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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치료 - 다시 찾는 베타차단제

후생신보 | 기사입력 2015/09/18 [09:04]

고혈압 치료 - 다시 찾는 베타차단제

후생신보 | 입력 : 2015/09/18 [09:04]

 

 1) 베타차단제의 역사...................................신현호 교수(제일병원)

 2) 고혈압 치료제로서 베타차단제의 위치...........이홍순 원장(국립경찰병원)

 3) 관동맥질환에서 베타차단제의 역할...............김수중 교수(경희대병원)

 4) 베타차단제의 항부정맥 효과........................노태호 교수(성바오로병원)

 5) 심부전에서 베타차단제의 역할.....................백상홍 교수(서울성모병원)

 6) 베타차단제의 미래(3세대)...........................노태호 교수(성바오로병원)

 

 

베타차단제의 역사

 

▲ 신현호 교수     © 후생신보

베타 차단제의 발견과 개발

 

베타 차단제는 1960년 대에 처음 개발되어 협심증 치료에 사용되어 왔으며 현재는 고혈압, 울혈성 심부전증, 그리고 불규칙한 심장박동의 치료에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또한 심근증이 발병한 심장의 근육 기능 향상을 위해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처음 베타 차단제의 발견을 위한 초창기의 연구자들은 카테콜라민이 수용체형의 구조와 선택적으로 결합하여 그 약물학적 작용을 나타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1948년 미국 과학자인 레이몬드 알퀴스트(Raymond P. Ahlquist)는 카테콜라민 약제들이 2종류의 수용체를 가지고 있으며, 심장 근육에서 서로 다른 반응을 보여 알파 와 베타 아드레날린 수용체(adrenoreceptor)라고 명명하였으며 이러한 결과는 약제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연구의 기초를 다져주게 되었다. 알퀴스트는 논문에서 norepinephrine, alpha-methylnorepinephrine, epinephrine, alpha-methylepinephrine, isoproterenol 등 다섯가지 symphathomimetics의 작용을 adrenalergic fiber가 분포된 장기를 비교 관찰하여 이를 토대로 알파 수용체와 베타 수용체를 구분하고, 심장 속도의 증가 및 감소에 대한 노르아드레날린의 효과는 표적 신체 기관 내의 서로 다른 수용체로 인해 조절된다고 제안하였다.

 

영국의 Imperial Chemical Industries(ICI)라는 회사의 스코틀랜드 출신의 약리학자인 제임스 블랙(James Black, 1924년 출생)은 심장혈관 질환에 대해 업무적인 이유 외에도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었는데, 그의 아버지가 교통사고 후 심장 마비로 사망하여 아드레날린, 협심증, 심장 마비의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의 역할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당시 협심증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로 대부분 혈관확장제가 사용되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혈액 공급을 증가시켜 많은 양의 산소를 심장으로 전달하는 아질산염이 광범위하게 쓰였다.

 

혈관확장제가 홍조, 두통과 같은 부작용을 야기시켰기 때문에 블랙은 심장에 산소 공급을 증가시켜 협심증을 치료하는 대신 심장의 기능을 감소시켜 협심증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를 집중하게 되었다. 즉, 블랙은 카테콜라민의 효과를 방해함으로써 심장의 산소 소비를 낮출 수 있으라는 가정하에 1958년 dichloisoproterenol(DCI)의 약리학적 성상이 알려지면서 베타 수용체가 화학적으로 차단될 수 있다는 점과 동시에 베타 수용체의 존재가 확인되게 되었다. DCI는 임상적인 효용은 탄소 연결로 형성된 3,4-dichloro의 치환으로 naphtyethanolamine 유도체가 형성되어 임상적 활용이 가능해 지는 pronethanol로 된다.

 

1963년 4월 pronethanol의 독성 실험에서 생쥐의 흉선 종양(thymic tumor)의 결과를 보였으나 Alderlin?이라는 상품명으로 1963년 11월에 출시되어 베타 차단제가 임상에 사용된 첫 약제가 되었다. 소규모의 연구이긴 하지만 이 약제는 협심증과 일부 부정맥을 완화시켜 주는 효과를 나타내었으며 이 약제는 생명에 위급한 상황에서만 한정되어 사용되었다. 블랙 박사는 계속 연구를 진행하여 비 선택형 베타 차단제(non-selective β-blocker)인 propranolol을 제조해 내게 되어 1964년 여름부터 1여년 간의 임상 시험을 거쳐 Inderal? 이라는 상품명으로 소개가 되었다.

 

결국 블랙과 그의 동료들은 자극없이 베타 수용체를 차단하는 구조를 발견하기 위해 다양한 화학물질을 사용한 끝에 최초의 베타 차단제를 시장에 출시하게 되는데 이 Inderal? (propranolol)이라는 약제는 Alderlin? (pronethalol) 보다도 효과는 더 강하고 부작용은 적은 사실이 확인되었으며 협심증의 치료에 니트로글리세린과 같은 관동맥 확장제가 소개된 지 거의 100년 만에 propranolol이 새로운 협심증 치료제로서의 제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이상에서 살펴본 베타 차단제의 역사에서 1960년대 초반에 블랙(James W. Black) 경이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베타 차단제인 propranolol을 개발하여 협심증의 약물요법에 혁명적 전환을 이루었으며 20세기의 임상 의학과 약물학에 가장 중요한 공헌 중 하나로 보여진다.

 

베타 차단제의 진화

 

Propranolol이 출시된 이후에도 더 진화된 약제 즉, 베타 차단제의 구조와 약물 전달 효능이 개선된 약제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여 1970년에 Eraldin?이라는 상품명의 practolol을 합성하였다. 그러나 심각한 부작용의 요인으로 수년 후에 시장에서 철수하게 되었는데 이러한 과정들이 오히려 베타 차단제와 베타 수용체에 대한 연구가 더 진일보하게 되고 더 기초가 다져지게 되었다.

 

Eraldin?의 퇴출 후에 ICI는 1976년 Tenormin?이라는 상품명의 atenolol을 출시하게 되는데 이 약제는 선택적 베타 1형 수용체 길항제(selective β1-receptor antagonist)로서 이상적인 베타 차단제로의 위상을 차지하며 그 당시에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심장질환 약제로 대두되었었다.

이러한 베타 차단제의 개발의 진전으로 다양한 성상의 베타 차단제가 선을 보이게 되어 심장의 베타 1형 수용체(cardiac β1-receptor)만을 비교적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metoprolol과 atenolol, 부분적 아드레날린 작용(partial adrenergic agonist activity)을 갖는 pindolol, 알파 아드레날린 차단 작용(α-adrenergic blocking activity)도 동시에 가지고 있는labetalol 및 carvedilol과 같은 약제, 부수적으로 직접 혈관 확장 작용(direct vasodilator activity) 이 있는 nebivolol이 근래에 소개되고 있다. 더 나아가 초 속효성과 더 장기간으로 작용하는 다양한 약제도 임상적 사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약제 개발의 단초를 제공한 공로로 1988년에 블랙(Sir James Black) 박사는 노벨 의학상을 받게 된다.

 

베타 차단제 역사의 모식도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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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치료제로서 베타차단제의 위치

 

▲ 이홍순 원장     © 후생신보

베타차단제를 고혈압 치료의 1차 약제로 투여하는 것에 대한 논란은 10여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2006년 영국의 NICE 가이드라인은 55세 이하에서 베타차단체를 등급 4에 놓고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는 것으로 제한하였다. 그러나 이후에도 미국 및 기타 국가에서는 여전히 베타차단제가 초기약제로 유지되어 왔다.

 

2013년 12월 발표된 미국 고혈압 가이드라인인 JNC-8 보고서에서는 1차 선택약에서 베타차단제가 제외되고 이뇨제의 위상이 다소 하락하였다. JNC-8 보고서는 포괄적이지 않으며, 무작위 대조군연구(randomized controlled trials, RCT)에 근거한 증거중심에 따른 검토이므로 범위가 다소 한정될 수 있고, 관찰 연구(observational study), 조직적 재검토(systemic review), 메타분석(meta analysis) 등은 포함하지 않아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양질의 RCT만을 검토하여 가장 과학적인 증거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비록 RCT가 근거의 수준에서 높은 것은 사실이나 실제 임상에서는 RCT 결과가 없는 경우가 많고 이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여 전반적인 가이드라인의 역할에는 제한점이 있다. 하지만 유럽의 2013년 ESH/ESC 가이드라인에서는 고혈압 약제의 선택을 비교적 자유롭게 허용하였는데, 5가지 계열 고혈압 약제를 모두 1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권고하였다(그림 1).

▲ 그림 1. ESH/ESC 가이드라인에 따른 고혈압 약제 및 병용요법 (녹색실선-병용 추천, 적색실선-병용 금기)    


베타차단제는 1차 선택약으로서의 위치를 유지하였으나 병용시에는 RAS 차단제와 칼슘차단제, RAS 차단제와 이뇨제, 칼슘차단제와 이뇨제를 병용할 것을 권고하였다. 또한 RAS 차단제의 두 약물(안지오텐신 변환효소 저해제,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의 병용은 권고되지 않는다.

 

NICE 가이드라인과 JNC-8에서 베타차단제가 다른 항고혈압제에 비해 효과가 열등하다는 보고에 근거해 1차약제에서 제외된 것에 반해 2013년 대한고혈압학회진료지침에서도 ESH/ESC 가이드라인과 마찬가지로 다른 약제와의 병용가능성을 제시하였다(표 1).

▲ 표 1. 대한고혈압학회진료지침에 따른 고혈압약의 적응증과 금기   

 

협심증, 심근경색, 빈맥성 부정맥을 동반한 경우에 심장 선택성이 높은 베타-1 선택성 베타차단제를 추천하고 있으며, 또한 심박수가 높고 비교적 젊은 환자에서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천식이나 만성폐쇄성 폐질환, 2~3도 방실 전도장애가 있거나, 말초혈관질환이 동반된 환자에게 조심하여야 하고 혈당 및 지질 대사 장애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노인, 혈당 상승, 당뇨병 환자, 대사증후군 환자에게 투여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atenolol은 뇌졸중 예방효과가 다른 고혈압약에 비해 열등하므로 노인에게 일차약으로는 추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베타차단제 중 혈관확장 작용 등 베타차단 이외의 작용을 가지는 약은 atenolol과 다른 효과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으나, 아직 직접 비교하여 심혈관 합병증을 관찰한 연구는 없다고 명시함으로써 베타차단제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전통적으로 베타차단제가 가지는 한계점은 중성지방을 상승시키고 HDL-C를 감소시켜 이상지질혈증을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당 대사에 나쁜 영향을 미쳐 당뇨병환자에 불리하고 평활근 세포를 수축시켜 천식, 말초혈관질환, 전립선비대증의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그러나 심근경색 이후나 심부전, 빈맥성 부정맥, 임신 후반기의 고혈압, 젊은 층의 교감신경 과잉반응 등의 고혈압 환자에서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결 론

 

유럽, 미국, 한국의 가이드라인을 종합하면, 베타차단제에 대한 고혈압약으로써의 역할은 가이드라인마다 다소 차이가 있고 이는 획일화된 기준을 적용하기보다는 임상의 판단에 따라 각 환자의 특성과 환경을 고려하여 환자의 개인에 맞는 맞춤형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가이드라인의 근거가 되는 과거의 연구들이 대부분 전통적인 베타차단제를 대상으로 한 것인 만큼, 약물학적 특성이 다른 여러 베타차단제에 대한 연구 및 결과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관동맥질환에서 베타차단제의 역할

 

▲ 김수중 교수     © 후생신보

관동맥질환은 여러 위험인자들에서 비롯되는데, 이중에서도 고혈압은 관동맥질환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이며 특히 140 mmHg 이상의 수축기 혈압에서 혈압과 관동맥질환과의 상관관계는 더욱 밀접해진다.

 

현재 거의 모든 가이드라인에서는 치료 목표 혈압을 수축기 혈압 기준 140 mmHg 이하로 정의하고 있는데, 관동맥질환에서어느 항고혈압제 계열이 더 우수한 지에 대해서는 베타차단제, 레닌-안지오텐신계억제제, 칼슘길항제등이 우선시 되고 있고, 이 중에서 특히 베타차단제는 심근경색증을 포함한 급성 관동맥 증후군과 만성 안정형 협심증의 증상 완화를 위해 일차 약제로 추천되고 있다.

 

만성 안정형 협심증에서의 베타차단제

 

교감신경계는 혈압을 변화시키는데 일차적인 역할을 한다. 교감신경이 자극되면 동맥 및 정맥 혈관이 수축하고 심박출을 증가시켜 혈압이 상승할 뿐만 아니라, 심박수의 증가, 심근 수축력의 증가로 심근의 산소 요구량이 증가하게 된다. 또한 지속적인 교감신경의 활성은 신혈관을 수축시켜 신장에서 염분의 배출을 억제하고 전신적 혈관의 저항을 증가시킬뿐 아니라 레닌-안지오텐신계를 항진시킨다. 이런 기전으로 교감신경계의 과다 항진은 고혈압을 유발하며 심혈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반면 교감신경의 작용을 차단함으로써 혈압을 낮추고 허혈성심질환을 포함한 심혈관계 사고를 예방할 수도 있다.

 

만성 안정형 협심증에서 약물치료는 질병의 경과를 변화시키기 위한 목적과 증상의 개선을 위해 사용된다. 아스피린, 스타틴, 및 레닌-안지오텐신계 억제제등은 질병의 경과를 개선시킬 수 있는 약제로 알려져 있으며, 흉통등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는 대표적 항협심증 약물 중 하나가 바로 베타 차단제이다. 관동맥질환에서안정 시 심박수의 증가는 전체 사망률 증가와 밀접한 연관 관계가 있음이 밝혀져 있어 안정 시 심박수를 55-60회/분으로 낮추기 위한 베타차단제 치료가 권장되고 있다.

 

또 다른 항협심증 약물인 dihydropyridine 계열 칼슘길항제와의 비교 연구[APSIS (Angina PrognosisStudy in Stockholm), TIBBS (Total Ischemic BurdenBisoprolol Study), and IMAGE (International MulticenterAngina Exercise)]에서 베타차단제는 협심증 조절, 심혈관계 사고, 재개통술 (revascularization)에 대한 필요등 모든 면에서 칼슘길항제 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메타분석을 통해 베타 차단제는 좌심실 구혈율 (ejection fraction) 40% 이하의 좌심실 수축기기능부전을 동반하고 있거나, 심근경색 혹은 심부전의기왕력이 있는 환자에서 증상의 개선 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사고를 예방하고 예후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기에관동맥질환에서베타 차단제는 매우 중요한 치료 약제이다.또한 좌심실 기능이 정상이어도 심근경색을 포함한 급성 관동맥 증후군을 앓았던 환자에서는 적어도 3년 간 베타차단제를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단 심부전의 증후, 심박출량이 저하된 경우, 심인성 쇽의위험군, 방실차단, 급성 천식, 혹은 활동성 폐질환등이 있을 경우 베타차단제의 사용은 금기이다.

 

급성 관동맥 증후군에서의 베타차단제

 

경피적관동맥재관류(percutaneous coronary revascularization) 이전 시대에는 심근경색의 치료 및 2차 예방을 위해 베타차단제를 이용한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졌고, 이들 연구를 통해 가능한 한 빠른 시간내에 투여된 정맥 주사용 베타차단제는 사망, 재경색, 심근경색의 크기, 심실세동등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하지만 혈전 용해제를 이용한 치료와 병행하였을 때 조기에 투여된 베타차단제는 재경색과심실세동은 줄일 수 있었지만, 70세 이상의 고령, 110회/분 이상의 빈맥, 120 mmHg미만의 수축기 혈압, 및 지연되어 병원을 찾은 경우등에서는 심인성 쇽 (cardiogenic shock)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현재는 정맥용 베타차단제는 추천되고 있지 않다. 심근 경색 후 환자 상태가 안정화 되었을 때 장기간의 베타차단제는 사망, 급성 심장사, 및 재경색 발생의 감소를 통해 생존율을 약 20-25% 향상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어 심부전, 쇽, 혹은 특별한 금기증이 없는 한 사건 발생 24시간 이내에 가급적 빨리 베타차단제를 투여하도록 가이드라인에서는 추천하고 있다(그림 1).

 

아울러 첫 24시간 이내에 베타차단제에 대한 금기를 갖고 있어 사용하지 못했던 환자라도 추후 베타차단제의 사용 가능성에 대해 재평가를 반드시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단 좌심실 기능이 떨어져 있는 환자이거나 심부전 환자의 경우 저용량부터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한다. 또한 ST 분절 상승이 없는 심근경색 혹은 불안정형 협심증 환자에서도 베타차단제는 허혈을 조절하고 재경색을 예방하기 위해 가능한 한 조기에 투여되어야 한다.

 

관동맥질환에 적합한 각 베타차단제의 특성

 

운동으로 인한 흉통을 조절하고 운동능력을 개선하며 허혈 시간을 감소시킬 수 있는 베타차단제는 관동맥질환에서 매우 유용한 약물이다. 베타차단제 내에서도 특히 베타-1 선택성이 높은 약물, 작용시간이 긴 약물, 그리고 내인성 교감신경작용 (intrinsic sympathomimetic activity)이 없는 약물이 부작용 없이 협심증 증상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3세대 베타차단제로 일컬어지고 있는 celiprolol, carvedilol, nebivolol등은 혈관 확장작용을 갖고 있어 기존의 다른 베타차단제와 차별화 될 수 있다. 이들 약제들은 atenolol 혹은 metoprolol등 기존의 베타차단제 보다 중심 동맥압 및 대동맥 경직도를 더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고, 인슐린 감수성 면에서도 보다 좋은 작용을 한다.

 

최근의 무작위 비교 연구에서 carvedilol 및 nebivolol은 심부전을 동반하고 있는 환자군에서 좋은 임상 효과들을 보여 주었다. 베타-1 선택성이 높은 bisoprolol의 경우 베타-1/베타-2 선택비가 가장 높아 베타-2 수용체에 의한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고, 특히 50%는 불활성 대사체로 간에서 대사되고 나머지 50%는 미변화체로 신장에서 배설되기 때문에 간부전 혹은 신부전 환자에게서 용량 조절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산화질소 (nitric oxide) 공여체로써 작용하는 nebivolol은 뛰어난 베타-1 선택성과 함께 심박출량을 증가시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베타차단제이다. 특히 SENIORS연구를 통해 당뇨병 발생을 증가시키지 않은 베타차단제로 인정되고 있다.

 

Carvedilol은 알파 및 베타 수용체를 동시에 차단할 수 있는 약제로 심혈관계의 장점 이외에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킴과 동시에 지질대사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 가이드라인에서는 안정화 상태의 심부전 및 수축기 기능 이상을 동반하고 있는 급성 관동맥증후군 환자에서 사망률 감소가 입증된 지속형metoprolol, carvedilol, 혹은bisoprolol 중 하나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안정형 협심증의 경우에서도 심부전 환자에서 사망률 개선효과가 입증된 metoprolol, carvedilol, 혹은 bisoprolol등이 만성 허혈성심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군에서도 동일한 효과를 보여 주었기에 이들 약제들이 우선시 되고 있다.

 

요약

 

협심증 환자의 경우 약 50%에서는 소혈관 질환 (small vessel disease) 혹은 미만성 질환 (diffuse disease)으로 발현하기 때문에 경피적관동맥재관류 치료를 한다 하더라도 완전하게 허혈 증상이 개선되지 않아 베타 차단제와 같은 항협심증 약물이 필요하다. 베타차단제는 관동맥질환 환자에게서 증상의 개선 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고, 나아가 장기적인 사망률을 개선할 수 약제이므로 특별한 금기증이 없는 한 반드시 사용되어야 하는 약제로 권고되고 있으며, 베타-1 선택성, 내인성 교감신경작용의유무, 혈관 확장작용등을 고려하여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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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차단제의 항부정맥효과

 

▲ 노태호 교수     © 후생신보

베타차단제가 수난이다. 최근의 고혈압 약제선택 가이드라인에서 푸대접을 받고 있다. 심지어 JNC 8에서 일차약에 들어가 있지도 못할 정도이다. 2013년 유럽가이드라인에서는 베타차단제와 이뇨제 병합요법이 선호되는(preferred) 조합이 아닌 유용한(useful) 조합으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항부정맥 약제로서 베타차단제의 위치는 여전히 매우 공고하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에서 약제 선택 시 부정맥을 같이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약물이다. 뿐만 아니라 허혈성 심질환과 심부전에서 베타차단제가 갖는 역할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베타차단제는 고혈압 치료의 단독 목적으로서 역할은 줄었지만 다른 질환을 같이 가지고 있는 경우 역할은 건재하다. 아래에 제시한대로, 동반질환이 있을 때 항고혈압약제 선택 시 미국심장협회에서 권하는 내용을 보아도 분명하다.

 

관동맥질환이나 심근경색증 이후: 베타차단제, ACEI

수축기 심부전: ACEI나 ARB, 베타차단제, 알도스테론 안타고니스트, 티아자이드

이완기 심부전: ACEI나 ARB, 베타차단제, 티아자이드

당뇨병: ACEI나 ARB, 티아자이드, 베타차단제, 칼슘채널차단제

신질환: ACEI나 ARB

뇌졸중이나 일과성 뇌허혈: 티아자이드, ACEI

 

베타차단제의 부정맥억제 기전

 

베타차단제의 항부정맥효과는 우선 이 약제의 직접적인 전기생리학적 효과뿐 아니라 신경호르몬 활성화 억제효과, 심근허혈 개선 효과, 혈압강하 효과 등이 총체적으로 역할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전기생리학으로는 If와 Ical을 억제해 동결절세포의 자동능을 감소시켜 심박동수를 낮춘다. 특히 교감신경 활성화로 비정상 자동능을 잘 일으키는 His-Purkinje계의 이소성 활동(ectopic activity)을 줄인다. 방실결절에서는 전도시간을 늘이고 불응기를 증가시킨다. 허혈성 심근에서 심실재분극의 분산(dispersion)을 줄이고 VF 발생 문턱역치(threshold)를 증가시킨다.

 

심실상성 부정맥에서 베타차단제가 사용되는 경우

 

1) 부적절 동빈맥(inappropriate sinus tachycardia)은 휴식 시에도 심박동수가 증가되어 있거나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의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동율(sinus rate)의 증가가 현저한 현상이다. 가능한 기전으로 추측되는 것으로는 항진된 동결절의 자동능, 과도한 교감신경과 저하된 부교감신경의 영향으로 대변되는 부적절한 자율신경계 조절 등이 있다. 치료로는 베타차단제, ivabradine, 혹은 diltiazem이나 verapamil같은 칼슘채널차단제 등이 있고 전극도자절제술로 동결절을 modify시키는 수도 있다.

 

2) 동빈맥(sinus tachycardia)

일반적인 동빈맥은 다른 원인에 의해 이차적으로 생겨 자체를 치료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지나친 불안감을 동반한 동빈맥이나 심근경색증 이후, 심부전과 동반한 동빈맥, 갑상선 기능항진증세서 생기는 동빈맥은 조절할 필요가 있다. 베타차단제는 여기에 매우 유효하다.

 

3) 발작성 심실상성빈맥(PSVT)

협의의 발작성 심실상성빈맥에 포함되는 방실결절회귀빈맥(AVNRT)과 방실회귀빈맥(AVRT)는 모두 방실결절이 회귀회로의 일부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베타차단제는 방실결절의 전기전도를 늦추어 회귀가 일어나지 못하도록 해서 치료와 예방에 효과적이다. 베타차단제 외에도 베라파밀도 효과가 있다. 요새는 전극도자절제술로 부전도로를 잘라버리거나 방실결절의 전도성을 변화시키는 치료가 주종을 이룬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든 시술을 못하는 경우에는 이런 약물치료가 의미가 있다.

 

4)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심방조동(Atrial Flutter), 심방빈맥(Atrial Tachycardia)

이런 부정맥에서 베타차단제는 부정맥을 정상으로 돌리지는 못한다. 또 예방효과도 없다. 그러나 이런 심방부정맥으로 빈맥이 생기는 경우 증상은 물론 빈맥이 지속되면 심실기능이 떨어지며 심부전이 생길 수도 있다. 오래 지속되면 심근증이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심방부정맥은 지속되더라도 심실 박동수는 낮추는 것이 좋다. 이런 목적으로 베타차단제를 비롯해 verapamil, diltiazem 같이 방실결절의 전도성을 낮추는 약물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디곡신도 사용된 적이 있으나 심부전을 동반하지 않는 한 여러 이유로 요즘은 별로 사용되지 않는다.

 

심방세동에서 심박수를 줄이는 치료로서 위에 언급한 여러 약제가 효과를 가지고 있으나 베타차단제는 효과 면에서 특히 우수하다. 관동맥우회술 이후나 심근경색증 초기에 발생하는 심방세동에서 가장 먼저 선택해야 하는 약물이다. 심방세동에서 심박수 조절 목적으로 장기간 투여해도 안전하며 운동이나 교감신경 흥분 시 심박수 조절에 타약제보다 더 효과적이다. 디곡신과 베타차단제를 병용하면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연구(TREAT-AF)에서 디곡신이 비판막성 심방세동에서 사망률을 높인다는 결과가 나타나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5) WPW증후군

심방세동이 WPW증후군에서 생기는 경우 베타차단제를 비롯해 방실전도를 감소시키는 약물은 심실세동 발생의 위험이 있어 금기이다. WPW증후군에서 심실로의 전도는 부전도로와 방실결절의 두 경로를 사용하는데 방실결절의 전도를 억제하면 부전도로 내려가는 전기가 많아지며 부전도로의 불응기가 극도로 짧으면 심실세동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심실성 부정맥의 치료와 급성 심장사(sudden cardiac death) 예방에서 베타차단제의 역할

 

교감신경이 과도히 흥분하게 되면 악성 심실성 부정맥을 발생시키며 이는 급성 심장사로 이어진다. 항부정맥 약제로서 베타차단제는 급성 심장상의 일차 및 이차 예방 효과를 가진 몇 안되는 약물이다.

스트레스나 급성심근경색증, 수술 전후, 심부전같이 교감신경 활성화가 영향을 미치는 심실성 부정맥의 조절에 베타차단제는 효과는 우수하다. 베타차단제는 급성, 만성 심근허혈, 심부전, 심근증에서 급성 심장사를 유발할 수 있는 심실성 부정맥을 예방하는 효과를 명백히 인정받고 있다.

 

급성 심근경색증의 초기에 발생하는 심실세동은 고비만 잘 넘기면 장기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베타차단제는 급성 심근허혈에서 심실세동의 역치를 높인다. 심근경색 초기에 메토프로롤, 아테노롤, 프라프라놀롤 등 베타차단제를 투여하면 심실세동이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급성 심근경색증에서 베타차단제가 총 사망(all-cause mortality)과 급성 심장사를 감소시킴이 확인되며 모든 환자에서 최기에 투여해야 하는 약물로 가이드라인에 반영되고 있다. 심근경색증이 회복되며 심근에 반흔(scar)이 형성되는데 이 반흔으로 인해 심실빈맥이 생길 수 있다. 이 심실 빈맥도 심셀세동으로 이어지며 급성 심장사를 일으킬 수 있는데 베타차단제가 아미오다론과 같이 사용하면 이를 상당히 억제할 수 있다. 물론 근본적 급성 심장사 예방은 삽입형 제세동기이다.

 

그 외에도 1, 2형 긴 QT증후군(long QT syndrome, LQTS)에서 베타차단제는 EAD와 DAD를 억제해 염전성 심실빈맥(torsade de pointes)의 발생을 감소시키며 급성 심장사를 줄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카테콜아민성 다형심실빈맥(catecholaminergic polymorphic VT)은 LQTS 같이 구조적 심질환 없이 급성 심장사를 일으킬 수 있는 유전성 질환인데 베타차단제는 거의 유일한 치료이다.

 

교감신경 자극의 부정맥 유발효과와 베타차단제가 갖는 항부정맥 효과는 분명하다. 베타차단제는 여러 심실상성 부정맥과 심실성 부정맥에 효과가 있고 일차 및 이차 급성 심장사 예방효과를 인정받고 있는 class II 항부정맥 약물이다. 또 베타차단제는 항고혈압제 선택 시 동반질환에 따라 선택이 가능한 약물로서 아직도 위치가 공고하다.

 

 

심부전에서 베타차단제의 역할

 

▲ 백상홍 교수     © 후생신보

만성 수축기 심부전환자에서 베타차단제는 앤지오텐신억제제와 더불어 심부전관련 증상을 호전시키고, 생존을 연장시키는 중요한 표준치료제이다.

 

병태생리학적 배경

 

심부전이 발생하면 교감신경계와 RAS계등 neurohumoral system 이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예후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반면에 이들을 적당히 억제하면 심부전 증상을 호전시키고, 생존을 증가시킨다. 카테콜아민에 의한 지속적인 베타수용체의 자극은 베타수용체의 탈감작과 downregulation을 초래하는데, 베타차단제는 이를 억제한다. 베타차단제는 norepinephrine, renin, endothelin 등의 혈관수축물질들을 감소시키고, 심부전의 발생시 심근에서의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생산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 베타차단제는 좌심실의 재형성(remodeling)에 좋은 작용을 하여 좌심실의 수축기말 용적과 이완기말 용적을 감소시키고, 허혈성심근에서 심근의 산소소모량을 감소시키고 이완기시 심근관류를 증가시켜 동면심근의 기능을 개선시키고, 심근의 기능이 개선되면서 심근의 유전자발현이 정상화된다. 이러한 정상화는 심근의 수축력을 증가시키고, 심실비대를 감소시킨다. 그리고 급성 심장사의 빈도를 감소시킨다.

 

생존의 연장에 대한 연구

 

1973년 스웨덴의 Waagstein은 빈맥을 가진 확장성 심근증 환자에서 당시에 금기시되던 베타차단제 사용 후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관찰한 후, 1979년 심부전에서 베타차단제가 생존을 연장시키는 연구결과를 제시하였다. 이후 여러 연구에서 metoprolol succinate, carvedilol, bisoprolol의 효과가 입증되었다 (그림).

그림. 만성 수축기 심부전환자를 대상으로 베타차단제와 대조군 생존률의 Kaplan-Meier 분석. MERIT-HF (상), CIBIS II (중), and COPERNICUS (하) trials. CHF = chronic heart failure; CI = confidence interval; RR = relative risk. (Data from The Cardiac Insufficiency Bisoprolol Study II [CIBIS II]: A randomised trial. Lancet 353:9, 1999; Effect of metoprolol in chronic heart failure: Metoprolol CR/XL Randomised Intervention Trial in Congestive Heart Failure [MERIT-HF]. Lancet 353:2001, 1999; and Packer M, Coats AJ, Fowler MB, et al; Carvedilol Prospective Randomized Cumulative Survival Study [COPERNICUS] Group: Effect of carvedilol on survival in severe chronic heart failure. N Engl J Med 344:1651, 2001.)

 

이들 연구들의 메타분석에서 베타차단제는 1년 사망률을 35% 감소(odds ratio 0.65, 95% CI 0.53-0.80), 2년 사망률을 28% 감소(odds ratio 0.72, 95% CI 0.61-0.84)시켰으며, 심부전에 의한 입원을 36% 감소(odds ratio 0.64, 95% CI 0.53-0.79)시켰다. 이들에서 metoprolol을 투여하였을 때 좌심실 구혈율이 증가하고, 임상증상이 호전되었으며, metoprolol을 중지했을 때 임상적으로 악화되었다. 이후 비선택적인 베타차단제이면서 혈관확장작용을 가진 bucindolol, beta-1 선택적 베타차단제인 metoprolol과 bisoprolol, 비선택적 베타차단제이면서 alpha-1 차단작용을 가진 carvedilol을 사용한 여러 연구에서 베타차단제는 좌심실구혈율을 증가시키고, 혈역학적 동태를 개선시켰다. 최근에는 nebivolol 을 이용하여 LVEF 에 상관없이 70세 이상 심부전환자를 대상의 임상연구인 Study of the Effects of Nebivolol Intervention on Outcomes and Rehospitalisation in Seniors with Heart Failure (SENIORS) 는 사망과 심혈관 입원률 혼합결과는 감소시켰으나 (relative risk reduction: 14%, hazard ratio [HR]: 0.86, 95% confidence interval [CI]: 0.74-0.99, p=0.039), 유감스럽게도 사망률은 감소시키지 못하였다.

 

어떤 약제를 언제, 어떤 방법으로 사용할 것인가 ?

 

심부전에서 베타차단제는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효과가 증명된 약제를, 효과가 증명된 제제의 형태로, 효과가 증명된 투여 방법으로 투여하여야 할 것이다 (표 1).

표 1. 만성 수축기심부전 치료에서 베타차단제 용량

 

수축기 심부전에서 수분저류가 없다는 것을 임상소견으로 확인후 베타차단제를 사용한다. 주요 표준치료지침서의 권고는 ACE억제제 (ACE억제제에 견디지 못하는 경우는 ARB) 사용후 혈역학적으로 안정소견이 관찰된후 베타차단제를 시작한다. 그러나 CIBIS-3 임상연구결과는 베타차단제이후 ACE억제제 사용에는 임상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그리고 입원환자인 경우 가능하면 퇴원전에 베타차단제를 치료를 시작을 권유한다. 그리고 1-2주마다 2배로 증량하여 환자가 견딜수 있으면, 임상연구에서 효과가 입증된 최대용량까지 서서히 증량한다. 이때 기저 맥박수에 비하여 약제사용후 맥박수가 얼마나 감소하는지 관찰하는것도 약제효과를 판정하는데 효과적이다.

 

베타차단제의 부작용

 

만성 안정형 수축기 심부전환자에서 베타차단제의 사용 및 증량시 가장 큰 난관이 약제 사용후 환자가 호소하는 피로감. 서맥, 저혈압등이다. 아래 표2는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약제 관련 부작용이다.

 

결론

 

베타차단제는 거의 모든 만성 안정 수축기 심부전환자에서 금기가 없는 한 사용하여야 한다. 효과는 심부전의 중증도에 관계없이 유효하여, 좌심실 구축력이 개선되고, 심부전 입원률이 감소하며, 심부전 진행을 더디게하고, 사망을 감소시킨다.

 

 

베타차단제의 미래

 

▲ 노태호 교수     ©후생신보

베타차단제는 역사가 긴 약물이다. 이미 1970년대부터 고혈압치료약물로서 효과를 인정받아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고혈압 치료제로서 위상이 전과 같지는 않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우선 여기에는 베타차단제가 타 약제에 비해 항고혈압 효과가 떨어지고 호흡기질환에서 사용이 제한되는 점, 혈당이나 지질 대사에 미칠 수도 있는 악영향, 서맥부정맥 환자에서 사용이 제한되는 점, 전립선비대의 증상악화 등 여러 가지가 환자에게 불리하다. 그러나 비록 JNC VIII에서 베타차단제가 일차 약에서 빠졌고, 2013년 유럽가이드라인에서는 베타차단제와 이뇨제 병합요법이 선호되는(preferred) 조합이 아닌 유용한(useful) 조합으로 내려앉았지만 고혈압뿐 아니라 다른 심혈관 질환에서 베타차단제가 갖는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특히 심부전, 심근경색증에서 사망률 감소, 안정형 협심증에서 증상완화 효과, 여러 부정맥에서 발생빈도의 감소 및 증상완화 등은 매우 중요한 베타차단제의 역할이다.

 

베타차단제가 혈압하강에 기여하는 가장 중요한 작용기전은 교감신경계 수용체중 베타수용체를 차단하여 심박동수와 심박출량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베타차단제가 동일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고 약물에 따라 특정 베타수용체에 작용하는 심장선택성, 내인성 교감신경 흥분작용(ISA), 지질용해성 등에 차이가 있다.

 

베타차단제는 3세대로 분류하는데, 1세대는 비선택적 베타차단제로 propranolol, timolol이 여기에 해당한다. 비선택적이라는 용어대로 베타 1, 2 수용체를 모두 차단한다. 2세대는 베타 1 수용체 만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데 metoprolol, atenolol, bisoprolol이 여기에 해당한다. 최근에 각광받고 있는 3세대 베타차단제는 베타수용체 외에 알파1 수용체를 차단하여 일반적 베타차단제의 부작용인 말초혈관수축으로 인한 저항증가를 감소시키는 효과와 더불어 일산화질소(nitric oxide)를 항진시켜 혈관확장 작용을 갖는다. 3세대에 해당하는 약물로는 carvedilol, nebivolol이 있다. SENIORS 추가연구에서는 nebivolol이 심부전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허혈성 심질환 위험도 낮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COMET 연구에서는 역시 3세대인 carvedilol이 2세대 metoprolol에 비해 17%나 사망을 감소시킨 효과는 시사점이 크다.

 

3세대 베타차단제는 기존 2세대 베타차단제에 비해 분명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즉, 교감신경차단 효과, 혈관확장 효과, 또 항산화효과가 더해 여러 면에서 심장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베타 2 수용체 차단으로 부정맥 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알파 1 차단으로 심근비대를 예방하는 효과도 가능하다. 2세대와 3세대를 비교한 다른 연구에서 2세대는 혈관저항의 증가로 인해 심박출량이 상대적으로 감소한 사실도 알려졌다. 또한 다른 베타차단제에서 보기 어려운 항산화효과도 확인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지질대사나 당대사에 베타차단제가 갖는 부정적인 영향도 3세대 베타차단제는 훨씬 덜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베타차단제가 강압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하고 몇몇의 부작용으로 말미암아 고혈압치료 약물로서 중요성이 과거에 비해 덜해지고 있다, 그러나 베타차단제의 전통적 장점인 심부전, 심근경색증에서 사망률 감소는 명백하다. 더구나 3세대 베타차단제가 갖는 항고혈압 효과 이외에 다른 여러 긍정적 작용 즉 혈관확장 작용, 항부정맥 작용, 항산화 효과 등은 베타차단제가 미래에도 심혈관계 질환의 치료와 예방에 상당한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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