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전면 급여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울수도’
김승진 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장 “수가 현실화가 선결과제”
이상철 기자 | 입력 : 2017/05/23 [14:58]
【후생신보】 “외과계열 수가가 관행수가의 70% 인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는 매우 우려스러운 것이다. 잘못하면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꼴’이 될 것이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김승진 회장은 지난 21일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관련, 수가 현실화에 대한 논의 없이 진행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수가 현실화에 대한 논의 없이 전면 급여화를 추진하면 개원가의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자영업자가 600만명인데 연 평균 수입이 2,000만원이 안된다고 한다. 자영업자에 대한 정책들도 나와야 한다”며 정부의 전면 급여화 정책 추진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 회장은 “수가는 매년 3%도 오르기 힘든데 비급여를 급여화하면 개원가 수입은 더욱 떨어진다. 이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며 “낮은 수가를 현실화 하지 않은 상태에서 비급여를 전면 급여화하면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정부의 과도한 규제와 가격 정책으로 인해 필수 치료재료의 국내 도입을 저지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동석한 오태윤 대한흉부외과학회 차기 이사장은 “선천성 심장병 수술에 사용되는 인조혈관은 전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정부의 규제와 낮은 가격 정책으로 결국 한국 시장을 포기했다”며 “현재는 그동안 수입한 재고로 버티고 있는 상황으로 환자들의 걱정이 매우 크다”고 소개했다.
선천성 심장병 수술에 사용하는 우리나라의 인조혈관 재료비는 중국의 절반, 일본과 대만의 1/3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 차기 이사장은 “흉부외과와 관련된 치료재료는 다품종 소량 생산되는 제품이 많다”며 “그러나 이런 재료가 없으면 환자들의 생명을 살릴 수 없다. 이에 정부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재료비용을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외과계는 이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를 비롯해 비뇨기과의사회, 외과의사회가 함께 ‘외과계 일차의료기관 연합회’를 결성하고 공동 대응한다.
이와 관련 김승진 회장은 “정부가 1차의료기관에서 수술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맹장 등 간단한 수술은 1차기관에서 해야 3차 의료기관은 중증 환자를 볼수 있다. 연합회에서는 의료전달체계 재정립과 외과계 개원의사들의 경영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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