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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을 보고서 두려운 나, 비정상인가요?

후생신보 | 기사입력 2016/11/23 [10:28]

인공지능을 보고서 두려운 나, 비정상인가요?

후생신보 | 입력 : 2016/11/23 [10:28]
▲ 권순효 교수(순천향의대)     © 후생신보

좀 지난 사건이지만 이세돌을 이겨버린 알파고를 보며, 두려웠다. 알파고는 사람이 생각해 내지 못하는 묘수(?)를 발휘했다. 인류가 몇천 년을 갈고 닦은 바둑이라는 심오한 유희는 인공 지능에게는 알고리즘에 기초한 몇 가지 방법으로 극복이 가능한 간단한 게임인 것 같았다.

 

그러면서 내가 두려움을 느꼈던 것은, 아니 나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도, 내가 쉽게 대체될 수 있겠구나? 너무 당연한 명제다. 내 밥벌이는 조금 있으면 끝이구나…

 

의사가 되기 위해 몇 년을 공부하고, 중환자를 살리기 위해 며칠을 꼬박 새웠으며, 고난도의 시술과 수술을 하기 위해 얼마나 고되게 살았던가? 그런데, 거의 확실시 되는 것은 알파고께서는 수천, 수만 명의 의사와 과학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나보다도 훨씬 오류가 적은 의학적 결정을 하고, 시술을 시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을 수 도 있다는 일말의 희망으로 신문기사와 인공지능 분야의 글을 읽어봐도, 이미 상당부분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제 큰일이다. 정년까지 몇 년 남았던가, 한 20년 더 일해야 연금이 나올 텐데! 교수로서 지금 의사가 된 인턴, 레지던트들의 운명에 대해서 아무런 조언도 못하고, 내 코가 석자다. 수술하시는 선생님들은 “내과는 금방 정복되겠어, 나는 좀 여유 있지 않나?” 아마 한 3~5년 더 인공지능에게 시간이 필요할 수 도 있겠지만, 대동소이 하지 않을 까 싶다.

 

나는 사람이니까 다른 사람과 교감이 되어 더 낳을까? 영화 ‘Her’ 를 보니까, 인공지능이 더 센스 있던데….이리 저리 생각해 봐도 뾰족한 방법이 아직 생각나지 않네.

인공지능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또한 어떤 속도로 나아갈 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20년 뒤에 인공지능이 우리를 다 대체하면, 우리는 뭘 하고 살고 있을까? 어디에서 밥벌이는 할 수 있을까?남 들이 하기 싫어하고, 인공지능도 하기 싫어하는 일을 찾아야 될텐데.. 그런 게 있기는 한 건가?

 

인공지능이 다 결정 해주는 그런 와중에도 우리는 무슨 고민이 있을까.

“건강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내 자식들 어떻게 키워야 하지? 뭘 먹어야 되지?, 노후에 내 몸 하나 건사할 수 있을까?” 지금과 같은 고민을 하면서 하루 하루 살아가겠지.

 

막연하게 내가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인공지능이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 의한 강제 합병시의 증조할아버지도, 해방 당시의 할아버지도, 월남전에 파병 가시던 아버지도 두려워했을 것!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어떤 것… 나에게는 인공지능.

조치훈 9단이 “그래 봤자 바둑 그래도 바둑” 이라고 했다 던데…내가 너무 오버하고 있는 것인지도,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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