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보다 무거운 눈 - 안경원숭이(Tarsier)
물론 ‘젖은 코’들과 비교했을 때 비타민 C를 만드는 효소가 없고, 뇌의 크기가 커졌으며, 한 개의 방을 갖는 자궁을 가졌고, 큰 새끼가 태어나지만 더 오랫동안 어미를 의지하는 특징들이 있지만 눈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눈알 뒤쪽이 얇은 판으로 닫히는 특징이 생겼습니다. 안경 원숭이(Tarsier)는 ‘마른 코’를 가졌지만 ‘젖은 코’의 특징들이 남아있으며, 계통발생을 따르는 대신 독특한 시각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안경원숭이는 전 세계에 퍼져 있지만 주로 동남아시아의 열대우림 섬들에서 살고 있습니다. 다람쥐 크기의 안경원숭이는 야행성이며, 애기 같은 얼굴 생김새처럼 부끄러움을 많이 탑니다. 그러나 그와는 다르게 포악한 식성을 갖고 있어서 도마뱀이나 곤충 뿐 아니라 날아다니는 새나 박쥐를 잡아먹습니다.
안경원숭이는 동물 중에서 몸의 크기에 비해 가장 큰 눈을 가졌습니다. 놀라운 것은 눈 하나가 뇌의 크기 정도 된다는 점입니다. 만약 사람으로 비교한다면 눈의 크기가 포도송이 크기 정도 됩니다. 이 커다란 눈은 뇌에 붙은 채 고정되어 있어서 돌릴 수가 없는데, 대신 올빼미처럼 180도나 돌아가는 목을 가지고 있어서 적을 경계할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사람과 안경원숭이의 눈과 뇌를 비교한 것입니다.
놀라운 안경원숭의 시력은 특히 밤에 훌륭합니다. 그 이유는 안경원숭이가 가시광선 외에 자외선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망막의 중심부에는 가시광선 영역의 색깔을 감지하는 원뿔세포(M, L type)들이 있는데 야행성이므로 그리 큰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집고양이나 올빼미와 같은 야행성 동물이 대부분 그렇듯이 거의 색맹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망막의 주변부에는 자외선을 감지하는 원뿔세포(S type)가 띠 모양으로 존재하는데, 빛이 어두울 때 자외선에서 형광물질을 발하는 먹이들을 쉽고도 명확히 찾아내기 위한 것입니다. 2008년에 멸종위기동물로 지정된 후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에서는 안경원숭이 보호에 나섰습니다. 안경원숭이맨으로 알려진 피자라스(Carlito Pizarras)는 필리핀의 보홀(Bohol) 섬에 안경원숭이 보호구역을 만들고 형제들과 함께 관리하고 있습니다. T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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