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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헴리브라’, 혈우병 A 치료제 ‘게임체인저’?

유전자 치료제, 새 8번 응고인자라도 삶의 질 개선 차원 우월성 입증 힘들것
세계적 혈우병 권위자 英 돌란 교수 “새로운 치료제 효과 동등할 순 있어도”

문영중 기자 | 기사입력 2023/07/19 [12:00]

‘헴리브라’, 혈우병 A 치료제 ‘게임체인저’?

유전자 치료제, 새 8번 응고인자라도 삶의 질 개선 차원 우월성 입증 힘들것
세계적 혈우병 권위자 英 돌란 교수 “새로운 치료제 효과 동등할 순 있어도”

문영중 기자 | 입력 : 2023/07/19 [12:00]

【후생신보】“영국 혈우병 진료기관마다 차이 있지만 주요기관에서는 70~80%가 헴리브라로 치료하고 있고 결국 70%까지 헴리브라가 시장을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헴리브라로 전환한 환자 중 다시 기존 치료제로 변경한 환자는 보지 못했습니다”

 

영국 혈우병센터의사협회(UKHCDO) 회장을 역임한 영국 세인트토머스종합병원 게리 돌란 교수<사진>가 혁신적 혈우병 치료제로 평가받는 ‘헴리브라’에 대한 극찬을 아까지 않았다.

 

돌란 교수는 최근 JW중외제약의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의 론칭 심포지엄 참석 차 최근 우리나라를 찾았는데 심포지엄에 앞서 진행된 미디어 세션에서 이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이날 돌란 교수는 “영국에서도 환자의 모든 출혈을 예방하는 목적을 가지고 응고인자 대체요법을 시행했지만 30% 환자들만 출혈이 없는 아쉬운 결과를 얻었다”며 “이는 짧은 반감기로 peak(최고치)와 trough(최저치)가 계속되는 대체요법의 한계”라며 팩터 제제(8번 응고인자)의 단점을 언급했다.

 

8번 응고인자는 짧은 반감기로 인한 peak와 trough로 표현되는 높은 활성도 수치와 낮은 활성도 수치를 보이며 낮은 활성도 수치에서 출혈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헴리브라는 4주간 부하용량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일정한 농도를 유지해 농도가 예측 가능한 약물동력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고 이런 약물동력학적 특성은 혈우병 치료제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하다고 높이 평가했다.

 

기존 정맥주사제와 달라 쉬운 투여 방법(피하 주사), 투여 횟수 감소(2주 1회 또는 4주 1회) 그리고 지속적 검사가 필요 없는 헴리브라의 장점에 큰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이유로 국내와 같이 새로운 약제 도입이 결코 쉽지 않은 영국에서 2019년부터 2년 이내 헴리브라는 비항체로 급여가 확대된 후 주요 혈우병전문치료센터에서 70~80% 환자가 헴리브라로 갈아탔다.

 

돌란 교수는 “지금도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헴리브라의 다양한 치료 이점으로 치료제 전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돌란 교수는 “헴리브라를 비롯한 어떤 약제도 혈우병 A 약제의 100%를 차지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당연한 이야기를 전하면서도 “지금까지 누적된 결과를 보면 새로운 치료제가 등장해 치료를 하게 된다 하더라도 환자의 삶의 질 개선 차원에서 헴리브라와 동등할 수는 있어도 월등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강조했다. 헴리브라가 혈우병 A 치료에 이어 게임체인저 그 이상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미로 읽히는 대목이다.

 

요즘 관심을 끌고 있는, 새롭게 개발 중인 유전자 치료제 또는 출혈 횟수를 줄여 개발 중인 8번 응고 인자 제제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읽히다.

 

그는, “현재 개발 중인 완치가 가능한 유전자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고 전하고 “혈우병은 완치됐지만 관절병증을 가지고 있는 참사를 헴리브라 등장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열린 ISTH2023에 참석한 사실을 밝히며 혈우병 A 치료의 표준이 8번 응고인자제제에서 헴리브라로 옮겨 갔다고도 했다.

 

돌란 교수는 “최신 치료 방법인 유전자 치료 등을 다룬 많은 강연에서 헴리브라를 혈우병 치료의 표준 치료로 언급되고 인정받는 것을 느꼈다”며 “이는 상당히 흥미로운 일로 다수 국가에서 허가받은 헴리브라가 많은 환자들에게서 처방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헴리브라로 치료제를 바꾼 케이스 하나를 공개하기도 했다.

 

어머니가 한국인인 43세 남성의 이야기였다. 이 남성은 삼형제 모두 중증 혈우병 A를 가지고 있었고 혈장유래 8인자 제제로 인해 HCV에 감염됐다. 예방요법은 7살부터 시작했고 1997년 유전자재조합제제로 치료제를 변경 치료했지만 양쪽 발목 및 왼쪽 무릎에 관절병증이 발생했다. 연평균 출혈률은 5회였다. 환자는 투여 횟수에 관심이 많았고 삶에 영향을 주는 약제를 변경하고 싶어 했다.

 

결국 2019년 10월 헴리브라가 2주 1회 요법으로 투약됐다. 투약 2주차 1번의 출혈이 의심됐지만 본인이 진짜 춯혈이 아니라고 판단, 응고인자 투약 없이 넘어갔다. 이후부터 출혈은 없었고 활동성이 좋아지고 관절의 불편함도 덜했다. ‘스키’를 타러 갔다 온 이후 의료진에게 이를 알려 주는 등 자신감과 만족도가 높아졌다.

 

돌란 교수는 새로운 치료법이 나왔을 때 환자들에게 이를 제대로 알려주는 것이 의료인들의 의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응고인자와 비응고인자 약제 선택의 기준을 묻는 질문 후 나온 발언이다.

 

돌란 교수는 “시간에 따라 판단하는 상황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며 “현재는 항체 유무를 떠나 환자가 어떠한 약제를 사용하기를 원하면 해당 약제로 치료한다. 그렇지만 새로운 약제에 대해 모든 환자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그들에게 선택권을 줄 수 있는 의료인의 의무라고 생각하고 새로운 치료에 대한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모든 의료인과 환자들이 다양한 치료에 대한 선택지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원한다면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게 가장 좋고 만약 의료인이 환자들에게 제대로된 새로운 치료법을 알려주지 못한다면 이는 의무를 등한시한 것이라고 설명이다.

 

끝으로 돌란 교수는 “의료진은 언제나 혈우병 치료의 최신지견을 숙지하고 환자들에게 제공해야 되는 것이 의료진의 의무”라며 “환자들이 새로운 치료를 위해 부산에서 서울로 이동해서 치료하는 경우가 없도록 의료진이 새로운 치료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고 국내 의료계에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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