SCAR) 발생률은 0.4%로 보고되고 있다. SCAR는 질병의 예방, 진단 및 치료를 위해 적절한 투여 경로로 상용량의 약물을 투여하였을 때 나타나는 해롭고 예상하지 못한 유해반응의 일종으로 발생률은 낮지만 피부 박리와 내부 장기 손상을 통해 사망률이 높은 질환으로 스티븐스존슨증후군, 독성표피괴사용해, 약물과민반응증후군(DRESS) 등이 포함되며 사망률은 8.03%나 된다. KFDA에서 febuxostat를 2016년 7월부터 ULT의 1차 치료제로 전환시킨 주요 이유는 이러한 allopurinol의 심각한 부작용 때문이다. SCAR는 고령의 신장기능저하 환자에게 잘 발생되며 특히 HLA-B*5801 유전자를 가진 환자에게서 잘 발생된다. 이 유전자는 유럽인에게는 전 인구의 1.6%에서 양성으로 나오지만 한국인에게서는 양성률이 12.2%나 된다. 따라서 한국인에게 allopurinol은 서양인과는 달리 여전히 위험한 약물이다.
통풍 환자에게 febuxostat의 사용과 관련이 없이 심혈관계 합병증의 발생률이나 모든 원인의 사망률이 높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어떤 종류의 ULT를 사용하는 가를 떠나서 전반적인 심혈관계 위험인자(비만, 고혈압, 당뇨병, 흡연, 이상지질혈증, 동맥경화, 음주, 운동부족) 등을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더 중요하다.
환자의 상태에 따른 맞춤형 ULT
한국인 통풍 환자의 심혈관 상태나 신장기능에 따라 맞춤형으로 ULT의 종류와 용량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 여러 국제학회의 치료 지침을 참고로 한 필자의 권유는 다음과 같다.
1) 신장기능이 정상이고 심혈관계 합병증이 없으면서 비교적 건강한 환자에게는 저용량(40 mg)의 febuxostat로 ULT를 시작하고, 2-4주 후에 혈청 요산이 치료 목표인 6 mg/dL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febuxostat를 80 mg으로 증량하고 추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한 비만이나 과음, 과식 등 다른 이유들로 혈청 요산이 치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저용량의 benzbromarone 25 mg을 추가한다. 의사나 환자가 febuxostat의 심혈관계 부작용에 불안감이 있다면 HLA-B*5801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여 음성인 경우에는 allopurinol 100 mg으로 시작하고, 2-4주 후에 혈청 요산 농도를 측정하여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200 mg으로 증량하고 또 2-4주 후에 혈청 요산 농도를 측정하여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300 mg으로 증량하고, 이런 방법으로 400 mg까지 증량한다. 교과서에는 allopurinol은 최대 800 mg까지 증량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필자는 비용 대비 효과와 약물복용 순응도를 고려하여 최대 400 mg까지만 사용할 것을 권유한다. 참고로 HLA-B*5801 유전자 검사는 2021년 8월부터 의료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2) 심혈관계 합병증이 이미 존재하고 신장기능이 나쁜 고령의 환자는 HLA-B*5801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여 음성인 경우에는 저용량의 allopurinol (50 mg)로 ULT를 시작하고, 유전자가 양성이면 저용량의 febuxostat를 사용하여 ULT를 시작한다. Allopurinol의 부작용이 우려되는 환자에게는 저용량의 febuxostat로 ULT를 시작한다.
3) 신장기능이 정상이지만 심혈관계 합병증이 있다면 저용량의 febuxostat를 사용하고 2-4주 추적 후 혈청 요산이 치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저용량의 benzbromarone (25 mg)을 추가한다. Febuxostat의 사용이 걱정된다면 HLA-B*5801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여 음성을 확인한 후 저용량의 febuxostat 대신 저용량의 allopurinol (100 mg)로 ULT를 시작하고 1-2주 간격으로 allopurinol을 100 mg씩 증량(최대 400 mg)한다.
4) 심혈관계 합병증이 없고 신장기능이 나쁜 환자는 allopurinol 보다는 저용량의 febuxostat로 시작하고 2-4주 후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febuxostat를 80 mg으로 증량한다.
5) 한국인에게 benzbromarone은 비교적 안전하고 효과적이기 때문에 신장기능과 간기능이 정상인 환자에게 이 약물을 1차 또는 2차 ULT로 사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의 하나이다.
결론
현재 전 세계에서 통풍은 인구의 고령화와 식습관의 변화에 따라 그 발생률과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통풍이 만성으로 진행되면 만성 관절염뿐 아니라 만성 신장병, 요로결석,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이상지질혈증, 동맥경화, 뇌졸중, 심근경색증 등 치명적 합병증이 동반되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무증상 고요산혈증, 급성 통풍관절염, 간기, 만성 결절 통풍에서 ULT 시작과 추후 관리에 대해서는 환자의 특성에 따라 맞춤형으로 선택하고 어떤 약물로 치료를 시작해도 치료 목표는 혈청 요산 6.0 mg/dL 이하로 해야 한다.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는 통풍 환자의 ULT 비율이 치료시작 1년 후에는 40% 미만으로 떨어진다는 사실은 통풍 환자에게 질병에 대한 교육이 매우 중요하면서도 많이 간과 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환자들을 돌보면서 어떤 종류의 약물을 사용하던지 장기적으로 약물치료를 하고, 정기적이고 효과적인 교육을 하면서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합리적인 환자별 맞춤형 치료를 해야 한다.
참고문헌
1. 송정수. 통풍의 진단과 치료. 대한류마티스학회 류마티스학 2판. pp. 318-324. 2. 송정수. 전재범. 한국인 맞춤형 통풍 치료 지침. 대한류마티스학회지. 2013;20:280-285. 3. 송정수. 통풍의 새로운 진단 분류 기준과 치료 지침. 대한내과학회지. 2018;93(4):344-350. 4. White WB, Saag KG, Becker MA, et al. Cardiovascular Safety of Febuxostat or Allopurinol in Patients with Gout. N Engl J Med 2018; 378:1200-1210 5. Cheon YH, Song JS. What is the Best Choice for Urate-lowering Therapy for Korean? Journal of Rheumatic Diseases 2020;27(2):78-87. 6. Park EH, Choi ST, Song JS. Current state and prospects of gout treatment in Korea. Korean J Intern Med 2022;37719-731. T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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