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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지역 총액계약제 도입 방안 검토 하나?
공단, 지역내 병의원 묶음지불제도(ACO) 도입 위한 방안 검토 중
미국·캐나다 사례 견학 위해 출장 예정 …의료계, 지역 총액계약 발전 우려감 높아
신형주 기자 기사입력  2018/07/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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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생신보】문재인 케어를 추진하기 위해 건보공단이 임시조직으로 구성한 급여전략기획단(단장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급여제도연구 중 묶음지불제도를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묶음지불제도가 총액계약제로 가기 위한 전단계가 아닌지 의료계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건보공단은 문재인 케어의 핵심인 적정수가 연구를 위해 최근 급여전략기획단을 구성, 운영하고 있다. 

 

급여전략기획단은 보장성정책지원반(반장 현재룡 급여장본부장)과 적정수가연구반(반장 고영 보험급여실장)으로 구성하고, 각 반 휘하에 급여제도연구팀과 비급여분석팀, 급여분석팀, 원가분석팀, 약‧치료재료팀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급여제도팀은 급여결정구조 개선 연구와 묶음지불제도 연구가 포함돼 있다. 

 

급여전략기획단은 의료계가 최선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적정수가를 제공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하지만, 묶음지불제도를 연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의료계는 총액계약제 도입을 위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건보공단 역시 묶음지불제도에 대해 미국과 캐나다에서 활용하고 있는 만큼 이번 주 중 직접 견학을 통해 제도 운영 현황을 살펴 볼 예정이다. 

 

공단 관계자는 “묶음지불제도의 경우 지역내 병원과 의원이 한 묶음이 돼 값을 지불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묶음지불제도가 활성화된다면 지역 질 높은 병원과 의원이 자연스럽게 잘 운영되고, 잘 낮은 의료기관은 퇴출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현재 시행 중인 의뢰회송제도의 경우 요양기관이 개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활용이 잘 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묶음지불제도를 활용한다면 의뢰회송제도도 훨씬 잘 운영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공단의 묶음지불제도는 Accountable Care Organization(ACO) 지불방식으로 의료공급체계의 재조직화와 의료전달체계의 강화를 동시에 의도하고 있는 복합적인 정책 묶음으로 해석된다. 

 

즉, 정해진 지역내 환자집단에 대해 1차진료의사와 병원 등 의료공급자들이 협력해 거대한 복합 공급체계를 구성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의료비 지출을 줄이고 의료의 질을 높이는 것이 담보돼야 한다. 

 

의료공급자들의 연합방식은 공급자들이 자율적으로 구성하되, 충분한 규모의 의료공급자 네트워크를 갖춰야 하며 전자차트와 정보교류시스템 등 기반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야 한다. 

 

미국 정부가 ACO를 통해 보상하는 방식은 일종의 총액계약방식이다.

 

이같은 묶음지불제도는 총액지불과 P4P를 통해 민간의 의료공급체계를 상호 경쟁시키며 의료비 절감을 유도하되, 이 과정에 필요한 효율적인 의료전달체계의 운영과 개별 의료기관에 대한 진료비 지불 등 미시적 역할은 정부가 직접 하기보다는 민간의료공급체계의 자율에 맡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ACO가 과연 한국 의료체계에 적합한 모형일지에 대해서는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국내 학계 및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점은 미국 의료보험의 자유경쟁체계와 다른 한국적 특성에서 ACO의 도입이 가능한 것인지 여부와 가능하다면 어떤 형태가 적합할 것인지 등에 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르면, 미국은 다양한 의료공급체계가 연합해 다수의 보험회사와 자유경쟁을 통해 선택적으로 계약을 맺는데 반해, 한국은 건강보험이라는 단일보험기구와 개별 의료기관이 의무적으로 계약을 맺어야 하는 체계이다. 

 

의료공급자 입장에서는 선택을 할 수 있는 보험자가 없으며, 건강보험이라는 단일보험자와 계약을 맺지 못하는 경우의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것. 어떤 ACO든 건강보험과 계약을 맺는 것이 실패한다면, 그 ACO에 소속된 의료기관은 운영이 불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계약의 협상력에서 의료공급자들이 대등하게 권한을 행사하기 어렵고 단일보험자의 권한 우위가 두드러지게 되며, 이런 과정에서 합리적인 시장경쟁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의료공급자간의 연합체 구성을 어떻게 허용할 것인지도 넘어야 할 산이다. 국민들의 의료 선택권과 연동돼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국적으로 각 의료기관이 거대한 연합체를 구성하는 것을 허용한다면 이른바 Big4 등 핵심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공급체계가 여러개로 분화될 것이다.

 

이 경우 국민들은 자기가 가입한 ACO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의 제한이 발생하기에 의료기관 접근성 편차를 야기하며, 의료공급체계의 대형의료기관 중심의 종속도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지역을 제한해 지역별로 의료공급체계의 연합 ACO를 구성하게끔 허용하더라도 해당 지역의 환자들이 다른 지역 ACO 소속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불이익을 줘야 하기 때문에 지역간 의료 불균형이 심한 우리나라에서는 국민들의 큰 반발이 야기될 공산이 있다. 

 

이런 2가지 문제는 본질적으로 우리나라 의료공급 및 건강보험 체계의 고유한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이에 대해 어떠한 대안이 가능한지가 검토돼만 ACO의 도입 논의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ACO 도입과 관련해서 총액계약과 P4P의 도입방안 역시 또 다른 쟁점을 낳고 있다.

 

총액계약방식은 건강보험의 입장에서는 개별 진료비의 심사와 분배를 관여하지 않고 의료공급자들이 자율적으로 수행한다는 의미이지만 의료계는 총액계약에 대한 불신과 반발이 다른 어떤 의료계 현안보다 민감하고 거세다. 

 

심평원, 공단 등의 방대한 인력과 조직이 수행하는 진료비 청구, 심사, 지급 등의 전문적 업무를 ACO가 수행해야 하며, 건강보험은 총진료비를 지급하는 업무만을 수행한다. 총액을 관리해왔던 유럽의 의료조직과 달리 우리나라 의료계는 자체적으로 진료비 청구, 심사, 지급 등의 업무를 수행해 본 경험도 없고, 당연히 이런 인프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런 지적처럼 의료계는 공단의 묶음지불제도 연구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의료계 한 인사는 “건보공단이 연구하려고 하는 묶음지불제도는 총액계약제로 가지 위한 전 단계”라며 “의료전달체계가 붕괴되고, 적정수가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다시 총액게약 방식을 들고 나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지불방식 변화는 적정수가 보장과 의료계의 진료 자율성이 확보된 이후 의료계가 협의를 통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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