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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치료의 현재와 미래

후생신보 | 기사입력 2014/11/12 [10:00]

우울증치료의 현재와 미래

후생신보 | 입력 : 2014/11/12 [10:00]

1. 우울증 치료의 패러다임 변화                                             민경준 교수(중앙의대)

2. 주요 우울증과 양극성 우울증의 치료 : 어떻게 다른가?             전덕인 교수(한림의대)

3. 우울증의 약물치료                                                          우영섭 교수(가톨릭의대)

4. 우울증 치료를 위한 새로운 항우울제                                    박원명 교수(가톨릭의대)

5. 우울증의 심리치료                                                           김 원 교수(인제의대)

 
우울증 치료의 패러다임 변화 

▲ 민경준 교수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계속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매일 많은 사람들이 자살로 목숨을 잃고 있어 정부에서도 많은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이상 그 어떤 대책도 좋은 결과를 내기는 어렵다.
 
자살한 사람 10명 중 8명 이상이 정신장애가 있다고 하며 그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우울증이다. 우울증 환자의 15%가 자살을 하는데, 이런 점에서 흔히들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하는 것은 우울증을 너무 쉽게 보는 것이다.
우울증은 마음이 여려서,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마음의 병이나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기분 또는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기능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뇌의 질환이다.

물론 이러한 뇌의 문제만 있다고 해서 모두 병이 생기는 것은 아니며 다양한 정신사회적 스트레스에 의해서 우울증이 촉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우울증의 치료 역시 뇌의 기능 이상에 대해서는 다양한 생물학적 치료가, 정신사회적 스트레스에 대해서는 정신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현재까지 개발된 다양한 생물학적 치료 중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것이 약물치료이다. 우울증 환자에게는 우선적으로 항우울제를 단독 투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재 많은 항우울제가 개발되어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다. 1950년대 이후에 개발된 삼환계 항우울제(이하 TCA; 이미프라민(imipramine), 아미트립틸린(amitriptyline), 노르트립틸린(nortriptyline) 등)이 등장하면서 그동안 정신치료에 집중되었던 우울증의 치료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였다.

그러나 TCA의 여러 가지 부작용은 삶의 질의 저하, 복용 중단으로 인한 재발 등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이에 이러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결과 1980년대 이후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이하 SSRI; 플루옥세틴(fluoxetine), 서트랄린(sertraline), 파록세틴(paroxetine), 플루복사민(fluvoxamine), 시탈로프람(citalopram), 에스시탈로프람(escitalopram) 등)이 개발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SSRI는 TCA 보다 부작용 면에서 우수하여 안전하다고 할 수 있으나 효과 면에서는 더 우수하다고 할 수 없다. SSRI가 개발된 이후 새로운 기전의 항우울제로서 벤라팍신(venlafaxine), 밀나시프란(milnacipran), 듈록세틴(duloxetine), 미르타자핀(mirtazapine), 부프로피온(bupropion), 아고멜라틴(agomelatine) 등이 사용되고 있으나 역시 효과 면에서 더 우수한 약은 없다.

치료효과에 있어서 다른 항우울제보다 우수하다고 알려진 항우울제가 없다고 해서 우울증 환자에게 아무 항우울제나 써서는 곤란하다.

같은 우울증 환자라 하더라고 환자마다 보이는 성별, 나이, 주증상, 체중, 동반된 신체 및 정신 질환, 임신이나 출산 등 환자에 따라 그 임상 상황도 매우 다양하다. 치료자는 이런 여러 임상 상황을 고려하고 각 항우울제의 특성을 파악해서 가장 적절한 항우울제를 선택해야 한다.

이렇게 신중하게 선택한 항우울제를 사용한다고 해서 우울증 환자가 쉽게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면 오산이다. 상당수의 환자는 처음 사용한 항우울제에 잘 반응을 하지 않으며, 심지어는 두 가지 이상의 항우울제를 병용해도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한 가지 항우울제에 대해 반응을 보이는 우울증 환자의 비율은 60%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규모 임상 연구에서 한 가지 항우울제에 의해서 관해되는 환자는 30%대에 불과했다.
따라서 우울증 환자 3명 중 2명은 다음 단계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므로 우울증 환자에게 항우울제를 투여하는 경우 치료에 반응을 보이는지 아닌지를 잘 평가해야 하는데, 이러한 평가에는 많은 지식과 풍부한 경험이 필수적이다.

사실 우울증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우울증을 진단할 때부터 매우 중요하다.
우울증상을 주소로 하여 병원에 오는 환자 중 상당수는 양극성 장애(조울병) 또는 양극성 스펙트럼 장애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심과 경험이 없으면 단극성 우울증으로 진단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양극성 장애는 대개 우울삽화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며, 양극성 장애의 우울 삽화는 단극성 우울증과 구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양극성 장애의 우울 삽화 때 항우울제 단독으로 치료하는 경우 조증 또는 경조증을 야기할 수도 있다.

특히 2013년에 개정된 미국정신의학회의 정신장애에 대한 진단기준(DSM-5)을 보면 주요우울장애가 혼재성 양상을 동반할 수 있고, 이 경우 조증 또는 경조증이 나타날 위험이 높은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 따라서 우울증을 진단할 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치료가 잘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

첫 번째 항우울제에 반응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다음 단계의 치료 전략을 적절하게 선택해야 한다. 사용 중인 항우울제를 증량하거나, 사용 중인 항우울제를 다른 항우울제로 교체하거나, 사용 중인 항우울제에 다른 항우울제를 추가하거나, 아니면 사용 중인 항우울제에 항우울제 이외의 다른 약물을 추가해 볼 수가 있다.

이처럼 다양한 치료 전략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는 다양한 임상 상황에 대한 고려와 각 약물의 특성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각 전략의 장단점을 잘 평가해서 결정해야 한다.
과거에는 항우울제를 증량하거나, 항우울제를 교체하는 것을 선호하였으나 점차 다른 항우울제를 추가하는 쪽을 선호하게 되었으며, 최근에는 다른 약물, 특히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의 추가를 선호하는 추세이다.

두 번째 전략에도 반응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에는 다른 약물로 교체하거나 다른 약물을 추가하는 것을 시도해볼 수가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연구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경험적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이 조현병 이외에 양극성 장애와 우울증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제는 항정신병 약물이나 항우울제처럼 특정 질병의 치료제로 이름 붙이는 것은 무의미해 보인다.

우울증은 좋아지더라도 재발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예방적인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기간은 발병 연령, 유병기간, 재발 빈도, 스트레스 지속 여부, 증상의 심각도, 가족력, 치료에 대한 반응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결정하게 되므로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세심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안타깝게도 예방적인 약물 치료를 한다고 해서 재발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약물 치료 중에도 증상이 재발하는지도 잘 관찰해야 한다.

또한 장기적인 예방치료를 하다보면 중독에 대한 부담, 각종 부작용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투약을 조기 중단하는 경우도 흔하다. 따라서 약물에 대한 득과 실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 주고 부작용에 대해 면밀히 관찰하고 부작용이 생기면 즉각적으로 해결해 주어야 한다.

우울증 환자에게는 이러한 병의 원인, 경과, 초기 증상들에 대한 지식을 제공해야 할 뿐 아니라 치료에 대해서도 약물의 효과, 약물의 부작용, 예방 치료 등에 대해서도 충분한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
1990년대 근거중심의학이 관심을 받으면서 정신의학적 치료의 발전에 기여하였다. 각 정신질환에 대한 많은 임상진료지침이 개발되고 있으며 일부는 계속 개정을 해 나가고 있다.

이런 지침서를 보면 각 질환에 대한 1차 치료 전략과 1차 선택 약물에 대해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대개의 진료지침이 다양한 임상 상황을 다루고 있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을 사용했음에도 잘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국내에서는 근거중심으로 제작된 지침서가 제공할 수 없는 임상 실제의 다양한 상황에 대한 적절한 치료 전략 및 약물 선택에 관하여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한 한국형 우울장애 약물치료 지침서가 개발되어 있으며 정기적으로 개정되고 있다.

그러나 지침서라는 것이 모든 상황에서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지침서의 추천이 임상가의 판단보다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없고 단지 임상가의 선택에 참고자료로 활용되는 것이 적절하다.
우울증은 평생 유병율이 10~15%에 달하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일상생활의 장애도 매우 심각하며 자살의 위험이 높아 치료가 꼭 필요하다.

다양한 약물들이 치료에 이용되고 있으나 치료에 대한 반응이 낮으며 치료에 저항하는 환자도 많다.
그러므로 철저한 감별진단과 세심한 임상 상황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각 개인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 전략과 약물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울증과 그 치료 약물에 대한 많은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울증의 치료가 약물치료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정신사회적 치료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
  
 
 
주요우울증과 양극성 우울증의 치료 : 어떻게 다른가?

▲ 전덕인 교수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편람 5판(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5th edition, DSM-5)에 의하면 주요우울증 삽화는 주요우울장애(주요우울증)와 양극성장애에 모두 나타날 수 있고, 삽화의 진단 기준 자체가 다르지 않다.
따라서 나타나는 우울증의 증상만으로는 두 질환을 구별하기는 어렵고, 때로 부적절한 치료를 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 이유로 우울증 환자를 치료할 때에는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주요우울증의 치료는 전통적으로 정신치료가 우선되다가 정신약물학의 발전에 힘입어 요즘은 정신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을 가장 이상적으로 본다. 물론 고전적인 정신치료 외에도 인지행동치료, 대인관계치료 등 다양한 형태의 비약물적 치료가 적용되고 있어서 기존치료의 한계를 보완하고 있다.

약물치료는 보다 손쉽게 적용할 수 있고 비교적 빠른 반응을 보여서 선호되고 있지만, 초기 항우울제의 치료반응률은 50~60%에 불과하므로 불완전한 반응에 대한 다양한 대응전략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치료에 반응을 보인 환자들도 후에 종종 재발하는 불량한 경과와 예후를 보일 수 있다.

초기에 치료반응이 없는 환자들은 동일한 약물을 계속 투여해도 호전될 가능성이 떨어지므로 보다 빠르게 치료전략의 변경을 고려한다.

또한 일찍 관해에 도달해야 추후 재발할 위험성이 감소하므로 불완전한 치료반응을 보인 환자에서는 더욱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요우울증에서 항우울제들은 보통 투약 후 2~3주가 되어야 효과가 나타나는 편이다. 항우울제를 선택하는 기준은 우선 약물의 효과이며 다음으로는 약마다 다른 부작용이다.
그 외에 성별, 나이, 동반된 신체질환, 생활환경, 직업, 약물상호작용, 기존의 반응, 자살 가능성, 가격 등을 참고한다.

충분한 용량과 충분한 기간 동안 항우 울제를 투여했음에도 치료반응이 없거나 충분하지 못하다면 교체(switching), 병용(combination), 강화(augmentation) 등의 2차 치료방법을 고려한다.

병용은 다른 항우울제를 추가하는 방법이며 강화는 항우울제가 아닌 다른 약물(예를 들어 aripiprazole과 quetiapine 같은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이나 lithium 같은 기분조절제)를 추가하는 방법이다.

대부분 병용이나 강화요법이 치료반응률이 높은 편이다. 어느 방법을 선택할 지는 환자의 특성뿐 아니라 의사의 지식과 경험이 뒷받침되어야 하므로 충분히 검토하여 결정한다.

주요 우울증은 대개 재발성이며 만성화되는 경우도 흔해서 급성기 치료 이후에도 지속기 및 유지기 치료를 하도록 한다. 항우울제와 연관된 부작용들은 환자의 약물순응도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므로 꼼꼼히 살펴야 하며, 미리 환자들에게 흔한 부작용과 이에 대한 대처방안을 알려주는 것이 좋다.

만일 약물 부작용이 나타나면 심각도에 따라 감량, 복용 방법의 변경, 보완약물 투여, 교체 등의 방법을 사용해 본다.

양극성장애는 단일 질병이지만, 주요 우울증과 달리 때에 따라 증상이 달라지는 다면적 특징을 보인다.
양극성장애의 치료는 크게 조증 삽화, 우울증 삽화, 유지기의 3가지로 나누어 지며, 각 시기에 효과적인 약물이 다를 수 있어서 매우 복잡하다. 그러므로 환자의 임상상태에 맞추어 적절한 약을 선택함이 매우 중요하다.

양극성장애에 쓰이는 약물은 기분조절제, 새로운 항경련제, 항정신병약물, 항우울제 등이 있다. 여기서 기분조절제라 함은 lithium, valproate, carbamazepine을 지칭한다.

양극성장애의 우울증은 조증에 비해 자주 나타나고 발현기간이 길며 치료반응이 나쁠 뿐 아니라 자살의 위험성이 높아서 임상에서 매우 중요하다. 일부 기분조절제가 효과적이고, 최근 연구에서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이 뚜렷한 항우울 효과를 보여서 앞으로 주된 치료약물로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항우울제의 사용은 득과 실이 분명하지 않아서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 양극성 우울증의 유지치료는 주요 우울증의 경우보다 더욱 길게 하며, 부작용을 고려해서 급성기보다는 감량하여 유지하는 편이다.

양극성 우울증에서 가장 이상적인 1차 약물은 첫째, 우울증 자체도 호전시켜야 하고 둘째, (경)조증 전환이 없어야 하며 셋째, 추후 우울증 재발을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양극성 우울증에서 1차 약물로 권장되는 것은 기분조절제 중에서는 lithium이라고 할 수 있으며 valproate는 그 다음으로 고려한다.

항경련제인 lamotrigine은 급성 양극성 우울증에 효과적이며 (경)조증 내지 급속순환형으로 전환시키는 위험성이 낮으며 우울 삽화의 재발을 억제한다. quetiapine은 앞서 말한 3가지 기준을 모두 만족시키므로 양극성 우울증의 1차 약물로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

olanzapine(olanzapine-fluoxetine combination 포함)도 급성 양극성 우울증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고 조증 전환의 위험성이 높지 않으며 조증이나 우울증의 재발을 억제한다.

또한 lurasidone(현재 한국 미발매)도 항우울 효과가 입증되어서 기대되는 약물이다.
그 외의 다른 약물들은 아직 양극성 우울증에서 1차 치료제로 추천하기는 어렵다.

한편 항우울제는 뚜렷한 항우울 효과가 없으면서 (경)조증으로의 전환 및 급속순환을 야기한다는 주장 때문에 양극성 우울증에서는 사용이 제한적이다.

그러나 일부 연구자들은 항우울제에 의한 조증 전환의 위험성은 생각보다 높지 않으며 이런 위험보다는 항우울제를 기피함으로 인해 늘어나는 자살의 위험성이 더 심각하기 때문에 항우울제도 양극성 우울증의 1차 약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만일 항우울제를 사용해야 한다면 전환 위험성이 적은 SSRI(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또는 bupropion을 선택하고 기분조절제 또는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을 반드시 병용한다.

치료반응이 좋지 않은 양극성 우울증은 임상에서 흔히 접하는 경우이다. 치료전략을 세우기 전에 우선 진단이 정확한지, 공존질환이 있는지, 약물 순응도는 좋은지, 또 다른 방해요인은 없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런 검토 후에는 크게 3가지 방법이 가능하다.

(1)현재 약물의 증량 또는 최적화(optimization), (2)다른 약물의 병합(combination) 또는 증강(augmentation), (3)교체(switching)
 
1) 최적화
현재 사용중인 기분조절제가 적정농도인지 알아보고 약물 용량을 맞춘 다음 충분한 기간 동안 투여한다.
즉, 부작용이 심하지 않은 적정범위 내에서 최대한 올려본다.
 
2) 병합 또는 증강
①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특히 olanzapine, quetiapine, lurasidone의 추가가 양극성 우울증의 치료에 효과적일 가능성이 높다.
② lamotrigine : 양극성 우울증에서 lamotrigine은 1차 약물로 인정받기 때문에 기존 약물에 추가했을 경우에 호전 가능성이 있다.
③ valproate 또는 carbamazepine : 연구 결과는 충분하지 않지만 호전의 가능성이 있다.
④ 항우울제 : 기분조절제에 항우울제를 부가하는 전략은 임상에서 흔히 사용되지만 조증 전환의 위험성이 우려되는 선택이다. 그러나 다른 약물로 호전되지 않거나 우울증이 매우 심하다면 굳이 사용을 꺼릴 필요는 없다. 만약 항우울제를 추가한다면 환자의 상태를 충분히 평가하고 득실을 검토한다.
 
3) 교체
약물의 교체는 기존 약물의 부분적인 효과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므로, 새로운 효과 발현에 시간이 소요될 수 있고 교체약물에 의한 새로운 부작용의 부담이 있다. ▣
 
 
 
우울증의 약물치료

▲ 우영섭 교수   
우울증은 상당한 기간 동안 환자의 신체와 정신뿐만 아니라 가정, 사회, 직업 능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우울증의 평생유병율은 10~15%로, 다른 정신과적 질환에 비해 상당히 높고 그 사회적 부담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좀 더 나은 우울증의 치료를 위하여 많은 연구들이 시행되고,여러 약물들이 개발되었다.

우울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대인관계치료, 인지행동치료 등 정신치료도 효과적일 수 있으나, 가장 널리 적용되는 치료 방법은 우울증의 생물학적 원인론에 기반을 둔 약물치료이다. 효과적인 약물치료를 위해서 임상의사들은 환자의 개인적 특성에 따라 치료의 형태를 선택하고, 치료의 계획을 수립하며, 치료의 적용 기간 및 각 약물의 용량을 결정하는 치료적 기법을 선택하여야 한다.
이에 본고에서는 우울증의 약물치료 원칙과 적절한 약물 치료에 대한 치료지침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치료약물의 선택
 
일반적으로 약물을 사용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효과와 부작용이다. 그러나 이 외에도 목표 증상, 환자의 나이, 우울증의 형태, 이전 약물에 대한 반응, 반감기 및 약물 상호작용 등을 고려하여야 하며, 또한 비용-효과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1. 효과

일반적으로 항우울제에 반응(50% 이상의 우울 증상 호전)하는 우울증은 약 50~70%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개별 항우울제에 따른 항우울 효과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널리 사용되던 삼환계 항우울제(tricyclic antidepressant, 이하 TCA)연구에서도 이러한 효과는 큰 차이가 없었으며, 1차 약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이하 SSRI) 역시 효과면에서 TCA와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심한 우울증에서는 SSRI가 TCA 보다 효과가 떨어지며, 이는 SSRI의 serotonin에 대한 선택성 때문이라는 보고도 있어, 다시 serotonin 뿐만 아니라 norepinephrine, dopamine 등 복수의 약리 기전을 가지는 mirtazapine, venlafaxine, duloxetine, bupropion 등이 개발되었다.

일부 임상 연구에서는 심한 우울증에서 mirtazapine 혹은 venlafaxine이 SSRI에 비하여 비교적 빠른 치료 반응을 보인다고 하였으나, 아직 이러한 약들이 TCA나 SSRI보다 효과 측면에서 우수하다고 일반화하기에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발표된 메타분석에서는 여러 임상연구의 결과를 종합하여 각 항우울제의 효과를 비교하였는데, mirtazapine, escitalopram, venlafaxine, sertraline이 duloxetine, fluvoxamine, paroxetine 등에 비하여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고 하였으며, 효과 및 안전성을 종합하는 경우 sertraline과 escitalopram이 비교적 우수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실제 비교 연구가 아닌 메타분석의 결과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에는 주의를 요한다.
 
2. 부작용

항우울제의 발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부작용의 최소화를 위한 노력이었다.
TCA는 serotonin, norepinephrine, alpha-adrenergic, histamine, acetylcholine 신경계 등에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항우울효과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alpha-adrenergic, histamine, acetylcholine 신경계는 부작용과 관련된다.

변비, 구갈, 복시(blurred vision) 등의 항콜린성 부작용, 체중증가, 졸리움 등의 항히스타민성 부작용, 그리고 혈압 강하, 기립성 저혈압 등의 alpha-adrenergic 신경계의 부작용은 환자의 약물 순응도를 저하시키고, 환자들에게 충분한 용량을 사용하기가 어렵게 한다. SSRI는 그 선택적 작용으로 인해 TCA의 여러 부작용을 줄여 약물의 순응도를 한층 높여주었다.

그러나 SSRI를 투여받은 환자에서, TCA에서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던 부작용인 오심, 구토, 불안, 불면증 등의 부작용들이 보고되면서, 이들이 특정 아형의 serotonin 수용체에 대한 작용과 관련되었음이 밝혀졌다. 이후에 개발된 mirtazapine 그리고 venlafaxine, duloxetine 등은 SSRI에 의한 성기능 장애, 두통 등 기존의 부작용들을 어느 정도 극복하였지만, 반면에 체중 증가, 과도한 진정작용, 혈압 상승 등의 다른 부작용들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3. 우울증의 형태에 따른 항우울제 선택

각 항우울제 사이에 효과의 차이는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우울증의 아형이나 동반질환 등에 따라 항우울제를 선택할 수도 있다.

만약 불안장애가 동반되었다면 venlafaxine(범불안장애), paroxetine이나 sertraline(외상후 스트레스장애), fluoxetine이나 sertraline(강박장애), fluoxetine, paroxetine, sertraline(공황장애) 등을 선택할 수 있으며, 기분부전장애에는 sertraline, 월경전불쾌감장애에는 sertraline이나 paroxetine의 효과가 입증되어 있다.

또한 우울증의 아형에 따라서는, 비정형 우울증상이 있는 경우 단가아민산화효소 억제제(monoamine oxidase inhibitor)가 TCA에 비하여 우수한 효과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2012년 대한우울·조울병학회와 대한정신약물학회에서 공동으로 발표한 한국형 우울장애 약물치료 알고리듬(Korean Medication Algorithm for Depressive Disorder 2012, 이하 KMAP-DD 2012)에서는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하지 않은 주요우울삽화의 경우, 경도 및 중등도 삽화에서는 fluvoxamine을 제외한 SSRI, SNRI, 그리고 mirtazapine을 1차 선택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중증삽화에서는 fluvoxamine과 fluoxetine을 제외한 SSRI, milnacipran을 제외한 SNRI, 그리고 mirtazapine을 1차로 제시하였다.

임상적 특성에 따라서는 기분저하증과 멜랑콜리 양상의 경우, 항우울제 단독치료가 1차 선택이었으며, 이때 선택할 약물은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하지 않은 주요우울삽화에 대한 1차 선택과 동일하였다.
비전형 양상이나 계절성 양상을 보이는 경우라면 상기 1차 약물들과 bupropion이 권고되었다.
 
■ 치료전략의 선택
 
1. 초기치료 전략

우울증의 약물 치료에 있어, 교과서적인 수준에서는 항우울제 단독요법을 1차 치료로 권고되고 있으나, 실제 임상에서는 빠른 증상의 개선을 위하여 다양한 치료적 전략들이 사용되고 있다.
KMAP-DD 2012에서도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하지 않은 주요우울삽화에 대하여 초기 치료로 항우울제 단독치료를 권고하고 있으나, 중증삽화의 경우, 두가지 항우울제의 병합요법 및 항우울제와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의 병합요법을 상위 2차 치료로 제시하고 있다.
 
2. 초기치료 실패 시 고려사항

초기치료가 실패하였을 때는 먼저 감별진단을 배제한 후 충분한 기간과 용량으로 약물투여가 이루어졌는지 평가하여야 한다.

약물치료 실패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효능의 부족이며, 교과서적으로는 적어도 4~6주간의 약물투여 후에 효능 유무를 판정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2~4주간의 충분한 용량의 약물치료에 초기 반응(초기증상 보다 20~25% 감소)을 보이지 않는 경우 약물변경이 필요할 수도 있다.

만약 진단이 명백하고 약물투여가 적절하게 이루어졌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다른 치료전략, 즉 다른 계열의 약물을 투여하거나 정신치료의 병행을 고려해야 한다.

3. 초기치료에 불충분한 반응일 경우의 치료전략

항우울제 단독 치료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라면, 이후 항우울제의 교체, 두가지 이상 항우울제의 병합요법, 항우울제에 다른 기전의 약물을 추가하는 부가요법이 선택될 수 있다.

항우울제 교체의 경우, 안전성이나 부작용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기존 투여중인 약물의 부분적인 항우울 효과를 잃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반대로 병합요법이나 부가요법의 경우, 기존 항우울제의 부분적인 효과를 유지하면서 추가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안전성과 부작용 측면에서 단점이 있을 수 있다.

아직까지 이 세가지 전략 중 일반적으로 특정 전략이 우월하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미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연구들에 의하면 항우울제 병합요법 보다는 항우울제와 비정형항정신병약물, 혹은 다른 기전의 항우울 효과를 보이는 항우울제 이외의 약물을 부가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효과 측면에서 우월할 수 있다는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KMAP-DD 2012에서는 초기치료에 거의 반응이 없는 경우라면 다른 항우울제로의 교체나 다른 항우울제를 병합하는 것을 1차 선택으로 제시하였고,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기분조절제, buspirone 등의 부가요법은 2차 선택으로 제시하였다.

초기치료에 부분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라면, 다른 항우울제 병합요법이나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부가요법이 1차 선택이었다.

4. 지속치료기 및 유지치료기

지속기 치료의 목적은 정신사회기능 회복과 재발방지에 중점을 두고 기간 결정은 우울증의 자연관해 기간에 의존하지만 일반적으로 4~9개월간의 치료가 요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속기 치료시 항우울제의 용량은 급성기 치료 때와 같은 용량을 유지하도록 하고 추적검사를 통하여 적절한 용량조절과 증상의 평가가 요구되며 정신치료의 경우 약물치료만으로 유의한 정신사회기능 회복이 여의치 않을 때 추천된다.

유지치료기의 목적은 재발 및 재발성 우울증의 새로운 삽화를 예방하는데 있고 기간은 일반적으로 3회 이상의 우울삽화를 보이는 경우 5년 이상의 치료가 요구된다.

만약 2회의 우울삽화가 있다면 지속기 치료를 시행할 것인지는 논란이 있지만 이는 우울삽화간 회복정도, 가족력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약물치료를 중단하는 경우에는 첫 6개월 이내에 재발 위험성이 높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 맺음말
 
우울증의 약물치료전략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개인에 따른 차이를 정확히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정한 약물이나 치료전략의 우월성이 분명하지 않은 현재의 상황에서, 효과적이고 안전한 우울증의 약물치료를 위해서는 환자 개인의 목표 증상, 신체 상태, 유전적 특성, 개인적 상황에 따라 문제가 되는 부작용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의사로써 당연한 의무이겠지만,결국 가장 좋은 치료는 임상 현장에서 환자에 대한 세심한 관심과 배려, 성실한 진료, 깊은 연륜 등을 기반으로 한다는 사실은 우울증의 약물치료에서도 다름이 없다. ▣
    
 
우울증 치료를 위한 새로운 항우울제 

▲ 박원명 교수    
주요 우울증은 연구들 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대략 4.4%에서 17% 정도의 평생 유병률을 보이는 비교적 흔한 정신과적 질환이다.

주요 우울증은 심각한 삶의 질 저하, 일 생산성의 감소, 사회적 기능의 장애, 좋지 못한 신체적 건강 상태, 상당한 직접적 혹은 간접적 경제적 손실과 밀접히 관련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는 주요 우울증이 21세기에 인류에게 가장 큰 부담을 안겨 줄 3대 질병 중의 하나라고 보고하였고, 2020년까지 주요 사망 및 장애 원인의 2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러한 우울증 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다양한 치료 전략들이 연구되고 개발되어 왔다. 지금까지 밝혀진 연구 결과들에 근거하여 항우울제를 비롯한 약물 치료는 인지행동치료와 함께 주요 우울증의 치료의 근간이 되고 있다.

기존의 삼환계 항우울제를 비롯한 전통적인 항우울제의 도입 이후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이하 SSRI)와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차단제(이하 SNRI) 등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은 항우울제들이 개발되면서 우울증 치료에 많은 진전이 있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항우울제의 개발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주요 우울증 환자들이 항우울제에 불충분한 치료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이들 항우울제의 제한적인 치료 효과가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우울증 치료의 제한점을 극복하고자 다양한 기전을 가진 새로운 항우울제 개발 연구가 가속화되었고, 다양한 새로운 기전의 항우울제들의 효과가 여러 연구들에서 확인되어 임상에 도입되고 있다.
이에 본 고에서는 agomelatine을 비롯하여 최근 개발되고 소개되고 있는 항우울제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최근 새로운 기전의 항우울제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약제로 agomelatine(상품명: Valdoxan)이 있다. 우울증의 병태 생리와 관련하여 기존의 단가 아민계의 이상과 관련된 가설 외에 새로운 다양한 가설들이 제기되고 있다.

그 중 주요 우울증에서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의 장애가 흔히 동반되고, 일주기 리듬의 장애가 주요 우울증의 병태 생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들이 발표되면서 일주기 리듬과 연관된 멜라토닌 (melatonin) 수용체에 작용하는 agomelatine의 항우울 효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최근들어 주요 우울증에서 agomelatine 임상연구가 많이 진행되었고, 다양한 설계의 임상연구들에서 agomelatine의 항우울 효과가 입증됨에 따라 2009년 유럽에서 주요 우울증 치료에 승인을 받게 되었으며, 국내에서도 금년에 발매가 시작되었다.

Agomelatine은 일주기 리듬과 관련된 멜라토닌 수용체 1형, 2형에 효현제(agonist)로 작용하고, 세로토닌 5-HT2C 수용체에 길항제(antagonist)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agomelatine의 항우울 효과는 이러한 멜라토닌계와 모노아민계에 대한 영향이 모두 관여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Agomelatine의 항우울 효과는 여러 위약 대조(placebo-controlled), 위약 및 활성 대조(placebo- and active comparator-controlled), 그리고 활성 대조(active comparator-controlled) 비교 연구에서 확인되었다.

Agomelatine의 위약 대조 연구들에서 agomelatine은 우울 증상의 개선에 있어서 위약보다 효과적이었고 부작용의 발현이 비교적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agomelatine은 수면의 질과 관련하여 위약과 비교하여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여주었다.

위약 및 활성 대조 연구들에서는 agomelatine이 위약보다 우수한 항우울 효과를 보이고, 활성 대조군인 비교 항우울제와는 최소 동등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활성 대조 비교 연구에서도 비교 대상인 항우울제와 비교하여 비슷한 결과 내지 일부 더 우수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치료 관련 부작용의 발현은 비교 대상 항우울제와 비교하여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나 좋은 내약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성기능 장애의 부작용이 기존의 세로토닌에 작용하는 항우울제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연구들에서 보고된 약물 부작용의 발생률은 위약군과 비슷한 수준이었고,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 중단 비율에서도 위약군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심혈관계 이상과 관련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체중 변화나 세로토닌 증후군은 관찰되지 않았다.

Agomelatine의 가장 흔한 약물 부작용으로는 두통과 오심, 어지럼증 등이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agomelatine의 좋은 내약성에도 불구하고 간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는 그 사용이 제한되며,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역시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Agomelatine은 주요 우울증 외에도 주요 우울증과 동반된 불안 증상을 호전시킨다는 여러 연구 결과들이 나와 있으며, 불안장애 중에서도 특히 범불안장애에서 agomelatine의 효과는 가장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부분이다.

Vortioxetine(상품명: Brintellix)은 최근 미국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그리고 국내에는 이르면 1~2년 내에 발매가 될 것으로 기대가 되는 항우울제이다. Vortioxetine은 2013년 9월 주요 우울증의 치료에 미국 FDA의 승인을 획득한 약물로, 여러 세로토닌 수용체와 세로토닌 운반체(serotonin transpoter)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기전의 항우울제로 알려져 있다. Vortioxetine은 개발단계에서는 LuAA21004로 알려졌던 약제로, 세로토닌 5-HT3, 5-HT7 수용체에 길항작용, 5-HT1B 수용체에 부분적 효현제 및 5-HT1A 수용체에 효현제로 작용하며, 세로토닌 운반체의 억제 효과를 가지는 복합적인 작용 기전을 가진 항우울제이다.

Vortioxetine은 성인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위약 대조 단기 임상(6~8주) 연구가 5개가 있으며, 이 중 3개의 연구에서는 활성 대조 약제(active comparator)로 duloxetine과 venlafaxine이 포함되어 있다.

이외에도 노인에게서 시행된 위약 대조 단기 임상과 2개의 장기 재발 예방 연구들이 있다.
일부 위약 및 활성 대조 연구에서 vortioxetine과 위약 간에 유의한 항우울 효과의 차이가 발견되지 않은 연구들도 있지만, 여러 위약 대조 단기 연구 및 venlafaxine (225mg) 대조 단기 연구에서 위약과 비교하여 유의한 항우울 효과를 보여주었다.

특히 저용량인 1mg, 5mg에서 보다 고용량인 10mg에서 위약과 비교하여 보다 더 나은 항우울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었다.

또한 노인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vortioxetine 5mg 고정 용량 위약 대조 연구에서도 위약보다 우수한 항우울 효과가 관찰되면서 급성기 주요 우울증의 치료에 vortioxetine의 효과가 입증되었다.
우울 삽화의 재발 예방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2개의 장기 연구에서도 vortioxetine이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앞서 살펴본 여러 임상연구들에서 vortioxetine은 좋은 내약성을 가진 것으로 확인되었고, 가장 흔히 보고되는 부작용으로는 구토, 두통, 어지럼증 등이 있었다. 성기능 장애 부작용은 위약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결론적으로 vortioxetine은 다양한 작용기전을 통해 세로토닌을 활성화시키는 새로운 계열의 항우울제 중 대표적인 약물이다.

대부분의 임상연구들에서 활성 대조군에 속한 비교 항우울제와 비교하였을 때 이들보다 더 우수한 효과를 보이지는 않았으나, 내약성 측면에서는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장점을 가진 것으로 확인되어 향후 주요 우울증의 치료에 그 역할이 기대된다.

다음으로 소개할 약제는 2011년 1월 미국에서 주요 우울증에 사용이 허가된 vilazodone(상품명: Viibryd)이다.

Vilazodone은 SSRI 계열의 항우울제가 가지는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의 효과에 더하여, 세로토닌 5-HT1A 수용체에 대한 부분 효현제 효과가 더하여진 이중 작용 세로토닌성 항우울제(dual-acting serotonergic antidepressant)이다.

기존에 SSRI가 세로토닌 운반체를 차단하여 신경세포 시냅스 내에 세로토닌의 양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렇게 증가된 세로토닌이 세로토닌 5-HT1A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신경세포 세포막의 과분극(hyperpolarization)을 초래하고 이로 인해 피질과 해마의 세로토닌성 신경세포의 점화(firing) 속도가 감소되어 음성 되먹임 기전(negative feedback mechanism)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음성 되먹임 기전이 SSRI의 상대적으로 늦은 치료 효과 발현과 관련되어 있다고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할 때 세로토닌 재흡수를 차단하면서 동시에 세로토닌 5-HT1A 수용체에 작용하는 vilazodone은 여러 임상 연구에서 위약보다 우수한 항우울 효과를 보이고, 일부 연구에서 빠른 항우울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됨에 따라 주요 우울증의 치료에서 그 역할이 기대되고 있으나, 아직은 추가적인 연구들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 외에 최근 ketamine의 항우울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들도 보고되고 있다.
Ketamine은 N-methyl-D-aspartate (NMDA) 수용체 차단제로 마취제로 사용되던 약제이지만, 최근 치료 저항성 우울증에서 빠르고 뛰어난 항우울 효과에 대한 보고들이 잇따라 나옴에 따라 빠른 효과를 나타내는 우울증 치료제로서의 역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ketamine의 이러한 빠르고 뛰어난 항우울 효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임상연구 단계이며. 주사제(일부 흡입형 개발 단계)로 투여해야 하는 점과 항우울 효과가 비교적 짧게 유지되는 점, 흥분이나 착란 상태 등 각성 시 반응(psychotomimetic side effect) 등의 부작용을 고려할 때 추후 임상에 사용되기 위해서는 극복을 해야 할 여러 제한점들이 남아있다. 한편 ketamine의 항우울 효과가 발견된 이후 글루타메이트(glutamate)가 주요 우울증의 병태 생리에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가설 하에 현재 NMDA 수용체 차단제로 작용하는 새로운 약제들을 대상으로 한 주요 우울증 임상연구들이 진행 중에 있다.

지금까지 agomelatine을 비롯한 새로운 우울증 치료약제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기존에 단가아민 가설에 근거하여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신경전달 물질에 영향을 미치는 SSRI, SNRI 등의 약제가 치료의 근간이 되어 왔으나, 상당 수의 주요 우울증 환자들이 이들 약제에 불충분한 치료 반응을 보이는 것이 확인되면서 우울증의 병태 생리에 대한 다양한 기전들이 가설로 제기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멜라토닌계와 글루타메이트 시스템 등의 다양한 변화가 우울증과 관련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해당 기전에 관여하는 새로운 항우울제 약제들이 개발되어 왔고, 항우울 효과에 대한 활발한 임상연구들이 진행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이러한 새로운 항우울제의 장기 연구 자료가 일부 불충분한 경우가 있어 이들 약제들이 임상에 도입된 이후 치료적 경험이 쌓이는 가운데 이들이 기존의 항우울제와 비교하여 가지는 장점과 특징들을 확인하는 노력이 계속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
  
   
우울증의 심리치료 

▲ 김원 교수  
사람의 정신생활은 무엇에 기반하고 있을까? 몸과 마음을 따로 구분하는 것이 문제가 있긴 하지만 우리는 마음이 뇌에 기반한다는 것을 이제 알고 있다. 그러나 모든 마음을 뇌로만 설명할 수는 없고, 우리의 마음을 치료하는 데에 약물치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마찬가지로 우울증의 치료는 크게 구분하면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로 구분할 수 있고, 두 가지 치료가 모두 우울증의 치료에 있어 필수적이다.
 
1. 우울증의 정신역동적 치료

여러 가지 심리사회적 요인들이 우울증을 악화시킬 수 있고, 우울증의 약물 치료 과정과 효과도 여러 심리사회적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의사와 환자의 치료적 관계, 사회적 지지체계, 생활 스트레스, 신경증적이거나 비관적인 인격 성향들은 분명히 우울증의 치료를 어렵게 만든다. 전통적으로 정신역동적 치료는 우울증의 치료에 유용하게 이용되었다.

우울증의 정신역동적 치료는 우울증을 일으키는 데에 기여하는 신경증적 성격 특성들을 변화시키는 데에 중점을 둔다.
신경증적 성격 특성들은 무의식에 있는 욕동이 의식화되지 못하게 하는 방어기제의 일종으로 굳어져 있는 것인데, 이 방어기제의 특성들이 현실에서의 적응에 문제를 일으켜 우울증을 발달 혹은 악화시킬 수 있다.

정신역동적 치료는 무의식의 내용을 의식화하고 이런 부적응적인 방어기제의 양상을 적응적인 방어기제로 대체하는 등의 방식으로 치료적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정신역동적 치료는 현대의 의료 환경에서 적용되기가 어려워지고 있고, 치료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특성이 있어서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1970년 대 부터 인지행동치료와 같이 우울증의 증상 호전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심리치료들이 등장하였고, 연구들도 상당히 진행되어 우울증의 여러 심리사회적 요인들을 해결하는 데에 도움이 되고 있다.

현재 우울증 치료 효과의 근거가 있는 심리치료는 인지행동치료, 대인관계치료, 재발방지를 위한 마음챙김기반 인지치료, 변증법적 행동치료, 행동활성화 치료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인지행동치료는 다른 치료들의 근간이 되는 치료로서 대부분의 연구가 집중되어 있고, 임상현장에서의 활용도 가장 활발하다.

아래에는 인지행동치료와 대인관계치료, 재발방지를 위한 마음챙김기반 인지치료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2. 우울증의 인지행동치료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며 성장한다. 이 경험들을 통해서 사람들은 세상과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독특한 눈을 갖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인지 모델에서는 이렇게 경험을 통해 가지게 된 자신에 대한 생각,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들 중에 가장 근원적이고 중심이 되는 믿음이 있다고 가정하는데 이를 핵심믿음, 또는 도식이라고 하고, 우울증 환자들은 오랜 기간 형성된 부정적인 내용의 핵심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아론 벡은 우울증 환자들은 주로 두 종류의 핵심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자신이 무능하다는 주제의 핵심믿음과 자신은 사랑받을 수 없다는 주제의 핵심믿음이 그것이다. 그러므로 우울증 환자는 자신의 깊은 곳에 “나는 무능하기 때문에 절대로 해낼 수가 없어!”,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아! 난 한심하니까.”와 같은 숨겨진 목소리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핵심믿음은 우울증이 발병하기 전에는 활성화되지 않다가, 일에 실패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거부당하는 등의 핵심믿음과 연관된 스트레스를 받으면 활성화될 수 있다. 일단 핵심믿음이 활성화되면 그 이후 환자의 경험은 모두 이 도식의 영향으로 인해 부정적으로 평가되고, 환자는 자신의 상황과 경험에 대한 여러 가지 왜곡된 자동사고(automatic thought)를 만들어내게 된다.

자동사고는 논리적으로 충분히 검토된 생각이 아니라 개인의 머리에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을 말한다. 부정적이고 왜곡된 내용을 담은 자동사고는 빠르게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시키고, 부정적인 감정은 다시 부정적인 사고를 강화시킨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 합리적인 생각은 줄어들고, 부정적인 생각과 해석이 그 자리를 차지하여 점점 강한 부정적인 믿음으로 발전될 수 있다.

이렇게 자신과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해석과 믿음은 활동 저하, 흥미 상실, 불안, 집중력 감퇴, 식욕저하, 수면장애 등의 여러 가지 우울증 증상이 유발되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인지모델은 가정한다. 그러므로 인지치료는 왜곡된 자동사고의 현실성, 타당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오류를 수정하여 이런 악순환을 끊어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이것이 성공하면 우울증의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아론 벡은 우울증 환자들이 지닌 부정적 자동사고의 내용을 세 종류로 나누어 설명했는데 이를 인지삼제(cognitive triad)라고 한다.

인지삼제는 첫째,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인지, 둘째, 세상을 바라보는 부정적 견해, 셋째, 미래에 대한 부정적 인지를 말한다. 환자들은 자기 자신을 나약하고 쓸모없는 존재로 여기고 자신을 비난하거나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있다.

또 세상을 살아가기 아주 힘들고 자신에게 고난만을 주는 나쁜 환경으로 본다. 자신의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모두 자신에게 불리한 쪽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미래에는 앞으로도 불행과 고통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앞의 어떤 일도 꼭 실패할 것이라고 미리 예상한다.

우울증 인지행동치료의 구성은 행동 활성화를 핵심으로 하는 행동적 접근, 인지재구성을 핵심으로 하는 인지적 접근, 행동실험을 통한 인지행동적 접근의 세 부분으로 크게 나누어볼 수 있다.

행동 활성화는 주간 활동 계획 만들기, 즐거움/성취감 주는 활동 계획하기, 점진적 과제 적용 등의 전략을 활용하여 무기력증에 빠져 있는 우울증 환자의 활동을 증가시키고 이를 통해 우울 증상호전을 목표로 하는 전략이다.

인지재구성은 우울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부정적 자동사고를 찾아내고 이를 검토하여 보다 현실적인 대안적 사고로 재구성하는 기법이다. 또한 더 면밀한 탐색을 통해 자동사고 밑에 숨어있는 부정적 전제와 핵심믿음을 찾아내고 이를 점차 재구성해 나가는 인지치료의 핵심 요소이다. 그리고 행동실험을 통해 자신의 자동사고가 틀리고 새롭게 재구성한 대안사고가 유용함을 실제로 경험함으로써 합리적 사고를 공고히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인지행동치료의 구성 요소가 적절하고 유기적으로 배치되어 인지행동치료의 진행 과정을 이룬다.

일단 12회기로 구성된 인지행동치료의 실제 진행과정을 살펴보면 1,2회기에는 치료적 협조관계를 수립하고 우울증에 대한 평가, 인지행동치료에 대한 소개가 이루어진다. 이 시기에는 환자 개인의 증상과 환경, 생각들을 면밀히 검토하여 인지행동적 사례개념화를 하는데, 이것이 앞으로 진행될 치료의 방향을 결정하는 지도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이후 3회기부터는 본격적인 행동기법, 인지기법의 적용이 진행되는데, 위에서 간단히 소개한 전략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사회기술훈련, 자기주장훈련, 역할 연습 등 다양한 전략이 활용될 수 있다.

결국 이런 여러 가지 전략은 환자 개인의 사례개념화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것이 적용될 수 있다. 치료 말기인 10~12회에는 환자 본인이 치료자 역할하기, 치료종결에 대한 감정 다루기, 재발 및 예상되는 어려움 다루기 등, 치료 종결 과정이 시행되게 된다.

결국 이런 과정을 통해 환자는 자신을 괴롭히던 애매모호한 문제들을 더 정확히 바라볼 수 있게 되어, 압도되고 어쩔줄 모르는 상태에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게 된다.

3. 우울증의 대인관계치료
 
우울증의 대인관계치료는 우울증의 주요 원인이 대인관계와 연관이 되어있다는 가설 하에 대인관계와 관련된 여러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단기적 치료이다.

대인관계에서 다루는 주요 주제는 첫 번째 중요한 사람의 상실 이후 애도 반응, 둘째 현재 대인관계의 불화, 셋째 인생에서의 역할 변화, 넷째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같은 대인관계 결핍이다.

중요한 사람을 잃은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살아가려면 적절하고 충분한 애도 반응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남겨진 사람은 한두 달의 애도 반응을 통해 슬픈 감정을 적절히 표출하고, 떠난 사람과의 관계를 재구성하고, 상실한 대상의 대체적 관계를 가질 수 있게 되는데, 적절한 애도 반응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너무 오래 애도 반응이 지속되면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우울증이 발병하거나 악화될 수 있다.

대인관계치료에서는 내담자가 적절한 애도 반응을 경험할 수 있도록 치료자가 내담자의 감정을 탐색하여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고 떠난 사람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 수 있게 돕는다.

현재의 대인관계 불화는 가장 중요한 스트레스 요인 중 하나이다. 치료자는 내담자의 대인관계에 어떤 특성이 있는지 파악하고 내담자가 자신의 대인관계 패턴 중에서 어떤 것이 자신을 힘들게 하는 지 검토할 수 있게 하여 대인관계 불화를 줄이고 정리할 수 있게 해준다.

필요한 경우 효과적으로 대화하는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내담자가 타인과의 대화에서 반복적으로 생기는 어려움을 해결하도록 돕기도 한다.

취직, 결혼, 출산, 경제적 독립과 같은 중요한 인생 사건들은 사람의 생활을 많이 바꾸어 놓는다. 생활 속에서 각자는 어떤 역할을 하면서 살고 있는데, 큰 인생 사건들이 일어난 뒤에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이 바뀌게 되고, 이런 역할에 어느 정도 적응하느냐에 따라 만족한 생활 혹은 우울증이 초래되는 것이다.

치료자는 내담자와 함께 중요한 인생 사건 전후의 역할 변화에 대해 검토해서 효과적인 역할 적응을 추구한다.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은 우울한 기분을 유발하고 우울 증상은 다시 외로움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가져오는데, 대인관계치료에서는 내담자가 가지고 있으나 현재 이용하고 있지 않은 대인관계 네트워크를 재검토해서, 함께 교류하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을 찾아보는 작업을 통해 우울증을 극복해 나간다.
 
4. 마음챙김기반 인지치료
 
동양의 선과 명상은 오랜 세월동안 마음을 수련하는 방법으로서 그 전통을 이어왔고, 최근 서양의 심리학과 접목되면서 보편적인 치료 기법 중 하나로 자리잡기 시작하였다.

물론 선과 명상의 심오한 특성을 모두 간단하게 기법화할 수는 없지만, 위빠사나 명상의 태도를 영어로 번역한 마음챙김(mindfulness)이 많은 심리치료의 기법에 이용되어 좋은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우울증을 대상으로도 마음챙김을 이용한 마음챙김기반 인지치료가 개발되었는데, 이 치료의 효과는 급성 우울증보다는 우울증이 나은 이후에 재발을 방지하는 데에 우수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은 재발이 흔하고 만성화되기 쉽기 때문에 재발 방지 효과가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소견이다. 이 치료에서는 자신의 주의집중력을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에 두고 모든 생각과 현상을 비판단적으로 관찰하게 하는 연습인 마음챙김 훈련을 주요 치료 기법으로 한다.

이와 더불어 우울증과 관련이 있는 자신의 부정적인 생각은 생각일 뿐 사실이 아님을 강조하여 생각이 자신의 감정과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을 변화시키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지금까지 우울증의 심리치료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았다. 우울증은 뇌의 병일 뿐 아니라 마음의 병이기도 하다. 약물치료 뿐 아니라 심리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뇌과학과 정신약물학의 발달로 약물치료가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는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일도 끊이질 않고 있다.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함께 시행하였을 때에 우울증의 치료 효과가 가장 좋다는 것은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의학이 인간의 얼굴을 되찾기 위해서는 심리치료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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