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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윤리, 아서 사건-II
후생신보 기사입력  2015/05/1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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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충기 교수(영남의대)     ©후생신보

 1981년 11월, 존경받는 소아과 의사인 레너드 아서(Leonard Arther) 박사는 다운증후군에 걸린 신생아(존 피어슨, John Pearson)를 살해하려 했다는 사건의 재판이 있었다. 이 사건은 신생아의 산모가 아기를 버리자 아서 박사가 그 아이에게 ‘탈수방지제’와 ‘보존적 치료만’을 처방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아서 박사는 이 사건으로 살해기도 죄로 기소되었다. 복잡하고 난해한 이 사건에는 의료윤리와 관련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함축되어 있다.

먼저 아서 박사의 의료 행위에 대해 처벌을 해야 한다는 주장과,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서로의 상반된 주장들을 알아봄으로써 의료윤리를 이해하는데 실제적인 기반을 제공하고자 한다. 지난주에 이어서 아서 박사의 처벌을 반대하는 변호인 측의 도덕적 주장을 살펴본다.
 
< 아서 박사의 처벌을 찬성하는 측의 도덕적 주장 >

1) 일반적으로 의사의 의무는 생명을 보전하고, 환자의 건강을 다시 회복시키거나 보전하기 위해서 그가 합당하게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는 것이다. 2) 의사는 또한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거나 방지하거나 최소화할 의무가 있다. 3) 의학적으로 신생아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명백히 정당화 되지 않는 육체적, 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신생아는 아주 드문 경우이다.
4) 만일 그들의 생명이 유지된다면, 그런 신생아들은 정도가 매우 심한 장애를 갖게 되어 보통 사람들처럼 살 수 있는 가능성이 낮다. 5) 게다가 그런 아이들은 부모에게(또는 법적 후견인들에게), 만일 부모가 그들을 버렸거나 부모가 죽었다면 그 사회에 보호의 부담을 주기 쉽다. 또한 가족의 다른 성원들이 이 부담 때문에 심각하게 영향을 받을 것이다. 반면에 6) 어떤 부모는 이런 부담에 따른 책임이 그들과 가족의 삶을 좀 더 풍요롭게 한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어떤 장애아들은 커서 매우 가치 있는 삶을 누린다.
7) 이런 다양한 상황에서 부모들이야말로 심한 장애를 가진 아이에게 생명을 유지하는 치료를 해야 하는 거를 결정할 수 있는 적절한 사람들이다. 물론 의사들이 부모에게 가능한 결과들과 가능성을 제공한 후에 말이다.
8) 그러한 상황에서 의사나 다른 누군가가 부모의 희망에 반대하며 그들의 결정을 강요하는 것은 오만하고 잔인하기까지 하다. 만일 부모가 결정할 능력이 없다거나 악의를 가지고 행동하고 있다는 의심할 만한 이유가 없는 경우에 말이다.
9) 어떤 결정이든, 부모는 그 결정을 실행하는 것을 지지받아야 하며 고통도 최소화되어야 한다. 10) 만일 생명을 유지하는 치료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 신생아의 고통도 최소화해야 하고, 이런 목적을 위하여 진통제와 안정제를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진통제와 안정제의 사용이 호흡이나 식욕을 억눌러서 신생아가 사망할 확률을 높인다 해도 말이다. 11)의사는 환자를 죽이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의사라고 해서 모든 상황에서 자신의 환자가 죽는 것을 막아야 할 의무는 없다.
12) 심한 장애를 가진 신생아의 부모가 그들 아기의 생명을 유지하는 장치를 원하지 않을 때, 의사는 그 신생아를 죽게 두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경우들은 대개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힘들게 할 것이다. 13) 하지만 부모와 의사 모두 사로를 믿고 최선을 다한다는 가정 하에, 만일 부모가 숙련된 의사들과 협의하여 내린 결정이라면 가장 덜 힘들 것이다.
14) 법률적 절차와 가른 압력 집단의 감시자는 부모의 번민과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고, 의사들에게 자신이 최선이라고 믿는 대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의료행위를 하도록 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아서 사건에 대한 두 견해를 놓고 실제로 의료행위에 종사하는 의사들 간에도 다양한 견해를 보일 수 있다. 두 견해는 또한 의료윤리의 실질적인 여러 문제들을 포함하고 있다. 죄 없는 사람을 죽이는 것은 옳지 않다는 전제는 ‘죄 없는’ 것이 무엇인가는 문제와 살아 있는 인간 존재와 인격적 존재에 대한 문제, 그리고 낙태와 안락사와 뇌사 등의 문제들과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다. 죽이는 행위와 죽게 두는 비행위를 구별해야 하는 문제도 어려움을 더하게 한다. 자율성 존중(여기서는 부모의 결정)과 악행금지 또는 선행의 원칙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 의사의 도덕적 의무들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가? 그리고 각 의무들이 상충할 때 어떤 의무를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하는가? 이 사건은 의사들이 흔히들 경험하는 의료현장에서의 사례들과 마찬가지로, 한 마디로 답하기 어려운 여러 문제들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사건이다.

여러분도 이 사건에 대해 각자의 견해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어느 견해가, 또 어떤 도덕이론이 옳은 지에 대해 논하는 것이 이 사건을 소개한 목적은 아니다. 의사들은 의료행위를 선택할 때. 자신의 의료윤리적 근거를 가지고 선택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가지고 있는 편견을 피하고, 자의적이며 무관심하거나 일관되지 못한 사고를 거부하면서 비판적으로 의료현장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의사들의 의료행위에 있어 이런 관심은 올바른 의료실천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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