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암전이 억제 유전자 'KAI1' 기전 규명

서울대 백성희 교수 ‘네이처’에 발표

권문수 기자 | 기사입력 2005/04/14 [09:19]

암전이 억제 유전자 'KAI1' 기전 규명

서울대 백성희 교수 ‘네이처’에 발표

권문수 기자 | 입력 : 2005/04/14 [09:19]

 암 전이 억제 유전자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규명됐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백성희 교수팀은 kai1이라는 유전자의 암전이 억제효과를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하고, 암전이 억제가 tip60 및 베타카테닌이라는 단백질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임을 밝혀 그 결과를 영국의 과학저널인 ‘네이처’(nature)誌에 발표했다.

 

 암전이는 암세포가 혈관을 따라 이동하면서 다른 장기로 암을  퍼뜨리는 현상으로, 세포 부착, 이동, 혈관 생성, 유전자전사 및 세포신호전달 등의 과정을 거쳐 진행되어 결국 생명을 앗아가는 암의 마지막 주요 단계다.

 

 암전이 과정에는 전이 억제유전자가 존재해 암전이가 진행되는 것을 억제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이들 유전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으나 그 역할이나 기전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백성희 교수 연구팀은 kai1이라는 유전자가 정상조직이나 ‘전이’ 이전단계의 암조직에서는 잘 발현되지만, 전이단계의 암에서는 그 발현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점에 착안해, kai1 유전자가 암 전이 억제유전자로 기능을 할 가능성을 밝히기 위해 이번 연구에 착수했다. 

 

 백 교수팀은 암 전이 실험을 위해 전이단계의 전립선암세포주(lncap)와 이 세포주에 kai1 단백질을 발현시킨 세포주(kai1/lncap)를 만들어 쥐에 각각 주사했다.

 

 일정 시간이 흐른 후 혈관을 따라 이동해 형성된 폐 전이 상태를 비교한 결과, kai1 단백질을 발현시킨 쥐의 경우 kai1 단백질을 발현시키지 않는 쥐에 비해 폐전이의 빈도가 현저히 감소했다.

 

 이 결과를 통해 kai1 유전자가 암전이를 억제하는 기능을 가진 중요한 유전자임을 확인했다.

 

 이 동물실험을 토대로 백 교수팀은 kai1 유전자가 암전이 상태에 따라 어떻게 조절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그 분자적 기전을 심도있게 연구했다. 

 

 정상상태의 전립선세포주의 전사조절 기전과 전이단계의 전립선암세포주의 전사조절 기전을 비교한 결과, 정상 쥐에서는 전사활성인자인 tip60이 기능하여 kai1 유전자가 암전이 억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게 하고, 전이단계의 전립선암세포주에서는 tip60 단백질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kai1 유전자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했다.

 

 백 교수팀은 전이단계에서 tip60이 급격하게 감소하게 된 이유는 베타카테닌이라는 단백질이 증가해 tip60가 기능을 못하게 방해한 때문임을 확인했다.

 

 결과적으로 베타카테닌이 증가하면 tip60이 감소해 kai1 유전자가 정상적인 기능을 못하게 됨으로써 암전이가 촉진되고, 반대로 베타카테닌이 감소하면 tip60이 증가해 kai1 유전자가 정상기능을 함으로써 암전이가 억제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암정복의 최대 난관인 암전이를 차단할 수 있는 신개념 항암제 개발에 필요한 주요 표적(target)을 발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50-60% 수준인 암 완치율을 90% 이상으로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암세포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이용해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함으로써 효과가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은 신개념 항암제의 개발이 필수적 과제이다. 

 

 이번 백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모든 암의 마지막 단계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암전이를 직접 차단할 수 있는 표적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향후 신개념 항암제 개발로 연결될 경우, 암정복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는 주로 보건복지부 ‘암정복추진연구개발사업’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