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제 43차 한국혈전지혈학회 추계학술대회 ③2023년 10월 6일(금), 대구인터불고호텔 / 계간 혈우병 53호
3. AHA 치료를 위한 recombinant porcine FVlll의 활용 현신영 교수(연세의대)
후천성 혈우병 A(AHA ; acquired hemophilia A) 환자의 지혈 요법으로써 유전자재조합 돼지혈액응고 Vlll 인자(recombinant porcine FVlll ; rpFVlll)에 대해 살펴보겠다.
rpFVlll의 1상, 2상 및 2/3상 임상 연구와 시판 후 안전성 조사 자료, BPA 투여 후 구조 요법(rescue therapy)으로써의 역할, 적절한 용량과 투여 간격에 대해 소개한다. AHA는 FVlll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어 발생하는 출혈성 질환으로, 자가 면역성 희귀 질환이다. 출혈 양상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며 생명을 위협하는 출혈이 발생할 수 있으며, 주로 출혈이 발생하는 부위는 피하 또는 깊은 근육이다.
AHA의 치료는 항체 제거를 위한 면역 억제 요법(immunosuppressive therapy)과 출혈 조절을 위한 지혈 요법(hemostatic treatment)으로 나눌 수 있다. 지혈 요법에는 BPA(rFVlla, aPCC)와 응고 인자 대체 요법(replacement therapy, rpFVlll, hFVlll)이 있다. 지혈 요법은 임상적인 출혈(clinically relevant bleeding)이 반복적으로 발생한 경우 또는 침습적인 시술을 앞두고 있을 때 예방적으로 시행한다.
2020년 Haematologica에 발표된 International recommendation은 1차 지혈 요법으로 rFVlla, aPCC, rpFVlll을 권고하였다. AHA는 hFVlll(human FVlll)에 항체가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다른 옵션이 있는 한 hFVlll 투여는 권고하지 않았다.
가장 익숙한 지혈 요법 중 하나는 BPA이다. BPA는 지혈 효과가 80~90%로 우수하지만 rFVlla와 aPCC 모두 lab 모니터링이 불가능하고 rFVIIa의 경우 반감기가 2-3시간으로 짧으며 혈전증 위험(thrombotic risk)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rFVlla의 혈전색전증(thromboembolic events) 발생률은 여러 연구에서 대략 5% 정도로 보고되어 있다. rFVlla은 lab 모니터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과도한 용량을 투여하면 FIX이 과도하게 증가하여 혈전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배경에서 rpFVlll이 개발되었다. rpFVlll은 B-domain deleted recombinant porcine sequence FVlll으로써, 베이비 햄스터 신장 cell line에서 분비되는 pFVlll을 유전적으로 편집하여 만든다. rpFVlll은 hFVlll과 동일한 domain sequence와 sub-unit structure를 가지고 있으나 A2 및 C2 domain은 약간의 sequence divergence가 있으므로 anti-hFVlll inhibitor와의 반응성은 낮다. 따라서 anti-hFVlll inhibitor를 갖고 있는 AHA 환자의 FVlll을 증가시키기 위해 투여할 수 있으며 투여 후에는 one stage clotting assay 등을 이용하여 FVlll 활성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rpFVlll의 주요 임상 연구 rpFVlll의 1상 임상 연구는 2003년, 2상 임상 연구는 2006년 진행하였으며, 2010년부터는 AHA 환자를 대상으로 2/3상 임상 연구를 진행하여 2014년 FDA 승인을 받았다. 주요 임상 연구를 차례로 살펴보겠다. 가장 먼저 진행된 1상 임상 연구는 rpFVlll의 PK profile과 안전성을 평가하였다(Haemophila, 2012).
12세 이상의 CHAWI(congenital hemophilia A with inhibitors) 환자로서 anti-hFVlll inhibitor를 가지고 있고 anti-porcine FVlll inhibitor titer 20 BU/mL 이하인 환자를 피험자로 등록하였다. 피험자에게 rpFVlll single dose 또는 plasma-derived porcine FVlll(Hyate:C)을 투여하였으며, 각 군에 각각 4명, 5명의 피험자가 배정되었다. 연구 결과, rpFVlll는 Hyate:C 보다 Cmax와 AUC가 높았고 반감기도 길었으며, 우려할만한 이상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2상 임상 연구는 1상 연구와 마찬가지로 CHAWI 환자로서 anti-porcine FVlll inhibitor titer 20 BU/mL 이하인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Haemophilia, 2017). 이 환자들에서 uncomplicated joint bleeding, soft tissue bleeding, non-life threatening bleeding episode에 한해서 rpFVlll를 투여하고 유효성을 평가하였다. Primary endpoint는 지혈 효과를 평가하고 secondary endpoint는 PK profile과 안전성을 평가하였다. rpFVlll 투여군 9명 중 연구를 완료한 환자는 7명이었다.
환자 9명에서 총 25건의 출혈이 있었으며, 모두 rpFVlll을 8회 이하로 투여하여 지혈이 가능하였다. 또한 25건 중 20건의 출혈은 rpFVlll 단회 투여만으로도 지혈되었으며, 이 때 투여한 용량은 median 200.8 U/kg였다. 출혈 발생 시 투여한 초기 용량은 median 159 U/kg, 투여한 총 용량은 median 224.1 U/kg였다. 약물의 내약성은 양호하였고 약물과 관련된 중증 이상반응은 발생하지 않았다.
약물과 관련된 이상반응은 총 3건 보고되었는데, 2건은 주사 부위 자극(infusion reaction)이었고 1건은 ALT/AST의 상승이었다. 이 연구에서 rpFVlll inhibitor가 없는 환자의 rpFVlll 초기 용량은 50 U/kg였고 inhibitor가 있는 환자는 plasma volume과 inhibitor titer에 따라서 부하 용량을 계산하여 투여하였다. 두 군 모두 지혈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6시간 간격으로 추가 투여를 허용하였다. 이와 같은 프로토콜에 따라 rpFVIII 단회 투여로 지혈이 완료된 80%의 경우에서 평균 초기 용량이 200.8 U/kg였으므로, 이후의 연구에서는 200 U/kg를 초기 용량으로 투여하기로 결정하였다.
2/3상 연구를 살펴보기에 앞서 rpFVlll inhibitor에 대해 잠깐 살펴보겠다. AHA 환자의 hFVlll inhibitor 중 일부는 rpFVlll과 교차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를 rpFVlll inhibitor라고 부른다. rpFVlll inhibitor titer는 hFVlll inhibitor와 동일하게 Bethesda assay를 이용하지만, substrate는 rpFVlll으로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rpFVlll inhibitor 양성 환자에서는 rpFVlll 효과가 저하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으므로 임상 연구에서는 rpFVlll inhibitor 보유 여부가 중요한 이슈가 되었고 titer 20 BU/kg 이상인 환자들은 배제하였다. 유럽에서 진행된 GTH-AH 레지스트리 연구에 참여한 환자 중 70명의 자료를 후향적으로 분석해 보았다. 70명 중 31명(44%)에서 rpFVlll inhibitor가 확인되었으나 5 BU/ml 이상인 환자는 단 1명뿐이었고 나머지 환자들의 titer는 매우 낮았다(J Thromb Haemost, 2020).
rpFVlll의 2/3상 임상 연구는 심각한 출혈 경험(serious bleeding episode)이 있는 18세 이상의 AHA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앞선 연구와 마찬가지로 rpFVlll inhibitor titer 20 BU/kg 이상인 환자는 배제하였다(Haemophilia, 2015). rpFVlll 초기 용량은 200 U/kg였고 이후에는 임상적 상태와 FVlll 활성을 보고 용량을 조절하였다. 지혈 효과는 출혈 조절 여부(control of bleeding), 임상적 평가(clinical assessment), FVlll 활성(FVlll activity), 치료 반응(response)를 평가한 4-point ordinal scale로 평가하였다. 총 29명의 환자가 rpFVlll를 투여 받았고 18명이 연구를 완료하였다. 피험자들의 평균 연령은 70세, 평균 FVlll 활성은 3%, anti-hFVlll inhibitor titer는 31 BU/kg였다. 또한 rpFVlll inhibitor를 가지고 있는 환자는 10명(34%)였다. 1차 지혈제로 rpFVlll을 투여한 환자는 17명, BPA 등을 이미 다른 지혈제를 투여한 경험이 있었던 환자는 11명 포함되어 있었다. 연구 결과, 8시간 후 지혈된 환자가 95%, 16시간 후 100%였으며, 치료 종료 시점에서 출혈이 조절되고 있는지 보았을 때 86%가 조절되고 있는 상태였다. 특히 rpFVIII가 1차 지혈제로 사용된 경우 94%에서 출혈이 조절되었다. (그림 4)
BPA의 지혈 효과가 80~100% 정도로 보고되어 있음을 고려하면 rpFVlll의 효과도 동등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겠다. rpFVlll inhibitor가 있는 환자에서의 효과도 우려했던 것에 비해 양호한 편이었다. rpFVlll inhibitor를 갖고 있는 환자 중 단 1명만 부분 효과(partially effective)에 해당하였고 나머지 환자들은 모두 우수한 지혈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rpFVlll을 투여한 환자들의 FVlll 활성은 1차 투여 직후 203%, 그로부터 24시간 동안 최고 농도는 255%였다.
rpFVlll inhibitor titer에 따라서도 분석해 보았다. Inhibitor가 없는 경우, inhibitor가 낮은 경우(0.8~4 BU/kg), inhibitor가 높은 경우(10~29 BU/kg) 각각 1차 투여 직후 257%, 96%, 29%로 큰 차이를 보였으나, 24시간 이내 최고 농도는 각각 289%, 239%, 208%로 그 차이가 많이 줄어들고 모두 100% 이상이었다. 그 이유는 FVIII 모니터링을 통해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적합한 rpFVlll 용량을 설정하여 부족한 만큼 보충해 주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rpFVlll inhibitor가 있는 환자도 효과적으로 rpFVlll을 투여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지혈이 되기까지 어느 정도의 rpFVlll을 투여했는지도 분석해 보았다. 출혈이 잘 조절된 환자 24명에서 24시간 동안 투여한 용량은 median 458.7 U/kg였고, 투여 간격은 7.4시간, 투여 횟수는 3.5회였다. 출혈이 조절될 때까지 투여한 전체 용량은 median 1,580 U/kg, 투여 기간 6.5일, 투여 횟수는 12.5회였다. 안전성 평가 결과, 치료 약물과 관련된 중증 이상반응 및 혈전, 알러지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rpFVlll inhibitor 생성이었다(n=9). 연구 과정에서 총 7건의 사망이 있었는데, 3건은 패혈증, 3건은 출혈, 1건은 신 부전에 의한 사망으로 치료 약물과의 관련성은 없었다.
이상의 임상 연구를 근거로 FDA는 2014년 rpFVlll을 승인하였고 우리나라에서는 2023년 3월 ‘성인 후천성 혈우병 A 환자의 출혈 치료’에 승인되었다. 권장 초기 용량은 200 U/kg이며, 최초 투여 30분 및 약 투여 3시간 후 FVlll 활성 및 임상적 상태를 모니터링 하는 것이 권고되면, 이후에는 후속 투여 직전 및 후속 투여 30분 후 FVlll 활성을 모니터링 하면서 용량을 적절히 조절한다.
시판 후 안전성 평가 FDA 승인 후 미국 내에서 rpFVlll 투여 환자에 대한 시판 후 안전성 조사가 진행되었고 그 결과가 올해 발표되었다(Haemophilia, 2023). 이 연구에는 53명의 환자가 등록되었고 rpFVlll 투여 후 180일 동안 추적 관찰하였다. Primary outcome은 약물과 관련된 중증 이상반응(treatment-related SAE)을 평가하였고 secondary outcome은 지혈 효과를 평가하였다. 안전성 평가 결과, 6명의 환자에서 7건의 약물 관련 중증 이상반응이 발생하여 발생률은 12.0%였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FVlll inhibitor 생성이었고(4건), 이 외에 inhibitor가 증가하거나 DVT(deep vein thrombosis), 출혈이 각각 1건이었다. 혈전색전증은 총 7건이 발생했는데 6건은 rpFVlll 투여 중 발생한 것이 아니라 투여 종료 후 발생하였으므로 약물과 관련된 이상반응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이 연구에서 전체적인 rpFVlll의 지혈 효과는 80%였다. 자발적 출혈, 외상에 의한 출혈, 수술로 인한 출혈 등 출혈 종류에 따른 효과 차이가 없었고 출혈의 중증도나 출혈 부위에 따른 차이도 없었다. pFVlll inhibitor를 가지고 있는 환자에 대한 sub-analysis도 진행하였다. pFVlll inhibitor를 가지고 있는 환자에서는 지혈 효과가 58%로 낮았고 inhibitor가 없는 환자에서는 100%였다. 그러나 전체 피험자 중 pFVlll inhibitor 검사가 진행된 환자는 22명뿐이었으므로 결과 해석에 주의를 해야 하겠다.
BPA 투여 후 구조 요법으로서의 rpFVlll rpFVlll을 2차 또는 3차로 투여할 때 효과에 대해 정리해 보자. 지혈 효과는 전반적으로 rpFVlll을1차로 투여할 때 가장 우수하였다. 임상 연구에서 rpFVlll을 1차로 투여할 때 지혈 효과가 94%였고 다른 약물을 쓰고 난 후 투여할 때에는 73%였다. 시판 후 안전성 조사에서도 1차로 투여할 때 85%, 이후 투여할 때 76%로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2차, 3차 치료를 요하는 환자들은 출혈의 중증도가 더 높고 위험 요인도 더 많이 가지로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rpFVlll이 여전히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AHA 환자 9명에 대한 레지스트리 연구를 진행하였다(Blood Tranfus, 2020). 9명 중 6명은 rpFVlll을 2차로 투여한 환자였고, 이 환자들은 aPCC 또는 rFVlla을 투여한 경험이 있었다. 6명 모두 rpFVlll 투여 후 지혈되었으므로 rpFVlll을 2차로 투여하더라도 지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하겠다.
결론 및 요약 AHA는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지혈을 위해 기존에 사용하던 BPA와 더불어rpFVlll도 고려할 수 있다. 여러 연구에서 rpFVlll는 BPA와 동등한 수준의 지혈 효과를 나타내었고 안전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특히, rpFVlll은 FVlll 활성을 직접적으로 모니터링하여 적절한 FVIII 활성에 도달할 수 있도록 용량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혈전색전증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또한 BPA로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한 환자에게 구조 요법으로 효과적으로 투여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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