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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윤리의 원칙들 - 의료 윤리와 정의(1)
후생신보 기사입력  2015/11/3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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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충기 교수(영남의대)    

의료윤리는 정의의 문제와는 상광이 없다고 말하는 일부 의사들이 있다. (여기서의 저의란 여러 가지 서로 충동되는 요구들을 공정하게 중재한다는 의미이다) 그들은 제한된 의료자원을 분배할 때 의사의 적절한 역할은 히포크라테스적 입장으로, 자신의 환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만약 의사들이 공정성이나 정의를 고려해서 자신의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의무를 완화하면 환자들이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사들이 정의의 문제에 관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의사들의 이런 정의에 관한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이 의사를 대신해서 관여하려고 할 것이며, 실제로 의료현장에서 환자들이 제한된 의료자원에 대해 이익이 상충하는 요구를 하고 있고 의사들은 이런 요구를 중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충되는 요구를 중재할 때, 의사들은 나름대로 정의에 대한 어떤 이론을 가지고 하게 된다. 예를 들어 다급한 응급진료가 필요한 경우에 외애에서 진료를 하다가도 응급실로 가는 의사는, 응급진료를 하는 의무가 외래환자에 대한 의무를 공정하게 압도할 수 있다는 정의이론에 따라 그런 결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의료윤리는 정의의 한 일면인 분배적 정의에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 정의의 다른 면들도 역시 관련이 되어 있다. 도쿄선언에서는 의사가 고문에 참여하는 것을 절대 금지하고 있는데, 이것은 어떤 행위를 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큰 이익이 된다고 할지라도 그런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권리에 기초한 정의의 개념을 주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의가 의사들이 무시할 수 있는 도덕문제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정의는 언제나 철학자들의 중요한 관심사였으며, 역사적으로 다양한 정의의 원칙에 대한 주장들이 있어왔는데 대표적인 것을 요약해 보고자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의 원칙

 

아리스토텔레스 당시에 유행했던 주장에 따르면 정의란 사람들을 평등하게 대우하는 것인데, 많은 사람들이 이 주장을 다르게 해석하고 있었다. 아테네의 민주적 당파는 이 주장이 모든 사람(모든 자유로운 남자)이 평등한 몫을 자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런 해석을 거부하면서, ‘사람들을 평등하게 대한다는 것은 도덕적 공과에 비례해서 대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즉 도덕적으로 공이 많은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받아야 하고, 도덕적으로 공이 적은 사람은 적은 것을 받아야 한다. 이것을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식적인 정의이론이라 하는데, (도덕적으로) 평등한 사람들은 평등하게 대우받아야 하고, 불평등한 사람들은 불평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은 현재까지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실질적인 내용을 거의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이후에 나온 여러 가지 정의이론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식적인 정의의 원칙에 실질적인 내용을 부과하려고 하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서로 다른 정의의 이론들은 다른 도덕원칙에 기초해서 사람들의 도덕적 공과를 평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자유지상주의 이론들

 

자유지상주의 정의이론들은 사람들의 개인적 자유를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 이론들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고안된 로크의 사회계약론에서 그 출발의 근거를 가지고 있다. 다만 로크가 생명, 건강, 자유, 그리고 소유에 대한 인간의 자연권을 강조한데 비해, 이 이론들은 종종 소유권만을 강조한다. 그 결과로 나온 이론들은 경제적 자유지상주의라고 불리어질 수 있다. (아담 스미스, 대처 수상, 레이건 대통령, 노직 등) 철학교수 노직에 의하면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고 자신이 소유한 것을 획득하고 교환한다면 아무도 그런 소유물들을 빼앗을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공리주의 이론들

 

공리주의 이론들은 사람들의 전체적인 복지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이론들에 해한 반론은, 전체적인 복지를 극대화한다면 언제든지 개인의 권리를 무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련된 공리주의자들은 복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건으로서 개인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마르크스주의 이론들

 

마르크스주의 정의론들은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사람들의 도덕적 공과는 그들의 필요에 직접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레닌은 각자의 능력에 따라생간하고 각자의 필요에 따라소비한다는 원칙이 실행되면 명목적인 평등이 아니라 실질적인 평등이 실현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이론에 대한 반론은 공리주의의 경우와 비슷하게, 사람들의 필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개인적인 자율성을 무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세련된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이런 위험성을 인식하기에 자율적인 사람들이 평화, 조화, 참된 의식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목표로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존 롤스의 정의론

 

미국의 철학자 존 롤스교수의 정의론은 복지를 존중하는 공리주의 장의론들, 자율성을 존중하는 의무론적인 정의론들, 그리고 필요를 강조하는 마르크스주의적 정의론들을 포괄하려 하는 정의론이다. , 사람들이 사회계약을 통해 자신들의 사회를 지배할 정의의 원칙을 선택한다는 사회계약론의 전통에서 자신의 정의론을 주장한다. 롤스에 따르면 이런 사회계약을 통하여 두 가자 정의 원칙이 선택된다. 첫째는 모든 사람들의 자유가 양립 가능한 한 사람들이 최대한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사회적 약자의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점에 대한 보상

 

정의란 본질적으로 개인의 장점에 대한 보상의 문제라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은 적어도 어떤 현실적 상황에서 개연성을 가진다. 예를 들어 의과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나, 의사라는 직업을 얻기 위한 경쟁, 기술에 기초한 경쟁들은 장점에 기초한 정의의 원칙을 전제하고 있다. 한편 숙련된 노동이 비숙련 노동에 비해 높은 보상을 받는 임금구조도 기술이 장점을 부여하고 장점이 보상받아야 한다는 것을 전제한다. 하지만 모든 이익과 부담의 분배가 장점과 단점에 대해 공정하게 또는 정의롭게 결정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특히 질병은 장점이 아닌데 의료자원들이 질병보다 장점에 따라 할당되는 것이 옳은 일일까?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정의론들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해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일 만한 통합된 입장을 제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따라서 현실에서 실재하는 불평등을 해결하려는 다양한 주장(정의론)들이 계속해서 존재할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여기에서는 다양한 정의론에 따라 다른 도덕원칙들(자율성의 존중, 선행, 악행 금지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의의 원칙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한다. 다음에서는 이런 다양한 정의론들이 받아들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식적 정의 원칙의 차원에서 의료자원의 분배에 대한 것을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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