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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 진료비용 신고 의무화 중단하라”

의협․병협 등 의료 4개 단체 기자회견 갖고 한목소리로 요구

문영중 기자 | 기사입력 2021/05/05 [11:59]

“비급여 진료비용 신고 의무화 중단하라”

의협․병협 등 의료 4개 단체 기자회견 갖고 한목소리로 요구

문영중 기자 | 입력 : 2021/05/05 [11:59]

【후생신보】지난 해 정부는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현황 조사’ 관련 법령을 개정, 올해부터 모든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용을 보고하도록 의무화 시켰다.

 

이에 따라 공개 대상기관은 의원급까지 포함돼 기존 3,925곳에서 6만 5,464곳으로 늘었고 공개항목도 564개에서 616개로 확대됐다.

 

비급여 진료비용 및 제증명 수수료 항목 기준, 금액 및 진료내역 등에 관한 사항을 복지부 장관에게 보고토록 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시 해당 기관에 과태료를 부과토록 하고 있다.

 

의료계는 불만이 적지 않다. 현재 비급여 진료는 공과(功過)가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비급여 진료비는 국민 의료비 부담이라는 측면이 유난히 부각되고 있는 과(過)도 있지만 건보제도 저수가 정책 하에서 우리나라 의료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한 공(功)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를 뻔히 알고 있는 정부가 공은 언급도 않은 채 과만 들춰서 의료기관들을 흔든다며 이는 의료 붕괴라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비급여 진료비는 자유시장경제 체제하에서 의료비 급증을 억제하는 기제로도 일부 작용하고 있다는 게 의료계의 입장이다.

 

실제 지난 2002년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위헌 소송(2002. 10. 31. 99헌바76, 2000헌마505(병합) 전원재판부)에서 헌법재판소는 국민은 진료를 받고자 하는 의료기관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의료보험법과 국민건강보험법은 의료보험에 의해 보장되는 급여부분 외에 의료소비자의 자율적인 결정에 따라 자신의 부담으로 선택할 수 있는 소위 비급여대상의 의료행위를 함께 제공하고 있어서 국민의 선택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당연지정제 합헌 결정의 근거로 제시했음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비급여에 대해 과(過) 만을 부각해 통제 일변도의 정책만을 취한다면 이는 현행 건강보험 제도의 근간이 되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의 유지 근거를 정부 스스로 훼손하는 모순을 발생시킬 뿐이라고 의료계는 목소리를 높였다.

 

더 큰 문제는 관련 법령 개정 과정 당시 비급여 의무 신고 제도 강행으로 국민이 가지게 될 불안과 의료기관의 과도한 행정부담 등 심각한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이 졸속으로 추진됐다고 꼬집었다.

 

즉, 환자는 단순히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비급여 진료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등 환자의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예민한 개인정보의 노출을 스스로 보호하기 위하여 비급여 진료를 받기도 한다.

 

그런데 정부의 방침대로 모든 비급여 진료비용을 상세히 수록한 비급여 코드에 따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실시간 보고를 하게 되면 국가는 누가 어느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정신과에서 무슨 시술을 받았는지 실시간으로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 환자의 입장에서 두렵고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더욱이 이처럼 예민한 자료가 외부 유출이라도 된다면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불러올 우려가 높다.

 

이에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는 환자의 불안을 가중케 하고 의료기관의 행정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는 불합리한 비급여 통제 정책의 추진을 즉각 재고해 달라며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정부는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인 진료정보를 완전히 노출시키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비급여 진료비용 전면적 신고 의무화를 즉시 중단하라.

 

▲자유시장 경제 체제에서 건강보험 재정 소요를 억제하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는바 비급여 진료비용의 공과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자료를 바탕으로 필수의료가 아닌 분야에 대해서는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여 자유로운 비급여 진료가 가능토록 하라.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력 상황 등을 감안하여 의료계 4개 단체와 정부 간의 협의를 통해 일정규모 이하의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비급여 보고 및 공개 사항을 강제조항이 아닌 임의조항으로 규율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이루어지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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