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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신경정신의학회 2016 추계학술대회 Luncheon Symposium

2016년 10월28일(금)

후생신보 | 기사입력 2016/11/21 [15:17]

대한신경정신의학회 2016 추계학술대회 Luncheon Symposium

2016년 10월28일(금)

후생신보 | 입력 : 2016/11/21 [15:17]

Why the Innovative Option Matters for MDD Patients

▲ 좌장 박태원 교수(전북의대)     © 후생신보

 

1. The Real Benefits of Brintellix for MDD Patients with Asian Data 

김종우 교수(경희의대)
 
2. The Ultimate Goal of MDD Patients Treatment: Managing Cognitive Symptoms and Life Functionality
함병주 교수(고려의대)

 

 

 

The Real Benefits of Brintellix for MDD Patients with Asian Data

▲ 연자 김종우 교수(경희의대)     © 후생신보

 

WHO에서 2004년 발표한 ‘The Global Burden of Disease’에 따르면, 2004년 당시 DALY(disability-adjusted life-year)로 평가한 질병 부담 순위에서 우울 장애는 3위를 차지하였으나 2030년에는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주요 우울 장애(MDD; major depressive disorder) 환자 2,876명을 대상으로 한 STAR*D MDD 연구(Am J psychiatry, 2006)에서 SSRI의 반응률(response rate)은 47%, 관해 도달률은 28%뿐이었다. 또한, SSRI를 투여한 MDD 환자 80%는 만성화하거나 재발하는 단계로 진행한다. 우수한 항우울제가 다수 개발되고 의사들도 계속 노력하고 있으나 MDD 환자들의 반응률은 50% 정도, 관해 도달률은 30%에 그치는 등 여전히 잘 치료되지 않고 있다. 설사 관해에 도달한다 하더라도 관해가 유지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며, 항우울제에 대한 내약성과 순응도가 낮다는 점도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Vortioxetine의 작용 기전과 약물학적 특징
Vortioxetine은 기존의 SSRI와 마찬가지로 serotonin의 재흡수(reuptake)를 저해하면서 5-HT1A에는 효능약으로 작용하고 5-HT1B에는 부분 효능약, 5-HT3, 5-HT1D, 5-HT7에는 길항약으로 작용하는 다양한 작용 기전을 갖고 있다. 동물 실험 결과, SSRI는 세포 외 serotonin 전달(extracellular serotonin transmission)이 증가된 상태에서 GABA의 전달을 활성화시켜 dopamine, noradrenaline, acetylcholine의 전달을 저해한다. 또한 SSRI는 GABA 전달을 증가시켜 dopamine이나 noradrenaline, acetylcholine, histamine 등을 감소시켰으나, vortioxetine는 5-HT3 및 5-HT7에 길항약으로 작용하여 GABA 분비를 억제하므로 간접적으로 dopamine, noradrenaline, acetylcholine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우울감을 개선시킬 뿐만 아니라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며 성기능 감퇴와 불면증 유발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Vortioxetine은 2013년 9월 FDA 승인을 받았고 주요 적응증은 MDD이다. 이 약은 1일 1회 10mg(5~20mg) 복용하며, 식사와 상관 없이 복용할 수 있다. 또한 반감기가 길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감량할 필요가 없이 즉시 중단하더라도 금단 증상(discontinuation symptom)을 유발하지 않으며, 65세 이상 노인 환자에게는 가능하면 저용량으로 투여하는 것이 좋다. Vortioxetine은 투여 후 7~11 시간 이내에 최고 혈중 농도에 도달하며, CYP2D6의 대사를 거치므로 이 효소를 저해하는 타 항우울제와 병용할 때에는 vortioxetine을 감량해야 한다. Vortioxetine의 반감기는 66시간이며 이는 fluoxetine(반감기 2~3일)과 유사하다. 정상 상태(steady state)에 도달하는 데에는 약 2주가 소요되며, 대부분 소변으로 배설된다. 경경증~ 중등도 간 및 신 장애 환자에서 vortioxetine의 용량을 별도 로 조절할 필요가 없으나, CYP4502D6를 저해하는 약물과 함께 투여할 때에는 용량 조절이 필요하다.

 

MDD 치료제로서 vortioxetine의 유효성
MDD 치료제로서 vortioxetine의 우수함을 입증하는 다수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Vortioxetine은 반응률과 관해 도달률이 매우 높고, 고령 환자, 불안이 높은 환자 및 기존의 SSRI 치료에 효과가 충분치 않은 환자에서도 우수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었다. 또한 우울증 환자의 인지 기능 향상과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 각각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1) 우울증 개선 효과
Vortioxetine은 MADRS(Montgomery-Asberg Depression Rating Scale) 각 항목을 유의하게 개선시키는 효과가 입증되었다. 8주간 투여 시 MADRS score가 유의하게 감소하였고, 52주의 장기 연구에서 그 효과가 안정적으로 유지됨을 알 수 있었다(Curr Med Res Opin, 2012). 또한 위약과 비교할 때 우울증 재발을 억제하는 효과가 유의하게 우수하였다(J Clin Psychiatry, 2014). Vortioxetine 10mg, 20mg을 위약과 비교할 때 모두 유의한 MADRS score 감소 효과를 나타내었으며, 특히, 20mg은 투여 1주 후부터 위약 대비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여주었다(Int J Neuropsychopharmacol, 2014). <그림 1>

 

65세 이상 고령 우울증 환자에게 위약, vortioxetine 또는 duloxetine을 8주간 투여하면서 HAM-D24(Hamilton Depression Rating Scale) score를 비교한 연구 결과, vortioxetine은 위약대비 우수한 HAM-D24 score 개선 효과를 나타내었고 이는 duloxetine과 동등한 수준이었다(Int Clin Psychopharmacol, 2012). MADRS score 30점 이상인 중증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위약, vortioxetine 또는 venlafaxine을 비교한 연구도 진행되었다.

 

6주 간 진행된 이 연구에서 vortioxetine는 2주 후부터 venlafaxine과 동등한 수준의 MADRS score 감소 효과를 보여주었다(Int J Neuropsychopharmacol, 2012). 한편, 불안을 동반한 우울증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치료가 더 까다롭다. HAM-A(Hamilton Anxiety Rating Scale) 20점 이상의 불안을 동반한 우울증 환자에게 위약, duloxetine 또는 vortioxetine 투여 시 vortioxetine은 duloxetine과 동등한 MADRS score 감소 효과를 나타내었다(Int Clin Psychopharmacol, 2014).

 

SSRI 또는 SNRI에 대한 치료 반응이 충분치 않은 환자에서 vortioxetine과 agomelatine의 유효성을 비교한 연구도 진행되었다. 12주 간 진행된 이 연구에서 vortioxetine는 4주 후부터 agomelatine 대비 MADRS score를 유의하게 감소시켜, 비열등성 뿐만 아니라 우월성을 입증할 수 있었다. 또한 8주 후 vortioxetine 투여군의 반응률은 61.5%, 12주 후에는 69.8%로 우수하였고, 관해 도달률 역시 8주 및 12주 후 각각 40.5%, 55.2%로 우수하였다(Hum Psychopharmacol Clin Exp, 2014). Escitalopram과 vortioxetine이 성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연구(Jacobsen PL. et al. 2014)에서 vortioxetine의 성기능 감소 유발율이 escitalopram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비록 우울증 치료가 stable하게 진행된 환자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치료폭이 작았지만, vortioxetine의 MADRS score와 CGI-I(Clinical Global Impression-Improvement scale) score 감소 효과는 escitalopram과 동등하였다.


Venlafaxine과의 비교 연구(SOLUTION 연구)
아시아 MDD 환자에서 vortioxetine의 유효성, 안전성 및 내약성을 venlafaxine과 비교한 연구이다(Wang et al. 2015). Vortioxetine 10mg(n=211)과 venlafaxine 150mg(n=226)을 비교하였고, 우리나라와 중국, 대만, 태국 4개국에서 진행되었다. 18~65세이고 MADRS score 26점 이상인 MDD 환자 443명이 연구에 참여하였다. Primary endpoint는 8주 후 MADRS score의 변화로 하였고, 2.5점 이내의 차이를 보일 때 비열등(non-inferiority)하다고 정의하였다. 피험자 평균 연령은 40세였고 여성의 비율이 약간 높았다. 평균 BMI는 23kg/m2, 평균 MADRS score는 32, HAM-A score는 20점 정도였다. 연구 결과 primary endpoint인 MADRS score는 양 군 모두 2주 후부터 유의하게 감소하였고, 통계적 검증을 통해 vortioxetine의 MADRS score 감소 효과는 venlafaxine과 비열등함을 입증할 수 있었다. <그림 2>

 

이 연구에서 vortioxetine군의 MADRS score 감소 효과는 venlafaxine보다 다소 우수한 편이었으며(-19.4 vs -18.2), 이는 HAM-A score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MADRS로 평가한 치료 반응률 및 관해 도달률도 vortioxetine군이 더 높았다. Secondary endpoint로 평가한 SDS score와 Q-LES-Q 감소 효과도 vortioxetine은 venlafaxine과 동등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연구 과정에서 이상반응으로 인한 중도 탈락률은 vortioxetine군이 18.0%(n=38), venlafaxine군이 27.4%(n=62)였으며, 약물과 관련된 이상반응 발생률은 vortioxetine군 및 venlafaxine군 각각 6.6%, 13.7%로 vortioxetine이 더 낮았다. Vortioxetine 군에서 가장 많이 보고된 이상반응은 오심(3.3%)이었고, venlafaxine군은 오심(4.9%), 어지러움(2.7%), 심계항진(1.8%), 입마름(1.3%) 등이었다. vortioxetine군의 두통 발생률이 venlafaxine보다 약간 높았으나, 유의한 차이는 아니었다. 이 연구는 아시아 MDD 환자에서 vortioxetine과 venlafaxine을 직접 비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vortioxetine의 venlafaxine 대비 비열등성과 우수한 내약성을 입증할 수 있었다.

 

Vortioxetine의 안전성
Vortioxetine의 임상 연구에서 가장 많이 보고된 이상반응은 오심(nausea)였다. 오심은 주로 투여 초기 2주 이내에 발생하며, 경증~중등도이므로 이로 인해 약물 투여를 중단하는 환자는 많지 않았다. Vortioxetine과 duloxetine, venlafaxine의 이상반응을 비교해 보면, vortioxetine의 오심 발생률은 용량 비례하지만 발생률은 duloxetine 및 venlafaxine보다 낮았다. 또한 기면(somnolence) 등의 수면과 관련된 이상반응도 vortioxetine이 venlafaxine보다 확실이 적었다. 그 이유는 vortioxetine이 하루 주기 리듬(circadian rhythm)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5-HT3와 5-HT7에 작용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아울러 성기능 장애 발생률도 venlafaxine에 비해 vortioxetine이 낮았다. 정리하면, vortioxetine는 불면증이나 기면증 등 수면과 관련된 이상반응 발생률이 낮고, 성기능 장애 및 체중 증가도 적은 편이며 반감기가 길기 때문에 금단 증상도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겠다.


각각의 이상반응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가장 흔한 이상반응인 오심은 투여 초기 2주 동안 일시적으로 발생하며, 경증~중등도이고 그 발생률은 용량과 비례한다. 참고로, vortioxetine의 오심 발생률은 duloxetine 및 venlafaxine보다는 낮다.

 

Vortioxetine의 불면증 및 기면증 발생률은 위약과 동등한 수준이다. 그러나 duloxetine과 venlafaxine은 불면증 발생률이 vortioxetine보다 훨씬 높고, duloxetine은 기면증 발생률이 높은 편이다. Vortioxetine은 체중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이는 단기 연구와 장기 연구에서 입증되었다. Vortioxetine 20mg 투여 시 성기능 장애 발생률은 46% 정도이므로 성기능 장애가 아예 없는 편은 아니지만 vortioxetine의 성기능 장애 발생률은 용량 비례하지 않으며, SSRI 및 SNRI에 비해서는 낮다고 알려져 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vortioxetine은 금단 증상이 위약 수준으로 거의 없지만, duloxetine은 투여 중단 첫 주에 30~60mg, 둘째 주에 0~30mg로 단계적으로 감량하더라도 금단 증상을 일으키는 차이가 있다.

 

결론 및 요약
Vortioxetine는 serotonin 재흡수를 억제하는 기전 이외에 다양한 serotonin 수용체에 작용하여 간접적으로 여러 가지 신경 전달 물질을 조절하는 ‘multimodal drug’이라 할 수 있다. Vortioxetine은 우울증 개선 효과뿐만 아니라 인지 기능 향상, 불안도 개선시킬 수 있고 기존의 SSRI 및 SNRI보다 안전성과 내약성도 우수하다. 다만, vortioxetine의 약리 작용에 대한 연구가 대부분 전임상 연구이므로 실제 임상에서 그 효과가 어떻게 발현될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필요하다. 앞으로 vortioxetine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임상 경험이 쌓이면 매우 유용한 MDD 치료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The Ultimate Goal of MDD Patients Treatment : Managing Cognitive Symptoms and Life Functionality

▲ 연자 함병주 교수(고려의대)     © 후생신보

 

노인 환자의 우울증은 치매와의 감별이 매우 중요하다. 우울증으로 인해 인지 기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우울증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는 진단되더라도 특별한 치료법이 없으므로 이에 대한 관심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지 기능까지 향상시킬 수 있는 약물이 개발되면서 최근 인지 기능 저하를 동반한 우울증 치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울증 환자의 60% 정도에서 인지 기능 저하가 동반되며 가장 흔한 증상은 집중력 장애이다.

 

중요한 점은 초기, 재발성, 관해 상태에 도달한 우울증 환자 모두에서 인지 기능 저하는 지속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특별한 치료 약물이 없었으므로 관심을 받지 못하였고, 이에 대한 연구도 부족하였다. 인지 기능 저하가 우울증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먼저 나타나는지, 우울증이 개선되어도 인지 기능 저하는 지속되는 것인지, 우울증이 치료되면 저하되어 있던 인지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는지, 인지 기능 저하가 우울증의 재발이나 예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우울증이 있는 환자에서 인지 기능 저하가 동반되며 인지 기능의 개선은 우울증 개선 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우울증 환자에게 동반된 인지 기능 저하를 완전히 회복시키기 위한 근본적인 치료 전략에 대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발병 6개월 이내 우울증 초기에는 뇌 손상이 거의 없지만, 유병 기간이 2년 이상인 만성 우울증으로 진행되면 뇌 손상이 동반되고 이 때에는 완전한 회복이 어렵게 된다. 따라서 뇌 손상으로 인한 인지 기능 저하는 우울증이 호전되더라도 완전한 회복이 어려운 것이다.

 

우울증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
1970년 대에는 우울증 치료제가 TCA뿐이었고 의사들은 TCA에 의한 이상반응을 감수하고 투여 후 우울 증상이 호전되는 지에만 관심이 있었다. 이후 SSRI가 개발되어 TCA의 이상반응을 상당히 해소하였고 이 때부터는 우울증 환자의 삶의 질이나 기능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1990년 대에는 우울 증상이 개선되어 관해 상태에 도달하여 일상 생활에 큰 지장이 없을 정도로 호전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그러나 2010년 이후에는 우울증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이 보다 중요한 치료 목표로 제시되었다. 관해에 도달하였더라도 우울증 환자의 50%는 여전히 기능적 문제가 남아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의사 입장에서 관해 도달 자체를 치료 목표로 하기 보다는 환자 입장에서의 삶의 질 향상이 더욱 중요한 치료 목표로 부각된 것이다. 1960~70년 대 TCA로 치료받던 환자들은 심한 변비나 입마름으로 고통 받았지만 그 시절에는 약물이 제한적이었으므로 그러한 이상반응을 감수하면서 치료를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우울증 환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치료 목표를 보면, 긍정적인 정신 건강 상태의 유지, 정상적인 일상 생활의 유지 등이다. 따라서 과거에는 단순히 우울 증상의 개선만을 치료 목표로 하였다면 최근에는 환자가 느끼는 삶의 질과 정상적인 일상 생활의 수행 등이 우울증의 주된 치료 목표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우울증의 사회경제적 부담
우울증의 사회 경제적 부담에 대한 연구도 많이 진행되었다. 예를 들어, 1990년대 발표된 논문에서는 2020년이 되면 사회적으로 가장 큰 부담을 차지하는 질환이 우울증이라고 제시하였고, 미국의 경우 우울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매년 80조원이라고 한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우울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약 10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우울증 치료에 소요되는 비용이 아니라 우울증 환자가 우울감으로 인해 본인에게 주어진 일을 적절히 수행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직간접적인 비용 손실을 의미한다.

 

‘일’을 한다는 것은 우울증 환자에게 매우 중요하다. 직업은 주된 수입원이 되고 인간 관계를 맺게 하며, 규칙적인 생활과 지적 활동을 계속하게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을 하거나 활동을 하는 환자의 예후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훨씬 양호하다. 그렇다면 우울증 환자가 일을 하지 못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울증으로 일을 하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환자 164명을 조사한 결과, 일을 하고 싶은 의욕 자체가 없다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으나 집중이 안되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등 인지 기능의 문제를 꼽은 비율도 절반에 가까웠다(Depress Res Treat, 2012).

 

또한 우울증 환자의 인지 기능을 조사한 결과, 기억력과 집중력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수행 능력(executive function)도 크게 저하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Psychol Med, 2014). 아울러, 우울증 환자가 일을 하지 못하는 주된 원인은 우울 증상 자체가 아니라 인지 기능 저하가 더 중요한 요인으로 밝혀졌다(Compr Psychiatry, 2015). 적절한 치료를 받고 일에 복귀하더라도 환자들의 절반 가량은 우울증 발병 이전에 비해 인지 기능이 저하되었다고 느끼고 있었고 특히, 직장 상사 등 환자 주변 인물들이 평가할 때 이전에 비해 인지 기능이 저하되었다고 느끼는 비율은 환자 본인이 느끼는 정도보다 훨씬 높았다.

 

PERFORM 연구
이 연구는 우울증 환자의 우울감과 기능의 상관 관계에 대한 전향적 연구이다. 2011년부터 유럽 5개국에서 진행되었고, 피험자 1,500명을 2년간 추적관찰하였다. 지난 해 연구가 종료되었고 아직 최종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오늘은 연구에 참여한 피험자 1,000명에 대한 선행 분석 결과를 보여드리겠다. 피험자들에게 ‘perceived deficits questionnarire(PDQ-5)’를 제공하고, 지난 일주일 동안 기억력이나 집중력을 5가지 항목으로 스스로 체크하도록 하였다.

 

연구 참여 당시 피험자 1,000명의 PDQ-5 score를 조사한 결과, 이전의 연구와 마찬가지로 약 2/3 정도의 환자는 본인의 인지 기능이 저하되어 있다고 답하였다. PDQ-5 score에 따라 인지 기능 저하 정도를 경증 또는 중증으로 분류하고, 피험자들의 SDS(Sheehan Disability Scale) score, QALY EQ-5D score, QoL physical SD-12 PCS, QoL mental SF-12 MCS를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인지 기능 저하가 심할수록 기능 저하와 삶의 질 저하도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우울증으로 인한 결근이나 결석도 중요하지만, 학교 또는 직장에 나가더라도 우울증 때문에 효율이 저하되어 주어진 임무를 적절히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 연구를 통해 이와 같이 학교 또는 직장에 나가더라도 주어진 임무를 소화하지 못하는 데에도 인지 기능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유럽에서 진행된 PERFORM 연구와 유사한 방법으로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PERFORM-K 연구는 그 결과가 최근 Psychiatry Research에 발표되었다(Kim et al. 2016). PERFORM-K 연구는 우리나라 MDD 환자 325명을 대상으로 하였고, 그 결과는 PERFORM 연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즉, 인지 기능 저하가 심할수록 SDS score 및 EQ-5D score가 악화되어 환자의 삶의 질도 크게 저하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림 1>

 

이 연구에서 흥미로운 점은 우리나라 환자는 유럽 환자에 비해 우울감이 있더라도 직장이나 학교에 나가는 비율은 높았지만, 직장이나 학교에 있더라도 효율은 더 낮았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우울증 환자의 기능에 영향에 미치는 주요 인자는 우울감의 중증도, 인지 기능, 연령 등 여러 가지가 있으며, 그 중에서도 인지 기능 저하는 중요한 결정 요인이라 할 수 있겠다.

 

우울증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가 미치는 영향
그 동안 인지 기능 저하가 우울증 환자의 기능과 삶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객관적으로 평가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ELDERLY 연구(Katona C et al. 2012)는 노인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가 주관적으로 평가한 인지 기능이 아닌 객관적인 인지 기능을 평가하였다. 이 연구를 토대로 성인 우울증 환자에게 vortioxetine 투여 시 인지 기능 변화를 평가한 FOCUS 연구(Mcintyre RS, et al. 2014)가 진행되었고, CONNECT 연구(Mahableshwarkar AR. et al. 2014)는 인지 기능 저하가 환자의 기능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평가하였다.

 

ELDERLY 연구는 65세 이상 고령의 우울증 환자 453명을 대상으로 vortioxetine과 duloxetine을 투여하였고, primary endpoint는 우울증의 개선이었다. FOCUS 연구는 18~65세의 피험자 602명을 선정하여 vortioxetine이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였고, CONNECT 연구는 인지 기능 개선 효과와 함께 vortioxetine이 환자의 수행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duloxetine과 비교하였다.

 

이들 연구에서 피험자의 인지 기능을 평가하는 데에 DSST(The Digit Symbol Substitution Test)를 활용하였다. 이 테스트는 1~9번까지 약속된 기호를 주어진 시간 내에 정확하게 기재하는 것인데, 우선 환자의 집중력과 공간 지각 능력, 업무 수행 속도와 실행 기능까지 다양한 측면의 인지 기능을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RAVLT는 1초에 하나씩 총 15개의 단어를 제시하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 환자가 몇 개의 단어를 기억해 재는지 평가하는 테스트이다. 이와 같이 실행 능력, 업무 수행 속도, 집중력 및 기억력을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평가 도구를 활용하였다.


연구 결과, 세 연구 모두에서 8주 동안 vortioxetine 투여 시 MADRS score는 유의하게 감소하여, 우울증 개선에 효과적임을 보여주었다. ELDERLY 연구에서 vortioxetine과 duloxetine 모두 RAVLT는 유의하게 개선시켰으나, vortioxetine만이 DSST 결과를 의미 있게 개선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유사한 연구 결과가 FOCUS 연구에서도 확인되었다. 다양한 인지 기능 평가 도구 중 vortioxetine의 DSST 개선 효과가 가장 두드러진 것이다. 인지 기능의 각 도메인 별로 분석해 보면, vortioxetine은 기억력 개선 효과보다 실행 기능, 집중력과 업무 수행 속도, DSST 개선 효과가 뚜렷하였다. CONNECT 연구에서는 환자들의 실질적인 일상 생활 수행 능력 평가를 위해 UPSA(University of San Diego Performance-Based Skills Assessment)를 평가하였다. UPSA는 전화하기 대중 교통 이용하기, 운동하기 등 다양한 일상 생활 수행 능력을 평가한다.

 

분석 결과, vortioxetine은 duloxetine과 달리 UPSA를 의미 있게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vortioxetine의 DSST 개선 효과가 환자의 실질적인 일상 생활 수행 능력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 <그림 2>

 

항우울제가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메타 분석 결과를 보면, 가장 효과적인 약물은 vortioxetine이었고, 실행 기능 개선 효과가 가장 우수한 약물도 vortioxetine이었다(Int J Neuropsychopharmacol, 2015).

 

Vortioxetine의 인지 기능 개선 기전
그렇다면 vortioxetine이 우울증 환자의 인지 기능을 개선시키는 기전은 무엇일지 살펴보자. 먼저, vortioxetine은 5-HT1A, 5-HT1B, 5-HT3 및 5-HT7에 효능약 또는 길항약으로 작용하는 multimodal drug이다. 뿐만 아니라 acetylcholine과 histamine도 간접적으로 증가시키며 , 인지 기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glutamate도 조절하는 작용을 갖고 있어서 인지 기능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되었다. Rat을 대상으로 한 동물 실험에서 vortioxetine은 donepezil과 동등한 episodic memory 향상 효과를 보여주었고, 그 이유는 acetylcholine과 histamine을 증가시키기 때문으로 추측되었다(Mork et al, 2013).

 

Vortioxetine은 5-HT3에 작용하여 GABA를 억제하며, 이로 인해 glutamate가 활성화되기 때문에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참고로, 어떤 과제가 주어지면 생각을 하게 되면서 dlPFC(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과 해마의 활성이 증가되는데, vortioxetine을 투여하면 그 활성이 감소하는 것이 fMRI에서 확인되었다(Browning et al. 2014). 즉, 주어진 과제를 보다 쉽게 수행할 수 있게 됨을 시사한다고 하겠다.

 

결론 및 요약
우울증 치료의 목표는 우울감의 개선뿐만 아니라 환자의 인지 기능과 수행 능력, 삶의 질 개선으로 옮겨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의 인지 기능을 정확하게 평가하고 인지 기능 저하가 확인된다면 이를 개선시킬 수 있는 약물을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

좌장 : 우울증 환자의 인지 기능에 대해 잘 정리해 주셨다. Vortioxetine은 현재 MDD 치료제로만 승인되었는데, 불안 장애 등 다른 적응증을 추가할 계획도 있는지 궁금하다.
A : 기전 상으로는 불안 장애에 효과가 있다. 실제  일부 임상 연구에서 불안 장애 개선 효과가 입증된 결과가 있기때문에 추후 연구를 통하여 적응증 추가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 인지 기능 향상 효과가 우울증의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하고, 심리 치료(psychotherapy)와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인지도 궁금하다.
A : 현재까지 논문을 보면,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면 관해 상태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으므로 재발 방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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