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돌봄 인력난, 답은 우리 옆에 있었다”5060 비생산직 500만 명 중 10%만 참여해도 문제 해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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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생신보】우리나라가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노인 돌봄 수요는 폭증하고 있지만,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해외에서 필요 인력을 수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런데 답은 의외로 가까이 있었다.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세미나<사진>에서 제시된 해법이 주목받고 있다. 김동익 성균관대 의과대학 석좌교수가 제안한 ‘노인 돌보미 봉사시간 저축은행(Senior Care Time Bank, SCTB)’ 설립안이다.
"5060 비생산직 퇴직자를 활용하면 노인 돌봄 인력 문제를 드라마틱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김동익 석좌교수의 결론은 명료했다. 그가 제안한 것은 '노인 돌보미 봉사시간 저축은행(SCTB)' 설립이다. 개념은 단순하면서도 혁신적이다. 5060 퇴직자들이 노인 돌봄에 시간을 투자하면, 그 시간을 시간 단위로 적립한다.
이후 본인이나 가족이 돌봄 서비스를 필요로 할 때, 적립된 시간만큼 다시 꺼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쉽게 말해, 건강한 5060이 지금 노인을 돌보고, 자신이 노인이 됐을 때 그 시간만큼 돌봄을 받는 '시간 저축' 시스템이다.
김 석좌교수가 5060에 주목한 이유는 명확하다. 이들은 건강하고, 유능하며, 무엇보다 인원수가 많다. 지난해 통계청 기준에 따르면 5060 인구는 1,600만 명에 이른다. 이 중 비경제활동 인구는 50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김 교수의 계산은 이렇다. 500만 명 중 단 10%만 참여해도 50만 명이다. 이들 50만 명이 월 4회, 회당 4시간씩 1년만 활동해도 엄청난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50만 명이 월 4회, 회당 4시간씩 활동하면 연간 1조 원 이상의 공적 예산 대체 효과가 있다"고 김 교수는 추산했다. 현재 노인 돌봄 인력 부족 문제가 대폭 해결될 뿐 아니라, 막대한 공적 예산 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SCTB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장기요양보험 제도와 상호 보완 관계를 이룬다는 점이다.
현재 노인장기요양보험 체계는 막대한 재정이 투입됨에도 불구하고 중증·요양 중심의 설계로 인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장기요양보험 전 단계 대상자들의 돌봄 사각지대가 생겨나고, 만성 적자와 돌봄 인력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SCTB는 이런 사각지대를 메운다. 청소, 세탁, 식사 준비 등 일상생활 지원과 말벗, 정서 교류, 주기적 전화 및 방문 등의 서비스를 담당한다. 반면 투약 및 의료 처치, 물리치료, 방문 간호 등 전문 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장기요양보험을 통해 서비스를 받도록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다.
"장기요양보험만으로는 중증·요양 중심이라 사각지대가 생깁니다. SCTB가 그 공백을 메울 수 있습니다." 김 교수의 설명이다.
이날 세미나의 무게감은 남달랐다. 김윤·남인순·박희승·서영석·소병훈·위성곤·이수진·장종태 의원 등 8명의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했기 때문이다. 내로라하는 국회의원들이 다수 참여한 만큼, 이들의 반응도 적극적이었다.
김윤 의원은 "시의적절한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남인순 의원은 "장기요양보험 체계만으로는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웠다"며 공감을 표했다. 소병훈 의원도 "혁신적인 대안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무게감 있는 반응이었다.
김동익 석좌교수는 "건강한 5060 퇴직자들이 본인의 비경제적 활동 시간을 노인 돌봄 인력으로 봉사하며, 그 봉사 시간을 '봉사시간 저축은행(SCTB)'에 적립하고, 나중에 본인이나 가족이 노인 돌봄을 필요로 할 때 적립된 시간을 무상으로 교환·사용함으로써 봉사자와 수혜자가 순환하는 자립형,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며 SCTB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김 석좌교수는 또 "5060의 경험과 전문성을 노인 돌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조속히 갖춰졌으면 한다"며 SCTB의 빠른 법제화를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K팝, K방산, K컬처 등처럼 제대로 된 SCTB를 만들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자"고 덧붙였다.
5060의 경험과 전문성, 건강과 시간. 그들의 비경제적 시간을 경제적 자산으로 전환하는 발상의 전환이다. 노인 돌봄 인력 대란. 답은 우리 옆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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