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헴리브라, 혈우병 ‘표준 치료제’에 한 걸음 더 다가서

소아중증 혈우병 A 비항체 환자 대상 임상서 ABRㆍAJBR 감소, 안전성 입증
칠곡경북대병원 김성은 교수, “획기적인 약제, 데이터 축적ㆍ제도 개선 필요”

문영중 기자 moon@whosaeng.com | 기사입력 2025/01/06 [08:51]

헴리브라, 혈우병 ‘표준 치료제’에 한 걸음 더 다가서

소아중증 혈우병 A 비항체 환자 대상 임상서 ABRㆍAJBR 감소, 안전성 입증
칠곡경북대병원 김성은 교수, “획기적인 약제, 데이터 축적ㆍ제도 개선 필요”

문영중 기자 | 입력 : 2025/01/06 [08:51]

【후생신보】 비응고인자 제제인 헴리브라가 혈우병의 ‘표준 치료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한 걸음씩 전진해 나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중증 혈우병 A형 항체 환자 대상 급여 확대 이후 지난해 중증 혈우병 A 형 비항체 환자에까지 급여 범위가 확대되면서부터다. 

 

그럼에도 헴리브라가 국내 혈우병 표준 치료제로 자리 잡기까지는 아직 해결해야할 과제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보험 급여 확대는 물론이고 급여 중지 기준 등 제도 개선 등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헴리브라가 최근 표준 치료제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는 의미 있는 임상 결과를 내놨다(Real-world experience of emicizumab prophylaxis in Korean children with severe hemophilia A without inhibitor). 이는 소아 중증 혈우병 A 비항체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첫 임상 결과였다. 

짐작하듯 해당 임상에서는 대상자의 85.7%가 출혈이 없는 Zero bleeding에 도달했다. 약제 관련 유의미한 부작용 또한 확인되지 않았다. 차후 해당 임상은 헴리브라의 급여기준 확대의 근거 자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는 이에 국내서 처음으로 진행된 소아중증 혈우병 A 비항체 환자 대상 임상을 진행한 칠곡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성은 교수를 만나, 이번 임상을 통해 확인된 헴리브라만의 이점과, 표준 치료제로 등극하기 위해 향후 해결해야할 제도 개선 과제 등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칠곡경북대병원 김성은 교수 

 

Q : 이번 헴리브라 임상 디자인에 대해 설명 부탁 드린다.

 

김성은 교수 : 헴리브라는 새로 개발된 약제로 기존에 사용하던 혈액 응고 인자 제제는 보충 제제였던 것에 비해 헴리브라는 혈액 응고 인자 8번 (Factor VIII, FVIII) 제제의 역할을 모방하여 체내에서 FIX와 FX에 부착하는 2중 특이성 항체 기술을 이용한 제제다. 

이번 임상은 국내에서 소아 중증 혈우병 환자 중 비항체 환자들을 기준으로 하여 국내 4개 의료기관(칠곡경북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인하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에서 21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환자들이 기존에는 혈액 응고 인자 제제를 예방요법으로 사용했고, 헴리브라로 변경하면서 변경하기 전 6개월과 변경하고 6개월간 사용한 이후에 출혈이 얼마나 감소하였는지 그리고 어떤 효과와 부작용이 있었는지 관찰하는 연구이다.

 

Q : 임상 결과가 어떠했는지 궁금하다.

 

김성은 교수 : 임상 연구 기간은 2020년도 6월부터 2024년 3월까지 환자 모집을 하였고, 최종 21명의 환자가 등록되었다. 임상 평가 기준으로 연간 출혈률(annual bleeding rate, ABR)을 보았는데 21명 중 1명을 제외하고 20명의 환자에서 ABR이 현저하게 감소하였고, 1명은 ABR이 헴리브라 투여 전과 동일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매우 높은 효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되며, 수치로 보았을 때 85.7%가 출혈이 없는 Zero bleeding에 도달하는 효과를 보여주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유의할 만한 특별한 부작용은 없었다.

 

Q : 차이가 없었던 환자의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김성은 교수 : 이 환자의 경우 이전부터도 출혈이 자주 발생하지는 않았던 환자였기 때문에 큰 변화를 볼 수는 없었다. 

 

Q : 임상 연구 중에 chemo port와 관련된 시술 이벤트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는데, 세부 내용이 궁금하다. 또한, 헴리브라 투여 중에 간단한 시술 혹은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어떻게 관리가 되었는지 설명 부탁드린다. 

 

김성은 교수 : 헴리브라 사용 중에 수술이나 시술이 있었던 환자는 1명인데 chemo port 제거술을 받았던 환자다. 저희 원내 환자는 아니었고, 강동경희대병원 환자로 수술 전 FVIII 응고인자제제를 1번 투여하였으며, 수술 중에 중재가 필요한 출혈이 없었으며 수술 후에도 출혈 조절이 잘 되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 박영실 교수(강동경희대병원)

 

박영실 교수 : 기존에 응고인자 투여를 위해 자가주사가 어려워 chemo port를 가지고 있던 환자로 헴리브라 투여 후 제거술을 시행하게 됐다. 위에 언급된 대로 시술 전 1회 응고인자 투여 후 추가투여는 하지 않았고, 시술 관련 출혈 소견은 없었다. 

 

Q : 헴리브라 투여 중 시술이나 수술은 따로 없었는지?

 

김성은 교수 : 비항체 환자 중에서는 위 사례 외에 지금까지 없었다. 현재까지 헴리브라를 투여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소수술이나 대수술 관리에 대한 통일된 기준이 없다. 관리 상황을 대비하여 MASAC(Medical and Scientific Advisory Council)와 스위스 혈액 전문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참고해서 준비하고 있으나 통일된 기준이 앞으로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영실 교수 : 또한, 우리보다 먼저 사용했던 해외의 다양한 사례에 대한 보고도 많아지고 있어서 참조하고 있다.

 

Q : 비항체 소아 중증 혈우병 환자 대상의 이번 임상 연구가 갖는 의미는?

 

김성은 교수 : 이번 임상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아 중증 혈우병 비항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첫 임상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리고, 혈우병이라는 질환의 특성 상 출생 시 그리고 소아기 때 진단이 되어 평생을 관리해야 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질환 관리 측면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 시작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 헴리브라 처방 이후 피부로 느껴지는 이점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김성은 교수 : 소아 환자들의 특성 상 혈액 응고 인자 보충 제제를 사용했을 때는 2~3일에 1번씩은 약물 투여를 해야 되기 때문에 혈관을 확보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보호자들도 이런 부분이 큰 부담이다. 하지만, 헴리브라로 바꾸면서 이런 측면에서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도 매우 큰 만족도를 느끼고 있다. 진료 및 약물 투여에 할애되는 시간도 줄어들고, 소아 환자의 주사에 대한 공포심도 줄어들기 때문에 약물 투약에 있어서 협조도가 개선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저희 임상 연구 결과에서 보듯이 대부분의 환자들이 ABR 0을 달성하였고, 효과가 좋았기 때문에 편의성 이유로 이전 치료법으로 돌아가려는 분은 아직 없다. 

 

Q : 혈액 응고 인자 예방요법과 비응고 예방 요법인 헴리브라의 출혈 관련 효능 이외에 차이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김성은 교수 : 앞서 얘기한 것들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아무래도 투여 방법의 편의성 때문에 소아 환자들의 주사에 대한 두려움이 감소하고 보호자 또한 관리가 편해지기 때문에 무엇보다 투약 편의성이 가장 큰 장점이 될 것 같다. 또한, 실제 환자들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 보면, 외래 진료 시 본 환자들이 실제로 활동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졌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활동이 예정되어 있을 때, 그 직전에 주사를 맞아야 된다는 부담감이 있었고, 효과가 얼마의 시간동안 유지될 것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다면 지금은 일정 기간을 제대로 맞고 나면 활동하는데 큰 문제가 없겠다 라는 자신감을 환자 스스로 갖게 되는 것 같다.

 

Q : 활동성이 높은 소아 환자들에 있어 헴리브라 투약 전후 차이가 있을 것 같다.

 

김성은 교수 : 이전에 비해 헴리브라를 사용하면서 일반 생활 반경에서는 아주 편안하게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보여진다. 체육 시간과 같은 외상성 출혈의 발생 위험이 높은 시간대에는 이전에 하지 못했던 활동들을 조금씩 도전해 볼 수 있는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전에는 체육을 기피하는 경향이 컸다면, 지금은 테니스를 치고 싶었는데 헴리브라를 맞으면서 실제로 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말하는 소아 환자도 있었다. 하지만, 이전과 마찬가지로 심하게 출혈이 발생하거나 부딪힘이 있을 수 있는 활동은 피해야 된다고 교육 하고 있다. 헴리브라에서 응고인자 치료로 돌아가는 경우는 없었는데 이는 출혈 조절이 잘 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박영실 교수 : 응고인자제제의 주 2~3회 정맥주사에 대한 부담 감소와 일상생활의 출혈 감소를 환자와 보호자가 많이 느끼는 것 같다.

 

Q : 헴리브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김성은 교수 : 혈우병 환자들에게 있어서 매우 획기적이고 중요한 약제라고 생각한다. 응고 인자 제제 외에도 유전자치료제와 같은 다른 새로운 약제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첨단 의약품은 아직까지 접근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그래서, 그 가교 역할을 헴리브라가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Q : 헴리브라 출시와 함께 혈우병 치료 환경에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

 

김성은 교수 : 최근에 진단된 혈우병 환자일수록 그리고 이전에 출혈 조절이 잘 안되었던 환자일수록 헴리브라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최근에는 여러 의료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져서 소아 환자 보호자들 중에는 처음부터 헴리브라를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다. 특히, 2023년 5월에 비항체 소아 혈우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보험 급여가 적용되면서 좀 더 사용하고자 하는 경향이 높아졌다.

 

박영실 교수 : 최근 혈우병 치료에 있어서 여러 치료제들이 해외 및 국내에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헴리브라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로서 상품화된 첫 약제라 관심이 많다.

 

Q : 끝으로 헴리브라의 투여 중지 기준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김성은 교수 : 보험 급여에 있어 약물 투여 중지 기준이 있는데 이것이 처방 시 많이 고민되고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헴리브라를 사용하면서 ABR이 5 이상인 경우에는 투여를 중지하도록 되어 있는데, 6개월마다 반응평가를 기준으로 하므로, 6개월 이내에 3회 출혈이 있으면, 투여 중단 기준을 만족하게 된다. 

급여확대가 되고나서 얼마되지 않았을 때, 자발적인 출혈과 일상생활에서의 출혈에 대한 ABR 5 이상의 기준으로 계산해서 심평원에 보험청구를 제출하였는데 혈액응고인자 제제 동시 처방 투여에 대한 답변이 모호하게 오는 경우가 있었다. 현재는 8번 혈액 응고 인자 제제를 동시에 처방해서 투여하는 출혈에 한해서 ABR 5 이상일 경우에 투여를 중지하도록 되어 있으나, 출혈이 발생하는 원인을 세분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심평원에서는 모든 단순 출혈 횟수를 포함하지만, 자발적 출혈을 우선순위로 두는 것이 의미있다고 생각되며, 명확한 기준과 횟수 확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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