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우대로 제약사업을 육성할 수 있을까?
보건의료에 영향 미치는 의약품 평가기준 마련 연구서 지적
연구진, 건보재정으로 제약산업 육성은 환자부담 가중 우려…높은 수준의 사회적 기여도 제시 필요
신형주 기자 기사입력  2017/12/0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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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생신보】
 
정부가 국내 제약산업을 글로벌 제약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약가우대 정책이 과연 효과적인지 의문이 제기됐다.
 
또한, 국내 제약산업 육성을 위해 투입되고 있는 건강보험재정이 환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이화여대 산학협력단은 '보건의료에 영향을 미치는 의약품 평가기준 마련 연구'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연구에 따르면, 제약산업은 차세대 국가기간산업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높은 유망산업이며, 국내에서 제약산업은 미래 먹을거리 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서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이런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시각에서 국가 산업의 기반을 견고히 하고 국민보건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제약산업은 육성돼야 할 필요성이 있지만 우려도 있다고 연구는 지적했다.
 
즉, 건강보험 재정을 이용해 제약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사회적 비용의 일부가 환자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는 "건강보험의 재정은 건강보험 가입자인 대다수 국민들이 내는 기여금으로 구성돼 있고, 한국의 약제비는 정률제 방식으로 본인부담금을 30% 수준으로 징수하고 있으며, 고가 약제에 대한 환자들의 본인부담금이 높다"며 "이런 제도적 배경에 비춰볼 때, 약가우대를 통한 제약산업 육성은 환자들의 본인부담금과 일반 국민들의 기여금에서 충당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OECD에 비해 보장성이 낮고, 재난적 의료비와 비급여를 포함한 높은 본인부담금이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약산업 육성을 위해 환자의 재정적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것은 사회적 합의의 전제에서 시행돼야 한다"며 "환자의 본인부담금 측면 뿐 아니라, 가입자인 다수의 국민들이 건강보험법상 본래 취지인 예방과 치료 등의 목적이 아닌 제약산업 육성의 목적까지 수용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구는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의 효율적 분배를 위해 여러가지 대안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사회적 기여도'라는 다소 모호한 목적을 위해 건강보험 재정을 사용하는 것 보다 강한 정당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대다수의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사회적 기여도가 제시되지 않으면 사회적 합의는 요원하다"고 밝혔다.
 
연구는 약가우대를 통한 산업육성 정책이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부호를 달았다.
 
연구는 "선행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연구개발 투자 활성화에 가장 실효성 있는 정책의 수단은 세제 혜택"이라며 "연구개발 투자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는 기업의 잉여이익 부분은 실제로는 과소투자 또는 비효율적인 잉영익이 사용을 초래한다"고 제안했다.
 
또, "의약품의 수요는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이미 제약회사들에게 과도한 이익이 귀속되고 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며 "국내 제약산업은 제네릭과 개량신약 같은 투자위험이 작은 분야에만 투자를 집중해 왔다"고 비판했다.
 
연구는 "혁신을 도모하는 제약사의 자생력을 키우는 산업 정책을 추진했던 일본이 사례를 비춰볼 때, 과연 약가우대 정책을 통한 산업육성 방식이 장기적으로 국내 제약산업을 혁신적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연구는 건강보험 관련 정책은 건강보험재정의 건전성과 환자부담이라는 민감한 사안이 관련돼 있어 정책의 법적, 윤리적 타당성, 국민의 사회적 합의, 정책의 기대효과 등을 모두 충분히 검토하고, 추진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정책의 목표와 기대효과를 재검토하고, 집행하고자 하는 정책의 수단이 적절한지, 정책집행의 효과성이 예상하는 기대를 충족할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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