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복막 전이 위암 생존율 획기적 개선고대 구로병원 위암 팀, 기존 대비 생존율 2.7배 높인 2상 임상 결과 발표
【후생신보】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된 복막 전이 위암의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치료법이 해외 유명 학회지에 소개됐다.
고대 구로병원 위암 팀(고대구로병원 위장관외과 김종한․장유진․서원준 교수, 종양내과 오상철 교수)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복강 내 고용량 파클리탁셀 병용 요법’ 2상 임상 결과가 유럽 종양학회지(European Journal of Surgical Onc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복강 내에 고용량 항암제(파클리탁셀)와 전신 SOX 화학요법(S-1+옥살리플라틴)을 병용한 결과로, 6개월 무진행 생존율 82.6%를 기록했다. 기존의 전신 항암화학요법의 6개월 무진행 생존율 30% 대비 2.7배 뛰어난 효능을 보인 것. 안전성 또한 입증됐다.
관련 학계에서는 이번 성과를 복막 전이 위암 치료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위암 4기 환자의 40% 정도에서 발생하는 복막 전이는 중앙 생존기간이 11개월에 불과할 정도로 치명적 예후를 보인다. 기존 전신 항암제의 경우 복강 내 약물 농도가 낮아 한계가 있었고, 장 폐색이나 악성 복수 등 합병증으로 삶의 질이 극도로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구로병원 위암 팀이 주축이된 위암복막전이 연구회는 복강 내에 직접 항암제를 투여하면 복막 병변에 고농도 약물 전달이 가능하면서도 전신 순환을 통해 림프계 전이에도 효과적이라는 점에 주목, 2020년 복강 내 항암치료 다기관 연구를 시작했다.
기존에 진행된 1상 시험에서는 효과 극대화를 위해 복강 내 항암제(파클리탁셀)의 최대 허용 용량(80mg/m²)을 확인한 바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이번 2상 연구를 통해 치료 효능을 본격적으로 분석했다.
2상 연구는 6개 대학병원에서 진행됐으며, 복막전이를 동반한 위암 환자 24명을 대상으로 복강내 항암제(IP 파클리탁셀)와 더불어 전신 항암제(S-1+옥살리플라틴)를 병용해 복막전이 뿐만 아니라 전신 원격전이 암에 대한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환자 복강 내에 포트를 삽입한 후 3주 간격으로 8주기에 걸쳐 치료를 진행했으며, 매 4주기마다 복강경 검사로 복막암 지수(PCI)를 측정하고 CT와 내시경 검사를 병행해 종양 반응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13.85개월의 중앙 추적 관찰 기간 동안 6개월 무진행 생존율(6개월간 질병이 진행되지 않고 생존한 환자의 비율)은 82.6%(95% CI 68.5-99.6%)로 기존의 전신 항암화학요법 대비 2.7배 향상됐으며, 중앙 무진행 생존기간(질병 진행없이 생존한 기간의 중앙값)은 15.8개월에 달했다.
복막암 병기를 뜻하는 복막암 지수(0~39점)는 치료 전과 비교해 평균 12.4점 감소했고, 1명에서는 복막 전이가 완전히 소멸됐다. 혈액독성(호중구감소증 41.7%, 백혈구감소증 20.8%)이 주요 부작용으로 나타났으나 대부분 관리가 가능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복막 전이 위암의 치료 패러다임 전환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연구 논문의 제1 저자인 고대 구로병원 위장관외과 서원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아시아에서 진행 중인 복강 내 파클리탁셀 요법 연구 중 가장 높은 파클리탁셀 용량을 적용해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3상 임상을 시작하고 있으며, 전체 생존율을 주요 평가 지표로 삼고 장기적 효과를 분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책임자인 고대구로병원 위장관외과 김종한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복막 전이 위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표준 치료 지침 개정과 신약 허가를 위한 국제 공동연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후생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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