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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교수의 눈 이야기 -9

관리자 | 기사입력 2011/12/08 [08:54]

이성진 교수의 눈 이야기 -9

관리자 | 입력 : 2011/12/08 [08:54]
  
 
시각장애 재즈 보컬리스트


시각장애인으로 유명한 재즈 음악가 중에는 1950-60년대 초 대표적 소울가수, 'I can't stop loving you(1962)'를 부른 레이 찰스(Ray Charles, 1930-2004)가 있습니다. 미국 조지아(Georgia)주 알바니(Albany)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3세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는데, 5세 때 녹내장을 앓아서 7세 때 두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었지요. 녹내장은 눈의 압력이 높아서 눈 속의 시신경이 눌려 손상되는 병입니다.
 
소아의 눈은 성인과 달리 탄력성이 높아서 눈의 압력이 높아지면 눈이 점점 커져서 소 눈처럼 됩니다. 그러나 재능과 목소리는 시각장애를 뛰어넘어 불멸의 음악으로 승화되었습니다. 그레미상을 13번 수상한 그는 ‘볼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삶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조지아주 아틀란타의 에모리대학병원에서 연수를 갔을 때 돌산(Stone mountain)에 놀러가곤 했는데, 저녁이면 커다란 바위에 레이저 빔을 쏘며 1960년에 레이 찰스가 불렀던 조지아 주의 공식 주가 ‘Georgia on my mind'라는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그의 유작 앨범 ‘Genius Loves Company'은 모두 합쳐 79개의 그래미 상을 수상한 음악가 12명이 1년여에 걸친 작업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이 앨범은 2004년 그래미 시상직에서 8개 부문을 휩쓸었지요. 2008년 미국 잡지 롤링스톤이 발표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가수 100명(100 Greatest Singers of All Time)에서 1위 어리사 프랭클린(Aretha Louise Franklin, 1942-) 다음 2위를 차지했습니다.

▲     © 관리자
스티블랜드 하더웨이 모리스(Stevland Hardaway Morris, 1950- )는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의 본명입니다. 세계 3대 테너 중 한 명인 이탈리아의 루치아노 파바로티(Luciano Pavarotti, 1935-2007)는 그의 콘서트를 본 후 그는 아주 훌륭한 음악 천재(great, great musical genius)라는 평을 내렸습니다.
 
스티비 원더는 미국 미시건주 새기노(Saginaw)에서 6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습니다. 미숙아 인규베이터에 산소 공급이 과다할 때 아기 눈 속 망막혈관의 성장이 멈춰서 망막이 손상되는 미숙아망막병증(retinopathy of prematurity)으로 실명했습니다. 그러나 어린 스티비 원더에게는 안 보인다는 사실이 피아노를 배우고픈 열망을 전혀 방해하지 못했습니다.
 
11세에 데뷔해서 12세(1963)에 첫 앨범(Little Stevie Wonder)을 냈으며, 13세 때 부른 'Fingertips'로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후 한국인에게도 사랑을 받은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와 Isn't she lovely'를 포함하여 9개의 빌보드 차트 1위곡과 30개 이상의 톱 10 히트곡을 발표했으며, 21번의 그래미상을 수상했고, 지금까지 총 1억장이 넘는 음반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2008년 빌보드지는 '핫 100 차트'(Hot 100 Chart) 50 주년을 기념하여 50년간 성공적인 아티스트를 분석한 결과 스티비 원더는 5위라고 했습니다.
 
1999년 존스홉킨스 대학의 연구진이 시세포가 살아있는 사람의 망막에 마이크로칩을 이식하여 빛의 변화를 감지하여 뇌로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하였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스티비 원더는 연구진들에게 연락한 후 테스트를 받아 보았는데, 안타깝게도 그의 시세포는 완전히 파괴되어 이 시술에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재즈 디바’ 다이안 슈어(Diane Schuur, 1953- )는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 출생입니다. 그녀는 스티비 원더 처럼 미숙아망막병증으로 유아기에 실명했지만 천부적인 목소리와 청각이 남아있었습니다. 경찰서 서장이면서 피아노 연주를 즐겼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9세 때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를 했고, 16세에 작곡을 할 수준이 되었습니다.
 
백인이면서 흑인음악의 뛰어난 감각을 지녔던 그녀의 목소리는 기존 백인 재즈 보컬의 음색과는 다른 독창적인 감흥이 있었습니다. 29세에 백악관에 초청되어 레이건 대통령 부부 앞에서 노래를 부른 후 재즈 GRP 레코드 사장 레리 로젠(Larry Rosen)에게 발탁되었습니다. 31세(1984)에 ‘Deedles'를, 32세(1985)에 ‘Schuur Thing’을 발표했으며, 1986년 앨범 ‘Timeless'로 1987년과 88년 연속 그래미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내는 혼이 담긴 목소리는 청중의 영혼을 파고들었고, 격정적이면서도 절제된 감정처리, 달콤한 스윙감, 혀를 내 두를 만큼 폭넓은 음역은 그녀를 재즈 디바로 만들었지요.
 
그녀는 2000년 새 명반 ‘Frends for Schurr'에서 스티비 원더와 ‘Finally'를, 레이 찰스와 ’It had to be you'를 듀엣으로 부르며, 지난 20세기의 보컬 명인들과 함께 ‘흑백 조화’와 ‘인간 승리’라는 감동을 주었습니다. 한국인에게도 사랑을 받는 ‘Autumn leaves', 'Besame mucho'도 그녀의 노래입니다. 

시력을 잃은 어둠 속에서 이들이 부른 맑고, 밝고, 아름다운 노래들을 한 번 꼭 들어보세요.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샘물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퐁퐁 솟아오름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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