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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호 교수의 알기쉬운 부정맥 이야기 (13)

후생신보 | 기사입력 2015/10/26 [09:22]

노태호 교수의 알기쉬운 부정맥 이야기 (13)

후생신보 | 입력 : 2015/10/26 [09:22]

심장부정맥은 이렇게 진단한다 (6)

 

노태호 교수

(가톨릭의대 성바오로병원) 

대한심장학회 부정맥연구회 회장, 대한심장학회 이사, 감사를 지냈고 대한심폐소생협회에서 소생술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저서로 알기 쉬운 심전도 1, 2권, 영구심박동기 시술, 심장부정맥 진단과 치료(공저) 등이 있다. 매년 2월 ‘알기 쉬운 심전도’란 심전도워크숍을 19년째 지속하고 있으며 ‘닥터노의 심장과 부정맥이야기’란 블로그를 운영중이다.

식도유도 심전도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은 식도와 거의 붙어 있다. 심전도에서 심방의 전기파인 P파는 키가 작아 익숙하지 않은 이에게는 잘 식별이 되지 않아 부정맥을 판독하는데 어려움이 크다. 식도유도 심전도는 코를 통해 전극을 넣어 심방 근처의 식도에 자리를 잡고 심전도를 기록하므로 P파가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 결과 복잡한 부정맥의 감별진단에 크게 도움이 된다. 그뿐 아니라 식도에 자리 잡은 전극을 통해 외부에서 전기자극을 주게 되면 식도를 통해 심방을 자극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간략한 전기생리학적 검사가 가능하다. 발작성 심실상성빈맥을 유발할 수도 또 종료시킬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가슴이 발작적으로 두근거리는 환자에서 발작이 없는 상태에서 빈맥을 유발해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이 검사를 하려면 부정맥에 식견을 가진 의사와 간호사가 같이 최소 30분 정도 애써야 하는데 수가가 낮아 다른 검사를 활용하게 된다. 이 검사를 통해 손쉽게 진단할 수 있는 상실성 회귀빈맥을 진단하기 위해 고가의 검사를 더 많은 시간을 들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아래 심전도는 식도유도 심전도이다. 두 채널이 기록되어 있는데 아래 채널은 V2유도이고 위의 유도는 식도유도 심전도이다. 아래 V2유도를 보면 심박동수 180 정도의 빈맥이다. QRS의 폭이 정상으로서 PSVT를 강력히 시사한다. PSVT에서는 P파의 위치가 빈맥의 기전을 추정하는데 결정적이다. 

기전에 따라 전극도자절제술 시 에너지 전달 위치가 다르다. V2유도의 QRS에서 위로 수직선을 그리면 식도유도에서 나타나는 QRS를 확인할 수 있다. 식도유도 상 QRS 사이에 상당히 커다랗고 제법 키도 큰 파형을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식도유도 신전도 상의 P파이다. 

P파를 V2유도에서는 T파로 인해 인지할 수 없었지만 식도유도 심전도를 통해 P파가 QRS파에 뒤이어 상당한 시간 후에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AVRT를 의심하게 하는 주요한 소견이다. 이렇게 식도유도 심전도는 표준심전도에서 보기 어려운 P파를 볼 수 있게 해주는 마법을 가지고 있다.


 

심장부정맥의 자가 진찰

 

부정맥은 심전도를 통해 최종적으로 진단이 내려진다. 그런데 부정맥이 항상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는 진단이 어렵다. 정작 심전도를 검사할 당시 부정맥이 나타나지도 않는데 심전도에 부정맥이 기록될 이유가 없다. 진단도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것이 발작성 심실상성빈맥(PSVT)이다. 발작성 심방세동도 마찬가지다. 이름에 '발작성'이 들어가는 부정맥은 문자 그대로 발생을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를 진단하기 위해 24시간 심전도를 기록하는 홀터모니터를 달기도 하고 1~2주일을 가지고 있는 사건기록심전도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만일 PSVT가 일 년에 서너 번 발생할 정도로 빈도수가 낮다면 이런 방법을 동원해도 진단이 불가능하다. 이를 확인하려면 삽입형 루프기록기라는 조그만 기계를 피하에 삽입하고 부정맥 증상이 발생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1년이든 2년이든. 그러나 이 검사는 비싸기도 할 뿐 아니라 작지만 수술이 필요하다.

 

뭐 다른 방법이 좀 없을까?

있다.

아주 정확하고 최종적인 방법은 아니라도 스스로 부정맥 증상을 느낄 때 본인의 맥박을 스스로 진찰하는 방법이 있다. 별로 어렵지도 않다. 그리고 이 방법의 결과가 의사에게 상당히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한다. 최종적인 것은 아니라도 이 정보에 힘입어 부정맥전문의는 다음 단계의 검사나 치료를 진행할 수도 있다.

 

사람의 동맥혈관은 전신에 퍼져 있으나 촉지하기 쉬운 위치는 손목과 목이다. 제일 손쉬운 위치는 손목인데 누구나 자신의 손목에서 맥박을 느낄 수 있다. 왼손에서 손바닥이 손목과 만나는 곳에서 팔꿈치 쪽으로 1~2cm 정도 떨어진 곳, 엄지손가락 쪽의 손목을 오른편 둘째와 셋째 손가락 끝으로 살며시 눌러 보자. 틀림없이 맥박을 느낄 수 있다.


 우선 눈을 감고 맥박에 따라 입으로 쿵 쿵 소리를 내며 규칙성이 있는가를 판단한다. 다음 눈을 뜨고 시계를 옆에 놓고 1분에 박동수가 몇 회나 되는가를 계산한다. 본인이 증상을 느낄 때 즉 두근거리거나 어지러운 경우, 맥박의 규칙성과 분당 횟수란 두 가지 정보만으로 부정맥전문의는 부정맥의 종류를 유추할 수 있다. 만일 두근거리는 증상이 있어 본인의 맥박을 촉지했는데 분당 횟수가 150회 정도이며 매우 규칙적이라면 PSVT나 심실빈맥을 의심할 수 있으며 분당 박동수가 평균 130~180 정도로 일정하지는 않고 규칙성이 없이 건너뛰기도 하는 것이 느껴진다면 발작성 심방세동을 의심하게 된다.

 

물론 부정맥의 증상도 상세히 기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즉 두근대는 증상이 갑자기 생겼는지 아니면 단계적으로 심해지는지 또 중지할 때에 갑자기 좋아지는지 아니면 서서히 호전되다 중지했는지, 어지럽고 식은땀이 나는 증상이 동반이 되었는지 아니면 다른 어떤 특이 증상이 동반하는지 등 이러한 상세한 증상의 기술과 위에 말한 맥박의 기록은 의사에게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도움이 된다.

 

 

캔사스 16/01/28 [00:28] 수정 삭제  
  부정맥약은 한번 먹으면 계속 먹어야 하나요? 혈압약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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