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강지식 과장 송강현 과장 이명철 과장이 포즈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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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생신보】 “로봇수술을 시작하면서 환자가 더 편안하게 회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긴 점이 가장 큰 변화다. 의료진이 마음 편히 수술을 진행할 수 있으면 그만큼 수술 결과도 더 긍정적으로 나타난다”
국산 수술로봇 ‘레보아이’를 도입·운영하고 있는 원자력병원 의료진들의 반응이다. 본지는 최근 원자력병원 로봇수술센터장인 송강현 과장(비뇨의학과), 이명철 과장(이비인후과), 강지식 과장(산부인과)을 만나 그동안 로봇수술 경험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특히 원자력병원은 ‘레보아이’ 수술 300례를 돌파하는 등 빠르게 로봇수술 성과를 쌓아가고 있다.
레보아이 첫 수술 이후 건수 꾸준히 증가…문제없이 잘하는 것 중요
비뇨의학과 송강현 과장은 “레보아이 수술 300례를 달성했다. 모든 환자들이 다 생각나지만 아무래도 첫 번째 수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의료진과 회사 모두 긴장했지만 첫 케이스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로봇수술이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송 과장은 300례의 또 다른 의미로는 레보아이 수술 가이드라인의 정립을 꼽았다.
원자력병원 도입 초기에는 레보아이가 다른 병원에 보급이 되지 않아 레퍼런스가 부족한 상황에서 수술 하나 하나가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과정이 국산 수술로봇 ‘레보아이’의 표준 수술 가이드를 만들어가는 임상과정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레보아이 수술 100례를 넘어섰지만 수술 건수가 증가함에도 안정적으로 수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제 원자력병원은 다른 국내외 병원에 레보아이 로봇수술 술기를 적극적으로 교육하며 그 성과를 확산시키고 있다.
현재 원자력병원 비뇨의학과에서는 레보아이를 이용한 로봇수술은 전립선암 수술(80%)을 가장 많이 하고 이어 신장암, 방광암, 요관암 등 순으로 로봇수술을 하고 있다.
로봇수술 받은 환자가 어떤 수술을 받았는지 모르는 것이 가장 이상적
이비인후과 이명철 과장은 로봇수술에 대해 “이비인후과는 목과 입처럼 매우 좁은 부위를 다룬다. 3~4cm 크기의 갑상선에 접근하기 위해서 목 한가운데에 가로로 4~5cm 정도의 비교적 넓은 절개를 해야 할 때도 있다”며 “특히 여성 환자는 목이나 얼굴에 생기는 흉터가 미용적으로 부담이 되고 사회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가능한 상처를 줄이는 방법으로 로봇수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 과장은 로봇수술이 이비인후과 모든 수술 영역에 적용되지는 않지만 주로 갑상선, 편도선 등 비교적 접근이 용이한 부위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레보아이 로봇수술의 가장 큰 장점으로 미용적인 부분에서의 우위를 강조하며 “피부 절개가 최소화되기 때문에 환자들이 수술 후 자신이 어떤 치료나 수술을 받았는지 모른 정도로 자연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이비인후과 수술이 로봇으로 가능한 시점에 대한 질문에 이 과장은 “10년 또는 20년 후에는 모든 영역이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며 “나 역시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갑상선 수술로 시작해서 지금은 임파선절제술, 부갑상선절제술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레보아이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과장은 앞으로 후두암 수술을 로봇수술로 확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혀나 편도선은 입을 벌리면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후두암은 입을 통해 들어가 수술기구가 90도 각도로 꺾인채로 들어가야 하는 특성이 있어 정교한 관절 기술이 필요하다”며 “현재 시험적으로 후두암 수술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모든 산부인과 영역 복강경 수술은 로봇수술로 가능
산부인과 강지식 과장은 로봇수술에 대해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 모두 로봇수술로 할 수 있다”며 “레보아이를 도입해 수술한 결과 로봇수술에 기대했던 효과가 나오고 있다. 산부인과에서 자궁경부암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레보아이를 이용해 수술했다”고 말했다.
강 과장은 로봇수술의 가장 큰 장점으로 림프 부종을 줄일 수 있는 점을 꼽았다.
그는 “암 수술에서 림프절 제거는 평생 림프 부종 같은 합병증을 동반할 가능성이 있지만 로봇수술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덜 침습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자궁근종 수술에서는 로봇수술의 장점이 더욱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복강경을 이용한 자궁근종 수술은 시술자에게 체력적으로 큰 부담을 준다”며 “로봇수술은 이러한 부담을 크게 줄여줄 뿐만 아니라 출혈량도 상당히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강 과장은 학회나 의료 현장에서 종종 듣는 질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복강경을 주로 사용하는 의사들은 왜 로봇수술을 해야 하느냐고 묻곤 하지만 로봇수술에 익숙해지면 수술에 대한 부담감과 스트레스가 현저히 줄어든다”며 로봇수술의 심리적, 체력적 이점을 강조했다.
로봇수술 임상적 이점 널리 알려지며 환자 인식 크게 개선
비뇨의학과 송강현 과장은 로봇수술 초기에 환자들의 반응에 대해 “레보아이 도입 초기에는 환자들이 ‘로봇이 수술을 하는 건가요, 아니면 의사가 하는 건가요?’라고 묻거나 복강경과 로봇수술 중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 고민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송 과장은 “비뇨의학과에서는 전립선암 수술의 80%를 로봇수술로 진행하고 있다”며 “이제는 환자들이 병원에 오기 전부터 로봇수술과 복강경 수술의 장점을 스스로 조사해 올 정도로 인식이 높아졌다. 전립선암 치료에 로봇수술이 널리 활용되는 이유는 다른 수술 방식에 비해 임상적 이점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암 수술 시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암 치료 성적을 꼽고 “로봇수술은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에 비해 치료 성적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와 함께 요실금, 발기 장애 등 환자의 삶의 질 측면에서 로봇수술이 확실히 우위를 보인다”고 강조했다.
송 과장은 레보아이를 활용한 로봇수술이 환자들에게 가져온 변화를 설명하며 “암 수술 후 환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기저귀 착용 문제인데 로봇수술 후에는 이를 걱정하지 않는 환자들이 많아졌다”며 “로봇수술이 환자의 삶의 질을 눈에 띄게 개선시키는 만큼 로봇수술이 많이 시행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의료진-회사와의 원활한 소통이 국내 기업의 가장 큰 장점
이비인후과는 아직 비뇨의학과처럼 로봇수술이 표준으로 자리 잡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비인후과 이명철 과장은 “이비인후과는 목과 입을 다루는 만큼, 수술의 정밀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먹고, 말하고, 숨쉬는 기능이 밀집된 부위를 다루다 보니 수술 부위 외에 다른 부분을 침범하면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뇨의학과는 전립선암 수술의 90% 이상이 로봇수술로 정립되면서 표준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비인후과는 아직 그 단계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로봇수술의 적용 가능성을 넓히기 위해 기업과 협력하는 과정에서 국내 기업의 강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이 과장은 “과거 내시경 수술을 시행했을 때 한쪽 겨드랑이-유방 접근법을 개발했는데 이 접근법을 로봇수술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미래컴퍼니와 함께 협력했다”며 “이처럼 미래컴퍼니는 의료진들의 요청에 즉각적으로 대응해 제품을 개선해 준다. 이러한 신속한 협업과 대응은 경쟁사와 뚜렷하게 구별되는 레보아이 만의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레보아이 로봇수술, 의료진 피로도 감소와 인력 효율화에 기여
비뇨의학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모두 레보아이의 만족도에 대해서는 ▲의료진 피로도 감소 ▲인력 효율화를 꼽았다. 또한 수술 후 상황에 대한 의료진의 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처럼 로봇수술은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많은 장점을 제공하며 환자와 보호자들의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로봇수술의 보험 미적용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특히 비뇨의학과 송강현 과장은 로봇수술에 대한 보험 적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로봇수술은 특히 비뇨의학과에서 환자의 90% 이상이 선택할 정도로 장점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보험 적용이 이루어진다면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산 장비인 레보아이의 보급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송 과장은 “대다수의 환자들이 로봇수술을 선택하고 있음에도 실손보험이 없는 환자들에게는 여전히 비용 부담이 크다”며 “이제는 국내에서도 로봇수술 보험 적용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레보아이 ‘차세대 버전’ 등 향후 발전에 큰 기대감
미래 로봇수술에 대한 전망을 질문했다. 최근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 관련, 수술에는 인공지능이 가장 마지막 단계에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함께 최근 여러 회사에서 경쟁적으로 수술로봇을 개발, 출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컴퍼니의 ‘레보아이’가 수술로봇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버전의 수술로봇을 최대한 빨리 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의료진과 회사 간의 긴밀한 협력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의료진의 아이디어를 회사가 적극 반영함으로써 제품의 발전을 도모하고 이런 상호작용이 레보아이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송 과장은 “레보아이는 우수한 수술로봇으로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에 비해 많은 장점을 제공하며 로봇수술의 문턱을 낮춘 혁신적인 제품”이라며 “하지만 이제는 소프트웨어 뿐 만이 아닌 하드웨어도 개선도 기대된다”며 향후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