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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의료연구원 ‘신의료기술평가’의 민낯 - 2

허가 받은 의료기기 先 시장 진입 後 평가 고민해야…영국 미국은 신의료기술평가 필수 아닌 선택

문영중 기자 | 기사입력 2023/07/04 [06:00]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신의료기술평가’의 민낯 - 2

허가 받은 의료기기 先 시장 진입 後 평가 고민해야…영국 미국은 신의료기술평가 필수 아닌 선택

문영중 기자 | 입력 : 2023/07/04 [06:00]

【후생신보】허가 받은 의료기기 先 시장 진입 後 평가 고민해야

 

국내 식의약 분야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오유경 처장은 취임 일성으로 “현장에 답이 있다”를 강조한 바 있다. 실제 오유경 처장은, 모든 문제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며 현장 찾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국장, 과장들도 현장을 찾아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신의료기술평가 역시 현장에 답이 있어 보인다. 관련 업계가 요구하는 주장들이 100%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NECA는 이들의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현명한 해법을 찾아야 할 의무가 있다.

 

관련 업계는 신의료기술평가의 중복규제 문제를 ‘선(先) 진입 후(後) 평가’로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의료기기가 허가된 경우에는 일단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고 비급여로 사용하면서 안전성․유효성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면 그 때 가서 신의료기술평가를 진행해 해당 의료기술의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검토해야 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등 다수 국가에서 이 같은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업계는 “신의료기술에 사용되는 의료기기의 경우 개발 직후 임상 근거를 축적하기까지 비용과 시간의 제약이 존재하기 때문에 식약처로부터 안전성․유효성을 확인받아 허가를 득했다 하더라도 신의료기술평가를 통과할 만한 충분한 임상 근거를 축적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밝혔다.

 

이를 반증하듯 NECA의 2007~2016년 신의료기술평가 통계에 따르며 영세한 국내 업체의 경우 다국적 의료기기 수입업체 절반 수준에 불과한 약 23%만이 신의료기술평가를 통과, 시장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 허가를 획득했더라도 신의료기술평가 시 요구되는 체계적 문헌고찰로 또 다시 평가받다보니 자본력이 부족한 국내 영세 의료기기 업체의 경우 시장 진입이 결코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루트로닉 ‘선택적 망막 치료술’, 큐렉소의 ‘수술 보조 로봇을 이용한 척추 수술’ 그리고 시지바이오의 ‘소화기 내시경하 분말지혈제를 이용한 지혈술’ 등 이들 기술들은 신의료기술평가에 탈락, 시장 진입 또는 환자 치료 기회가 박탈된 대표 사례들로 꼽힌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신의료기술평가 필요하지만 식약처 허가시 해당 의료기기의 안전성, 유효성 뿐 아니라 임상논문도 포함돼 있고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행위에 대한 내용도 포함돼 있는 만큼 허가받은 의료기기의 선 시장 진입 후 신의료기술평가 등 단계별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실제 해외 주요국의 경우 시장 진입 전 신의료기술평가는 선택사항이다. 또 임상적 안전성, 유효성 및 비용대비 효과가 높은 의료기술의 국가보험 적용 등에 활용할 뿐, 우리나라와 같이, 시장 진입 자체를 막는 수단으로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업계는 “식약처 허가로써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된 의료기기는 비급여 등으로 일정기간 의료기관에서 사용한 후 축적된 근거자료로 의료기술이 평가될 수 있도록 신의료기술평가 시기를 전환하는 단계별 도입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즉, ①식약처 의료기기 허가→②건강보험 요양급여 등재(비급여 등)→③시장진입→④신의료기술평가→⑤급여여부 및 수가 조정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인 것.

 

한편, 신의료기술 조건부 시장진입 제도 현황에 따르면 제도 도입 이래 현재까지 약 2,500여 건의 의료기술이 평가됐다.

 

업계 관계자는 “신의료기술 조건부 시장진입 제도 현황(’22.11.)에 따르면 신의료기술평가 평가 유예, 제한적 의료기술평가, 혁신의료기술평가 등의 신청률 및 통과율이 저조한 상황으로 제도의 실효성이 낮다고 볼 수 있다”며 해당 제도의 손질을 거듭 촉구하기도 했다. <표>

 

시지바이오 등 국내서 개발됐지만 신의료기술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 관계자는 “식약처 허가를 통해 안전성, 유효성이 입증되고 기존 기술대비 편리한 신기술을 정작 자국민은 누리지 못하고 미국에서 선보이게 되는 상황”이라며 “기존 기술일 경우 유사품목 상한가로 책정돼 개발 투자금 회수가 어렵다. 이는 국가 차원에서도 치료 목적의 의료기기에 대한 신기술 개발이 감소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나아가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기간을 최대 5년으로 확대하거나 2년 내에 신의료기술에 대한 잠재성이 확인되는 등 일정 조건을 만족했을 경우에는 기간 연장이 가능하도록 해 실질적인 임상 근거 창출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또, 혁신의료기술 실시기관에 대한 규제(임상진료 기관의 제한, 연구수행 기관을 기관 내 생명윤리위원회가 설치된 기관에 한정, 임상연구와 진료 목적 사용의 연계 등)를 없애 다양한 형태의 임상 근거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이 관계자는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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