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생신보 윤병기 기자】 비정상 세포에 대한 T세포의 공격력을 점점 잃게 만드는 탈진(exhaustion)유도인자의 농도로 면역항암치료에 대한 환자별 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이인석·하상준 교수(연세대) 연구팀이 T세포 탈진을 유도하는 단백질 TOX를 도출, 암 조직 내 TOX 농도가 높을수록 면역관문억제제 효능이 저해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종양세포는 T세포의 눈을 속이기 위해 거짓 신분증, 즉 면역회피물질(PD-L1)을 제시하는 데, 면역관문억제제(anti-PD-1)는 이를 막는다.
우리 몸의 면역을 이용하기에 부작용이 적은 면역관문억제제는 2011년 FDA 승인 이후 폐암, 두경부암 등의 치료에 사용되며 반응하는 환자에게는 효과를 보이지만, 안타깝게도 30% 이하의 환자들만 반응했다.
때문에 환자별 면역관문억제제에 대한 반응을 예측, 보다 적합한 치료를 보다 적기에 제공하기 위한 동반진단법이 필요한 실정에서 관련 연구결과가 소개됐다.
연구팀은 단일세포유전체 분석을 통해 암 조직 내 여러 세포 중 T세포(CD8+ T cell)만의 정보를 선별하여 탈진정도에 따른 차이를 통계적으로 분석, T세포 탈진유도에 관여하는 단백질 TOX를 도출하였다.
실제 폐암 및 두경부암 환자의 임상시료에서 TOX 농도가 T세포 탈진정도와 매우 유의미한 관련성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간섭RNA로 TOX 생성을 억제하자 세포탈진을 일으키는 면역회피물질(PD-1, TIM-3, CTLA-4 등) 생성은 줄고 정상적인 T세포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 생성은 늘어 이 같은 관련성을 뒷받침 했다.
나아가 면역관문억제제 치료를 받은 피부암 및 폐암 환자 조직의 전사체 정보를 분석, T세포의 TOX 농도가 각각 암환자 생존률 및 면역관문억제제에 대한 반응률과 역(逆)상관관계임을 확인하였다.
환자의 생검시료를 이용, TOX 농도로 면역관문억제제에 대한 반응이나 예후를 예측할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러스에 만성적으로 감염된 생쥐모델에서 제 구실을 못하는 T세포가 관찰되는 등 T세포의 탈진은 감염이나 암에서 회복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하지만 T세포 탈진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일어나는지 기전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면역항암치료에 대한 예후예측은 물론 TOX를 억제, T세포 탈진을 막거나 탈진한 세포를 회복, 면역항암 효능을 개선하는데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지원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지놈 메디신(Genome Medicine)에 2월 28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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