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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호 교수의 알기쉬운 부정맥 이야기 (47)

후생신보 | 기사입력 2018/02/05 [09:27]

노태호 교수의 알기쉬운 부정맥 이야기 (47)

후생신보 | 입력 : 2018/02/05 [09:27]
WPW 증후군(3)
 
WPW 증후군의 전극도자절제술
무척 오래 된 증례이다. 사실 인적 사항이나 병력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WPW 증후군에서 전극도자절제술 도중 심실조기흥분으로 인한 델타파가 없어지는 현장을 캡쳐해 교육 목적으로 사용했던 것이다. 과거의 강의 파일에서 발견해 올린다. 강의 파일의 정보를 찾아 보니 2002년에 작성한 것으로 되어있으니 이 증례는 그 보다 전에 시술한 증례일 것이다. 
심전도 I II III aVR aVL aVF의 6개 사지유도가 동시에 기록되어 있다. 전기생리학 검사의 심장 내 전기도는 모두 생략하고 심전도만을 여기에 올렸다. 심전도 QRS파는 위로부터 I, II, III, aVR, aVL, aVF의 6개가 보인다. 자세히 살펴보면 앞의 2개 QRS파와 뒤의 4개 QRS파가 모양이 약간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I과 aVL유도를 보면 첫 2개의 QRS파의 키가 나머지 4개 보다 약간 크고 P파와 QRS파 사이에 델타파를 볼 수 있다. 그런데 갑자기 이 델타파가 없어지고 QRS파의 키도 줄며 모양이 달라지는 것을 구분할 수 있다. 바로 이 순간 심장안의 부전도로가 잘라진 것이다.

심실로 내려가던 두 소스의 전기 중 부전도로로 내려가는 전기는 차단되고 방실결절로 내려가는 전기만 남아 있는 정상상태를 회복하는 순간이다. 아래는 이를 확대한 것이다. 이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전극도자절제술은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인다. 이 순간 환자는 WPW 증후군과 PSVT 빈맥과 작별하게 된다. 시술의사는 희열을 느낀다.  


증상이 없는 WPW 증후군은 어떻게
"안녕하세요 39세 직장인입니다. WPW증후군을 검색하다가 문의 드립니다.
2006년 입사 시 신체검사에서 부정맥이라고 하더군요. 그 이후 2년마다 있는 직장 건강검진 때마다 심전도 보시는 분들이 항상 다 멈칫! 하시면 제가 "아 저 부정맥이래요. WPW 증후군이라던데요" 하면 다들 아 아시는군요 하고 끄덕끄덕 하십니다.
제가 궁금한 건 증상입니다.
보통 <발작성 빈맥>이라고들 말하는데 저는 그렇게 급하게 가슴이 막 뛰는 증상은 별로 겪어보지 못했습니다만 뜬금없이 몇 달에 한번쯤, 부정기적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콕 찌르듯이 엇! 하고 살짝 통증이 왔다가 옆 사람이 왜 그래? 라고 물어보기도 전에 괜찮아지곤 했었는데 오늘 아침, 몇 달 만에 통증이 왔는데 4,5초간 지속되었습니다. 그 순간은 허리를 펼 수 없을 정도로 강도도 조금 더 세게 왔었구요. 이런 통증도 부정맥의 일환인건지, 치료방법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A: WPW 증후군은 선천적 심장이상으로 심방과 심실사이에 정상적인 전기통로 이외에 다른 전기통로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간혹 다른 심장의 선천적 이상인 엡슈타인 이상(Epstein anomaly)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비정상적 전기통로(부전도로, accessory pathway, AP)를 가지고 있으면 무슨 문제가 생길까요?

정상적인 전기통로인 방실결절을 타고 심실로 내려간 전기가 심실에서 소멸되지 않고 부전도로를 타고 역행하여 다시 심방으로 올라가고 이 전기가 다시 방실결절을 타고 심실로 내려가며 맴을 도는 발작성 심실상성빈맥(PSVT)을 만들 수 있습니다. 부전도로가 있다고 누구나 다 생기지 않고 일부에서 생깁니다. 39세이며 아직 한 번도 빈맥이 없으면 앞으로도 생길 가능성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 이와 별도로 고령에 잘 생기는 심방세동이란 부정맥이 생기면 다른 사람과 달리 WPW 증후군을 가지고 있으면 더 심할 수도 있습니다. 돌아가서 가슴통증 이야기. 가슴통증은 콕 찌를 듯하며 수초간 지속된다면 가장 걱정하는 허혈성 심질환의 흉통과 전혀 다른 양상입니다. 흉통이 오는 원인은 매우 많습니다. 근육이나 신경, 흉막의 이상으로도 흉통이 옵니다. 따라서 이런 통증이 걱정이 되면 진찰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부정맥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연재되는 내용은 노태호 교수의 최근 저서 ‘닥터노의 알기 쉬운 부정맥’에서 일부 발췌하여 게재합니다.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으며 인용할 때에는 저자와 출처를 명기하셔야 합니다.)
 
노태호 교수

(가톨릭의대 순환기내과)

 

대한심장학회 회장과 부정맥연구회 회장을 지냈고 대한심폐소생협회에서 소생술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저서로 ‘닥터노의 알기 쉬운 부정맥’, ‘노태호의 알기 쉬운 심전도’ 1, 2권, ‘영구심박동기 시술’이 있고 그 외에 ‘심장부정맥 진단과 치료’ 등 여러 공저가 있다. 

매년 2월 ‘알기 쉬운 심전도’란 심전도워크숍을 20년째 지속하고 있으며 ‘닥터노의 심장과 부정맥이야기’란 블로그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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