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생신보】 “정부는 대통령 한 사람의 아집과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의료계에 대한 초헌법적인 통제와 협박을 일삼고 있다”
대한내과의사회가 근거 없고 준비 안된 의대 정원 증원 중단과 의료대란 책임자 문책, 고사 직전의 1차 의료를 살릴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대한내과의사회(회장 이정용)는 지난 20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300 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7회 정기총회 및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의대 정원 증원 중단과 1차의료를 살릴 것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내과의사회는 지난 2월 정부의 비과학적이며 근거 없는 일방적인 의대 정원 증원 발표 이후 우리나라의 의료는 몇 번의 골든 타임을 허비한 채 지금 백척간두의 끝에 내몰려있다고 진단하고 “전 세계가 부러워하던 의료 강국 대한민국 국민들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이라는 주술과도 같은 주문 하나 때문에 치료 가능한 응급실을 찾지 못해 떠돌아다니고 수술과 항암치료를 적기에 받지 못한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래의 국민 건강을 책임질 1만 2,000여 명의 전공의들과 2만여 명의 의대생들은 수련과 교육의 기회를 하루아침에 박탈당한 채 한 치 앞도 보이지는 않는 미래를 한탄하며 본인들의 자리를 떠나버렸고 의과대학 교수들은 과도한 업무 속에서 번아웃에 이르렀으며 의과대학은 교육과 연구라는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상실한 지 오래됐다”고 강조했다.
내과의사회는 “교육은 백년의 계획을 세우고 긴 흐름으로 꾸려나가야 하며 단기적이고 즉흥적 대책이 아닌 중장기적 관점 하에서 향후 인구 추계와 의료수요 예측, 보건의료 재정 등 전반적인 사항을 다각도로 고려하고 과학적인 근거에 따라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모든 것을 무시하고 오직 대통령 한 명의 아집과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의료계에 대한 초헌법적인 통제와 협박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내과의사회는 정부의 의료정책패키지와 의료개혁 특별위원회 실행방안은 병원만 있고 의사는 없는, 오판과 궤변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라고 지적했다.
비급여 진료를 억제해 증원된 의사들이 필수 의료를 하게끔 유도하겠다는 정책은 수년 내 일차의료기관들을 완전히 말살하고 소모품 취급받게 될 대형병원 비정규 전문의들만 양산할 것이라고 비판한 내과의사회는 “필수의료 붕괴는 수십 년에 걸친 만성적인 저수가 정책으로 인한 부실한 재투자와 필수의료 인프라의 점진적 손실 및 신규 유입 인력의 감소, 지역간 불균형 발전 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발생하는 것임에도 이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과 의료계와의 협의, 낮은 수가를 개선할 재정의 순증 없이는 그 어떤 정책도 빛을 발할 수 없을 것임이 자명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과의사회는 “정부는 지금이라도 의료대란 사태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자들을 즉시 문책하고 일선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의료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며 ▲근거없고 준비 안 된 의대증원 중단 ▲의료대란 책임자들 하루빨리 문책 ▲필수의료 다 죽이는 정부정책 결사 반대 ▲고사직전 일차의료 하루빨리 살려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함께 내과의사회가 본사업이 시작된 ‘1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의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만성질환관리위원회를 맡고 있는 서울시내과의사회 곽경근 회장은 “2014년부터 시작했던 시범사업이 본사업으로 전환됐다”며 “그동안 노력에도 불구하고 본인부담금 20%로 책정됐다”고 아쉬워했다.
특히 그는 “새롭게 시작하는 회원들은 익숙하지 못하고 시범사업 참여 회원들은 제도가 바뀌면서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또한 독감 접종과 건강검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와 맞물려 제도 추진이 활발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회원들의 편의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내과의사회는 조승철 총무이사의 제안으로 헌혈 행사를 진행, 이정용 회장을 비롯한 여러 회원들이 동참했다.
조승철 이사는 “의사가 진료를 잘하는 것 뿐만 아니라 사회봉사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헌혈에 대해 그동안 너무 무관심한 것으로 생각해 회원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했다”고 밝혔다.
헌혈에 참여한 이정용 회장은 “의대증원 사태로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보여주기식이 아닌, 의사들의 마음에서 우러난 좋은 행사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정기적으로 진행할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한내과의사회는 전공의 지원과 내과 발전을 위한 기금 5,000만원을 대한내과학회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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