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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교수의 눈 이야기 -65

관리자 | 기사입력 2013/03/21 [09:40]

이성진 교수의 눈 이야기 -65

관리자 | 입력 : 2013/03/21 [09:40]
하트 모양의 동공 - 노란배개구리(yellow-bellied toad(Bombinator)

파충류는 물과 육지에서 동시에 살기 때문에 눈에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물속에서는 물고기 눈과 유사한 특징을 가졌지만 공기 중에서도 잘 볼 수 있도록 눈은 커졌고, 둥글게 생겼습니다. 눈 속의 수정체(lens)는 각막에서 뒤쪽으로 조금 떨어졌으며, 비교적 큰데다가 가까운 것과 먼 것을 모두 잘 볼 수 있도록 말랑말랑합니다. 망막에는 두 개의 시각세포, 즉 막대 모양의 세포와 원뿔 모양의 세포가 존재합니다. 각막을 보호하기 위해 기름샘과 눈물샘이 있으며, 눈꺼풀이 있습니다.

파충류는 종류에 따라 동공의 크기와 모양이 다양합니다. 그런데 개구리는 같은 종에서도 매우 다양한 동공의 모양을 보여줍니다. 일본날개구리(Japanese flying frog, Polypedates reinwardti, A)는 동공이 좌우로 긴 타원형이고, Tachycephalus hadroceps라는 종의 개구리는 좌우로 긴 다이아몬드 모양이고(B), 산과개구리(Obstetric frog, Alytes obstetricans)는 위 아래로 얇고 긴 틈새형이고(C), Hyla vasta라는 종은 넓은 다이아몬드 모양이고(D), Pelobates fuscus는 비대칭 주걱모양이고(E), yellow-bellied toad(Bombinator)는 하트모양이고(F), green tree frog(Hyla coerulea, G)는 UFO 모양입니다.
이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하트 모양의 동공을 가진 노란배두꺼비(yellow-bellied toad, Bombinator)입니다. 주로 중유럽이나 서유럽에서 살고 있는 이 두꺼비는 이름 그대로 배가 노란 무늬로 덮여있으며, 빨간 무늬로 덮인 빨간배두꺼비(fire-bellied toad)와 사촌간입니다.

성대와 고막이 없는 이 두꺼비는 자신을 노리는 적이 위협하면 특별한 자세를 취하는데(Unkenreflex) 배를 하늘로 내밀고 다리를 뒤로 젖혀서 적에게 최대한 넓은 배를 보여줍니다. 그 이유는 이런 빨갛고 노란 원색은 독이 있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생물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이 두꺼비는 피부로 독성물질이 분비해서 어린이가 두꺼비 피부를 만지거나 만진 손으로 눈을 비비면 쏘는 것 같은 증상으로 괴롭게 됩니다.

피부가 징그럽게 우둘투둘거리고, 끈적거리는 독성 점액질에 싸인, 누가 봐도 매력이 없는 이 두꺼비에게 하트모양의 동공은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과학자들도 그 이유를 잘 설명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미소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공주를 사랑하던 왕자가 마귀할멈의 시기로 마법에 걸려 두꺼비가 되었다구요. 저는 이것 보다 명확한 답을 찾기 어렵습니다.
이처럼 세상에는 찾다보면 생각하지 못한 곳에 숨겨있던 소중한 보물들을 만나게 될 때가 있습니다. 하트 모양의 동공도 그런 보물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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