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호 교수의 알기쉬운 부정맥 이야기 (21)
후생신보 기사입력  2016/03/1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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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실조기수축 (8)

 

젊은 여자환자가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증상으로 내원하였다. 일반 심전도에서도 심실조기수축 VPC, VPB)이 자주 보일 정도로 빈도가 많았는데 홀터검사를 하니 자그마치 심실조기수축이 하루에 5만 4,000개 정도로 전체의 42%를 차지한다. 쉽게 말하면 하루 종일 심장이 박동하는 횟수의 42%가 정상 박동이 아닌 심실조기수축이란 의미이다. 


<그림 1>은 홀터모니터 리포트용지이다. 제일 위의 화살표가 가리키는 것은 ventricular events 라고 적혀 있는데 부정맥 중 심실부정맥을 말한다. total beat라는 것은 심실부정맥이 하루에 총 54059개 나타났다는 뜻이다. 아래의 화살표 % beats는 전체 심박동중 심실부정맥이 차지하는 %이다. 오른편의 supraventricular events는 심실 위인 심방성 부정맥을 나타내는데 이 환자의 경우 0이다. 즉 단 한개의 심방부정맥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그뿐 아니라 <그림 2>에서 보이는 것처럼 심실조기수축이 연이어 나타나는 심실빈맥도 보인다. 심실조기수축은 많은 경우 문제가 없지만 이렇게 연달아 나오는 경우에는 더 신경이 쓰인다. 극히 드문 일이기는 하나 생명을 위협하는 더 위험한 심실세동으로 진행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심실빈맥이 보여도 일단은 약물치료가 우선이다.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약을 복용할 상황이 되지 않는 경우에 전극도자절제술을 하게 된다. 이 환자는 불편이 커 보험적용을 받지 않더라도 자신의 비용으로 신속히 전극도자절제술을 받기를 원했다. 심전도를 통해 이미 심실빈맥이 우심실유출로(Right Ventricular Outflow Tract)에서 발생한다는 추정을 가지고 시술에 들어갔고 폐동맥판막 바로 아래의 우심실유출로에서 전극도자절제술을 시행했다. 결과는? <그림 3>



대성공이었다. 위의 전극도자절제술 시행 이전의 홀터모니터 리포트와 비교하면 얼마나 큰 변화가 있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하루에 5만 4,000개 정도로 전체의 42%를 차지하던 심실조기수축이 화살표에서 보이듯 0이 되었다. 즉 전극도자절제술이 심실조기수축이 발생하는 부위를 완벽하게 제거했음을 알 수 있다. 아래는 홀터모니터이다. 단 한개의 심실조기수축도 보이지 않는다. <그림 4>



노태호 교수

(가톨릭의대 성바오로병원) 

대한심장학회 부정맥연구회 회장, 대한심장학회 이사, 감사를 지냈고 대한심폐소생협회에서 소생술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저서로 알기 쉬운 심전도 1, 2권, 영구심박동기 시술, 심장부정맥 진단과 치료(공저) 등이 있다. 매년 2월 ‘알기 쉬운 심전도’란 심전도워크숍을 19년째 지속하고 있으며 ‘닥터노의 심장과 부정맥이야기’란 블로그를 운영중이다.

전극도자절제술 이후 6개월이 지났지만 역시 심실조기수축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환자는 운이 좋았고 이렇게 성공적으로 시술이 마무리되면 의사도 행복해진다. 그러나 항상 이렇게 운이 따르는 것은 아니다. 재발의 문제다.
어떤 경우는 전극도자절제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병실에 올라가자마자 재발이 확인되어 다음 날 다시 시행하는 수도 있다. 또 좋아 퇴원했지만 며칠 후 몇 달 후에 재발하는 수가 있어 의사와 환자를 실망시키기도 한다. 다시 한다고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재발하는 것은 진짜 그 병소 위치에서 재발하는 수도 있고 주변의 다른 곳에서 새로이 부정맥을 만들어 재발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 다른 문제는 시술 합병증이다. 병원에서 이뤄지는 어떤 시술도 100% 안전하지 않다.


그럼에도 시행하는 것은 위험과 유용성을 저울질할 때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우심실유출로는 우심실의 최상부로 폐동맥으로 이어지는데 이 부분이 매우 얇다.
전극도자절제술이란 것이 외부에서 고주파에너지를 전극을 통해 전달해 열을 발생해 조직의 일부를 파괴하는 것이다. 그러니 100% 안전할 리가 없고 흔한 일은 아니지만 심장에 구멍을 내 혈액이 심낭에 들어차 위험한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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