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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윤리, 아서 사건-I
후생신보 기사입력  2015/03/1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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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의대 내과학교실 이충기 교수
 의료윤리에 기초한 의사결정이란 의료현장에서의 규범, 가치, 옳고 그름, 좋고 나쁨,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의사결정이다.
 
임상 의사가 의료윤리를 탐구하는 궁극적 목적은, 보편적 원칙을 기초로 한 일관되고 포괄적인 도덕이론을 개별적인 의료현장에 적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관되고 포괄적인 완전한 도덕이론이란 아직 성취되지 않았으며, 아마 성취되지 못할 것이기에, 현실적으로는 현재 널리 받아들여질 수 있는 원칙들(이론들)에 기초하여 의료윤리적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의료윤리에서의 이런 원칙들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의료윤리적 관점에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대표적인 4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자율성 존중의 원칙 2) 악행금지의 원칙 3) 선행의 원칙 4) 정의의 원칙이 그것이다.
 
지금부터 소개하고자 하는 글은 “의료윤리” (Raanan Gillon 지음, 박상혁 옮김, 2005, 아카넷)에 있는 아서 사건에 대한 부분을 옮긴 것이다.
 
1981년 11월, 존경받는 소아과 의사인 레너드 아서(Leonard Arther) 박사는 다운증후군에 걸린 신생아(존 피어슨, John Pearson)를 살해하려 했다는 사건의 재판이 있었다. 이 사건은 신생아의 산모가 아기를 버리자 아서 박사가 그 아이에게 ‘탈수방지제’와 ‘보존적 치료만’을 처방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아서 박사는 이 사건으로 살해기도 죄로 기소되었다. 복잡하고 난해한 이 사건에는 의료윤리와 관련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함축되어 있다.

먼저 아서 박사의 의료 행위에 대해 처벌을 해야 한다는 주장과,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서로의 상반된 주장들을 알아봄으로써 의료윤리를 이해하는데 실제적인 기반을 제공하고자 한다.

< 아서 박사의 처벌을 찬성하는 측의 도덕적 주장 >
 
1) 모든 죄 없는 인간은 생명의 기본 권리를 갖는다. 따라서 죄 없는 인간을 죽이는 것은 나쁘다. 그리고 죄 없는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조건들을 직접 막아주는 보호 장치를 거절하는 것은 나쁘다.
 
더구나 2) 부모가 자식에게 그런 것처럼, 의사들은 환자에 대하여, 그들이 책임지고 있는 인간의 생명에 대하여 좀 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가진다.
 
따라서 3) 비록 그 아기가 부모에게 버림을 받았다 하더라도,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아기에게 보존적 치료만 제공하는 것은 명백히 나쁜 것이다.
 
그러한 의료 행위는 4) 이미 환자가 죽어가고 있는 몇몇 경우에만 도덕적으로 허용된다.
 
마찬가지로 5) 버림받았지만 정상인 아기에게 영양을 공급하거나, 편안하게 해 주거나, 흉부감염일 경우 물리치료와 적절한 항생제로 고통을 줄일 수 있는데도 위험한 진통제를 주는 것은 도덕적으로 나쁠 것이다.
 
6) 좀 더 나이가 많고 장애가 있으며 버림받은 아기, 예를 들어 교통사고 후에 의식이 없으며, 비록 의식이 돌아올 수 있는 다운증후군 아이더라도, 간호치료나 잠재적으로 위험한 진통제만으로 치료를 한다는 것은 명백히 나쁠 것이다.
 
게다가 7) 행위와 비행위, 죽임과 죽게 둠의 구별도 버림받은 정상아나 좀 더 나이 많은 장애아의 생명을 위협하는 방법으로 치료하는 것을 정당화하지 못할 것이다.
 
8) 다운증후군을 가진 신생아는 정상적인 신생아와 좀 더 아니든 장애아와 마찬가지로 죄 없는 인간이다.
 
9) 장애아를 간호치료와 탈수방지제만으로 치료하는 것이 나쁜 것처럼 비록 자기 부모에게 버림받았다 해도 다운증후군을 가진 신생아를 그렇게 치료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도출된다.
 
그리고 10) 법에 따르면 같은 것은 동일하게 처리되어야 한다.
 
11) 정상적인 신생아와 나이 든 장애아를 그렇게 치료하는 것이 법에 의해 적절히 처벌받아야 한다면, 12)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이를 그렇게 치료하는 것도 처벌받아야 한다.

이것이 아서 박사의 처벌을 촉구했던 생명기구(The Life Organization)의 도덕적 주장이다.

(다음 호에서는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소개할 예정이다.)

 
* 여기서의 보존적 치료는 열이 있어도 항균제 치료는 하지 않고 고통을 경감시키는 진통제 등만 처방하여 치료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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