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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의 의학교육

후생신보 | 기사입력 2017/06/12 [11:33]

인공지능 시대의 의학교육

후생신보 | 입력 : 2017/06/12 [11:33]

인공지능 시대 의료는 어떻게 변하고 또한 의학교육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이는 미래 의학교육의 최대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의 활동 범위가 인간의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발전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의학분야에서의 인공지능의 역할은 이미 많은 부분, 영상의학, 병리학, 마취학 등의 분야에서 인간의 영역을 급격하게 침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학교육 분야는 새로운 교육방법을 강요받고 있다. 지금까지와의 교육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교육방법을 모색해야 할 상황이다.

최근 미국 유명 대학병원들은 앞다퉈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등 미래 의료에 대비하고 있고 얼마 전 빌 게이츠가 로봇에도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한 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또한 국내에도 대학병원들이 인공지능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이미 로봇이 인간 노동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며 이런 경향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CT, MRI 등 영상자료 30만장을 분석하고 공부하는데 인간은 약 20-30년 정도 소요되는데 인공지능은 단 3일만에 가능한 것이 현실인 점을 보면 앞으로의 인공지능 발전 속도는 가늠하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의학교육은 일대 변혁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이 완전히 인간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미래에는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의사’와 ‘사용하지 않는 의사’로 구분될 것이라는 석학들의 전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인공지능이 미칠 수 없는 인간만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교육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그동안 사람에 대한 연구는 ‘동물과의 차이’에 집중되었는데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기계와의 차이’로 연구의 초점이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최근 열린 의학교육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내용을 중심으로 눈앞으로 다가온 인공지능 시대의 의학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특집을 마련했다.<편집자 주>

 

글싣는순서

1. 의학의 미래, 의학교육의 미래                   전우택 교수(연세의대)

2. 인공지능 시대 의학교육 - 핵심역량: Human touch  노혜린 교수(인제의대)

3. 미래에 대비하는 국내 의학교육 현황                 이영희 교수(고려의대)

4. 사람, 그리고 진정한 나를 만나는 교육          강재구 교수(건양의대)

5. 실세계문제해결학습을 강조한 통합교육        이종태 교수(인제의대)

6.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학습자 주도학습과 학습의 개별화  김수영 교수(가톨릭의대)

 

의학의 미래, 의학교육의 미래

 

▲ 전우택 교수(연세의대)     © 후생신보

시작하는 말 : 미래 의료와 의학교육의 간단한 원칙 

 

인공지능 시대의 의료는 어떻게 될까? 그리고 그에 따라 의학교육은 어떻게 하여야 할까? 너무도 거대하고 복잡해 보이는 질문이지만, 사실, 이것에 대한 대답 원칙은 의외로 매우 간단할 수 있다. 즉 “인공지능이 더 잘하는 것은 인공지능이, 인간 의사가 더 잘하는 것은 인간 의사가 하는 의료가 될 것이다. 그래서 의사들은 인공지능과 함께 일하는 것에 유능하도록 교육되면 된다. 그러면서 의학교육은 인간 의사가 더 잘하는 것에 집중하면 될 것이다”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더 우월한 영역은 자연어 처리, 패턴인식, 지식의 분류, 기계학습, 편견에 구애받지 않음, 저장 공간이 무한함과 같은 것들이다. 이에 비하여 인간이 더 우월한 영역은 상식, 딜레마 해결, 윤리의식, 공감능력, 상상력, 추상화 능력 등이다. 따라서 앞으로 의료와 의학 영역에서 새로 쏟아져 나오는 모든 논문과 새로운 지식을 분류하고 정리하여 최신 지견의 결론을 제시하는 것, 영상이나 병리 슬라이드의 패턴을 인식하여 결론을 내리는 것, 여러 복잡한 임상 데이터 조건들 속에서 진단 가능성이나 치료 가능성이 높은 순서대로 모든 확률을 계산하여 의견을 제시하는 것, 환자나 보호자의 말을 정확히 이해하고 인식하는 것, 그에 대한 분석이나 반응을 어떤 인종적, 경제사회적, 문화적 편견 없이 결정하는 것, 의학과 연관된 모든 지식을 다 저장하여 사용 가능 상태로 입력하고 기억하는 것 등은 모두 의료와 의학에 있어 인공지능이 담당할 일이 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런 것들이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의사들이 해 온 거의 대부분의 일인 것 같을 것인데, 그러면 정작 인간 의사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 될까? 그리고 그것을 의학교육에서는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까? 이 글은 그것을 네 가지로 정리하고자 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의사가 할 일과 의학교육의 내용  

 

1) 의료 인공지능들이 제시하는 의견들에 대한 평가와 최종 판단 

지금은 주로 IBM Watson이 유명한 의료 인공지능이지만, 이것 말고도 많은 의료 인공지능이 이미 개발되었고, 개발 중이다. 따라서 의사의 진료실에 지금은 IBM Watson 모니터 하나만이 켜져 있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여러 개의 의료 인공지능 모니터가 켜질 수 있다. 이 때 각 의료 인공지능은 같은 논문에 대하여도 그 의미의 가중치를 다르게 줄 수 있고, 또는 사용하는 국가나 인종의 데이터 분량이 서로 다를 수도 있어, 의료 인공지능들은 얼마든지 다른 의견들을 제시할 수 있게 된다. 

즉 진단도 다르고, 치료 우선순위도 다르게 제시하는 의료 인공지능들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그런 여러 개의 의료 인공지능들의 의견들을 다시 종합하고, 상반된 그 각각에 대한 분석 의견을 제시하는 제3의 의료 인공지능도 등장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떻게 되든 분명한 것이 있다. 그것은 한 명의 환자에 대한 최종적인 임상 판단과 치료 시행은 “인간 의사”가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법적 책임도 “인간 의사”가 진다는 것이다. 오진이나 환자에 대한 잘못된 치료 결과가 나왔을 때, 그것을 의료 인공지능이 책임지지는 못한다. 모든 의료 인공지능 회사들은 그것을 매우 강조한다. 최종적인 판단은 의사의 몫이라고. 따라서 의료 인공지능들이 아무리 발달하여도, 인간 의사는 여전히 환자 진료와 치료에 있어 그 핵심에 있게 될 것이다. 즉 인간 의사는 자신이 더 잘할 수 있는 딜레마 해결, 상상력 능력을 발휘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의사의 진료가 이렇게 된다면, 인간 의사에게 요구되고 그래서 의학교육에 요구되는 것은 지금과는 달라질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기계적 암기”를 요구하고 평가하는 것은 없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이미 인공지능이 완벽하게 지원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의사는 자신이 환자의 진단과 치료를 위하여 인공지능에 무엇을 질문할지를 정확히 이해하는 능력, 그리고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의견에 대한 분석, 이해, 그리고 최종 판단을 하는 능력을 요구받게 되고, 그것이 바로 의학교육이 하게 될 내용이 될 것이다. 

 

이미 인간의 자연어를 이해하고 있는 의료 인공지능들은 의사와 함께 환자 및 환자 보호자의 이야기를 알아듣고, 그에 대한 가능성 있는 진단명, 이제부터 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검사들의 우선순위를 제시할 것이다. 그 때 인간 의사는 왜 의료 인공지능이 그런 판단을 하였고, 그런 검사 요구를 하는지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서 일종의 논리적, 알고리즘적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고려하여, 의심되는 진단의 우선순위, 그리고 검사 순서의 우선순위를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앞으로 의대생들은 진료실이나 입원실에서 의대교수가 하는 그 행위를 별도의 방에서 모니터를 통하여 설명 받으며 공부할 것이다. 그야말로 의료 인공지능과 함께 협업 하는 것을 배워 나갈 것이다. 서로 상반된 의료 인공지능들의 의견들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시험문제가 될 것이다.  

 

2) 윤리적, 법적, 문화적, 사회적 딜레마를 다루기 

의료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을 하여도, 여전히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을 가질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영역이 환자 상황에서의 윤리적, 법적, 문화적 판단들이다. 물론 이것도 현행 법규, 법원 판례, 윤리적 원칙 등을 의료 인공지능에 입력하고 의사들의 진료에 도움을 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부분은 기계적 방법으로 판단하기가 어려운, 훨씬 더 복잡한 인간 내면의 가치관, 종교적 믿음, 무의식적 심리, 역사적 전통 등이 들어가는 문제가 되기에, 이것은 단순한 생의학적인 지식을 가지고 만드는 알고리즘과는 비교할 수 없는 어려움을 가진다. 그래서  인간 의사의 주요한 역할은 환자와 보호자의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듣고 판단하여 윤리적, 법적, 문화적 판단을 조언해 주는 것이 될 것이다. 인간 의사가 더 우수한 능력을 가진 윤리의식, 딜레마 해결, 상상력, 추상화 등이 사용될 것이다. 

 

이에 따라 의학교육에서도 다양한 의료 현장에서의 사례들이 가지는 윤리적, 법적, 문화적, 사회적 딜레마들을 정확히 다루는 능력을 교육받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공지능 시대의 의료와 의학교육은 자연과학, 인문과학, 사회과학을 묶는 매우 “융합적 현상”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의사들의 전문 과목은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하여 세분화되어 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낙태 윤리 상담 전문의”, “수혈 관련 법률 자문 전문의”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그에 맞추어 의대생들도 공부를 하게 될 것이다. 

 

3) 환자와 보호자 편에서 종합적 생각을 대신 해주고 동행해 주기  

앞으로 진료실에서는 의료 인공지능 스크린을 의사와 환자, 보호자, 의대학생, 간호사 등이 모두 함께 볼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환자와 함께 온 변호사, 목사님도 같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환자의 진단과 치료 방법, 그에 따른 예측 치료 결과 등을 모두 함께 볼 것이다. 그것을 의사만 독점적으로 볼 수 있을 가능성은 없다. 이럴 때 의사의 의료란 무엇인 되어야 할까? 이것에 대하여 의사의 마지막 영역으로 마취하고 수술이나 시술을 하는 것은 남을 것이라 말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말미암아 위암이 어떤 위치에서 어떤 정도로 퍼져 있을 때, 어느 부위까지 어떻게 잘라내어야 하는지를 앞으로는 인공지능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인공 로봇 수술기계가 과거에 수없이 축적된 의사들의 손 움직임을 자료화하여 입력시키고 그 순서대로 처리해 나가, 결국은 인공지능 로봇이 수술을 하는 시대도 올 수 있다. 그러기에 의료 인공지능을 모두 같이 보면서 하는 의사의 의료행위는 환자와 보호자의 입장에서 고통을 공감해 주고, 위로하고, 이 상황을 설명하고, 의료보험 상황과 경제적인 상태까지를 점검해 주면서, 최종적으로 어떤 진단적 판단과 향후 치료 계획을 환자가 선택할지를 설명해 주는 일이 될 것이다.

 

 즉 마치 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환자의 결정을 옆에서 친절히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의사의 주요한 역할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을 초진 첫 날부터 환자의 사망하는 날까지, 또는 그 이후에 보호자들을 위한 도움 기간까지 계속하게 될 것이다. 의사 혼자서 모든 지식과 정보를 독점하면서 권위적으로 어떤 결론만 딱 이야기 해 줄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갈 것이다. 

 

그러기에 앞으로 명의 소리를 듣는 의사란 환자와 보호자의 불안과 고통을 가장 잘 공감해 주는 의사, 의료 인공지능에서 제시하는 내용을 가지고 설명을 가장 잘 해 주는 의사, 마치 가족처럼, 친구처럼, 가장 편안하게 질병의 전체 과정에 동행해 주는 의사가 될 것이다.  인간 의사가 인공 지능보다 더 우수한 능력 중 상식, 공감 능력, 딜레마 해결 능력, 상상력, 추상화 능력 등이 사용될 것이다. 

 

따라서 의학교육도 이런 면에서 이루어져 나가게 될 것이다. 비전문가인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가장 쉽고도 명확하게 의료 인공지능의 의견을 설명하고, 그것에 더하여 자신의 윤리적, 법적, 경제적, 문화적 의견을 제시하여 환자의 최종 선택을 돕도록 하는 능력이 집중적으로 교육될 것이다. 그리고 환자들을 외래나 입원 상황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건강할 때부터, 초진을 받은 날, 그 후 수술 후 집에 퇴원한 상태, 그 이후의 추적 진료 와 죽음의 순간까지, 그야말로 처음부터 끝까지를 종단면적으로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지도록 교육되게 될 것이다. 그에 따라 의료 커뮤니케이션은 물론이고, 지금의 변호사들이 하는 업무와 유사한 업무, 즉 찾아온 사람이 가진 문제를 매 순간 유형화하고, 그 해답을 찾는 일을 같이 동행하는 사람의 역할을 하는 훈련을 받게 될 것이다. 

 

4) 의료 인공지능에 새로 입력될 지식과 알고리즘 만들기 

인공지능은 자신에게 사전에 입력된 내용만을 가지고 작업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정보가 필요하거나, 또는 주어지는 정보의 형식이 자신이 사용할 수 없는 정보가 되면, 인공지능은 의미 있는 활동을 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의사들은 의료 인공지능에 입력되어 있지 않은 새로운 질명, 새로운 치료 방법, 새로운 임상 데이터를 끊임없이 새로 넣어 주어야 하는 일을 해야만 한다. 물론 이것은 모든 의사들이 하는 의료행위는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은 모든 의사들이 하게 되는 일이기도 하다. 이미 지금도 그러하기는 하지만, 앞으로는 의사들이 하는 모든 의료행위가 아주 정교하게 국가적인 의료정보 시스템에 입력이 될 것이다. 어떤 검사와 진료를 하였고, 그 치료 결과는 어떠하였는지가 전부 아주 정교하게 빅데이트화 될 것이다. 따라서 의사는 그 자신이 그것을 의식하든 안하든, 이미 의료 인공지능에 새로운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일부 의사들은 그것을 넘어서는 일들을 하게 될 것이다. 

 

즉 새로운 질병에 대한 새로운 연구 논문들을 써서 인공지능이 검색하도록 할 것이고, 인공지능이 판단을 하고 여러 의견을 내는 알고리즘을 더 정확하고 새롭고 정교하게 만드는 일들을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공지능이 검색할 자료와 아닌 자료, 좀 더 가중치를 두어 받아들일 자료와 그렇지 않은 자료들을 구분하고 결정하는 일에 영향을 끼치는 의사들이 있게 될 것이다. 이들이 앞으로의 의료계의 빅 브라더스가 될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약품이 제1 선택약제라 결정됨에 따라 제약회사들의 운명은 하루아침에 달라질 것이다. 따라서 의료는 새로운 영역에서의 경쟁들이 시작될 것이다. 여기서 요구되는 인간 의사가 인공지능보다 더 우월한 능력은 상식, 딜레마 해결, 윤리의식, 상상력 등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의학교육도 이에 맞추어 변화되어 갈 것이다. 의과대학에 따라서는 가장 중요하게 개발시키려 노력하는 영역이 “연구 능력”이 될 것이다. 결국 새로운 의학지식을 만들어 내어 의료 인공지능에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 필요로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은 규모의 기초연구에서부터 시작하여 수십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연구, 다양한 연구들의 결과를 대량으로 재분석하는 연구 등, 다양한 차원의 연구들이 훨씬 더 전문화되어 진행될 것이다. 의학교육은 그런 연구의 전문화에 맞추어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그에 따라, 앞으로는 학생들이 논문을 쓰는 것을 전문적으로 지도하는 역할을 집중적으로 하는 의대교수들이 있게 될 것이다.    

 

마치는 말 : 그리고 자신을 성찰하는 직업으로서의 의사 

 

결국 미래의 의사는 인공지능과 함께 의사로서의 활동을 하고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과거 같았으면 의사의 두뇌가 하여야 했을 일들의 상당 부분을 인공지능이 대신 해 줄 것이다. 새로운 논문의 검색과 판단에 필요한 자료의 입력도 인공지능이 다 해줄 것이다. 그런 가운데 의사는 무엇을 할까? 본 글에서는 그 내용을 위에서 네 가지로 정리하였다. 

 

그러나 그 모든 일들을 하면서 의사는 본질적으로 가장 핵심적인 일을 계속 하게 될 것이다. 바로 “자신의 판단과 선택에 대한 자기 성찰”이 그것이다. 그런 임상적 상황에서 인공지능이 그런 제안을 하였을 때, 내가 하였던 의학적, 윤리적, 통합적 판단이 과연 옳았었는가? 그것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는가? 나 자신이 법적으로 책임을 질 잘못을 행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나는 정말 의사로서의 책임을 다 하였는가?를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해 나가는 직업이 의사의 일이 될 것이다. 그 성찰 능력은 인공지능이 가지고 있지 못한 능력이다. 그래서 의대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가장 어려운 과제이다. 일반적으로 의대생들은 그것을 가장 힘들어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이 바로 미래의 의사들이기에, 우리는 그들을 성찰하는 의사가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

 

 

인공지능 시대 의학교육 - 핵심역량:Human touch

 

▲ 노혜린 교수(인제의대)     © 후생신보

미래 사회는 어떻게 변화해가는가? 

 

미래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정보가 디지털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미래 사회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활용으로 특징지을 수 있으며, 온라인 세상은 오프라인 못지않게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보고 있다.

 

지식과 정보를 어느 특정 계층이 독점하지 않고 대중들이 공유하는 정보 민주화 사회가 될 것이며 온라인을 통해 지역과 언어 장벽을 무너뜨리고 전 세계가 소통할 수 있게 된다. 과거 지식과 권력을 독점하는 엘리트와 지식전문가가 의사결정의 핵심 주체였다면 이제 미래 사회는 개인의 참여와 집단의 지혜가 의사결정의 주체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은 인공지능을 통해 인간의 삶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달에는 부정적인 면이 존재한다. 첫째, 정보와 과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디지털과 온라인에 접근 가능하고 그 정보를 생성해낼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에는 또다른 불평등이 야기된다. 즉, 새로운 지식정보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일수록 노동의 위기를 겪게 될 것이며 그 간극은 심화될 것이다. 지식을 생산하는 자의 결정을 도덕적, 법적으로 판단하고 제어하는 장치 또한 고려해야할 사항이다. 그러나 인공지능과 로봇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이러한 문제점들을 모두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며 적용하는 단계에서 지속적으로 성찰하고 개발해야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연구하고 정책으로 만들 전문가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둘째, 기계 문명이 발달하면서 오히려 인간의 비인간화와 인간소회를 심화시킨다. 온라인을 통한 소통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더 사회적으로 단절되고 세대, 계층, 성별 등 자신과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들에 대한 배타주의가 만연하면서 사회 갈등이 심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심각해지는 혐오문화는 이러한 배타적 갈등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문화가 환자와 의사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환자는 전보다 더 많은 의료 지식으로 무장하고 의사를 대할 것이며 환자의 선택권을 더 강력하게 주장할 것이다. 한편 기계문명에서 얻지 못하는 인간적 접근을 의사에게 기대할 것이다. 반면 의사는 이러한 문화 속에서 전문직의 정체성 혼란이 극심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는 의사와 그렇지 못한 의사 간에는 격차가 심해질 것이며 이에 따라 의사의 부적응 문제도 새로운 이슈가 될 것이다. 기계문명에 익숙한 의사는 인간적 접근에 취약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환자의 기대를 충족시키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시대에 의학도를 양성하는 우리의 할 일은 무엇인가? 필자는 의학교육자들이 인간과 인간성에 대한 통찰을 통해 의학도들의 인간성 회복을 도와야 한다고 본다. 이에 필자는 미래 인재의 역량 중 인간성에 대한 부분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성찰해보고자 한다. 우선 동서양 각각에서 인간과 인간성을 어떻게 이해해왔는지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인간성 회복을 위한 미래 의학교육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하는지에 대해 통찰해보고자 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그동안 사람에 대한 인식은 주로 동물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집중되었다. 서양에서 생각하는 ‘사람‘은 동물이나 기계와 다르며, 물질 세계에서 유일하게 정신을 가지고 있는 존재자로서, 만물의 척도이다. 인간이 중요한 존재인 이유로 이성을 꼽았으며, 이에 따라 감성은 이성에 비해 열등한 특징으로 생각되었다. 최근 500년간 유교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우리나라의 경우를 살펴보자. 아시아권에서는 사람을 동물과 완전히 구분되는 다른 존재로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금수와 사람을 구분하는 그 미미한 차이를 지키는 사람이 군자이며 그렇지 못한 사람은 소인이라고 간주한다. 즉, 윤리적 이성이 생물학적 본능을 억제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사람인 것이다. 

 

인공지능이 개발됨에 따라 이제 우리는 사람이 기계와 어떻게 다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필자는 인간은 생명을 가지고 있는 유기체이므로 무기체인 기계와 다르다고 본다. 인간은 오랜 세월 동안 생명체로서 진화해왔으며 생물학적 본능을 간직하고 있다.

 

첫째, 사람은 생존 본능을 가지고 있으며 죽음과 고통을 본능적으로 회피하려 한다. 생명력을 담은 몸은 자율적으로 기능을 조절하고 잠과 휴식을 통해 그 기능을 회복한다. 사람은 생존과 더불어 번식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새로운 것에 대한 모험을 즐기고 호기심이 많다. 관계를 맺고 사회에 소속되고 싶어하며, 이에 따라 협력과 상생을 하도록 진화되었다.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한 살 미만 아이라도 친사회적 행동과 반사회적 행동을 구분하며, 쥐도 구석에 갇힌 동료 쥐를 구하려 애쓴다. 즉, 우리는 진화 과정에서 이미 도덕성과 공감 능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필자는 몸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생존 본능이 인간으로 하여금 이타적으로 행동하게 하고 창의력을 발휘하게 한다고 본다.

 

둘째, 사람은 정서를 가지고 있다. 최근 심리학 연구들에 따르면 정서는 몸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의식적인 감정은 신체상태를 뇌가 평가한 후 나타나는 것이라고 주장되고 있다. 또한 논리적 이성보다 정서지능이 인류를 진보시키고 가치로운 방향으로 발휘하게끔 유도하고 통제한다고 주장되고도 있다. 사랑은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소중한 정서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우리는 정서를 통해 존재의 가치를 긍정하고 꿈을 가지며 자신의 정체성을 돌아보고 자신을 표현하게 된다. 정서는 수많은 예술과 문화를 창조하는 데 동기부여를 했을 것이다.

 

셋째, 사람은 상상력을 발휘하고 빠르게 통찰하며 존재의 의미에 대해 성찰하는 등의 정신 활동을 한다. 우리는 미시적으로 분석하는 만큼 거시적으로 통합하는 사고능력을 함께 갖췄다. 우리는 새로운 개념과 가치 체계를 창조한다. 또한 인간은 신념과 희망을 가지며 자기초월적 존재가 되고 싶어한다. 이러한 정신 활동은 다양한 종교, 철학, 과학 등 문화와 학문 분야를 만들어냈다.

 

인공지능 이전 시대에는 이성을 중시하여 생물학적 본능을 경시하였으며, 이에 따라 사람의 타고난 본능을 문명과 문화로 억누르고자 하였다. 감성의 안 좋은 점에 집중하였고 이성의 좋은 점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우리로 하여금 이에 대한 편견을 깨게 한다. 감성의 좋은 점과 이성의 부작용을 돌아보게 된 것이다. 감성이 없는 이성의 작용이 과연 인간적인가? 인간이 기계보다 나은 부분은 없을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그 인간적 본능에 따라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할 것이다. 

 

어떻게 인간의 본성을 회복할 것인가?

 

우리는 이제 학습자가 사람의 본성을 회복하는 데 교육의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여러 인간의 본성 중 몸의 지혜부터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 학습자들이 몸에 대한 감각과 유연성을 익히고 삶을 경험하면서 도전하고 모험하도록 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동안 의학교육자들이 주장해온 경험학습이나 상황학습, 능동학습 등은 이러한 취지에 적합한 교수학습방법이다. 최근 학습에서 운동이나 몸의 활동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다. 요약하면 짧게라도 몸을 움직일 때 뇌의 활동도 활발해진다는 것이다.

 

사회적 본능은 의학도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우리는 학습자들이 사람과 상호작용하며 협력하고 공감하고 도덕성을 발휘하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그동안 의료커뮤니케이션, 도덕 감수성, 리더십과 팀워크, 의료윤리, 프로페셔널리즘 등을 교육함으로써 학습자의 공감능력과 도덕성, 그리고 사회의식을 북돋우려는 노력이 있어왔다. 

 

최근에는 교육과정이 시작할 때부터 환자를 만나게 하고 술기 실습을 할 때도 환자와 상호작용하게 하는 등 보다 환자와의 만남을 교육과 접목함으로써 사회성을 기르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전문직 정체성 형성, 환자안전, 협력학습이 강조되며 직종간 협력을 위한 교육도 활발해지고 있고 다문화 다양성에 대한 교육이 시작되고 있다.

 

정서에 대한 교육은 지금까지 우리가 정서를 개발하지 못하고 억눌러왔던 점을 고려할 때 매우 필요하고 강조되어야 하나, 여전히 아직도 가장 미진한 영역이다. 그럼에도 최근 감정 코칭이 각광받고 있으며 문화교육 또는 예술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 등을 통해 정서를 함양하려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지금까지 의학교육이 암기 위주로 이루어지게 되면서 인간의 고차원적인 정신활동은 그 빛을 발하지 못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최근 인지과학과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학습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이에 알고리즘 외에도 스키마를 사용하는 사고 체계가 있음이 알려졌으며 이를 이용한 교육도 활성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상상력을 북돋우는 교육에 대한 연구도 활발해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강조하고 싶은 인간의 본성 영역은 자기성찰과 실존이다. 생명과 죽음을 앞에 두고 인간을 치료하는 의사로서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우리는 어쩌면 하루하루 성찰하지 않기 위해 바쁘게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실존에 대한 고민은 우리를 성숙하게 만들고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게 한다. 최근 서양에서는 회복탄력성에 관심을 가지며 이에 대한 동양의 지혜를 얻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완반응이나 마음챙김 명상 등은 동양의 지혜를 서양의료에 접목한 대표적인 예이다. 이에 최근에는 명상이나 에니어그램 등을 이용한 실존 성찰을 교육에 접목하는 경우가 서서히 늘어가고 있다. 

 

인간의 이성과 감성은 따로 존재하지 않으며 분리할 수 없다. 사람은 유기적 생명체로서 몸을 가지고 정서를 느끼며 사고를 한다. 살고자 하며 사랑을 하고 존재의 의미를 찾는다. 우리가 인간의 본성을 부인하지 않고 수용하며 인간을 이성과 감성으로 구분하지 않고 통합적으로 인식할 때 진정으로 인간의 본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환자를 인간으로 대할 때, 의사가 인간일 때, 우리는 우리의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미래에 대비하는 국내 의학교육 현황

 

▲ 이영희 교수(고려의대)     © 후생신보

영국 옥스퍼드 인터넷연구소 자문위원회 회장인 리처드 서스킨드의 저서 「4차 산업혁명 시대 전문직의 미래」에서는 빅 데이터, 인공지능, 기술혁신이 보편화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결코 밝지 않은 전문직의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의료부문에서 IBM 인공지능 시스템 왓슨이 암 진단을 돕고 치료계획을 제시하며, 21초마다 출간되는 의학논문의 흐름을 읽고 의학계의 최신 동향을 따라잡는다는 소식은 의료계의 관심과 불안을 증폭시켰다.

 

전문지식과 특별한 훈련 및 일정한 자격을 바탕으로 자신의 분야에 대한 탄탄한 입지와 독점권을 누려온 의사들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지식이 대중화되고, 첨단기술이 인간이 담당해온 역할의 일부를 대체할 수 있는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게 되었다.  

 

지금의 의과대학생이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전공의 수련을 마친 후 실제 의료현장에서 활동하게 될 미래에는 지금 상상하고 있는 의료 환경 속에서 새로운 모습의 의사역할을 요구할 것이다. 이러한 예측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역량을 갖춘 차세대 의료인의 양성이 필요함을 촉구하고 있다. 

 

국내외 많은 대학들은 이미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학사구조의 유연화, 혁신적 교육과정의 개편, 인공지능 기반 홈페이지 구축 등 대학교육의 새 틀 짜기에 한창이다.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이 화두가 되기 오래 전인 1980년대 후반부터 이미 유럽, 북미 및 아시아 일부 의과대학은 21세기를 대비하는 의사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거듭해왔고, 미래의사가 갖추어야 할 역량을 길러주기 위한 혁신적 의학교육을 진행해오고 있다. 

 

사회 진화론의 관점에 따르면 생명을 갖춘 유기체와 마찬가지로 사회는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성장 발전 진화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의료 및 교육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현재 우리 의학교육의 표준이 과연 올바른가에 대한 질문과 해답을 요구하고, 그것에 대한 해결책을 다수의 구성원이 공유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변혁의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의학교육의 미래 방향에 대한 질문과 해답을 공유하고 현재 의학교육 현황을 점검해보고자 하였다.

 

한국의학교육학회 학술대회 준비를 위한 국내의학교육 현황조사 연구팀(이하 연구팀)은 ‘미래의 의사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와 ‘이러한 역량을 길러주기 위한 교육과정은 무엇이고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가?’라는 두 가지 질문을 제기하였다. 연구팀은 국내·외 선행연구 고찰과 수차례 회의를 거쳐 미래의 의사가 갖추어야 할 역량으로 23개 키워드를 추출하였고 이것을 다시 5개 영역으로 범주화하였다<그림 1>. 

 

미래 의사가 갖추어야 할 역량을 길러주기 위한 의학교육과정의 원칙 또는 방향은 4가지로서 ‘환자를 위한 휴머니즘적 접근’, ‘통합 교육과 조기임상경험’, ‘의료 환경 및 의료 시스템과 연계성 강화’와 ‘학습자 주도 학습과 학습의 개별화’가 도출되었다. 

 

연구팀은 첫째, 국내 의과대학은 미래의사가 갖추어야 할 역량으로 추출된 23개 역량이 얼마나 중요하다고 인식하며, 이러한 역량을 길러주기 위한 내용이 현 교육과정에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는가? 둘째, 미래 의학교육이 지향해야 할 교육과정의 4가지 방향에 포함되는 주제들이 현재 교육과정에 어느 정도 개설되어 있는가?를 조사하기 위하여 설문조사를 시행하였다.  

 

설문조사는 2017년 4월부터 5월까지 전국 41개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각 대학에 연구 목적을 기술한 공문을 발송하여 협조를 요청하였으며 조사 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의학교육전문가 또는 교육 관련 보직자가 응답하도록 하였다. 

총 33개 대학의 설문지가 회수되었다(회수율 80.5%) 분석대상 대학은 소재지별로 서울·경인지역 12개(37%), 대구·경북, 전라·제주 및 충청지역이 각각 5개(15%), 부산·경남과 강원지역이 각각 3개(9%)였고, 설립별로는 국립이 7개(21%), 사립이 26개(79%)였다.

 

현재 의학교육표준 새로운 변혁 모델

 

미래의사가 갖추어야 할 23개 역량의 중요도 인식순위 10개는 ‘환자와의 소통과 공감(4.88점)’, ‘문제발견 및 해결능력(4.82점)’, ‘임상추론능력(4.79점)’, ‘자기주도적 학습능력(4.67점)’, ‘과학적 지식의 이해와 적용(4.64점)’, ‘동료 의료인과의 커뮤니케이션과 협력(4.58점)’, ‘메타 인지능력(meta-cognition)(4.58점)’, ‘법적 윤리적 판단능력(4.53점)’, ‘자기성찰능력(4.52점)’, ‘비판적, 논리적 사고력(4.52점)’ 순으로 높았다. 

 

반면, ‘소셜미디어 활용능력(3.45점)’, ‘다문화 이해와 문화적 감수성(3.69점)’, ‘타 전공/학문 분야와의 협력(3.79점)’, ‘의료서비스 전달체계와 정책이해와 참여(3.94점)’은 중요성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았다<표 1>.   

 

‘타 직종 의료인과의 협력’, ‘타 전공/학문분야 학생과의 협력’, ‘동료 의료인과의 협력’은 미래의사가 갖추어야 할 역량으로서의 중요성과 실제 교육과정에 반영된 정도 간의 격차가 가장 컸다. ‘창의력’, ‘문제발견 및 해결능력’, ‘불확실성과 변화에 대처하는 유연성과 긍정적인 태도’는 그 다음으로 격차가 컸다. 반면 ‘과학적 지식의 이해와 적용’ 및 ‘임상수기능력’은 중요도 인식수준과 실제 교육과정 반영정도에 큰 차이가 없었다.  

 

미래 의학 교육과정의 4가지 방향 중 ‘환자를 위한 휴머니즘적 접근’을 위한 교육과정 영역의 주제 중 ‘일반적인 의사소통과 대인관계’와 ‘환자와의 공감과 의사소통’은 각각 31개(94%), 32개(97%)의 대학이 개설하고 있었고, 생명·의료윤리(33개, 100%), 연구윤리(27개, 82%), 프로페셔널리즘(29개, 88%)의 윤리관련 주제도 대부분의 대학이 개설하고 있는 반면, 팀워크(13개 39%), 타 의료직종 학생과 함께하는 수업(2개, 6%), ‘타 보건의료인 역할이해 수업(21개 64%)는 상대적으로 개설빈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정의 통합은 기초-기초의학과정 통합(21개, 64%), 임상-임상의학과정 통합(23개, 70%), 기초-임상의학 통합과정(23개, 70%), 기초-임상-인문사회의학 통합(15, 45%)로 나타났다. 

 

통합의 어려움은 교수요인이 70%로 가장 많이 언급되었으며, 행·재정 문제가 21%, 리더십 6%, 학생요인이 2%로 지적되었다. 교수요인 중에는 통합교육과정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부족과 수업시수와 순서 등에 대한 교수 간 의견조율과 소통 부족, 변화에 대한 저항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임상실습 전 조기임상경험 기회의 제공 형태는 ‘표준화 환자와의 의사소통기회’를 제공하는 대학이 16개(48%)로 가장 많았고, ‘병원에서 실제 환자 접촉기회 제공’이 6개(18%)인 반면, 가상환자(virtual patient)와 의사소통 기회를 제공하는 대학은 아직 한 곳도 없었다. 

 

장기간 임상실습(longitudial clerkship) 기회를 제공하는 대학은 예정만 3곳이 있었다. 장기간 임상실습을 제공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 프로그램이 무엇인지에 대한 공감대가 없고, 과별로 분리되어 있어 학과간 협력이 어려운 한국 의료환경에 장기간 임상실습에 적합하지 않은 점과 교육담당 교수 및 전공의 등 교육인력 부족이 지적되었다. 

 

사회환경 및 의료시스템과 연계성을 강화한 프로그램에 대해 응답한 32개 대학 중 대부분의 대학은 ‘1차 진료수준의 외래나 의료기관 실습(32개, 100%)’과 ‘지역사회 현장실습(26개, 81%)’ 형태로 제공하고 있었으며, ‘외래 내원환자와 동행하여 진료에서 행정절차까지 병원시스템 전과정을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거나(3개, 9%), ’환자와 동행해서 일차진료에서 상급병원까지 환자 이송과정 전과정 등 지역의료체계를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4개, 13%)’하는 대학은 상대적으로 부족하였다. 

 

사회와 의료 환경의 변화에 따라 교육과정에 더 강조해서 다루는 주제는 노인, 호스피스, 임종과 돌봄, 정보 및 빅데이터 활용, 인권과 윤리, 유전상담, 만성질환자 관리, 로봇수술, 다문화 및 성소수자 이해, 국제보건문제 이해 등의 주제가 응답되었다.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교육환경의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학습자원 및 교육이 도구로 활용되기도 한다. 테크놀로지를 활용하여 수업방법의 변화를 꾀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학습자가 주도하는 학습과 학습자의 수준에 맞는 학습과정의 개별화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교육방법으로서 플립러닝(flipped learning)과 이러닝 또는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를 도입하고 있는 대학은 각각 10개(30%)와 14개(42%)가 있었다. 

그 밖에 ‘모형을 이용한 시뮬레이션(23개, 70%)’, ‘유비쿼터스 학습지원과 같은 모바일기기 활용(13개, 39%)’, ‘MOOC, 온라인 강의, 팟캐스트 같은 온라인 오픈소스 활용(9개, 27%)’ 등의 태크놀로지를 교육에 활용하고 있었고, ‘블랙보드(Blackboard)나 무들(Moodle)과 같은 학습관리 시스템를 활용’하는 대학이 8개(24%)였다. 

 

개별화를 실현하기 위해 ‘학업성취 결과와 과정에 대한 개별 피드백을 제공하는 대학은 20개(61%)였지만, 성과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을 위한 재학습기회를 제공하는 대학은 15개(45%)였던 반면, 우수학생을 위한 심화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대학과 학습성과의 달성정도를 성찰하고 평가하기 위한 전자 포트폴리오 등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은 각각 6개(18%0에 그쳤다.  

  

이상의 연구결과에서 미래 의사가 갖추어야 할 역량에 대한 국내 의과대학의 공감대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환자와의 공감과 소통, 동료의료인과의 협력과 팀웍을 강조하는 교육과정이 보완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교육과정의 통합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야 하며, 조기임상노출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하여 의료현장과 가까운 실생활 체험을 할 수 있는 배움의 기회가 확대되어야 한다. 

미래지향적 의학교육 개혁을 주도하기 위해 의학교육자는 새로운 변화에 수반되는 불확실성에 대한 저항에 저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교수자에게 익숙한 기존의 방식과 가치관, 시스템에 저항하고 급격한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인식의 전환이 요구된다. 

 

미래교육의 방향은 10년 또는 20년 후를 살아갈 학생들이 어떤 상황에 닥쳐서도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는 기초 근력을 키워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지적, 기술적, 사회적 근력을 키워주기 위한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협력, 공감과 소통, 회복탄력성과 같은 역량의 강화가 의학교육에서 보다 강조되어야 한다. 

인공지능은 의사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대척점의 경쟁자가 아니고 의사의 진단과 결정을 보조하는 지원하는 ‘똘똘한 조수(Intelligent assistant)’의 관계로 인식이 요구된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려고 할 때, 테크놀로지는 학습자 주도학습과 학습과정의 개별화를 실현하는 유용한 교육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사람, 그리고 진정한 나를 만나는 교육

 

▲ 강재구 교수(건양의대)     © 후생신보

“좋은 인성과 실력을 갖춘 신뢰받는 의사”를 인재상으로 가진 건양대학교 의과대학은 1995년에 시작돼 2017년 올해로 17번째 졸업생을 배출한 22년 된 젊은 편인 의과대학입니다. 비록 오랜 역사를 가진 의과대학에 비해 축적된 역량은 부족하지만, 건양의대가 젊다는 건 ‘도전정신’을 가지고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최근 ‘이제는 바둑의 신’이라 불리는 알파고의 충격에 뒤따라서 인공지능이 의사를 대신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이슈가 되고 있고 미래 의학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건양의대도 인공지능 시대의 의사는 어떤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할 것인가에 대한 많은 논의를 하였고, 키우고 갖춰야 할 중요한 역량 네 가지를 꼽게 되었습니다.

 

첫째는 의사소통능력(Good Communication)입니다. 환자와 보호자는 물론이거니와 동료의사, 그리고 간호사를 비롯한 타전문가와의 협력과 소통능력은 미래의사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일 것입니다.

 

두 번째는 진료역량(Outcome Achievement)입니다. 인공지능을 통해 인류가 쌓아온 지식을 쉽게 도움 받을 수 있다면, 의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모든 상황에 적절한 최선의 의사결정’일 것입니다. 단순한 임상술기를 넘는 판단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 번째는 연구역량(Outstanding Research)입니다. 인공지능은 인류가 이미 알고 있는 수  많은 정보를 순식간에 활용할 수 있게 하지만, 새로운 정보와 자료를 만드는 몫은 여전히 사람의 역할일 것입니다. 미래의사는 의학에 대한 새로운 지식과 자료를 연구하고 만들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죽음교육(Death Education)이 필요합니다. 최근 75%의 사람들이 병원에서 임종을 맞고 있습니다. 현재 의사들은 질병 치료에만 집중하고 있지만,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를 위한 의사들의 역할이 점점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질병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질병을 가진 사람을 바라보는 전인적인 돌봄의 역량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위에 꼽은 4가지 역량에는 사회와 학교가 의대학생을 잘 성장시키고자 하는 ‘돌봄’ 그리고 의사들은 사람을 전인적으로 돌봐야 한다는 ‘돌봄’의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돌봄’의 철학은 인공지능이 쉽게 흉내 낼 수 없을 것이고 사람다움의 본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건양의대에선 그 가치를 잘 알리고 키우기 위해 각 역량의 영문 앞 글자를 따서 “GOOD CARE” 프로그램이라고 부릅니다<그림 1>. 그리고 각각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의료인문학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건양의대 의료인문학 교육과정은 총 33학점으로 졸업에 필요한 학점의 13%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1학년 입학부터 6학년 졸업 (건양의대는 예과, 본과 구분 없이 6년제 교육과정을 운영합니다.) 할 때까지 매주 최소한 1번은 학생들과 만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시간표를 배치한 점입니다. 왜냐하면 인성과 태도는 몸에 밴 습관이 표현되는 것이지 지식을 강의해서 얻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소한 매주 1번 이상 의료인문학 교육과정에서 ‘사람다움과 의사다움’에 대한 성찰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특징은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게 하고 몸을 직접 움직이게 하며 배우는 것이 중요해서, 토론, 체험, 프로젝트 수행, 실습 그리고 교수와 1:1 밀착교육 등의 방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전공 학업량이 많고 힘들어, 의료인문학 교육과정을 쉬어가는 과정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고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됩니다. 동기를 부여하고 최선을 다하게 하기 위해 ‘의사다운’ 의사가 좋은 의사고 많은 환자들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의사일 것이라고 설득도 하고 감동을 주기위해 노력해 보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역량을 충분히 낼 수 있는 의대학생들이 대부분 Pass/Non pass로 되어 있는 의료인문학 교육과정의 특성을 악용해 pass 될 정도만의 노력을 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이런 문제의 해결은 우리 사회가 ‘사람다움, 의사다움’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그러한 역량이 있는 친구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병원 채용에 우선 반영하는 평가요소가 될 때 가능할 것입니다. 

인성에 대한 평가가 가능할 것인가, 객관적일 수 있는가 등등 여러 문제를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우리들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사회참여로 사랑받는 의사 육성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건양대학병원에 왓슨이 도입돼 환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라는 기사의 아이러니 때문입니다. “~ 암 환자들의 진료만족도가 높아진 이유를 왓슨 도입만이 아니라 이를 계기로 환자 한명을 위해 여러 의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협력하고 치료계획을 제시하게 된 배경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허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의료인문학을 통해 강조했던 협력과 환자를 치료의 능동적인 주체가 되게 해야 한다는 것을 왓슨은 도입되면서 바로 해냈기 때문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환자 한명을 위해 협진’ 하는 것은 의지의 문제였지 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의사다움’ 교육을 위해 의료인문학 교육과정을 여러 해 운영하면서 만나게 되는 가장 큰 고민 하나를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악화로만 가고 있는 우리나라 입시 위주 교육의 폐해라고 생각됩니다. 1970년대 초등학생 1학년이면 대부분 할 수 있었던 것이, 지금 초등학생 1학년 대부분 못하는 것이 ‘혼자 학교 등교하기’란 말을 들으면 씁쓸함을 느낍니다. 

 

형제들이 많고 주로 친구들과 어울리며 자랐던 예전에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배려하는 것도, 생각이 다른 형제와 친구들과 소통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어른이 되어 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핵가족화 되었고, 형제가 없는 외동인 가족이 많습니다. 더군다나 지옥 같은 입시 교육의 최고의 정점에 있는 의과대학 입학생들은 의대입학생이 되기 전까지 성장하는 동안 어떤 경험을 했을까를 생각해보면 답답함이 밀려옵니다. 의대에 입학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자원을 집중하며 살아왔을 의대생들은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경험도 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상을 접하는 경험이 많이 부족합니다. 옛날이면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했을 많은 경험을 못한 채 의대에 입학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들은 이 친구들을 대상으로 여전히 사회와는 단절된 채 ‘의사의 직업전문성’을 교육하며 ‘의사다움’에 대한 교육에 집중해왔습니다. 사람다움이 단단해진 친구들에게 의사다움에 대한 교육과정을 해야 하지만, 지금 우리는 사람다움에 대한 모래성이 쌓인 친구들에게 의사다움이란 거대한 집을 짓고 있습니다. 

 

그 결과 사회와 겉도는 의사 사회의 모습을 많이 보게 됩니다. ‘사람다움’이라는 사람의 본성을 키우는 것에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사람, 그리고 진정한 나를 만나는 교육!’을 통해 단단해진 사람다움, 어른스러움 위에 ‘의사다움’의 집을 올려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의사직을 수행하는 성품은 어떠해야 함을 가르치기 전에,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의사 역할을 수행하는 시민의 성품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인공지능 시대에도 ‘사랑받고 신뢰받는 의사’가 될 것입니다. ▣

 

 

실세계문제해결 학습을 강조한 통합교육

 

▲ 이종태 교수(인제의대)     © 후생신보

21세기 우리 사회는 지식기반사회로 급격하게 변화하였다. 전통적인 산업사회와는 달리 변화가 급격하며 다양하여 불확실성이 높고 예측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는 지식기반사회에서는 단순암기력을 강조하는 주입식 교육의 가치는 무의미하며, 주어진 지식을 활용하고 스스로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학습자는 단순히 지식을 이해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학과, 학문의 벽을 넘어서 다양한 형태로 통합된 지식을 스스로 구성하며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의학교육에서도 통합교육과 문제해결학습이 도입되어 이제 활성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세계(real world)에서 다루는 문제(problem)는 훨씬 더 복잡(complexity)하며 불확실성(uncertainty)이 높아서 졸업생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은 매우 클 뿐 아니라 실제 직무교육을 새롭게 받아야 한다. 

 

최근 4차 산업혁명 논의를 통하여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에서 제시하는 21세기 기술(21st-century skills) 중 반드시 갖추어야 할 역량(competencies)과 인성자질(character qualities)을 제시하였는데, 핵심역량으로 비판적 사고/문제해결(critical thinking/problem-solving), 창의성(creativity), 의사소통(communication) 및 협력(collaboration)을 강조하였고 이중에서도 복잡한 문제해결(complex problem solving) 능력을 1순위로 강조하였다. 인성 자질로는 창의성(creativity), 주도성, 일관성/도전정신, 적응력, 리더십, 과학 및 문화로 제시하였다.

 

또한 WEF 의장인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은 4차 산업혁명의 본격적인 도래는 현재 인간이 수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인지적·기술적 기능이 인공지능을 토대로 한 기계로 대체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하고, 우리 인간은 ‘인간 본연의 가치를 유지하는 것’만이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하였다. 즉, 인간의 정신, 마음, 영혼과 관련된 지능(collective wisdom of people’s minds, hearts and souls)의 개발을 강조하였다. 먼저 인간의 정신은 맥락적(contextual) 지능으로, 지식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능력이다. 두 번째 마음은 정서적(emotional) 지능으로, 생각과 감정을 처리하고 결합하여 자신과 타인과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이다. 

 

역량기반 의학교육 시행 초점

 

세 번째 영혼은 영감적(inspired) 지능으로, 변화와 공동의 이익 실현을 위하여 개인과 집단 의 목적의식, 신뢰, 덕목을 활용하는 능력이다. 네 번째 몸은 신체적(physical) 지능으로, 개인적 변화와 구조적 변화를 이 끌 수 있는 에너지를 얻기 위하여 본인과 주변의 건강 및 행복을 촉진시키고 유지하는 능력이다. 이제 우리나라 의학교육에서도 그동안 주저하여 왔던 역량기반의학교육(competency based medical education) 시행을 가속화하여야 하며 이들 역량을 함양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인제의대는 학생이 불확실성이 높고 복잡한 현실세계 상황에서 부딪히는 문제에 대해 전문가적인 해결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학습모형(Situation-primed Expert Reasoning Oriented Learning Model; SERO model)을 미국 조지아대학교 교육공학과 학습혁신연구소 최익선 교수팀과 함께 개발하여 2017학년도부터 통합교육과정에 적용하고 있다. 인제의대는 기존의 문제바탕학습(1997년), 플립러링(flipped learning) 형태의 사례바탕학습(2016년)과 함께 병행함으로서 학생들의 실세계문제해결 능력 향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인제의대의 SERO model은 학생에게 복잡하고 불확실한 실제상황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Situation-primed’), ①현실 맥락을 바탕으로 한 문제를 제시하며(problem in context), ②인지적 활동은 상황과 분리된 것이 아니라 상황 내에서 이루어지도록 구성하고(situated cognition), ③사고의 실제성(authenticity in thinking)을 강조하였다.

 

궁극적으로 학생이 전문가 추론 능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함양할 수 있도록(‘Expert Reasoning oriented’) ①전문가 관점에서 의사결정의 중대하고 결정적인 시점(critical decision point)을 중심으로 사고 훈련을 강조하고, ②다양한 전문가의 사고과정에 대한 표상을 주요 학습자료로 제공함으로서 인지적 모델링(cognitive modeling)이 강조하였다. 다양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유발하는데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상황적 흥미(situational interest)를 극대화하여 학습에 대한 개인적 흥미(individual interest)가 지속적으로 발달하도록 도와 줄 것이다.

 

인제의대는 다양한 실세계문제해결 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21세기 핵심기술인 ①복잡한 정보를 도출하고, 처리하고 해결하며, ②체계적이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③서로 다른 증거를 가늠하여 결정을 내리고 ④상이한 주제에 대해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고 ⑤새로운 정보의 적용과 유연성을 높이면서 ⑥창의적이고 ⑦현실세계의 문제를 규명하고 해결할 수 있는 역량 계발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역량인 맥락적(contextual) 지능, 정서적(emotional) 지능 및 영감적(inspired) 지능이 향상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의과대학생은 입학 전까지 입시교육의 영향으로 정답 추구의 사고 틀(dualism)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미래를 준비하는 의사로서 실세계문제해결을 함양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며 시급히 필요하다. 

 

인제의대는 SERO 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정답 추구의 이원론적인 사고로부터 벗어나, 불확실성을 인정하며 여러 가지 선택 가능성이 있음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하고(multiplicity), 나아가 주어진 환경, 조건 등 맥락의 중요성에 따라 상대적인 가치를 두고 판단(contextual relativism)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인식론적으로 보다 성숙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인제의대는 학생들의 인식론적 발달 뿐 만 아니라 자기관리를 돕기 위하여 학생들의 자기 성찰과 자기계발 중심의 포트포리오 작성과 평가 제도를 시행 중에 있다. 2017학년도 부터는 전학년 e-portfolio system을 의예과 1학년을 대상으로 시작하였다.인제의대는 이러한 학생중심교육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하여 교육 환경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는데 소그룹토의실 환경을 대폭 확충하여 2개 학년이 동시에 소그룹토의 학습이 가능하도록 하였으며, 의대 차원에서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를 제작하기 위한 장비(촬영, 편집 등)를 확보하여 양질의 멀티미디어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학습환경은 학습자가 학습활동의 핵심적인 참가자로서 충분히 기능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야 하며 조직화된 협력학습을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게 부단히 개선하여야 한다. ▣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학습자 주도학습과 학습의 개별화

 

▲ 김수영 교수(가톨릭의대)     © 후생신보

전통적인 의학교육에서는 강의실에 모여있는 다수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수자가 강의를 하거나 병원에서 일어나는 의료행위를 학생들이 견학하거나 일부 참여하는 방법을 통하여 교육이 이루어져왔다. 이러한 방법은 의학교육이 오랜기간 특정분야의 전문지식을 습득한 교수자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 일률적으로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교육방법은 의료인력이 부족하고 교육인프라가 구축되어있지 않았던 시기에 대규모 학생을 효율적으로 교육하는데 적합한 방법으로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다.  

 

사회구성원들의 교육수준과 소득이 높아지고 사회에서 필요한 인력을 어떻게 양성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면서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차세대의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연구들이 수행되어 왔다. 그 결과로 축적된 지식들을 살펴보면 서로 상충되거나 양립하기 어려운 주장과 철학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일부분에 있어서는 공통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생각들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로 교육의 중심이 교수자에서 학습자로 옮겨져야 한다는 것과 개별 학습자는 동일하지 않으므로 각 학습자에 맞는 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표현한 말이 학습자주도학습과 학습의 개별화이다.  

 

학습자주도학습과 학습의 개별화가 일반적으로 공감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의 기본의학교육과정에서 실제적으로 널리 활용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이것이 의학교육에 만연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이유로는 환경구축의 미비이다. 교육의 대상인 학생을 하나의 객체로 보지 않고 그 한계를 알 수 없는 변수들의 집합체로 간주하고 교육을 계획하고 운영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 교육을 위해 할당했던 자원보다 훨씬 많은 자원을 할당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하여 얼마나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하는지 가늠하기도 쉽지 않다.  

다행히도 교육학적 기법과 전산기술의 발달로 과거에 많은 사람과 시간을 들여 했던 일들이 적은 인력과 짧은 시간에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도구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도구들은 e-러닝, 학습관리시스템, 컴퓨터기반 시험 등, 다양한 기능의 전산도구들로서 이를 이용하여 학생들의 출석을 자동으로 확인해주거나 교육자료를 디지털화하여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제공하고 학습자별 접속통계를 산출하거나, 학생들이 본 시험을 컴퓨터가 채점해준다. 

 

테크놀러지 학습자와 교수 인식 중요

 

심지어 과거에는 지도교수가 수개월 또는 수년동안 학생들을 관찰하고 상담하여야만 알 수 있는 학생들의 학습성향까지 학습분석 기법을 통하여 그 일부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도구들에 대한 요구는 필요한 변화이며 교육과정 내에 테크놀로지를 포함하여야 한다고 학습자들과 교수자들이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잊지말아야 하는 점은, 이들 도구들은 수단이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지속적으로 개발되는 도구들에 교육을 맞추는 것이 아니고, 이상적인 교육을 위하여 필요한 작업의 효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사용되어야 하고 또 그렇게 평가되어야 한다. 인공지능이 각광받고 있는 오늘날 교육분야에서도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가 증가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교육영역에서 해결해야할 과제로 모든 학습자를 위한 교수자, 21세기의 기술 습득, 학습을 위한 상호작용 데이터, 평생교육이 거론되고 있어 이를 해결할 테크놀로지에 기반을 둔 도구의 개발과 활용에 교육계가 주목하고 있다.  

 

학습자주도학습은 학습의 계획, 관찰, 평가에 학습자가 직접 관여하는 것을 말한다. 이 때 학습의 내용, 장소, 시기에 있어서 학습자에게 상당부분 선택권을 부여하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가 충분한 학습내용을 장소와 시기에 구애받지 않고 학습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먼저 학습내용의 전달은 웹브라우저에 기반을 둔 학습관리시스템으로 가능하다. 우리나라처럼 초고속인터넷망이 발달한 지역에서는 인터넷을 통한 자료의 전달이 그 어느 다른 나라보다 수월하다. 학습관리시스템은 단순한 자료전달의 기능 외에도 학습자의 활동내역을 평가하여 학습자 본인이나 교수자에게 전달하는 기능도 있어 학습자의 학습활동을 추적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학습자주도학습에서는 학습자가 스스로 자신의 학습상황을 평가하는 자가평가가 있어야 하는데 이미 여러 회사에서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는 온라인 평가시스템으로 충분해 보인다.  

 

특히 최근 개발되는 학습관련 시스템들은 시스템 사용자별 로그기록을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동일한 교육과정에서 개별 학습자들의 활동과 진척사항을 학습자와 교수자가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문제는 학습관리시스템으로 전달하기 어려운 학습에 있다. 기보의학교육과정 내에는 실습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최근에는 상당부분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이나 디지털 자료를 이용하는 실습이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이것 역시 특별한 환경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학습자가 이러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어렵기도 하고 모든 학생들이 각각 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비용면에서 효율적이지도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방법이 가상데스크톱이다. 학교가 실습실의 전산환경을 클라우드에 구축하고 학습자는 단말기를 통하여 접속하면 실습실과 동일한 전산환경을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를 24시간 제공하고 학습자가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만 있다면 학습자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실습실 환경을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은 학습자가 자신의 컴퓨터에 실습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고 구동에 필요한 자원을 모두 클라우드에서 가져다 쓰기 때문에 저사양의 다양한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하다. 현재 기본의학교육과정에서 많이 사용되는 온라인시험, 통계프로그램, 디지털현미경 등 실습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를 가상데스크톱으로 학생들에게 제공하여 학생들이 실습실에 오지 않아도 캠퍼스내 전산망에 접속하면 언제든지 실습실과 동일한 환경에서 학습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렇듯 테크놀로지가 기본의학교육과정에 녹아들어 학습자주도학습과 학습의 개별화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려면 해결해야 할 장애물이 있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전문지원인력의 부재이다. 대부분의 의과대학에는 교육지원시스템을 개발하고 지원할 전담인력이 없거나 부족하다. 따라서 필요한 시스템을 외부에 의존하여 개발하거나 상용시스템을 구입하여야 한다. 먼저 외부업체를 통하여 시스템을 개발하는 경우 개발완료 시점에는 어느 정도 사용자의 요구를 반영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용자의 요구와 교육환경이 변하면서 시스템의 수정보완이 불가피해진다.

 

이러한 변화요구는 곧 초기개발비 못지않은 추가개발비로 이어지므로 지속적인 개발에 필요한 재원확보가 필요하다. 이 또한 초기개발을 담당한 회사가 존속하는 경우에 한하며 적지않은 경우 시스템을 개발한 회사가 없어지거나 더 이상 관련업무를 하지 않아 새로운 업체를 찾아야 할 수도 있다. 상용 시스템을 구매하는 경우 학교가 시스템을 개발하여야 하는 부담은 없지만 범용 시스템에 자기 학교의 교육과정을 맞추어야 하므로 세부적인 조정이나 지원이 어려울 수 있다.  

 

이처럼 교육과정에 맞는 시스템의 도입은 여러가지로 어려운 점들을 안고 있다. 자체개발이나 상용시스템 모두 한 학교가 안고가기에는 큰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며 그 결과물 역시 만족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최근 의학교육학회, 의과대학학장협의회, 의학교육평가원의 움직임들을 보면 우리나라 의과대학 교육과정에서 보편적으로 가르치고 평가하여야 할 내용들을 정리하여 학습성과나 평가항목으로 배포하고 있다. 각 의과대학의 교육과정이 기본적인 공통내용을 바탕으로 각 학교가 가지는 특수성을 더한 것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공통내용을 전제로 한 범용 교육지원시스템의 개발도 충분히 가능한 방법이다.

 

이미 여러 의과대학이 컨소시엄을 형성하여 표준화 환자를 양성하고 e-러닝 교육자료를 개발하고 있는만큼 교육지원시스템을 위한 공동의 노력도 매우 의미있는 활동이 될 것이다. 많은 의과대학이 참여하면 그 결과는 우리나라 의학교육의 표준으로 자리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만큼 시스템의 표준안을 공동으로 개발하여 공개하여 어느 한 회사에 종속되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렇게 개발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기존 의학교육평가원, e-러닝컨소시엄 같은 교육자료, 평가자료를 개발하는 조직들과 협력이 이루어진다면 전국 의과대학에서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과 자료가 확보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기본의학교육과정의 운영은 물론이고 의과대학 인증평가의 자료로 활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좋은 시스템이 있다고 해서 교육의 모든 문제점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교수자와 학습자가 능동적으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평가하는 일이 남아 있다. 특히 학습분석학적 접근방법을 통해 학습과정에서 파생되는 데이터를 통합하고 분석하여 그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을 수정하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의과대학에서 크고 작은 전산도구를 이용하여 교육지원을 하고 있다. 교수자와 학습자는 수시로 시스템에 접속하며 자료를 받는 등의 학습활동을 한다. 그 결과로 시스템에 남는 기록은 시간이 흐를수록 지속적으로 축적되는 빅데이터의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이 시스템들은 서로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축적된 자료를 통합하여 의미있는 정보를 추출하기까지는 쉽지 않은 길이 남아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학습분석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데이터를 통합하고 분석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통합교육을 지향하는 현대의 의학교육은 이미 교육참여인들의 직관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유기적으로 교육에 참여하는 상황에서 교육과정의 복잡도는 증가하여 어느 누구도 교육과정의 시작과 끝을, 계획과 결과를 명확하게 말해주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의학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다준 과학이라는 도구가 있다. 우리는 근거중심의학이라는 훌륭한 도구를 경험하고 그것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잘 알고 있다. 의학교육에서도 객관적 근거에 바탕을 둔 정책결정과 교육과정개발이 될 수 있도록 가르침과 배움에서 발생하는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이 부분에서 테크놀로지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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