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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호 교수의 알기쉬운 부정맥 이야기 (16)

후생신보 | 기사입력 2015/11/23 [08:58]

노태호 교수의 알기쉬운 부정맥 이야기 (16)

후생신보 | 입력 : 2015/11/23 [08:58]

 

심실조기수축(3)

 

노태호 교수

(가톨릭의대 성바오로병원) 

대한심장학회 부정맥연구회 회장, 대한심장학회 이사, 감사를 지냈고 대한심폐소생협회에서 소생술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저서로 알기 쉬운 심전도 1, 2권, 영구심박동기 시술, 심장부정맥 진단과 치료(공저) 등이 있다. 매년 2월 ‘알기 쉬운 심전도’란 심전도워크숍을 19년째 지속하고 있으며 ‘닥터노의 심장과 부정맥이야기’란 블로그를 운영중이다.

심실조기수축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의 궁금증

 

심실조기수축으로 고생하는 환자의 글을 계속해 소개한다. 이 질문은 블로그를 통해 받은 내용이며 필자의 답변이다. 이를 통해 부정맥으로 고민하는 환자의 심정과 부정맥을 치료하는 의사의 생각을 지켜 볼 수 있다.

 

Q#2

 

"덜컹이는 거 세 번 나타난 적 있는데 심실빈맥 아니겠죠? 홀터검사 시 평소보다 적게 기외수축이 찍힌듯합니다. 특히 분당 6회 이상인 경우 위험하다던데 괜찮은가요? 다른 증상 안 찍힌 게 너무 많습니다. 환자의 입장에서 검사 전 모든 증상을 못 말한 게 너무 걱정됩니다. 운동부하시 열심히 못한 점이 걱정됩니다. 몇 십초 더 뛸 수 있었는데 이러면 검사결과에 영향을 주거나 오류가 생길 수도 있는지요? 내가 안전하다는 과학적 근거를 정확하게 알려주세요. 기외수축이 삼회 연속해서 덜컹 덜컹 덜컹 거린 적이 있는데요. 제 담당 의사선생님께서는 심실빈맥은 느낄 수 없는 것이고 심실조기수축으로 건너뛰니까 덜컹거린다고 말씀하십니다. 제가 덜컹 덜컹 덜컹 연속해서 느끼는 것(혹은 덜덜컹 덜덜덜컹) 느끼는 이 느낌은 제가 심실빈맥으로 확대해석 한건가요?"

 

A#2

 

어린 고등학생이 얼마나 자신의 부정맥과 증상에 대해 불안을 느끼면 이렇게까지 예민할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또 이 학생 외에도 무척이나 많은 사람이 비슷한 증상으로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이 학생의 경우 심장내과에서 상당한 검사를 거치고 심각한 문제가 발견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심각'이란 것이 주관적이므로 제가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느끼는 주관적 증상과 불안은 객관적 질환의 소견에 비해 매우 심합니다. 일반인이 접할 수 있는 의학지식이 많아지며 기술된 증상을 보며 자신의 것과 동일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의사는 경험을 통해 이런 경우 질환의 진행경과를 많이 보게 되며 그 경험과 지식으로 환자에게 예후에 대해 설명을 하지만 환자는 여전히 불안하고 의사를 신뢰하지 않고 다른 의사와 병원을 찾아 순방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이런 배경에는 심장부정맥으로 인한 증상을 과도하게 느끼는 심리 정서적 문제가 같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부정맥에 대한 치료와 병행하여 심리 정서적 문제를 치료함으로써 호전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덜컹거림 세 번은 심실빈맥과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심실빈맥이 생기면 심하게 두근거리며 혈압이 떨어지며 어지럽고 숨찬 증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실빈맥보다는 어쩌다 발생하는 심실조기수축 가능성이 큽니다. 의사선생님이 심실빈맥 여부를 분명히 알려 드릴 겁니다.

 

‘심실조기수축이 분당 6회 이상 발생하면 위험하다?’ 발생빈도가 늘어나면 더 신경을 쓰지만 꼭 그렇지 않습니다. 심실조기수축의 위험성은 꼭 횟수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 심실조기수축은 언제 위험한가?

물론 검사 시에 증상을 상세히 이야기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설사 증상에 대해 상세히 설명을 못했어도 이걸 보고 판단하는 경험 많은 의사는 쉽게 말해 '척하면 척'입니다.

 

운동부하 검사는 대개 목표심박수를 관찰하며 진행합니다. 그만해도 좋다고 했으면 충분히 목표에 도달했을 겁니다. 젊은 학생은 심장의 동기능이 좋아 잠시만의 운동으로도 목표 심박수에 쉽게 도달하며 그 정도라면 이상의 발생을 판단하는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홀터 검사 시에는 부정맥이 있으면 꼭 나타납니다. 만일 증상은 있는데 홀터에서 안 나타난다면 부정맥이 아니라는 증거가 됩니다. 부정맥이 없어도 '부정맥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내가 안전하다는 과학적 근거를 달라’고 요청하는데 그런 것은 없습니다. 의학자체가 완전하지 않고 계속 발전하고 있어 과거에 모르던 사실을 오늘 알게 되는 수도 많습니다.

 

따라서 오늘 이야기하는 것은 현재 의학지식에 입각해 판단합니다. 안전을 완전히 확신하게 해달라는 요청에 대해 답변할 수 있는 의사는 지구상에 없고 지구상의 모든 의사를 한자리에 모아 놓아도 불가능합니다.

 

덜컹 덜컹이 연속적으로 증상이 발현한다고 무두 심실빈맥이 아닙니다. 본인이 확대해석한 것으로 판단한 의사선생님 생각에 동의합니다.

 

Q#3

 

"2달 전쯤에 처음으로 심장이 건너뛰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잘 뛰다가 한번 안 뛰고, 그 다음번에 강하게 뛰는 거요. 제가 강박증도 약간 있고, 건강염려증도 몇 년째 달고 사는데, 신경 안 쓰고 있다가(조기수축 이런 것을 모를 때), 어느 날 갑자기 걱정되기 시작하는데, 그때부터 더 자주 그럽니다.

 

첨에는 하루에 제가 느끼는 게 20번 내외였는데, 최근 들어서는 심할 때는 1분에도 몇 번씩 느낍니다. 연속으로 두 번 맥이 건너뛰는 건 아닌 것 같은데, 한번 건너뛰고 쿵, 또 한 번 건너뛰고 쿵 이런 식으로 올 때도 간혹 있습니다. 며칠 동안 관찰을 해봤는데 자는 동안이나 막 일어나서는 괜찮은데 활동 시작하면서부터 더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한 달반 쯤 전에 동내 심장내과에서 심전도랑 심초음파를 하였는데 다 이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선생님께서는 24시간 홀터검사는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하셨거든요. 심장기능이 정상인데, 조기수축이 나온다 해도 대부분 위험한건 아니라고 하시면서요. 그런데 심할 때 기준으로 1분에 5회 정도 일어난다고 하면 하루를 따져볼 때 약 7000번 정도라서, 하루에 10만 번 뛴다고 하면 7% 정도인데요.

 

지금 이수준이 걱정되는 수준이 아니라도 이런 조기수축 현상이 5년 10년 계속되면 심장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저처럼 건강염려나, 계속 그 증상에 대해서 예민하게 굴고, 맥도 자주 짚어보고 그렇게 스트레스 받으면 더 심해지나요? 그리고 이런 조기수축이 나중에 점점 더 심해져서 더 큰 부정맥으로 발전되는지도 궁금합니다.”

 

A#3

 

증상의 기술이 상당히 구체적입니다. '잘 뛰다가 한번 안 뛰고, 그 다음번에 강하게 뛰는'은 조기수축의 전형적인 소견입니다. 병원에서 검사했지만 이상이 없었다고 하지만 부정맥이 신기하게도 어느 날은 조용하다 다른 날은 심해지는 수가 있습니다. 또 시간에 따른 차이도 있어 검사에서 발견되지 않는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증상 기술이 분명하다면 검사를 반복하거나 특수한 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선은 홀터검사나 이벤트기록기로 부정맥 즉 조기수축인지 다른 부정맥인지, 조기수축이라도 심방인지 심실인지를 확인해야 하고 심초음파를 통해 기질적 구조적 심장이상의 여부, 운동부하를 통해 협심증여부와 운동 관련성을 파악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 부정맥의 정도, 증상유무, 심질환의 여부와 종류를 감안하여 치료를 할 것인가, 어떤 치료를 할 것인가를 결정합니다.

 

만일 조기수축 특히 심실조기수축이 진단되고 횟수가 매우 많고 혹시라도 심실수축기능의 저하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치료방법은 약물요법이 보편적이며 드물게 전극도자절제술이 동원되기도 합니다. 이런 결정은 부정맥전문의와 상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Q#4

 

"조기수축으로 사망할 수 있나요? 심장이 건강한 경우에도? 그리고 청소년에서 서맥성 부정맥이 나타날 수도 있나요? 요새 자꾸 4~50회 분당 맥박에다가 무력감이 어마어마하고 조기수축도 잦은데 8~9개월 전 검사에선 정상으로 나왔거든요. 걱정할 필요는 없겠죠?"

 

A#4

 

아마 이 질문을 한 사람은 청소년인 모양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기수축도 심방에서 생기는지 심실에서 생기는지가 중요합니다. 심방에서 생기는 경우에는 절대 사망과 관련이 없습니다. 그러나 심실에서 생기는 경우에는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심실조기수축도 위험한 경우는 별로 많지 않고 특히 청소년처럼 아직 크게 손상될 만큼 사용하지 않은 싱싱한 심장에서는 더구나 그 위험이 적습니다. 그러나 없지는 않습니다. 드문 일이지만 태어날 때부터 심장의 이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거든요. 우리는 운동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하거나 위험에 빠지는 경우를 보도를 통해 가끔 봅니다. 사실 운동선수는 대개 젊고 건강하며 체력 면에서 또래의 0.1%에 해당할 정도로 튼튼한 이들이지요. 그러나 그네들에서도 예기치 않은 심장마비가 올 수 있는데 이 경우는 대개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심장병으로 인한 것입니다.

 

청소년에서 서맥성 부정맥이 발생하는 경우도 드뭅니다. 분당 맥박이 40-50회라고 하는데 조기수축이 있으면 맥박이 잘 안 만져지며 실제보다 맥박수가 작게 촉지 되는 수도 있어 확인이 필요합니다. 검사에서 정상이 나왔다고 하지만 어떤 검사를 했는지도 분명하지 않습니다. 전문의의 진찰과 병력, 가족력 청취 등이 필요하며 또 최소한 심초음파, 홀터모니터, 운동부하검사 등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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