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생신보】 “내시경 검사에 필요로 하는 고도의 전문성을 배제하고 ‘내시경 검사 교육기관’ 을 확대하는 것은 K-의료의 자랑인 ‘정확하고 안전한 내시경 검사’의 토대를 무너뜨릴 것이며, 지금까지 이들 학회가 수고한 노력을 물거품이 되게 할 것입니다.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고, 숙달되지 않은 의사가 내시경 검사를 함으로써 뒤따를 수밖에 없는 심각한 결과를 강력히 경고합니다”
▲ 좌측부터 대한소화기학회 심기남 부회장,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박종재 이사장, 대한내과학회 박중원 이사장,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곽경근 회장, 대한내과의사회 이정용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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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내과학회, 대한소화기학회,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위대장내시경학회, 내과의사회는 3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내시경 검사 교유긱관 확대 추진 움직임에 대해 강력 반발하면서 정부의 전향적 정책 추진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가암관리위원회 산하 암검진전문위원회는 내년 5주기 검진기관 평가를 앞두고 내시경 연수교육과 인증의사 자격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 전문위원회는 가정의학과와 외과계까지 인증 대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내시경 교육, 의사의 시술 경험 횟수 등에 근거해 인증의사 자격을 부여하는 권한은 내과 전문의가 주축인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와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2곳이 보유하고 있다.
외과 전문의들로 구성된 대한외과학회와 산하 단체, 가정의학과 전문의 단체인 대한가정의학과는 학술대회에서 교육을 시행하고 있지만 인증의 자격을 부여할 만한 권한은 없었다.
이들은 이미 현장에서 외과 전문의 등이 내시경 검사를 하고 있는 만큼, 권한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한내과학회 박중원 이사장(연세의대)은 이번 기자회견이 보건복지부가 내시경 검사 인증 교육기관 확대라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알리기 위한 자리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박 이사장은 "정부가 국가암검진사업 5주기 평가에서 대장내시경 검사를 포함시키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내시경 검사 인증 교육기관 확대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내시경 검사는 고도의 의학적 전문성이 요구되며, 잘못된 내시경 검사로 오진하고 의료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내시경 검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검사시설이 잘 갖춰져야 하고, 의료인은 충분한 교육을 받고 실무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내과의사들은 내시경을 통해 발견되는 미세한 병변을 정확히 해석하고, 그에 맞는 후속조치를 신속히 취할 수 있도록 교육받는다"며 "내과의 전문성은 단순히 내시경을 시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검사의 정확성, 환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 최적의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데 필수적"라고 역설했다.
박 이사장은 내과학회 유관기관인 소화기학회, 소화기내시경학회, 위대장내시경학회는 높은 수준의 내시경 내과전문의를 육성하고 있다며, 그동안 암검진 위대장 내시경 검사 상향평준화에 기여해 왔다고 평가했다.
박중원 이사장은 "고도의 전문성을 배제하고 내시경 검사 인증 교육기관을 확대하는 것은 K-의료의 자랑인 정확하고 안전한 내시경 검사의 토대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내시경 검사의 질을 하향평준화 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종재 소화기내시경학회 이사장(고려의대) 역시 내시경 검사의 전문성이 국가암검진의 위, 대장암 조기 진단의 척도라며, 검증 없이 인증 교육기관 확대는 소화기내시경의 중요성을 모르는 무지의 소산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박 이사장은 "내시경 비전문 의사자격은 체계적인 교육없이 일정 검사 건 수와 평점만 받으면 인증된다"며 "현재 내과학회 유관기관에서 내시경 세부전문의는 엄격한 교육시스템을 통해 9500여명 배출된 상태이며, 매년 300명이 배출되고 있어 내시경 검사를 할 수 있는 의사는 충분하다. 의료 질 저하를 유발하는 전문성이 결여된 내시경 검사 의사 확대가 어떤 근거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소화기학회 심기남 부회장(이화의대)도 전문가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아 발생한 의정 사태에서 전문성이 요구되고 환자 생명과 직결된 침습적 내시경 검사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정하지 않는 정부 태도가 놀랍다고 지적했다.
심 부회장은 "소화기학회는 내과학회 및 소화기내시경학회, 위대장내시경학회, 내과의사회와 의견을 같이 한다"며 "정부는 정책을 추진할 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통해 진행해 달라"고 촉구했다.
위대장내시경학회 곽경근 회장은 소위 내시경 검사 인증 교육기관 확대 논란이 내과계와 가정·외과계 간 이권 다툼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곽 회장은 "최근 의정사태로 의료계가 뭉쳐야 하는데, 내부적 문제로 소란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이번 내시경 인증 교육기관 확대 논란이 이권 다툼으로 오해하는 것을 잘못된 것이다. 내과계는 국가암검진의 질 저하를 우려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소화기내시경학회와 위대장내시경학회는 내과 전문의 뿐만 아니라 내시경을 새로 시작하려는 다른 전문과목 의사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미 한국에서 필요한 숫자 이상의 내시경 전문의사를 매년 육성하고 있다는 것.
내시경 검사 교육 인증을 다른 전문 진료과 학회에도 확대한다고 해서 내시경 검사의 질이 향상이 아닌 질 저하가 걱정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한내과의사회 이정용 회장 역시 "내시경에서 내과의 전문성을 무시할 경우 내과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며 "내과 전문성을 경시하는 정책은 전공의들 지원에 악영향을 미친다. 내과의 역할이 축소되거나 무시되면 내과를 기피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회장은 또 "내과의사는 환자 상태와 질병에 대해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판단한다"며 "내과의사가 부족하게 되면 잘못된 진단과 불필요한 검사 등 의료낭비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내시경 검사에 필요로 하는 고도의 전문성을 배제하고 '내시경 검사 교육기관'을 확대하는 것은 K-의료의 자랑인 "정확하고 안전한 내시경 검사"의 토대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지막으로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내과계 회장들은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에서는 ‘내시경 검사 인증교육 기관확대’ 안건에 대해서 신중하게 고민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 며 “ 위대장 내시경검사를 선도하고, 검사의 quality를 향상해 온 내과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여러 학회에 내시경검사 교육 평점 발급을 허용한다면,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큰 위협이 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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