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로 시작한 사시 검사법 - 히르쉬버그 검사(Hirschber test) 엄마가 한 아기를 안고 왔습니다. “사시가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검사를 할까요? 눈 검사성취에 대한 난이도를 따지자면 아기는 최상에 속합니다.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집중하지 못하고, 눈을 감거나 고개를 돌리고, 겁을 먹으면 울어버립니다. 아기를 달래기 위해서 뽀로롱 비디오를 틀어주고, 예쁜 인형으로 재롱을 떨어보지만 시간은 벌써 많이 지났습니다. 이럴 때 저는 히르쉬버그 선생님을 부릅니다. 히르쉬버그(Hirschberg)는 애기 눈에 촛불을 비추더니 "염려하지 마세요" 하십니다. 이렇게 쉬웠던가요?
안과의사로서도 매우 창의적이었습니다. 32세(1875)에 중심시야검사 방법(campimetry)을 고안했으며, 36세(1879)에는 눈 속에 쇳조각이 박힌 환자가 왔을 때 최초로 자석을 넣은 기구를 만들어서 빼 주었습니다. 그가 43세(1886)가 되던 해 드디어 사시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방법으로 촛불을 이용한 눈 반사법을 고안했습니다. 히르쉬버그가 창안한 사시검사법은 정말 간단합니다. 너무 간단해서 도대체 검사법이 맞는지 의아할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최초의 새로운 생각은 아무리 쉬워도 발상의 전환이 없다면 절대 떠오르지 않는 콜럼버스의 달걀과 같아서 마치 신이 용기가 있는 자에게 수여하는 상은 아닐까 의심하게 됩니다.
1950년대의 전설적인 육체파 여배우 브리짓 바르도(Brigitte Anne-Marie Bardot, 1934-)는 1997년 잡지 엘르(Elle)의 폴란드판 기사에서 파멜라 앤더슨(Pamela anderson, 1967-)과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 1926-1962)를 따돌리고 가장 섹시한 여성으로 뽑혔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을 잘 보면 히르쉬버그의 반사가 우측 각막의 정중앙이 아니라 약간 안쪽에서 반짝거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눈이 바깥으로 약간 돌아가 있는 외사시라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그녀의 아름다움을 찬양했던 대표적인 표현, ‘약간 벌린 도톰한 입술과 몽롱한 시선처리’는 사시 때문이었습니다. 50년 후에 크림스키(Emanuel Krimsky 1898-1992)는 반사되는 빛이 눈의 중심에 올 때까지 프리즘을 바꾸어 대는 방법으로 사시를 정량화했습니다. 지금도 사시검사 중에 가장 많이 쓰이면서도 쉬운 방법입니다. T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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