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관절염과 식이요법제2회 계명대 동산병원 류마티스 연수강좌 - 2023년1월8일서론 “류마티스관절염에 무엇을 먹으면 좋을까요?”, “제가 먹으면 안되는 음식이 있나요?”, “TV에서 000이 관절염에 좋다고 광고하던데, 먹어도 되나요?” 식이요법은 환자분이 진료 중에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의 하나이다. 그도 그럴 것이, 무심코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하루 종일 다양한 광고가 넘쳐난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특히 “면역에 좋다”, “관절에 좋다”는 광고가 있으면, 나도 모르게 멈칫하게 된다. 보고 있으면 정말 효과가 좋을 수도 있겠다 싶다. 오랜 기간 과학이라는 틀 안에서 의사 생활을 해온 나도 그런데 일반인들이야 오죽할까? 연구에 의하면 환자들의 30~75%에서 식품이 증상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약 20~50%에서 실제로 증상 개선을 위해 식이요법을 시도해본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사선생님들은 이러한 식이요법이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관심을 적게 가지며, 설사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위약 효과로 간주하는 경향을 보인다. 여기에서 환자와 의사 사이에 괴리가 나타나는데,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과학적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는 자극적인 광고들에 의해 환자들은 쉽게 현혹되고 고비용을 유발하고, 때로는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치료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척박한 영역이지만, 의료인들이 개입을 하는 것이 환자들을 보호하고, 질병의 관리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류마티스관절염의 식이요법에 대해서는 크게 음식섭취를 제한하는 방법과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본론
1. 식이제한 비만은 고혈압, 당뇨, 이상지혈증, 심혈관질환, 암 등의 다양한 질환과 연관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비만은 류마티스관절염의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고, 염증을 악화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는데, 지방조직과 지방세포에서 TNF, IL-1β, 및 IL-6와 같은 전염증성 시토카인 분비하여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과정을 통하여 기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대로 류마티스관절염에서 식이제한하는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개념이 나오게 되었고, 단식 및 채식 등의 식이제한 연구가 진행이 되었다. 식이제한은 심리적 또는 위약효과, 섭취열량 감소로 인한 면역 억제 효과, 지방산 구성의 변화 및 장내세균의 변동 등의 기전을 통해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추정된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서 하루 500kcal 미만으로 섭취하는 완전 단식과, 하루 800~1200kcal를 섭취하는 부분 단식은 질병활성도, 임상 및 검사실 소견들을 유의하게 개선시키는 것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단식은 단기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지만, 금식을 1주일 이상 지속하기 어렵고, 금식자체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부실한 영양상태를 더욱 가중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치료전략으로는 부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단식보다는 완화된 제한 식이로는 채식(Vegetarian)과 극단채식(vegan)이 있다. 일반적인 채식이라함은 육류, 해산물을 섭취 안하는 것을 의미하며, 극단채식은 여기에 낙농제품까지 섭취하지 않는 차이가 있다. 이러한 채식이나 극단채식도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서 유의하게 임상증상 및 염증을 개선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연구 과정 중에 탈락률이 35~50%까지 보고되어 이 또한 장기적인 치료전략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2. 건강식이 1) 항산화 식품 활성 산소라 하면, 일반적으로 나쁜 거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활성산소는 실제로는 정상 면역반응 중에 나타나며, 생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단, 과하게 생성될 경우가 문제가 되는데, 활성산소가 부적절하게 많이 생성되면, 넘쳐나는 활성산소가 DNA에 손상을 주고, NFκB와 같은 전사인자에 작용해서 전염증성 시토카인 생성을 증가시키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염증을 유발하고, 조직 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 몸에는 이렇게 과도하게 증가된 활성산소를 제거해서 우리 몸을 보호하는 시스템이 있는데, 바로 항산화 효소이다. Superoxide dismutase, Glutathione peroxidase 등이 대표적이고, 그 밖에도, 섭취 가능한 비타민 A, C, E와 같은 항산화 비타민들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과도하게 생성된 활성산소에 의한 산화적 스트레스는 심혈관 질환, 퇴행성 신경질환, 염증성 관절질환과 같이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과 연관이 있음이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다. 특히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단핵구에서 활성산소에 의한 DNA 손상이 증가되고, 관절내 활성산소가 증가되어 있는 것이 관찰되었는데, 그 결과 항산화 시스템이 고갈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서 항산화 비타민 상태를 평가한 연구들을 살펴보면, 환자의 혈중 및 활액에서 모두 비타민 C와 비타민 E가 대조군보다 감소되어 있음이 보고되었고, 낮은 항산화비타민의 혈중 농도가 발병과 연관 있음이 보고 되었다.
과연 그러면 항산화 성분을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와 같은 식이로 섭취하면 류마티스관절염의 발병을 예방할 수 있을까? 비타민 C 성분을 적게 섭취할 경우, 많이 섭취한 군과 비교했을 때, 염증성 관절염 리스크가 증가됨이 보고 되었다. Iowa Women’s Health Study에서는 30,000 여명 여성에서 수 년 후에 158명에서 류마티스관절염이 발병했는데, 이들의 식품에 대한 섭취량과 섭취 빈도에 관한 설문 데이터 조사해 보니 감귤류에 많이 함유된 β-cryptoxanthin을 40 mcg 이하로 섭취하는 여성에서 RA 발병 위험 높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즉 β-cryptoxanthin 식이 섭취가 RA 발생 억제 효과가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반면에, 부정적인 결과들도 다수 보고 되었다. 비타민 C를 많이 섭취한 군과 적게 섭취한 군의 비교에서 통계적 유의성이 관찰되지 않았으며, 5만 7천명 이상의 환자를 5년 넘게 추적 관찰한 덴마크 레지스트리를 이용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항산화 비타민을 식이로 섭취하는 것이 류마티스관절염 발병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상반된 연구 결과들이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항산화 식이의 효능에 대해서는 어떠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할 수 있겠다.
2) 오메가-3 지방산 함유 식품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 지방산은 정어리, 고등어, 참치와 같이 등푸른 생선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EPA나 DHA와 같은 오메가-3 지방산은 전염증 시토카인 및 부착분자 유전자 발현 억제, MHC 발현억제 등의 기전을 통하여 항염증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류의 섭취는 류마티스관절염에 좋은 효과를 보여주는데, Seattle Women’s Health 연구에서 생선을 2마리/주 이상 섭취하면 주 1마리 이하로 섭취하는 경우보다 류마티스관절염의 발병 위험도를 낮출 수 있음이 보고되었고, 또 다른 인구기반 환자-대조군 연구에서도 기름진 어류를 주당 1~7마리 섭취한 군에서 섭취하지 않은 군보다 류마티스관절염의 발병 위험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어유가 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에도 도움이 되는지 연구가 진행되었다. 항염증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EPA 및 DHA의 용량은 하루 2.7 g으로, 이를 1000mg 어유 캡슐로 환산하면 하루 9정을 섭취해야만 한다. 실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한 임상연구들의 메타분석에서는 어유캡슐의 복용이 비스테로이드소염제 소비량을 유의하게 줄여주는 정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이러한 어유의 과량섭취는 수은과 같은 중금속에 노출될 위험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제한점이 될 수 있다.
3) 지중해식 식단(Mediterranean diet) 식이요법 중에 장기적으로 류마티스관절염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들 중에 하나가 바로 지중해식 식단이다. 지중해식 식단이라함은 과일, 채소, 통곡물, 견과류는 많이, 생선, 해산물, 중등도 이상, 유제품과 와인은 적당히, 그리고 육류는 적게 섭취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지중해식 식단은 암과 심장질환의 리스크를 줄여준다고 알려져 있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게서 ‘지중해식’식단의 효능을 평가한 연구들에서도 여러가지 긍정적인 결과들이 많이 보고 되었다. 여러 환자-대조군연구들과 무작위 대조연구들에서 지중해식 식단은 류마티스관절염의 발병 위험과, 질병 활성도를 낮추고, 신체기능과 활력을 개선시킴이 확인되었다.
4) 기호식품(커피와 홍차) 커피는 류마티스관절염에 바람직하지 않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되었다. 핀란드의 National Health Study에서 하루 커피 4잔 이상 섭취하면, 류마티스인자 양성 류마티스관절염의 발병위험이 증가되며, Iowa Women’s Health Study에서는 디카페인 커피라도 하루 4잔 이상 섭취 시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보다 류마티스관절염의 발병 위험이 증가됨이 확인되었다. 반면에 차는 함유된 catechin과 같은 항산화물질에 의해 오히려 류마티스관절염의 발병 위험을 줄여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일부 연구 결과 만으로 “좋다”, “안좋다”라고 단정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커피는 하루 3잔 이하로 마시고, 커피보다는 차를 드시는게 더 바람직하다”라고 설명하는 것이 무난할 것이다.
결론 류마티스관절염에서 식이요법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근거가 많이 부족한 상태이다. 앞서 언급한식이제한, 항산화 식품, 오메가-3 지방산 함유 식품, 지중해식 식단 등은 증상을 개선하고, 항염증 효과를 나타내며, 류마티스관절염의 예방 등에 효과가 있다는 보고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관련 연구들이 질과 양적인 측면에 있어서 부족함이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이유만으로 이러한 식이요법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기보다는, 건강 자체에 미치는 여러 긍정적인 효과들을 고려하여,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서 보조치료로는 권장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격월간 류마티스 48호 - SYMPOSIUM HIGHLIGHT 김근태 교수) T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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