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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입국비 실태조사 돌입…악습 고리 끊는다
책값·발전기금·회식비 명목으로 입국비 수백만원 걷어
윤병기 기자 기사입력  2018/11/30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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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생신보】대한전공의협의회가 아직도 횡행하고 있는 입국비 문화 실태 파악에 나선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이승우, 이하 대전협)는 29일 전공의 회원을 대상으로 입국비 관련 실태조사(https://goo.gl/KciYkY)를 본격 시행한다.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일부 대학병원에서 12월 레지던트 채용을 앞두고 입국비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사실이 드러났다. 기사에 따르면, 신입 레지던트로부터 받은 입국비는 주로 의국 회식비나 유흥비로 쓰이는 등 그 사용 내역이 불투명하다.

 

최근 3년간 대전협에 들어온 민원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A 전공의는 "입국 당시 책값 명목으로 의국비 500만 원을 내라고 계속 강요해 결국 냈는데, 지금까지 받은 것은 책 한 권뿐"이라고 토로했다.

 

B 전공의는 "의국비 명목으로 200만 원을 요구했으나 입국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내야 했다"며 "입국 후에는 병원 식당이 운영되고 있는데도 주말 식사 명목으로 필요시 50~100만 원을 1년차가 모아 밥을 의무적으로 사야 한다고 강요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C 전공의는 "지도전문의가 학술대회에서 자신이 사용하는 비용을 위해 의국비를 요구했으나 영수증 제출 및 사용내역을 공개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입국비 문제는 2000년대부터 인기를 끌었던 특정 전공과에 지원자가 많아지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지원율이 높지 않은 과에서도 이런 문제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D 전공의는 "차라리 인기과에 들어갔으면 4~500만 원을 갖다 내도 억울하지는 않았을 텐데 인기과도 아닌 곳을 가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한다니 나 자신이 그저 한심하다"며 "액수가 적은 거로 만족해야 하나 싶다"고 밝혔다.

 

심지어 일부 병원에서는 본인이 낸 입국비 일부를 전문의가 되기 전 신입 전공의가 낸 입국비에서 환급받는 형식으로 반복되고 있어 이 같은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입국비를 걷는 것은 현행법에 위반될 수 있다. 대학병원 레지던트는 공무원 혹은 사립학교 교직원에 속할 수 있어 금품을 받으면 김영란법 위반이며, 만약 입국비를 교수가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면 횡령죄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대전협은 이번 조사를 통해 입국비 문화 실태를 알리고 문제 해결 및 척결에 앞장설 계획이다.

 

송종근 대전협 윤리인권이사는 "십여 년간 이어져 온 악습의 고리를 끊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며 "다가올 전공의 선발 시기를 맞이해 지원하는 전공의와 선발하는 의국 모두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우 대전협 회장은 “전문의가 되기 위해 수련을 선택한 전공의가 강제적으로 돈을 뺏긴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며 “이런 관행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도 상당히 부끄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어 “내가 낸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조차 알 수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 학회, 수련병원 차원에서의 실태 파악 및 대책을 요구할 것이며 리베이트 자정 선언문에 이어 대전협은 의료계 내 자정의 목소리를 계속해서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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