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호 교수의 알기쉬운 부정맥 이야기 (22)
후생신보 기사입력  2016/03/2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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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실조기수축 (9)

 

심실조기수축을 치료하는 경우,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

 

노태호 교수

(가톨릭의대 성바오로병원) 

대한심장학회 부정맥연구회 회장, 대한심장학회 이사, 감사를 지냈고 대한심폐소생협회에서 소생술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저서로 알기 쉬운 심전도 1, 2권, 영구심박동기 시술, 심장부정맥 진단과 치료(공저) 등이 있다. 매년 2월 ‘알기 쉬운 심전도’란 심전도워크숍을 19년째 지속하고 있으며 ‘닥터노의 심장과 부정맥이야기’란 블로그를 운영중이다.

심실조기수축은 정상인의 홀터모니터 결과에서도 40~75%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한 비정상적인 심장 리듬이다. 의사들은 이 비정상을 정상 즉 심실조기수축이 하나도 없는 상태로 만들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게 꼭 필요하지 않을 때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환자에게 해가 될 수도 있다. (참조: 심실조기수축의 치료 - 항부정맥약제의 효과)

 

그러면 어떤 경우에 심실조기수축을 치료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전문가들이 일반적으로 수긍하는 것일까? 완전한 합의는 없다. 대개 다음의 세 경우에 치료를 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진다.

 

우선 증상이 심한 경우이다. 심실조기수축을 비롯한 심장부정맥은 질환의 위중도와 증상이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엄청 위험한 부정맥이라도 환자자신은 증상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의사가 보기에는 경미하더라도 당사자는 심각하게 느끼는 경우도 잦다. 심실조기수축에서 특히 많이 경험하게 된다. 증상이 심해 환자가 견디기 어려우면 치료해야 한다. 의사와 의료의 목적이다. 생명을 구하는 것이 제일이라면 제이는 증상과 불편을 없애주는 것이다.

 

둘째 위험한 경우이다. 심실조기수축이 생명을 위협하거나 질병의 경과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심실조기수축은 급성 심정지(sudden cardiac arrest)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증상과 상관없이 치료를 필요로 한다. 

 

마지막으로 심실조기수축이 좌심실기능을 떨어뜨리는 경우에 치료한다. 전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인데 심실조기수축의 빈도가 높아지면 좌심실기능이 떨어진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물론 심실조기수축이 많이 발생한다고 누구에게나 생기는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로 많은 경우에 심기능 저하가 생기는 것에 대한 학문적 내용도 아직 정립되지는 않았다. 전체 심장박동수의 15~20%가 넘는 정도로 심실조기수축의 발생이 많으면 좌심실기능이 떨어지고 심실조기수축을 치료하니 다시 호전되더라는 보고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렇다면 심실조기수축이 있어도 굳이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우선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이다. 다음은 위험하지 않은 경우이다. 사실 이 두 번째를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의학의 발전에 따라 변하므로 위험성이 있다 아니다를 단언하기 어렵다. 다만 심실조기수축이 자주 나타나지만 실실빈맥은 아니고 기질적 구조적 심질환이 없고 운동 시 부정맥이 악화되지 않는다면 일단 악성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물론 완전하지 않다. 마지막으로 좌심실 기능이 정상인 경우이다. 좌심실기능은 심장초음파에서 좌심구혈율이 55% 이상으로 정의한다.

 

만일 좌심구혈율이 정상이고 증상도 없고 구조적 심장질환이 보이지 않고 운동 시 악화되는 것도 없다면 굳이 치료를 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그냥 방치해도 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병은 초기에 자신의 모습을 잘 나타내지 않는 경우가 자주 있으므로 현재의 모습만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정기적으로 주의 깊게 경과를 관찰해야 하며, 증상이나 이상 소견이 관찰되면 즉각 새로운 판단과 조치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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