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급여 정신·투석환자 ‘정액수가’ 폐지하라
의료계, 혈액투석 연관 약제․검사 한정…매년 자동인상기전 마련해야
법조계, 의료기관․의료급여환자 권리 과도하게 침해하는 위헌적 제도
이상철 기자 기사입력  2017/04/2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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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남 이사

【후생신보】 의료계가 의료급여환자 중 정신질환자와 투석환자들에게만 적용되고 있는 정액수가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정신질환자나 투석환자에게만 정액수가를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나고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정신질환자나 투석환자는 처음 내원한 병원에서 기존 병명이 아닌 다른 병명으로 복합적인 진료를 받으면 상한선이 있는 정액수가만 인정돼 병원이 손해를 보게 된다.

 

이에 복합진료를 원하는 환자는 다른 의료기관으로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 불편함에 이에 따른 추가 진료비를 지불해야 한다.

 

정신질환자는 입원수가가 인상되고 외래 정액수가도 행위별수가로 변경돼 한시름 덜게 됐지만 투석환자에 대한 차별은 여전하다.

 

대한신장학회 김성남 보험법제이사는 의협 출입기자단과 만나 정액수가에는 투석의 행위자체가 적정수가가 아니며 고시의 행정해석 오류 등 두 가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남 이사는 지난 2014년 의료급여 혈액투석 환자의 정액수가가 한 차례 인상됐지만 이것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정신질환자를 비롯해 치료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정액수가가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성신부전증환자가 외래 혈액투석 시 의료급여기관 종별에 불구하고 1회당 146,120원의 정액수가로 묶여있는데 이는 10년 간 변화가 없다가 지난 2014년 한차례 인상됐다.

 

하지만 한 차례 수가 인상만으로는 정액수가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인상 수준이 적정하지 않다환산지수를 통해 매년 자동인상 기전이 있어야 한다. 일률적인 수가로 묶는 것은 문제가 있고 인상되는 기간도 너무 길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3년 심평원에서 시행한 의료급여 혈액투석 원가분석에 의하면 현실적인 정액수가는 최소 2만원 인상되어야 하고 복지부의 당초안도 2만원이었지만 기재부는 건당 1만원 인상하는 방안을 통과시켰다“2만원 인상안으로 환원이 필요하고 향후 물가임금상승의료신기술 도입 등을 고려한 정기적인 정액수가 조정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시 내용도 문제다. 정액수가는 해당 의료행위의 평균 비용 및 재료비, 인건비 등 평균을 책정한 것인데 다른 의료행위가 함께 정액수가에 적용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따라서 정액수가는 혈액투석시 연관 있는 약제 및 검사로만 한정하고 이외의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별도 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현두륜 변호사

이런 정신질환 및 투석환자에 대한 정액수가에 대해 법조계에서도 법적인 근거도 없이 의료기관과 의료급여환자들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위헌적인 제도라며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세승 현두륜 변호사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에서 진료수가(요양급여비용)는 진료에 소요된 약제 또는 재료비를 별도로 산정하고 의료인이 제공한 진료행위마다 일정한 값을 정해 의료비를 지급하는 행위별수가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행위별수가는 각 행위별 상대가치 점수에다 점수당 단가를 곱한 금액으로 결정되는데 점수 당 단가는 매년 의료계와 건강보험공단의 협상으로 인상되기 때문에 인상분만큼은 진료수가가 매년 올라간다.

 

하지만 정액수가는 진료행위와 거기에 소요되는 치료재료와 약품 등을 일체로 묶어 일정한 금액으로 수가를 매기기 때문에 상대가치점수제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현 변호사는 정부가 정액수가를 변경하지 않으면 몇 년이 지나도 정해진 수가만을 받아야 한다물가 인상, 새로운 의약품이나 치료재료 등장 등과 같은 경제지표나 의료환경의 변화를 전혀 반영할 수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그는 현재 정액수가제는 의료급여환자 중에서도 정신질환자와 혈액투석환자들에 대해서만 적용되고 있는데 이들에 대해서만 정액수가를 적용해야 할 합리적 근거도 찾기 어렵다또한 정액수가는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근거가 없이 복지부 고시에 의해서 도입됐다는 점에서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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