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대종 교수

【후생신보】  노년기 아증후 우울증이 치매 발병 위험을 3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노년기 우울증은 증상이 가볍더라도 2년 이상 지속 또는 재발하거나 증상이 악화되면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우울증상을 조절하고 인지기능에 대한 정기적인 평가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대종 교수팀(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최근 노년기에 흔하게 나타나는 아증후 우울증이 치매 발병 위험을 크게 높여 주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아증후 우울증은 주요 우울장애의 엄격한 진단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비교적 가벼운 우울증상으로 국내 60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하게 발생한다.

그러나 증상이 지속될 경우에는 노인의 신체건강 및 일상생활 유지 기능, 인지기능, 기대수명 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오 교수팀은 아증후 우울증과 치매 발생의 연관성을 분석하기 위해 치매나 우울증 등의 과거력이 없는 60세 이상 노인 4,456명을 무작위로 선정했으며 연구는 총 6년의 기간 동안 2년마다 대상자의 인지기능 변화를 추적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연구 결과, 아증후 우울증으로 진단된 노인은 정상 노인보다 6년 내 치매가 발병할 위험이 3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아증후 우울증으로 진단되었으나 인지기능은 정상인 노인은 오히려 6년 내 치매 발병 위험이 무려 5배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아증후 우울증이 2년 이상 만성화되거나 재발한 경우 치매 발병 위험이 더욱 증가했는데 인지기능이 정상인 노인에서 만성 아증후 우울증이 진단된 경우 6년 내 치매 발병 위험은 무려 12배 이상, 우울증상의 중증도가 악화된 경우에는 15배에서 최대 46배까지도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오대종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노년기에 우울증상이 나타날 경우, 비록 증상이 가벼울지라도 오래 지속되면 치매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기억력을 비롯한 인지기능에 크게 이상이 없더라도 가벼운 우울증이 2년 이상 지속 또는 재발하거나 그 증상이 악화된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우울증상을 조절하고 인지기능에 대한 정기적인 평가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보건산업진흥원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2009년부터 진행 중인 ‘한국인의 인지 노화와 치매에 관한 전향적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호주·뉴질랜드 정신의학 저널(Australian & New Zealand Journal of Psychiatr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