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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호 교수의 알기쉬운 부정맥 이야기 (7)

후생신보 | 기사입력 2015/09/08 [11:54]

노태호 교수의 알기쉬운 부정맥 이야기 (7)

후생신보 | 입력 : 2015/09/08 [11:54]

심장이 두근두근하면 모두 빈맥 부정맥일까?

 

노태호 교수

(가톨릭의대 성바오로병원) 

대한심장학회 부정맥연구회 회장, 대한심장학회 이사, 감사를 지냈고 대한심폐소생협회에서 소생술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저서로 알기 쉬운 심전도 1, 2권, 영구심박동기 시술, 심장부정맥 진단과 치료(공저) 등이 있다. 매년 2월 ‘알기 쉬운 심전도’란 심전도워크숍을 19년째 지속하고 있으며 ‘닥터노의 심장과 부정맥이야기’란 블로그를 운영중이다.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병원을 찾는 분들이 적지 않다. 이런 분들은 대개 스스로 심장 이상일 것으로 생각하여 심장내과를 찾는다. 이러한 가슴 두근거림 증상은 신체적인 큰 이상 없이 생기는 경우도 있으나 실제 심장이나 다른 신체 기관의 이상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아 의사의 진찰이 꼭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심장은 일분 당 60회에서 100회 정도 박동하나 심신의 상태나 외부환경에 따라 예민하게 반응하여 심박동수가 분당 100회 이상을 넘기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분당 심장 박동수나 가슴 두근거림 증상만으로 부정맥 특히 빈맥 부정맥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사방이 조용한 한 밤중에 갑자기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를 듣게 되면 누구나 가슴이 두근대며 심장 박동수는 일시적으로 분당 100회가 넘는 수도 있으나 이는 지극히 정상이다. 만일 이런 상황에서 심박동수가 분당 60회밖에 안된다면 이야말로 심장의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심장이 빨리 뛸만한 상황, 즉 놀라거나 흥분하거나 운동할 때에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이 정상이고 이때에 두근거리지 않으면 오히려 비정상이라고 의심할 수도 있다.

 

간혹 부정맥이 아닌 상황에서도 심장박동수가 올라가 두근거리는 증상을 느낄 수 있는데 빈혈이나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좋은 예이다. 빈혈은 피가 모자란 현상이므로 심장은 더 빨리 일을 해서 혈액을 온몸에 보내야 하므로 심장의 박동수가 올라간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이 있어도 몸에 대사가 항진되어 심장박동수가 올라가며 두근거림 증상을 발생시킬 수 있다.

 

맥박이 늦은 심장부정맥, 서맥의 증상

 

심장의 박동수가 늦은 '서맥'은 크게 두 가지 원인으로 인한다. 즉 심장의 미니발전소인 동결절에서 전기를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하거나, 아니면 동결절에서 제대로 만들더라도 심방에서 심실로 내려가는 다리인 방실결절에 문제가 생겨 전기전도가 되지 못하는 경우이다.

 

원인이 무엇이든 증상은 비슷하다.

심장의 박동수가 적절해야 온몸에 충분한 혈액을 보내게 되는데 심장박동수가 지나치게 떨어지면 온몸에 보내는 혈액량이 감소하게 된다. 1분간에 온몸으로 보내는 혈액의 양을 심박출량이라고 부른다. 서맥으로 인해 심박출량이 떨어지게 되면 온몸이 다 같이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특히 여기에 예민한 기관이 있는데 평상시에 많은 혈액을 필요로 하는 장기 특히 뇌다.

 

인간은 기립성 동물이며 일어서게 되면 뇌는 심장보다 수직선 상 위에 위치한다. 중력의 반대 방향이다. 따라서 심박동수가 낮아지면 뇌로 가는 혈류가 가장 먼저 영향을 받게 된다. 뇌로 가는 혈액량이 줄게 되어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 어지러움이다. 만성적으로 뇌혈류량의 감소가 지속되게 되면 만성 두통, 기억력감퇴 등 인지능력의 저하도 나타나게 된다. 만일 단기간에 걸쳐 수초이상 심장의 박동이 잠시 정지하게 되면 (동기능장애에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어지러운 정도를 넘어 핑하며 의식을 잃고 실신하는 수도 있다.

 

뇌뿐 아니라 다른 장기에 혈류공급이 지속적으로 모자라게 되어 만성적으로 기운이 없는 무기력증, 운동 시 호흡곤란, 운동능력 저하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언급된 여러 증상에서 실신을 빼면, 어지러움, 만성 두통, 기억력 감퇴, 운동 시 숨이 찬 증상, 운동능력 감퇴 등의 증상은 연세가 많은 어르신에서 특별한 병이 없이도 자주 나타난다. 그래서인지 연세가 드신 분이 그런 증상을 나타내면 그저 나이가 들어 그러려니 하고 의학적 도움을 청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노화에 따른 당연한 현상이 아니라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의 양상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서맥이 생기면 어지러움 증상이나 실신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어지러움 증상이 반드시 서맥 부정맥으로 인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호에 이야기한대로 빈맥으로도 어지러움이 생길 수 있다. 부정맥이 아니라 다른 원인으로도 어지러움이 생긴다. 빈혈이나 탈수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뿐 아니다. 혈관확장도 중요한 원인이다. 뒤에 이야기 할 미주신경실신이나 기립성 저혈압 등 여러 원인으로도 어지럽거나 실신이 생길 수 있다.

 

진짜 위험한 부정맥의 소견은 따로 있다

 

심장의 주 기능은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는 순환펌프로서의 기능이다. 산소가 가득한 깨끗한 혈액을 온몸의 장기로 보내 신진대사가 이루어지도록 분당 5-6 리터의 혈액을 심장 밖으로 내 뿜는다. 이렇게 충분한 심박출량을 내기 위해서는 심장은 적절한 횟수로 박동해야 한다. 심장 박동수가 증가하면 심박출량도 따라 증가하는데 어느 한도를 넘어서면 박동수가 증가해도 오히려 심박출량은 줄게 된다. 따라서 심장의 박동이 너무 늦은 서맥부정맥도, 또 너무 빠른 빈맥부정맥도 똑같이 심박출량의 저하를 일으키게 된다.

 

부정맥이 발생하여 심박출량이 극도로 저하하는 위중한 상황이 되면 환자는 1) 혈압이 떨어지며 2) 뇌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 급성 의식저하가 발생하며 3) 피부가 창백하고 싸늘해지며 식은땀을 흘리는 등 쇽의 증세를 나타나게 된다. 거기에 더하여 4) 허혈성 심질환의 양상인 흉통발생 5) 갑자기 숨이 차지는 급성 심부전의 소견을 보이는데, 바로 이상 열거한 5가지 소견이 빈맥이건 서맥이건 상관없이 그 부정맥이 시간을 다투는 위급한 상황임을 나타내는 중요한 소견이다. 따라서 부정맥환자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그 부정맥이 어떤 종류의 부정맥이가를 심전도로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위의 5가지 소견을 보이는가를 판단하는 것이다. 만일 5가지에 해당한다면 응급상황으로서 신속하고 정확한 치료가 필요하다. 이에 대하여는 각 부정맥에서 다시 이야기될 것이다.

위험한 부정맥의 소견 5가지

 

1) 혈압강하

2) 급성의식저하

3) 쇽의 소견(창백하고 차가운 피부, 식은땀 등)

4) 심근허혈성 흉통발생

5) 급성심부전 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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