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생신보】 “원자력의학원은 국산 의료장비의 발전을 목표로 제품 개발, 검증, 상품화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노력하며 산-학 협력의 롤 모델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특히 국산 수술로봇 ‘레보아이’에 주목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와의 협력을 통해 국내외를 아우르는 글로벌 의과학 교육기관으로서의 면목을 과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이진경 원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원자력의학원의 설립 당시 정부 지도자, 과학기술계 지도자들이 상당한 혜안을 가지고 있었다”며 “당시 우리나라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후발주자였지만 원자력 기술이 에너지, 산업, 과학기술 측면에서 국가의 발전을 이끌 핵심 분야로 판단했다. 또한 원자력 기술이 무기에 사용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넘어 의료 분야에 활용하려고 한 것은 국제적으로도 선진적인 개념이었다. 이제는 현재 세대가 이를 좀 더 가다듬고 꽃을 피워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 국산 수술로봇 '레보아이', 시장 판도를 바꾸다
이 원장은 “과학기술을 의학에 접목하는 역할을 해야 과학기술통신부내에서 생존할 수 있다”며 국산 수술로봇에 관심을 가지고 추진, 도입해 많은 성과를 거둔 점을 매우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했다.
그는 “특히 자랑스러운 점은 ‘레보아이’를 암 환자 수술에 사용한 이후, 전 세계 수술로봇 시장을 독점하고 있었던 외산 장비의 가격이 크게 낮아졌다는 점”이라며 “이는 매우 큰 성과이며 이러한 변화가 다른 의료기기와 산업으로도 확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이러한 성과가 원자력의학원의 노력 뿐만 아니라 미래컴퍼니의 임직원들의 강한 의지와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산 제품이 살아야 관련 산업도 성장하고 인력도 늘어난다. 과거에는 국산 제품에 대한 의료진들의 인식이 부정적이었지만 최근에는 특히 ‘레보아이’에 대한 의료진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인식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식약처 허가를 받았어도 기존에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제품을 넘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진입장벽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원장은 “원자력병원 의료진들이 국산 장비를 도입하고 임상 적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점에 감사드린다”며 “이러한 노력이 축적되어 현재 수술로봇 시장에서 ‘레보아이’의 위치를 확보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국제적 협력과 국산 의료기기 미래 선도하는 한국원자력의학원
이 원장은 원자력의학원이 융합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음을 강조하며 최근 국내 병원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방문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원자력병원이 미래컴퍼니의 수술로봇 ‘레보아이’ 레퍼런스 센터(Reference Center)로 지정된 것을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했다. 그는 원자력병원과 미래컴퍼니 간의 원활한 협력을 바탕으로 향후 국산 의료기기의 해외 수출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국산 제품, 특히 국산 수술로봇이 국내 의료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 원장은 “원자력의학원은 국제기구들과 협력이 굉장히 많다. 과학기술정부통신부 산하 기관으로서 정부의 대표적인 기능을 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는 국제 원자력기구(IAEA)에서 주도하는 후진국 암 환자 지원 사업 ‘Rays of Hope’에서 앵커 센터로 지정되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11월 27일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제원자력기구 본부에서 열린 앵커센터 지정 협약 체결식에서 이 원장은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과 한국원자력의학원이 ‘Rays of Hope 앵커 센터’로 지정되는 서명식을 진행했다. 이로써 한국은 국제원자력기구의 ‘Rays of Hope 앵커 센터’로서 아시아태평양지역 암 퇴치 거점기관으로 활약하게 된다.
‘Rays of Hope 앵커 센터’는 암 치료 기반이 부족한 국가를 대상으로 방사선의학 분야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국제원자력기구의 대표적인 암 지원 사업으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10개국이 지정되어 있다.
앵커센터로 지정된 회원국은 방사선의학 기술지원 및 전문인력 교육기반 공동 연구 등으로 각국 지역의 암 치료 질 향상에 선도적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원장은 “이번 앵커센터 지정은 원자력의학원의 암 진단, 치료의 방사선의학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혁신적인 방사선의학 기술을 개발하고 공유해 개도국의 보건의료 역량을 높이고 건강증진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국제적으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의료기기를 활용하며, 이를 배우려는 해외 의료진을 교육하고 환자를 치료하는 일이 중요한 기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래컴퍼니와의 협력 관계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이 원장은 “미래컴퍼니가 정부 출연기관처럼 산-학 협력을 통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면 의미 있는 결과를 다수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이 원장은 정부 산하 기관으로 의료계에 도움이 될 만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후학양성, 의사과학자 양성을 주도하고 싶다고 밝혔다.
▶ 한국원자력의학원, 글로벌 교육기관으로 도약하다
특히 한국원자력의학원은 후학 양성, 교육기관으로서의 글로벌 자격을 갖추게 되었다.
이와관련 이 원장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와 협력해 내년 3월부터 신입생을 모집하며 의과학대학원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서울과기대는 생명과학 등에 기술력을 필요로 하고 원자력의학원은 학생 교육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어 좋은 협력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원자력의학원의 이런 시도를 통해 의사과학자 양성에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원자력의학원은 국제원자력기구와 여러 사업을 진행하며 외국 교육생들을 단기적으로 교육해왔지만 장기적인 학위 과정에 대한 요구는 충족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이제는 서울과기대와의 교육시스템 공유를 통해 한국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외국의 의료진을 양성하는 진정한 국제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의료산업에 기여하는 국제적인 교육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이 원장은 미래컴퍼니에 대한 발전적인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레보아이’를 도입하는 병원이 점차 증가하면서 미래컴퍼니가 초기보다 훨씬 더 바빠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이에 발맞춰 한국원자력의학원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적인 부분은 의료진과 미래컴퍼니의 개발팀이 잘 협력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며, 한 가지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이제는 자신 있게 국산 수술로봇을 사용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레보아이’로 300례를 달성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디딤돌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미래컴퍼니가 원자력의학원과 함께 성장해 ‘레보아이’를 전 세계 마케팅 시장에서 자랑스럽게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길 바란다”는 이 원장의 말에서는 국산 수술로봇에 대한 깊은 애정과 자부심이 엿보였다.
한편 한국원자력의학원은 방사선의 의학적 이용 연구를 바탕으로 1963년 대한민국 최초의 암 전문 병원인 방사선의학연구소로 출범한 이래 국내 최초 코발트-60 치료기 도입을 시작으로 1973년 원자력병원으로, 방사선의 의학적이용 연구를 바탕으로 2007년 한국원자력의학원으로 개편해 국가 과학기술 발전 및 국민건강증진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첨단 의생명 연구를 선도하는 과학기술특성화병원을 기반으로 국민건강과 국민안전에 기여한다’는 미션과 비전을 가지고 있는 원자력의학원의 주요사업으로는 방사선의 의학적 이용 및 연구개발과 암진료, 국가방사선비상진료관련 전문 인력 양성,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하는 약개발과정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국내 유일의 방사선의학 연구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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