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진 교수의 눈 이야기 -147
후생신보 기사입력  2015/04/18 [09:14]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신비한 드레스

 

 

최근 인터넷에서 2천만 명도 넘는 사람들을 뜨겁게 만든 드레스가 있습니다. 두 가지 색이 나란히 번갈아가면서 배열된 평범하면서도 예쁜 원피스인데요(중앙), 이제 더 이상 평범하지 않습니다. 이 드레스는 사람마다 색이 다르게 보인답니다. 어떤 사람은 우측처럼 파란색과 검은색으로 보이고 어떤 사람은 좌측처럼 금색과 흰색으로 보이니까요.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요?

 

우리 뇌의 50%는 시각정보를 해석하거나 이용하는데 사용됩니다. 우리가 색을 보기까지는 몇 가지 요소가 영향을 주는데, 이 드레스를 예를 들어봅시다.

 

첫째, 드레스의 재질에 얼마나 빛을 반사하는 색소들이 들어있는 지입니다.

 

둘째, 어떤 조명 아래에 있는 지도 중요합니다. 만약 직사광선이나 인광을 발하는 빛이나 노을빛에는 모든 사물이 붉은 색을 더 많이 띄게 됩니다. 물론 우리의 뇌는 사과를 깎은 것과 깎지 않은 것의 차이를 조명과 무관하게 구분해 내는 색 항상성을 가지고 있지만 말입니다.

 

셋째, 색을 받아들이는 눈 속의 필름 즉 망막이 중요합니다. 망막 속에 있는 두 가지 시각세포 즉 막대세포와 원뿔세포 중에서 원뿔세포가 색을 구분합니다. 원뿔세포는 사물의 초점이 맺히는 망막의 중심점 즉 황반에 주로 존재하는데 각각 빨강, 초록 그리고 파랑 색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물질에서 반사되는 빛에 원뿔세포들이 서로 다르게 반응하게 되며, 이 삼원색의 조합으로 색을 만들어 냅니다. 나중에 이 옷을 한 번 찾아보시면 이 옷이 가지고 있는 색이 완전히 빨강도 아니고 초록도 아니고 파랑도 아닌 모든 색들이 섞여 있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인구의 12명 중 1명은 색각이상자입니다. 그런데 나머지 11명은 완전히 색에 대해 정상일까요? 그들도 미세하긴 하지만 역시 서로 다르게 보고 있습니다. 칼라 사진을 찍으면 누구나 똑같은 색을 보고 있지는 않다는 뜻이지요. 실생활에서는 서로 다르게 보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아채기 어렵습니다만 색각착시 효과가 존재하는 곳에서는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이 옷은 검정과 파랑을 금색과 흰색으로 매우 다르게 느끼는 특별한 색각착시 효과를 일으키고 있는 셈이지요.

 

넷째, 몸과 눈의 상태가 색각에 반영됩니다. 눈이 건강할 때에는 파란 색이 더 강하며, 반대로 피곤할 때에는 금색이 강해집니다. 또한 황반변성이나 황반부종과 같은 황반질환이 있을 때에도 색의 왜곡이 나타납니다만 이 때는 암점이나 시력저하와 같은 다른 더 중요한 증상들이 동반됩니다.

 

결론적으로 색은 정답이 없습니다. 색각이상자가 아닌 이상 다른 사람과 다른 색이 보인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나만 다르게 보인다고 황반변성이 아닙니다. 이 옷을 통해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세상을 다르게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에 대해 더 폭넓은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필자의 다른기사메일로 보내기인쇄하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후생신보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