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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암병원, 암 진단 후 디스트레스 교육 등 시행시 사망위험 ‘뚝’

교육프로그램 과학적 근거 마련 눈길…이우용 삼성암병원장 “치료 넘어 치유까지 새 모델 제시” 언급

문영중 기자 | 기사입력 2024/06/10 [13:01]

삼성암병원, 암 진단 후 디스트레스 교육 등 시행시 사망위험 ‘뚝’

교육프로그램 과학적 근거 마련 눈길…이우용 삼성암병원장 “치료 넘어 치유까지 새 모델 제시” 언급

문영중 기자 | 입력 : 2024/06/10 [13:01]

【후생신보】암 진단과 함께 암교육을 받으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사망률이 대폭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교육프로그램이 암환자의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마련된 셈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삼성암병원(이하 삼성암병원, 병원장 이우용, 사진) 암교육센터 조주희 교수,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 연구팀은 세계기분장애학회 공식 학술지(Journal of Affective Disorder) 최근호에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발표 내용은 암 진단시 디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교육과 지지를 제공하면 암환자의 초기 사망 위험을 27% 낮출 수 있다는 것 이었다.

 

삼성암병원은 지난 2008년 암교육센터 문을 열고 암환자 웰니스교육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치료의 과정으로 도입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암 환자와 가족이 치료 중 스트레스를 다스리고 암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암의 이해, 치료 방법 교육, 부작용 관리, 치료 중 후 일상생활 등에 대한 교육을 꾸준히 진행해 온 것이다. 16년이 지난 지금 암교육센터를 도입 운영중인 병원만 전국적으로 14곳에 달한다.

 

연구팀은 2014년 7월부터 2017년 12월 사이 암을 새로 진단받고, 심각한 디스트레스를 경험한 4,880명의 환자 중 암교육을 받은 810명과 받지 않은 4,070명의 1년 사망률을 추적 관찰했다.

 

암교육센터에서 제공하는 교육은 치료에 대한 이해를 돕는 교육, 증상 관리 교육, 심리사회적 지지교육 등으로 나뉘는데, 스트레스 관리 교육, 멘토링 프로그램,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 이해, 외모관리, 미술치료, 음악치료, 웃음치료, 원예치료, 암과 부부의 성교육 등이다.

 

현재 대면, 비대면으로 총 22개 교육이 진행되고, 138종의 교육자료가 환자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교육 참여 환자는 월 평균 600여 명 정도다.

 

연구팀에 따르면 디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교육의 효과는 분명했다.

 

두 집단 간 1년 사망률을 1,000인년당 비교한 결과 교육 중재군은 5.5%였던 데 반해, 비중재군은 7.6%로 더 높았다. 이는 교육을 받은 환자들의 1년 내 사망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뜻이다.

 

사망위험을 낮추는 효과는 나이가 젊은 환자인 경우 더욱 도드라졌다. 60세를 기준으로 50세 미만 환자에서는 63%, 50대 환자에서는 54% 가량 사망 위험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해 삼성암병원 대장암센터 김희철∙신정경 교수(대장항문외과), 암교육센터 조주희 교수,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팀이 미국외과학회지(Annals of Surgery)에 발표한 연구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됐다.

 

해당 연구에서 수술 치료가 가능한 대장암 환자의 디스트레스와 재발·사망 사이의 연관성이 규명됐다. 디스트레스 정도가 컸던 대장암 환자들은 재발과 사망 위험도가 최대 84% 높았다.

 

4기 대장암 환자에서는 153%까지 치솟았던 것으로 나타나 디스트레스 관리가 환자 치료에 중요한 요인이란 점을 암시했다.

 

조주희 교수는 “암을 치료하기에 앞서 적절한 교육과 지지 프로그램을 제공받은 환자들의 예후가 좋다는 것은 치료의 영역에서 암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근거”라며 “다양한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면 암환자의 삶의 질 향상 뿐 아니라 생존율을 높이는 데도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암병원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환자 중심 포괄적 암치료의 새로운 장을 만들어 나간다는 구상이다.

 

지난 2014년 디스트레스 상담실 운영을 시작한 삼성암병원은 올해 디스트레스 스크리닝 고도화를 계획하고 있다.

 

암을 처음 진단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했던 것을 모든 암환자, 암 의심환자로 범위를 넓히기로 한 것. 또 모바일 문진으로 환자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알고리즘을 개발해 환자 상태에 맞춰 적극적으로 관리해 나갈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통증, 수면 등 암 치료에 따른 동반 질환은 암치유센터에서, 우울증 고위험군에 해당하면 자동으로 정신건강클리닉 협진을 받아볼 수 있도록 체계를 정비했다.

 

뿐만 아니라 수 십 년 근무 경력의 베테랑 간호사를 ‘퍼스트 케어기버’로 배치하여 병원 내원한 환자들을 진료 전 사전 상담으로 돕고, 환자들의 어려운 속사정을 헤아릴 수 있도록 디스트레스 상담실에서 사회복지사의 활동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우용 삼성암병원장은 “암치료는 이미 잘하는 병원으로 인정받은 만큼 환자와 가족이 직면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과 두려움을 해소하고, 나아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치료 너머 치유를 생각하는 새로운 암치료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암병원은 글로벌 주간지 <뉴스위크(Newsweek)>가 미국 현지 시각 지난 5일 발표한 <2024 아시아-태평양 베스트 전문병원(Best Specialized Hospitals Asia-Pacific 2024)>에서 암 분야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고 병원’으로 선정됐다.

 

암병원은 앞서 뉴스위크 <글로벌 전문병원 평가>에서도 2022년, 2023년 2년 연속 아시아 병원 중 1위에 올랐다. 지난해 글로벌 순위가 한 계단 상승하여 5위를 기록,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TOP) 5’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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