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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호 교수의 알기쉬운 부정맥 이야기 (11)

후생신보 | 기사입력 2015/10/12 [09:13]

노태호 교수의 알기쉬운 부정맥 이야기 (11)

후생신보 | 입력 : 2015/10/12 [09:13]

 

심장부정맥은 이렇게 진단한다 (4)

 

정신을 잃을 때는 기립경사검사

 

노태호 교수

(가톨릭의대 성바오로병원) 

대한심장학회 부정맥연구회 회장, 대한심장학회 이사, 감사를 지냈고 대한심폐소생협회에서 소생술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저서로 알기 쉬운 심전도 1, 2권, 영구심박동기 시술, 심장부정맥 진단과 치료(공저) 등이 있다. 매년 2월 ‘알기 쉬운 심전도’란 심전도워크숍을 19년째 지속하고 있으며 ‘닥터노의 심장과 부정맥이야기’란 블로그를 운영중이다.

기립경사검사(혹은 기립경검사)는 원인불명의 실신에서 사용되는 진단적 검사이다. 영문명은 headup tilt table test로서 HUT로 줄여 부른다. 검사 받는 사람은 평평한 테이블 위에 누워 있고 이 테이블이 서서히 수직으로 일어서게 되며 이 때 환자의 심혈관계 반응을 상세히 관찰하게 된다. 실신의 원인이 여럿 있는데 그 중 미주신경실신(vagal syncope)이란 질환을 진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테이블이 거의 수직으로 서게 되는데 이 때 실신이 발생하면 이차 외상의 우려가 있고 또 쓰러지지 않으려 몸을 긴장하게 되면 검사결과에 영향을 미치므로 몸을 테이블에 폭이 넓은 끈으로 고정시키고 검사를 진행한다. 수평으로 편히 누운 상태에서 혈압 심박동수 심전도를 검사하고 테이블을 천천히 단계적으로 세우게 된다. 이때 혈압 심전도 의식상태의 변화를 관찰한다.

 

누운 상태에서 일어나게 되면 중력에 의해 하체로 혈액이 쏠리게 되고 그 결과 심장으로 되돌아오는 혈액의 양이 줄게 된다. 그 결과 심실 용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하여 심실벽의 신경이 자극되며, 결국 뇌에서 미주신경 활성화가 생긴다. 미주신경의 영향으로 심장의 박동이 늦어지고 혈관이 확장되어 뇌로 가는 혈액이 줄어 일시적 뇌허혈로 실신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미주신경실신이다. 기립경사검사는 이를 유발하는 검사이다. 상세한 기전은 ‘실신’에서 설명할 것이다.

 

검사를 받는 사람은 그저 테이블 위에 누워 있으면 되는데 검사진행 도중 어지러움이나 시야가 흐려진다든지 식은땀이 나면 즉시 곁에 검사를 진행하는 간호사나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검사 자체는 일반적으로 안전하고 합병증은 없는 편이나 혈압이 검사 종료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떨어져 있는 경우도 있고 심장박동이 없는 무수축이 잠시 지속되는 수도 있다. 테이블을 다시 눕히면 곧 회복되며 이 검사를 진행하는 의사나 간호사는 이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과 경험이 풍부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부정맥진단

 

증상이 너무 드물게 발생하여 홀터모니터로도 진단이 불가능 한 경우 활용이 가능한 방법인데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고유의 이름은 없다. 사진에서 보이는 이러한 기계를 구입하거나 혹은 대여하여 지니고 다니다 증상이 발현할 때 부리나케 가슴에 기계를 부착하면, 이 기계가 전용 스마트폰으로 심전도를 송신하고, 스마트폰은 이 심전도를 다시 멀리 떨어진 중앙 감시장치로 송신하고 여기에서는 중앙모니터를 통하여 환자의 부정맥을 진단하게 된다. 위급한 경우 주치의에게 이 심전도를 다시 송신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용이 되고 있다.


 아래의 사진은 위의 방법을 이용해 진단이 가능했던 실제 환자의 예이다. 간혹 심하게 어지럽지만 원인을 찾지 못했는데 증상발현 시 기계를 연결하여 어지러움의 원인이 되는 심한 동정지(서맥의 일종)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경우이다. 심전도의 앞부분에는 2개의 QRS파가 보이나 중간에 어떠한 파형도 보이지 않는, 즉 잠시(5초 가까이) 심장의 박동이 중지하다 다시 박동을 보이는 동기능부전증후군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경우 일시적이나 가역적 원인이 없으면 영구심박동기의 적응증이 된다.


삽입형 루프기록기

 

심장부정맥의 진단에는 심전도검사가 표준이다. 그러나 일반 심전도는 기록시간이 불과 몇 분밖에 되지 못하므로 드물게 발생하는 부정맥을 찾아내거나 아니면 자신이 잘 느끼지 못하는

부정맥을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를 보완하는 방법인 홀터모니터 역시 부정맥이나 증상이 몇 달에 한번 생긴다면 찾아내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 새로운 방법이 개발되었고 진단적 유용성을 인정받았다.

 

삽입형 루프기록기라는 진단적 도구이다. 영문이름은 약어로 ILR(implantable loop recorder)이다. 크기는 길이 40-50 mm, 폭 10 mm, 두께 5 mm, 무게는 20 g 정도 되는 가벼운 금속막대 같이 생겼다. 이를 부정맥이 의심되나 진단이 되지 않는 환자의 가슴부위 피하에 약간의 절개를 통해 삽입해 두고 기다리는 방법이다. 환자에게 부정맥이 발생하면 이 기계는 알아서 스스로 부정맥을 기록한다. 혹은 증상을 느낀 환자가 외부의 장치를 이용해 기록을 지시할 수도 있다.

 

기록된 심전도를 무선으로 보낼 수도 있고 의사의 컴퓨터로 열람할 수도 있다. 수명은 최장 3년이다. 두근거리는 증상이나 의식소실 등이 발생할 당시의 심전도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원인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진단적 유용성은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2015년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가격과 보험급여 상의 문제로 원활히 사용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사진은 메드트로닉사의 삽입형 루프기록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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